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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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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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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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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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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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3 - 드라코 컴퍼니아(3)

DUMMY

C.3 - 드라코 컴퍼니아(3)



라이오네의 미간이 좁혀졌다.


"흐음, 오퍼레이터의 종말을 보셨다고요."

"어쩌다 보니 회사의 사정을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 창립맴버인 바토르와 뒤늦게 합류했으나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의 핵심 개발을 맡게 된 자몽 사이에서 갈등이 있다고 하지요."


"김한 씨는 이전에 우리 회사에 방문한 적도 없었고 어제 귀빈실에 들어선 이후 방을 나선 적이 없음에도 우리 회사의 내부 사정을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계시는군요 흐응, 바토르와 자몽의 인사기록 카드는 3급 기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 둘이 품고 있는 갈등과 신체적 차이가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 프로젝트를 파멸로 이끌 단초가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라이오네가 검지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고 있었다.

김한과의 대화가 진행됨에 따라 테이블에 구멍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 말은 넘겨들을 수가 없네요 드라코 컴퍼니아는 종족의 다양성을 존중할 것을 사규로 정하고 있거든요 감히 지금 내 앞에서 내가 정한 사규를 무시하고 멀쩡히 살아 돌아갈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물론 저 또한 '사람'으로서 이종족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나 올바른 형태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감히 말씀드립니다."


라이오네의 이마에 혈관이 돋아났다.

지금 당장 사내의 특급 기밀을 아무렇지 않게 지껄이는 김한을 반토막 내버릴까 싶다가도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의 총애를 받는 그의 존재가 마음에 걸렸다.


"그래, 김한씨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뭐람 신중히 대답하는 게 좋을 거예요."

"제가 알기로 이종족들은 모두 각자의 신체를 기준으로 도량형을 만든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종족의 기원이 오래되었을수록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고 하더군요 엘프와 드워프는 어떻겠습니까?"


대답 여하에 따라 극단적 상황까지 상정하고 있던 라이오네의 손가락이 그대로 정지했다.


"어, 어···?"

"라이오네님께서는 그들의 도량형이 통일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셨습니까? 만약 제 예상이 맞다면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의 설계도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숨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김한의 말에 잠시 말이 없던 라이오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 음 아이 참 잠시 볼일이 생각난 것 같네요 직원을 붙여드릴 테니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무엇이든 편하게 요청해주시겠어요?"

"라이오네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라이오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정신없이 응접실을 빠져나갔다.

김한은 라이오네가 앉았던 자리의 테이블을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이거 말 한번 잘못했다가는 벌집이 되었겠는걸.'


테이블은 라이오네의 손가락 연타에 의해 반파되어 있었다.

어느새 응접실로 들어온 살다가 묘한 눈길로 김한을 노려보았다.


"그래, 라이오네 할망구가 저렇게 허둥지둥 뛰쳐나가는 것을 보니 한아 네 교활한 혀가 또 무언가 일을 벌인것 같구나."

"···살다님 제가 어깨를 마저 주물러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살다는 순간 묘한 표정으로 김한을 노려보았으나.

김한의 물에 젖은 눈빛 공격에 패배하여 유유히 침실로 들어갔다



* * *



또 한번 라이오네를 중심으로 긴급 회의가 소집되었다.


이번 회의에는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 프로젝트의 모든 설계 도면과 제작에 관련된 모든 문서 그리고 참여한 모든 직원이 모여야 했기 때문에 대강당에 자리가 마련되었다. 


바토르를 중심으로 한 드워프 무리가 한쪽 강당을 차지하고 있었다.


"바토르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오전 회의 때문에 지연된 업무량이 많이 남아있어 회의가 길어질 경우 생산 물량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라이오네님께서 긴급으로 요청하신 회의다 일단 신경 끄고 회의 내용에나 집중해라."


확정된 야근 소식에 한숨을 내쉰 드워프 하나가 수레에 가득 담긴 설계도면을 바라보다 툭 내뱉었다.


"갑자기 설계 도면과 관련 문서는 왜 다 챙겨오라고 하시는 걸까요?"

"으음···."


부하 직원의 푸념에 바토르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무언가 거슬리는 것이 있는지 불편한 모습이었다.


바토르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자몽에게 집중되었다.


자몽과 엘프 조수들 또한 수레에 한가득 설계도와 관련 문서를 쌓아 두고 한술 더 떠 이동형 칠판까지 가지고 와 무엇인가를 잔뜩 적어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 폭풍이 거하게 몰아칠지도 모르겠군.'


바토르의 얼굴에 수심이 깊어졌다.


잠시 후.


새빨간 얼굴로 강당에 들어선 라이오네가 분을 식히려는 듯 섹섹 숨을 몰아 내쉬었다.


"자 다른 말 하지 않겠어요 여러분들이 프로젝트에 사용한 설계도 이곳에 있는 것들이 전부인가요?"

"라, 라이오네님 그게 대체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는 가운데 몇몇 드워프들이 분개하며 자몽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설마··· 감히 누군가가 프로젝트 설계도를 유출했단 말씀이십니까?" 

"우리 드워프 형제들에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역시 자몽과 역겨운 엘프놈들이 결국 일을 벌였구나!"


미간이 잔뜩 일그러진 자몽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독설을 내뱉었다.


"그게 무슨 개 같은 소리요 역겨운 드워프 같으니 숫자와 마력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핵심 설계도에 접근조차 하지 못한 것 아니오!"

"아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오퍼레이터를 제작한 건 바토르잖아요."


머리는 감싸 쥔 라이오네 물음에 바토르가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그것이··· 저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나 페카폴타스에서 새로 충원된 아랫것들의 경우 마력을 표시하는 단위에 익숙하지 않아 제가 직접 설계도를 수정하여 나눠주었습니다."

"도량은 어느 종족의 도량을 사용했죠?"


"그야 물론 드워프식 도량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받은 설계도에서는 분명 올펜 제국의 도량을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그것은 라이오네님께서 제국식 도량을 선호하시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라이오네님께 맞추어 제작한 설계도입니다."

"뭐라고···? 그럼 설마?"


"자몽 또한 엘프식 도량법을 사용하여 원본 설계도를 구상하였습니다."

"하, 이런 세상에! 너희들은 이따위 설계도로 제작한 결과물이 한점의 오차도 없이 돌아갈 것이라 진심으로 생각한 거니?"


라이오네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손에 쥔 설계도를 흔들며 소리 질렀다.

분노어린 라이오네의 호통에 장내의 모든 직원이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이 태풍이 빠르게 지나가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라이오네의 분노는 식을 줄 몰랐다.


"이딴 녀석들을 믿고 내 드래곤 하트를 내어주었다니! 도저히 안 되겠어 지금부터 드래곤 하트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만 남기고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에 관련된 모든 업무는 일시 정지합니다."

"그건···!"


라이오네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자몽이 입이 열리기가 무섭게 라이오네의 일갈이 날아와 꽂혔다.


"자몽 닥치세요 이의는 받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오퍼레이터가 가동한 것만으로 기적에 가까운 일일 테니까요! 도량형부터 전부 다시 시작할 겁니다 그때까지 대기하세요."

"···."


"회의 마칩니다 다들 돌아가서 업무 복귀하세요."


라이오네의 축객령에 대강당의 인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한숨을 내쉰 라이오네가 빠져나가던 직원 한명을 불러 세웠다.


"귀빈실에 있는 김한 좀 집무실로 불러주세요."

"네, 네 알겠습니다."



* * *



잠시 후 김한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집무실에 도착했다.

라이오네는 초탈한 모습으로 의자에 파묻혀있었다.


"김한입니다."

"그래요 이쪽에 앉아주시겠어요?"


김한이 라이오네의 힘없는 손짓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제 예상이 맞았던 것 같군요."

"···그래요 아주 훌륭하게 맞춰주셨답니다 덕분에 드래고니아 오퍼레이터 프로젝트는 잠시 중단하기로 했어요."


잠시 한숨을 내쉰 라이오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후, 그래도 덕분에 제 드래곤 하트가 잘못되어 폭주하거나 프로젝트가 완전히 전복되는 일 없이 다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점에 있어서는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라이오네님께서 외부인에 불과한 제 말에 귀 기울여 주신 것 만으로도 저는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살짝 든 라이오네가 묘한 눈빛으로 김한을 바라보았다.

멋쩍은 김한은 직원이 준비해준 차를 홀짝였다.


잠시 말을 고르던 라이오네가 김한에게 말했다.


"음, 사실 김한씨를 부른 것은 제안할 것이 있어서예요."

"경청하겠습니다."


"조금 이상한 일이 여럿 있긴 했지만 결국 김한씨는 우리 드라코 컴퍼니의 은인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김한씨가 알고 있는 우리 회사의 여러 기밀은 절대로 밖으로 유출돼선 안되는 것들이랍니다 그래서 저는 김한씨에게 드라코 컴퍼니 입사를 강력 추천해 드리는 바입니다."

"감사한 말씀입니다만 저는 살다님과의 선약으로 인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녀야 하는 입장입니다 부디 라이오네님의 마음만 감사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의 정중한 거부의사에 라이오네가 손사래를 치 급히 추가했다.


"아니, 아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필요한 것은 김한씨와 함께 작성할 비밀유지 계약서니까요 물론 월급도 나온답니다 김한씨는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와 내키는 대로 여행하시다가 드라코사의 경영 메니지먼트로서 가끔씩 지금처럼 조언만 해주시면 되고요 어때요 이 정도면 할만하지 않을까요?"

"비밀 유지 강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잠시 고민하던 김한이 별것 아니라는 듯이 물었다.

김한의 질문을 이해한 라이오네의 눈이 동그랗게 변하더니.

뭘 그런 것까지 알고 있냐는 듯 꿍얼거리다 입을 열었다.


"최소한으로 하여 금언 정도로 해드릴게요."

"자율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라이오네의 비밀유지 각서에는 다섯 단계가 있었다.


각각 '자율', '금언', '침묵', '결박', '죽음' 으로 마지막으로 갈수록 제약의 강도가 높아졌다.


금언은 특정 단어를 말할 수 없게 되는 것인데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치게 될지 모르는 김한으로서는 그마저도 위험한 선택이라 판단했다.


김한의 대답에 라이오네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아니 자율이면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겠다는 건데 그건 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닐까요?"

"욕심이 아닙니다 라이오네님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강제력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김한의 날카로운 지적에 순간 할 말을 잃은 라이오네가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아니, 대체 그런 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람? 역시 당신 제국의 숨겨진 비밀조직 그런 게 아닌가요?"

"그저 한명의 계시자입니다."


잠시 김한을 바라보던 라이오네가 한숨을 내쉬더니 악수를 청했다.


"김한씨 드라코 컴퍼니에 입사하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라이오네님의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김한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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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2 - 그레이하운드(1) 24.07.24 20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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