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온라인 테이아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새글

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9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6,025
추천수 :
393
글자수 :
778,840

작성
24.08.01 17:00
조회
164
추천
5
글자
20쪽

3월 첫째 주 (6)

DUMMY

[시설 권한]

1. 건설 목록을 추가한다.

2. 시설 가치가 오른다.

현재 0% : 1%당 6,000

3. 건축 비용을 할인한다.

현재 0% : 1%당 10,000

4. 건설 시기를 단축한다.

현재 0% : 1%당 1,000


[건설 목록]

기반 시설 F > E : 10만

산업 시설 F > E : 10만

상업 시설 F > E : 10만

군사 시설 F > E : 10만


군사 시설을 선택했다.


[군사 시설 E]

나무 울타리    100

감시초소      700

경찰서       700

구덩이         10

비누칠         70

트램펄린      400

줄넘기       400

대나무 압정      70

마나 선인장    100

쟁반 벼락틀    400

사다리 밧줄      70

수련잎       100

해바라기 미사일   100


던전 점수 355,224


가로세로 1m. 미끄러운 효과밖에 없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히 사악한 비누칠과

걸리면 무조건 넘어지는 대형 줄넘기 함정을 여섯 개씩 선택했다.


“허들(육상 경기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장애물)도 필요한데··· 마나 선인장 크기가 어느 정도였더라?”


접촉하면 마나를 빼앗는 선인장은 높이가 1.5m로 허들로는 좀 높았다.


“그냥 허들로 써도 되지만, 넘다가 가랑이가 끼이기라도 한다면···.”


음, 같은 남자로서 차마 못 할 짓이네.


-화살 벽이나 갈대밭은 안 해?


지나가면 벽에서 화살을 발사하는 화살 벽과 던전 부하가 숨기 좋은 갈대밭.

침입자에게 피해를 주기 쉬워 던전 주인이 선호하는 함정이지만, 신소율은 패스했다.


“시간이 중요한 레이싱 던전에 피해량은 딱히 상관없으니까요.”


무엇보다 비싸고.


“사실 통나무 굴리기를 사고 싶지만···.”

-그거 C잖아?

“그쵸.”


군사 시설을 C급으로 올려야 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함정은 일단 이 정도로 했다.

돈은 좀 남았지만 돈 들어갈 데가 또 있으니까.


“이제 선수를 선발해 볼까요. 아, 그전에 사망자가 15명이랬지?”


[쓰러진 부하 156명(사망자 15명)]


달토끼 여덟, 라쿤 일곱이 죽었다.

신소율은 고용 목록에 들어가 사망한 수만큼 다시 고용했다.


-아니, 지금도 90마리가 넘는데 또 고용해?

“인구수 효과를 받으려면 100마리를 유지해야 하거든요.”

-인구수?

“던전 부하들은-.”


설명하려는 신소율 눈앞에 갑자기 빛이 번쩍였다.

빛이 난 건 근처에서 삽질하고 있던 달토끼 태권도 선수 한 마리.


빛이 사라지자 다른 달토끼보다 50cm는 더 커진 달토끼가,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

“말을 해? 정보!”


눈이 동그라진 신소율은 급하게 앞에 있는 던전 부하의 정보를 확인했다.


[달토끼22 > 래로래빗]

직업 : 태권도 선수 18 > 118레벨

기술 : 기다란 방패C, 이단 옆차기C

직위 : 언덕 단장


[업적 던전 보스 달성!]

던전 보스가 생겼다.

리셋 점수 +1


친구들과 다르게 어엿한 이름이 있고, 직위가 추가됐다.

직위는 다른 괴물을 이끌 수 있는 직책으로, 그게 의미하는 건···.


“보스라고?!”


깡충깡충하는 친구들과 달리 말을 하는 걸 보고 설마 했는데, 진짜 던전 보스다.


“이렇게 빠른 건 나도 처음인데? 앗!”


황당해하던 신소율은 씩 웃으며 채팅창을 봤다.


-이게 말이 돼? 하루 만에 보스가 생겼다고?

-버그 아냐?

-형이 어디서 보스 구해오고 사기 친 거 아닐까? 용의 쉼터 주인이었잖아?

-그게 더 가능성 있네!


시청자가 많이 놀랐는지 음모론을 펼치고 있다.


신소율은 카메라를 보며 히죽 웃었다.


“여러분, 저한테 할 말 없습니까?”

-형, 사기 쳤지!

-자백해라! 자백해라!

-이건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금방이라도 거리로 나가 집회를 벌일 것처럼 채팅창의 반대가 격렬하다.


“솔직히 저도 예상 못 한 건 인정하지만, 조사하면 나올 텐데 왜 사기를 치겠습니까?”

-그럼 진짜, 정말로. 저 보스 자연산이야?

“푸하하! 본인한테 물어보죠. 래로.”

“네.”

“너, 다른 던전 출신이니?”

“저는 다른 던전을 모릅니다.”

“보세요. 원산지 조작 없습니다.”


그제야 진짜라는 걸 파악한 시청자들은 빠르게 태세를 전환했다.


-형님! 알려주십시오! 어떻게 보스가 하루 만에 탄생한 겁니까!

-혀엉! 나도! 나도 보스 만들어 주세요!


테이아가 열린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던전 부하의 성장 조건이 명확하게 알려진 정보는 없다.


[스스로 알아내서 활용해라.]


테이아를 만든 회사는 플레이어들이 직접 경험해 보는 걸 선호했으니까.


그렇기에 몇 달이나 던전을 운영해도 생길까 말까 하는 게 바로 보스!


그런데 신소율은 불과 하루 만에 던전 부하가 보스로 성장했다.


시청자의 애절함에 신소율은 선생님 같은 미소를 지었다.


“일단 던전 부하가 보스로 성장할 확률은 기본적으로 확률입니다.”

-뭐야, 보스는 로또 당첨 같은 거야?


시청자의 실망감이 여기까지 느껴지네.


“초반 확률은 확실히 복권처럼 쩨쩨하죠.”


던전 주인이 고용한 부하는 기본적으로 성장 확률이 있다.

게임 회사에서 명확하게 수치를 밝힌 적은 없지만, 신소율의 경험으로 볼 때는···.


“0.1% 이하일 겁니다.”

-내 은행 금리도 그거보다는 높겠다!

“안심하세요. 이건 말 그대로 기본 금리. 아니, 기본 확률이죠! 확률을 올릴 방법은 많습니다.”


가장 쉬운 건 시간.

하루마다 0.2%씩 오른다.


“오래 살아 있을수록 당연히 보스가 될 확률이 높죠.”


두 번째는 레벨 업.

레벨이 오를 때마다 0.02%씩 상승한다.

세 번째는 인구수.


“동족이 모이면 인구수 효과를 받거든요.”


인구수 효과는 사망확률과 성장 확률에 영향을 준다.


“그 최소 인구가 바로 100명.”

-아! 그래서 형이 처음부터 너구리, 토끼 100마리 고용했던 거구나!

“정답입니다!”


유쾌하게 손가락을 튕기며 이어서 말했다.


“시간, 레벨, 인구수는 모든 종족에게 공통이고, 종족마다 추가 조건이 있습니다.”


라쿤, 달토끼 같은 짐승 종족은···.


“바로 마을.”


짐승 부하들이 마을을 만들면, 해당 종족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부하의 성장 확률도 그중 하나.


-헉?! 그럼, 어제 밭농사가 보스를 촉진한다고 했던 게···.

-거짓말이 아니었잖아?!

“진짜 안 믿었던 겁니까?”


이 인간들이?


신소율이 허탈한 얼굴로 말했다.


“마을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최소 인원과 식량. 그리고 집만 있으면 되니까요.”


시골 던전의 경우 달토끼와 라쿤이 100마리.

식량도 충분하고, 밭을 만들어서 자급자족도 가능하다.

좁기는 하지만 언덕 아파트도 있으니, 마을의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인구 효과와 마을. 두 가지 덕분에 래로 녀석이 성장한 거겠죠.”


그렇다고 쳐도 단 하루는 신소율도 예상하지 못했다.


“인구수가 1%, 마을이 3%. 레벨까지 더해도··· 하하하, 고작 5%로 성장했네?”


일주일 정도 지나면 레벨이 올라 성장 확률이 10%까지 오르고,

달토끼와 라쿤이 100마리나 있으니 하나쯤 성장하겠지 예상했다.

그런데 고작 하루 만에 보스라니.


-대박이다, 진짜!

-잠깐만! 형, 나갔다 올게!

-나도! 나도! 던전 좀 갔다 올게요!

-당장 내 오크 성장시키러 가야지!

-안녕히 계세요! 신소율 씨!

“예? 어? 어?”


신소율이 눈을 세 번 감았다 뜨자, 썰물처럼 시청자 목록이 쏴아 사라졌다.

310명이 넘던 시청자들이 130명으로!


“이게 뭐야! 기껏 알려줬는데 시청자들이 다 떠났어!”


좋은 정보를 공개했던 신소율 입장에서는 어처구니!


-크크크.

-먹튀다! 팁만 먹고 튀었어!


채팅창이 웃음과 동정으로 도배되는 걸 멍하게 보고 있는데, 달토끼 보스, 래로래빗이 물었다.


“주인님, 괜찮으십니까?”

“전혀. 난 잠깐 집에 갔다 올 테니까 얘들 농땡이 안 피우는지 잘 감시해.”

“호위하겠습니다.”


던전 부하라고 집 지키기만 하라는 법은 없다.

부하를 이끌고 다른 던전을 공략할 수 있고, 마을을 침략할 수도 있다.


다만 던전을 벗어나면 부하의 사망확률이 10배로 급증해서, 한 번이라도 죽으면···.


“몰살이죠.”


신소율은 손사래를 치며 던전을 나섰다.


“아서라, 엄마 아빠 기절한다.”


     *     *


외출했다 하루 만에 돌아온 아이를 보고 가상 부모님은 엉엉 울었다.


“우리 아기!”

“어디 갔다 돌아온 거니!”


생후 하루 된 아이가 외박하다니!

신소율은 주머니에서 침입자가 남긴 물품 한 개를 꺼내 보였다.


“던전 갔다 왔어요! 괴물들 쓰러트리니까 이게 나왔어요!”

“오오! 여보! 보통 공략자도 못하는 걸 우리 아이가 해냈소!”


던전을 공략하는 전문 인력을 공략자라고 부른다.

던전 주인에게는 손님 겸 침입자일 뿐이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무서운 던전을 청소하는 정의로운 직업이다.


주민 엄마가 10살 아이의 손을 잡았다.


“던전은 위험하단다, 아가.”

“나 힘세요!”


신소율은 거실 식탁을 한 손으로 번쩍 들었다.

레벨이 상승해서 근력이 성인 못지않다.


“대, 대단하구나. 우리 아기 힘내렴!”

“열심히 돈 벌어서 효도할게요!”


엄마 아빠의 허락도 받았겠다, 다시 외출했다.


“개인 정보.”


[초보자 15레벨]

체력+4, 지식+3, 근력+1, 내구+1, 민첩+1

전직 목록+


“전직 목록.”


[전직 가능 직업]

1차 전사

1차 궁수

1차 대학원생

1차 간호사


초보자는 10레벨에 전직할 수 있다.

일상 직업이라고 불리는 생활계통을 제외하고, 전투 직업은 4계통으로 나뉜다.


접근전 + 생존력 = 근접계통

원거리 + 기동성 = 거리계통

범위 공격 + 변수 창출 = 마법계통

아군 지원 + 지속력 = 지원계통


0차 직업인 초보자는 각 계통의 1차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다.


-형, 직업 뭐로 가게?

-당연히 드래곤 계약자지!


신소율이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저 소문에 불과하던 미지의 직업!


“계약자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드래곤을 쓰러트리는 겁니다.”


순간 채팅창이 조용해졌다.

드래곤이 옆집 개도 아니고 그걸 이기라니.


“어렵게 가는 방법은 드래곤이 내주는 이벤트를 성공시키는 거죠.”

-아! 그거라면!

“드래곤의 이벤트를 해본 경험자 입장에서 말하자면, 쉽게 가든 어렵게 가든 레벨이 받쳐줘야 합니다. 적어도 500은 되야 이벤트를 받을 수 있죠.”

-500레벨이 최소 조건이냐···.

“그러니까 일단 다른 직업으로 성장하죠.”


전사를 선택했다.


[직업 레벨을 인계하시겠습니까? 리셋하시겠습니까?]


“어?”


처음 보는 알람에 신소율은 눈을 크게 떴다.


“이전에는 그냥 직업을 선택하면 전직이 됐는데···.?”

-그거 업데이트로 추가된 거야.

-응응. 인계하면 15레벨을 이어서 가고, 리셋하면 1레벨부터 시작해.

“레벨이 1로 떨어진다고요? 아니, 왜 그런 짓을?”

-리셋 시스템 추가됐잖아. 그래서 직업에도 넣어봤나 보지.

“레벨이 1로 떨어지는데 하는 사람이 있나요?”

-생각보다 반응 좋던데? 특히 형처럼 이전부터 테이아 하던 사람들은 기술 점수가 널널해졌다고 좋아했어.


던전 온라인 테이아에서는 점수를 소모해 기술을 습득하며,

기술을 익히는 데 필요한 점수인 기술 점수는 레벨마다 1씩 획득한다.

전직 시 직업 레벨을 리셋하면 레벨로 올린 스탯은 초기화되지만, 기술과 기술 점수는 유지된다고.


“그럼 개이득이지!”


기술의 등급을 강화하는데도 점수를 소모하기에, 예전부터 점수는 모아도 모아도 부족한 느낌이었다.


“거기다 경험치 3배 같은 재능이 있다면 레벨 복구도 금방이니까!”


여러모로 괜찮아 보였다.

신소율도 직업 레벨 리셋을 선택했다.


[전사 1레벨]

착용한 무기의 공격력 2배

체력+5, 지식+1, 근력+2, 내구+2


     *     *


던전으로 돌아가는 길.


[미녀의 유혹]

등급 F

주인 -


“어제 본 던전이잖아?”


어제 좋은 터를 찾다가 지나간 던전이다.

그때는 평범한 반지하 동굴이었는데, 지금은 부티가 흐르는 저택이 지어져 있다.


신소율은 개인 카메라를 봤다.


“던전 정보를 보면 주인 자리가 비었습니다.”


그 말은 던전 주인이 없다는 것.


“일주일마다 던전 등급에 맞는 집세를 내는 건 아시죠? 그때 집세를 내지 못하면 던전을 압수당하고 주인 자격이 박탈됩니다.”


던전에서 맨몸으로 쫓겨난다.

억지로 던전에 들어가도 부하들은 남남처럼 대하고.


-현실이나 가상이나.

-고달픈 세상.

“주인이 없는 던전은 주인 있는 던전에 비하면 위험성이 덜 하죠. 어디, 어떤 던전인지 구경이나 하고 갈까요?”


신소율은 저택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현관문에 달린 방울이 흔들리면서 맑은 소리를 냈다.


“오! 넓다.”


저택은 총 2층인데, 현관과 로비의 천장 일부가 개방되어 있어 출입문에서도 2층의 난간이 보였다.


거실로 이어지는 바닥에는 레드카펫이 깔려 있고, 벽에는 미술 교과서에서 본 듯한 명화 세 점이 걸려있었다.

거실 중앙의 2층 천장에는 샹들리에까지 달려 있어, 티브이에서나 볼 법한 화려한 집이다.


“이 집 주인은 인테리어에 얼마나 투자한 건지.”

-이러니 점수가 부족해 집세를 못 냈지. 쯧쯧.

-내 집 마련이 꿈이었나 봄.

-이해한다, 현실은 원룸이니까.

-여기 몇 평일까요?


딸랑.

채팅창을 보고 있는데 방울 소리가 들렸다.


신소율이 들어온 현관문은 아니다. 1층 오른편에 있는 부엌 쪽이다.

부엌 복도에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다.

상체는 생머리 여성인데 하체는 뱀의 꼬리를 지닌 종족.


“방울뱀 라미아.”


딸랑, 딸랑.

라미아가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꼬리에서 방울 소리가 들렸는데, 그게 경보음인지 거실과 2층에 있던 라미아들이 내려오고 있다.


“실례 많았습니다.”


신소율은 현관문을 열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전직으로 레벨이 초기화돼서 지금 라미아와 싸우는 건 위험하다.


“레벨을 올리고 나중에 다시 놀러오죠.”


딸랑.

길을 나서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하고 고개를 돌렸더니 라미아들이 현관을 나서고 있다.


“왜?”


보통 던전 부하는 던전을 벗어나는 걸 꺼린다.


“던전 밖에서는 부하의 사망확률이 급증하니까 던전 주인이 자제시키지만···.”


지금은 집주인이 없는 상태!


“괴물은 자기 판단으로 행동하지. 아차!”


딸랑딸랑.

신소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현관문을 나선 라미아는 8마리.

1레벨인 신소율은 한 마리도 상대하기 힘든데, 그게 여덟이나 쫓아오고 있다.


“레벨 리셋하지 말걸! 앗! 따거!”


생명    71/100

마나  100/100


가까이에 있는 라미아의 창에 찔린 후, 급한 대로 침입자가 남긴 옷을 입었다.


생명    91/280

마나  100/100


그렇게 엉덩이를 몇 번 찔렸지만, 시골 던전의 뒷마당. 함정에 쓸 나무를 베던 라쿤 건축가와 마술사들이 있는 숲까지 도착했다.


“명령어! 견제!”


톱으로 나무를 쓱싹쓱싹하던 라쿤이 주인을 쫓는 라미아에게 돌멩이와 단검을 던졌다.


삭.

공격을 받자 라미아들은 라쿤을 향해 방향을 꺾었다.


“명령어! 산개!”


라쿤이 일제히 흩어지며 라미아를 피해 도망쳤다.


짐승 종족 중 전투력 최하위를 다투는 라쿤이다.

1 대 1은 물론 4 대 1로도 라미아 한 마리를 못 당한다.


다행이라면 신소율 던전이 바로 앞에 있다는 거.


“건축가는 던전 귀환. 마술사와 선수는 견제. 래로, 투척!”


침입자의 존재를 느낀 래로래빗과 달토끼 태권도 선수들이 뛰어나와 돌멩이를 던졌다.


“끽!”


하필 눈에 맞았는지 가까이에 있던 라미아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린다.

도망가려나 보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지! 래로, 달토끼들 이끌고 질주 후 방어.”


생명을 소모하지만 대신 이동속도가 증가하는 질주를 사용해, 달토끼들이 라미아를 제치며 길을 막아섰다.


신소율은 근처에 있는 라쿤에게 손을 내밀었다.


“야! 단검 던져봐!”


라쿤 마술사가 던진 단검을 쥔 신소율은 멈칫한 라미아의 등으로 달려가 그대로 목덜미를 찔렀다.


[레벨 업!]


영웅 재능의 효과로 무려 27레벨이나 상승!

신소율은 라미아가 남긴 창을 재빨리 주우며 소리쳤다.


“라쿤! 왼쪽부터 집중 투척! 달토끼들은 도망가지 못하게 길목을 막고 있어!”


던전 주인이 없기에 제대로 된 지시를 받지 못하는 라미아들은, 사방에서 날아오는 돌멩이와 단검에 우왕좌왕.


반면 시골 던전의 부하들은 던전 주인의 지시에 따라 착실하게 라미아의 생명을 줄이며 사냥해 나갔다.


신소율도 기회를 엿보면서 라미아 두 마리를 처리했다.


[전사 41레벨]

착용한 무기의 공격력 2배

체력+5, 지식+1, 근력+2, 내구+2

전직 목록+


전투가 끝나자 레벨이 40이나 상승했다.


“영웅 재능은 확실히 사기야.”

-관리자님, 밸런스 패치 좀!

-형, 운 좋다!


신소율은 히죽 웃으며 싸움에 참여한 던전 부하들을 살폈다.


[라쿤81]

직업 : 마술사 28레벨

기술 : 돌팔매C, 주사위 폭탄C


월등하게 강한 라미아를 사냥했더니, 60마리가 넘는 부하들이 대부분 10레벨 이상 올랐다.


“노획품도 빵빵하고.”


라미아의 허물, 황금 방울, 부러진 창 등.

다들 한 개 이상 유품을 남겼다.


“흐흐흐, 좋아!”


신소율은 부하들에게 뒷정리를 시키고 다시 도로로 나섰다.


-형, 또 어디가?

“저택이요!”

-응?

“이렇게 좋은 사냥터를 알았는데, 양심 없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가만히 있습니까! 아주 탈탈 털어야지!”


이참에 던전 부하들 레벨 폭식시켜야겠다.


-비겁하다! 우우우, 비겁하다!


시청자들은 날로 먹는 신소율에게 야유를 보냈지만, 당사자는 태연했다.


“이번 생은 운이 좋은걸?”


달토끼 보스 래로래빗의 성장.

경험치 덩어리인 주인 없는 던전 발견.


“거기에 40레벨 넘어가자마자 전직 목록까지 바로 뜨고!”


2차 직업으로 전직하는 조건은 두 개인데, 근접 직업의 경우 보통 레벨 40과 간단한 요구다.

3차 직업부터는 전직 조건이 어렵지만, 2차 직업까지는 전직하기 쉬운 편이다.


“라미아와 살을 부딪치며 싸웠으니 아마 레슬러가 뜨지 않았을까요? 전직 목록!”


[전직 가능 직업]

2차 복서

2차 레슬러

2차 스트릿 댄서


“오! 복서에 댄서까지 있네?”

-형! 형! 댄서 가.

-스트릿 댄서 스킬 화려하던데.

-형, 춤 잘 춰?


팝핀과 비보잉 댄스를 습득할 수 있는 직업, 스트릿 댄서.

춤을 잘 추는 사람이 댄스 기술을 사용하면 현란함이 클럽 수준이다.

다만 몸치가 익힐 경우 보는 사람이 많이 안쓰러워진다.


“후후. 여러분께 제 춤 솜씨를 보여드리죠!”


신소율은 가볍게 배를 꿀렁거려 웨이브, 팔을 움직여 로봇 춤, 미끄러지는 춤, 문워크를 하다 뒤로 넘어졌다.


-악! 내 눈! 내 눈!

-더러운 거 봤어!

-저 춤 안 본 눈 삽니다!

“쩝, 다들 너무하시네.”

-형, 댄서는 하지 마.

-그래. 양심이 있어야지. 다른 사람에게 민폐잖아.


시청자들의 묵직한 사실 폭행에 자존심이 너덜너덜해졌다.


“좋아, 스트릿 댄서 전직! 레벨 리셋!”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법이다.


-세상에! 무슨 짓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다니!

“여차하면 레벨 올려서 3차로 가면 되니까요.”


영웅 재능을 믿고 과감하게 질렀다.


[스트릿 댄서 1레벨]

체력 3당 물리 방어력 1 추가

체력+5, 지식+1, 근력+2, 내구+1, 집중+1


“나는 댄서, 룰루랄라!”

-형 왜 저래?

-누가 좀 말려봐.

-좋다는데 놔둬라.


방정맞게 리듬을 탔더니 시청자들이 질색한다.


그러는 사이 저택 던전에 도착했다.


똑똑, 딸랑.

살며시 현관문을 열자 곧 라미아들이 마중 나왔다.

아까처럼 추격전이 벌어졌고, 그제야 신소율은 깨달았다.


“악! 아파!”

-크크크, 전직해서 레벨 리셋했잖아!

“악! 악!”


덕분에 아까처럼 라미아의 창에 엉덩이를 쿡쿡 찔리고 있다.


-···아까 던전 팁 줄 때는 교수처럼 똑똑해 보였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바보 같지?

-네! 3번 말, 신소율 달려갑니다! 과연 던전까지 살아서 도착할 수 있을까요!

“래로야!”


다행히 살아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던전 온라인 테이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4월 첫째 주 (2) 24.08.10 65 5 14쪽
23 4월 첫째 주 (1) 24.08.10 65 5 16쪽
22 3월 넷째 주 (5) 24.08.09 61 5 13쪽
21 3월 넷째 주 (4) 24.08.09 58 5 14쪽
20 3월 넷째 주 (3) 24.08.08 66 5 16쪽
19 3월 넷째 주 (2) 24.08.08 62 5 14쪽
18 3월 넷째 주 (1) 24.08.07 62 5 12쪽
17 3월 셋째 주 (6) 24.08.07 67 5 16쪽
16 3월 셋째 주 (5) 24.08.06 67 5 17쪽
15 3월 셋째 주 (4) 24.08.06 64 5 15쪽
14 3월 셋째 주 (3) 24.08.05 68 5 16쪽
13 3월 셋째 주 (2) 24.08.05 69 5 13쪽
12 3월 셋째 주 (1) 24.08.04 77 5 13쪽
11 3월 둘째 주 (5) 24.08.04 84 5 14쪽
10 3월 둘째 주 (4) 24.08.03 97 5 14쪽
9 3월 둘째 주 (3) 24.08.03 109 5 19쪽
8 3월 둘째 주 (2) 24.08.02 127 5 15쪽
7 3월 둘째 주 (1) 24.08.02 138 5 14쪽
» 3월 첫째 주 (6) 24.08.01 165 5 20쪽
5 3월 첫째 주 (5) 24.08.01 157 5 14쪽
4 3월 첫째 주 (4) 24.07.31 178 5 12쪽
3 3월 첫째 주 (3) +2 24.07.31 228 6 13쪽
2 3월 첫째 주 (2) 24.07.30 282 7 13쪽
1 3월 첫째 주 (1) +2 24.07.30 423 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