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온라인 테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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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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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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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월 셋째 주 (5)

DUMMY

[던전 집세 –50,000]

재능 집세 할인 적용 중


오후가 돼서야 테이아에 접속한 신소율은 조심스럽게 던전을 살폈다.


“떠났나?”


어젯밤 46마리. 더하기 176마리.

총 222마리의 어둑시니가 던전을 방문한 걸 보고 기가 막혀서 간편 앱을 껐다.


“그 후에 진실을 마주할 엄두가 안 나서 간편 앱을 안 봤는데···.”


그래서 이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소율 님.”


마침 제인, 아라와 리치가 다가왔다.


“리치! 살아 있었구나!”


어둑시니에게 둘러싸여 화병에 죽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건강한 몰골이다.


“제인, 어둑시니들은?”

“오늘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갔어요.”

“휴! 돌아가다니 다행이네!”


주인의 안색이 밝아지자 아라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떠나기 전에 ‘또 올게!’라고 말했어요.”

“······.”


좋아하기는 이른 모양!


어둑시니 접대로 홀쭉해진 리치가 주인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제인이 설명했다.


“리치 님은 던전 점수를 무의미하게 쓴 걸 죄송해하고 있어요.”

“얼마나 먹었는데?”

“솜사탕 467개, 초콜릿 345개, 막대과자 234개, 바나나 우유 800개, 민트 아이스크림 400개. 총 200,920원 어치요.”


마법사다운 정확한 계산이다.


“과연 어둑시니다운 무서운 식성이야!”


주인이 치를 떨자 언데드의 천재라고 불리는 리치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신소율은 리치의 어깨를 두들겼다.


“신경 쓰지 마. 그건 인간의 힘으로는 대항할 수 없는 자연재해니까. 그러니까··· 그냥 놔둬.”


줄여서 진짜 민폐.


“일단 시청자부터 만날까? 개인 방송 시스템 시작.”


뿅.

허공에서 카메라 한 대와 티브이가 생겨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청자들이 와르르 입장했다.


-형, 보고 싶었어!

-오늘은 또 어떤 뻘짓을 보여줄까?

-안녕하세요, 신소율 씨!

-저 사람이 드래곤 로드구나!

“안녕하세요.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어젯밤에 공포 체험을 경험했거든요!”


어제 있었던 무서운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신기하다. 어둑시니가 왜 드래곤 로드의 던전에 온 걸까요?

-어둑시니한테 간식 맛집이라고 소문난 거 아님?

-저도 언데드 던전을 운영해 봐서 아는데, 어둑시니가 놀러 오는 경우는 흔합니다. 다만 보통 4, 5마리가 오죠.

-근데 200명이라니! 역시 형님이십니다!

-더 뜯기기 전에 어둑시니와 싸울 거야?

“지금까지 뜯긴 간식이 아까워서 못 싸우죠!”


무엇보다 이긴다고 장담할 수도 없고.


-형! 어둑시니는 고용 못 해?


신소율은 손뼉을 쳤다.


“좋은 질문 하셨네요! 가능합니다.”

-진짜로? 그럼 고용하면 되잖아?

“어둑시니와 계약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루에 간식 몇 개를 약속하면 쉽게 계약을 맺어 줄 겁니다. 다만···.”


신소율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조카가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들이랑 놀아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이죠.”

-응응! 명절에 내 방을 봉쇄해야 함! 아니면 재산 피해가 생김.

-큭! 작년에 꼬맹이 둘이 내 프라모델 박살 낸 걸 생각하면!

“어둑시니가 그런 타입입니다. 아이 같아서 명령을 듣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죠. 싸우고 싶을 때 놀고, 놀고 싶을 때 놀죠. 여기, 하루 만에 반쪽이 된 리치 두개골 좀 보세요!”

-어휴, 고생이 심했네.


살도 아니고 뼈가 다이어트할 리 없지만, 시청자들은 너그럽게 동감했다.


-그래서 형이 어둑시니 피했구나.

“고용하면 고생이죠. 게다가 222마리라니!”


한 마리를 고용하면 다른 어둑시니들까지 강제로 던전에 눌러앉을 수 있다!

그 섬뜩한 상상을 한 신소율은 잠시 목이 메였다.


“···자, 무서운 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점수가 쌓였으니 던전이나 관리하죠. 던전 권한.”


[구조 권한]    [부하 권한]

[물품 권한]    [시설 권한]


“몇 번 말씀드렸지만 언데드는 세세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물품 권한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위 언데드는 소모가 빨라서 무기나 방어구를 맞춰줄 필요가 없죠.”


고위 언데드가 쓸 장비는 침입자들이 남긴 장비만으로도 충분했고.

시설 권한도 가리켰다.


“함정이나 건축물은 언데드에 따라서 상성이 좋은 것도 있지만, 문제는 똥손을 지닌 언데드들은 건축물을 관리하기가 힘들다는 거죠.”

-언데드 똥손이었누?

-인정! 쟤네 진짜 손재주 없어.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귀신의 집 거구귀나 심령 스폿 열차는 스스로 관리하니까 추천합니다.”

-심령 스폿 고용하려면 고용 목록 A등급까지 올려야 하잖아?

-장난하나!


울컥한 시청자들을 진정시키며 부하 권한도 가리키기만 했다.


“리치를 고용한 시점에서 F던전 치고는 많은 투자를 한 겁니다. 이 이상은 D던전부터 하는 게 효율적이죠. 그러니까 남은 건, 구조 권한.”


[구조 권한]

1. 던전의 구조를 제어한다.

2. 던전에 지형을 추가한다.

3. 던전의 기상을 변화한다.

4. 던전 기술을 구매한다.

5. 던전을 진화시킨다.

F > E : 100만


“주변을 둘러보면 언데드가 많이 늘어났죠? 그러니까 먼저 던전을 넓히겠습니다. 던전 진화!”


구구궁.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던전이 떨더니, 벽면이 멀어지고 천장이 높아졌다.


[던전 E등급으로 진화했습니다!]

가로 200 x 세로 200 x 높이 40 단위(M)

주변 마을에 이름이 알려진다. 더 많은 공략자가 찾아온다.

획득 던전 점수 +10%

고용 목록 수준 +20레벨

지정한 부하 획득 경험 2배 0/1명

던전의 위치를 변경한다. 사유지는 입장할 수 없다.


[업적 E던전 달성!]

E등급 던전을 가진 던전 주인

리셋 점수 +1


F던전과 비교하면 8배 넓어진 동굴.


-던전 생성한 지 겨우 일주일이잖아? 벌써 던전 진화를 해?

-과속하는 거 아냐?

“재능이 있으니까요.”


시청자의 걱정에 재능을 보여줬다.


[장바구니] 28/28

2 멀리 : 사정거리 +10%

4 외톨이 : 혼자 있을 때 레벨 2배

4 시한부 : 사망 후 언데드로 활동한다.

8 던전 호황 : 획득 던전 점수 2배

8 집세 할인 : 던전 집세 50% 할인

2 은수저


던전이 넓어지면 당연히 집세도 더 내야 한다.

E등급 던전 집세는 30만 원.

하지만 신소율은 집세 할인 재능으로 15만 원만 내면 된다.


“여기에 던전 호황! 단순 계산으로 일주일에 2주 치 던전 점수를 벌 수 있죠.”

-부럽···.

-나도 돈 모아서 저거는 꼭 살 거야!

“힘내세요. 그럼 구조 변경.”


[던전 구조]

지상 진출     1천

입구 추가     1백

던전 개방     1천

    :

층을 나눈다.

2층       4,000

3층       9,000

    :

외형을 변경한다.

저택       1천

선박       1천

탑        1천

    :


“던전 개방.”


뻥!

던전의 천장과 벽면이 일제히 사라졌다.


고개를 들자 구름이 낀 흐린 하늘이 보인다.

그늘 구멍처럼 천장과 벽면이 없는 개방적인 던전이 됐다.


-상쾌한데!

-대담하네! 개방형 던전은 사방에서 침입자가 들어와 꺼리는데.

-남자는 배짱!


시야는 탁 트였지만, 그 대가로 어느 곳에서나 침입자가 들어올 수 있다.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어려움이 레벨 업!


신소율은 별거 아니라는 듯 웃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죠. 지형 추가.”


[지형 추가] 단위(M)

초원  100×100   1천

언덕  20×20×10  1천

숲   100×100×10 1만

호수  100×100×20 2만

    :

연못  20×20    1천

마그마 20×20    1천

묘지  20×20    1천

개울  40×10×2    1천


던전 점수 238,451


“묘지 40개. 외곽부터 차례대로.”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이자 언데드의 아파트인 묘지가 던전 곳곳에 생겨났다.

묘지 안을 가득 채운 묘비들이 던전을 음산하게 꾸몄다.


“묘지는 언데드와 찰떡궁합이죠. 묘지 지형은 안개가 자주 끼고, 하늘은 흐려지니까요.”


자외선에 취약한 언데드들이 활동하기 좋다.


“여기에 기상 변화로 먹구름과 소나기까지 불러오면, 공포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던전을 한 바퀴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공포 영화 체험 가능!


신소율이 정리를 끝내려 하자, 채팅창에 비슷한 댓글이 달렸다.


-던전 기술은 안 사?

“부하만으로 던전 방어가 충분한데 굳이 소모성 기술을 살 필요는 없죠.”


던전 주인이 던전 안에서만 사용하는 특별한 능력을 던전 기술이라고 부른다.

1레벨 던전 주인도 점수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던전 부하와 함정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 던전 기술을 사용하면 침입자를 막는 게 훨씬 수월해진다.


“던전 기술은 유용하지만 소모성인만큼 잦은 소비는 저축하는데 방해됩니다.”

-뭐지? 얼마 전에 재테크 상담에서 비슷한 말을 들은 것 같은데?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줄이시고, 이런 거?

-응! 응!


던전 경영을 통해 배우는 재테크!


-주인장은 용의 쉼터를 운영할 때 던전 기술을 사용 안 했나?

“썼을걸요? B던전 때였나? 아니, C던전 때 썼나?”


신소율이 눈을 찌푸리며 기억을 더듬자 시청자들은 어이가 없었다.


-이게 뭐라고 가물가물해?


아메리카노처럼 던전 주인이라면 하루에 한 잔씩 꼭 즐기는 던전 기술을, 몇 달 안 써본 사람처럼 고민하다니?


신소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Z, 아니, A던전부터 써본 적이 없어서요.”

-정말?!


쓸 필요가 없었다.

드래곤이 납치한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영웅들이 쳐들어와도,

드래곤이 왕성을 부숴서 화가 난 국가가 군대를 동원해도,

신소율이 나설 것도 없이 아랫것들(드래곤) 만으로도 충분했다.


-드래곤 보고 아랫것이래, 크크크.

-이 형, 이럴 때는 정말 재수 없어!

-드래곤 로드만이 가능한 아랫것!

-형이 드래곤 로드일 때 보고 싶다! 얼마나 망나니처럼 살았을까?

“하하.”

“재밌어?”

“악!”


눈앞에 불쑥 나타난 검은 물체에 신소율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아니 물러나려 했다.


[술래 어둑시니에게 그림자를 밟혔습니다.]

술래가 발을 떼기 전까지 이동할 수 없습니다.


신소율은 눈동자를 또르르 굴려 주변을 둘러봤다.

잔잔하게 안개가 낀 묘지 이곳저곳에서 손바닥 크기의 공포스러운 존재들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과자!”


간식 스토커, 어둑시니가 돌아왔다.


신소율은 울상을 지으며 물었다.


“새벽에 집에 갔다면서? 왜 벌써 왔어?”


신소율의 어깨에 생긴 그림자를 통해 나타난 어둑시니 보스, 어레레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상쾌한 얼굴로 말했다.


“햇빛 없어! 아침에는 햇빛 많았는데!”

“그, 그래서 일찍 올 거야?”

“응!”

“이 나쁜 묘지!”


그림자인 어둑시니는 햇빛에 민감하다.

태양이 기지개를 켜는 새벽이 되자, 햇빛을 피해 그늘 구멍으로 돌아갈 정도.


그런데 신소율이 묘지를 지어서 던전에 안개가 끼었고, 덕분에 흐려진 언데드 던전으로 어둑시니들이 다시 놀러 온 것이다.


-푸하하! 1분 전만 해도 묘지 만들면서 ‘묘지는 언데드와 찰떡궁합이죠!’라고 자신 있게 말하더니!

-완전 쌤통! 아유, 신나!

-낄낄낄!


시청자의 유쾌한 놀림에 신소율은 한숨을 푹 내쉬며 어레레를 봤다.


“솜사탕 줄 테니까 삼촌 그림자 놔 줄래?”

“좋아!”


다리가 움직여지자 신소율은 상점에서 솜사탕 222개를 샀다.


···근데 뭔가가 이상하다.


“솜사탕이 왜 부족해 보이지? 서, 설마? 어레레, 혹시 친구 늘었니?”


아닌 게 아니라 신소율 그림자에서 솟구치는 어둑시니의 숫자가 끝이 안 보인다.

대충 봐도 222는 넘는 숫자.


“응! 자고 있던 친구들도 같이 왔어!”

“아니, 졸리면 쿨쿨하지 왜 깨웠어?!”

-크크, 표정 관리 안 된다.

-리치 두개골도 하얘졌어요!

-장관입니다. 어둑시니들이 저렇게 많이 모여 있다니.


시청자들은 보기 힘든 멋진 경관을 감상하고 있지만,

신소율은 부족한 솜사탕을 채우기 위해 다시 상점을 방문.

그리고 그사이 뱃속으로 솜사탕을 쑥쑥 집어넣는 어둑시니들의 먹성에 놀라 또다시 재구매하고 있다.


“오기 전에 도망쳤어야 했는데!”

“어디 가? 같이 가자!”


신소율의 정수리에 앉아 자기보다 큰 솜사탕을 핥던 어레레가 물었다.

그 순간, 신소율은 평소 안 쓰던 두뇌를 200% 회전시켰다.


“저기 멀리 있는 도시에 초콜릿 잘 사주는 던전이 있어서, 거기 놀러 가려 했어.”

“나도 갈래!”

“그럼 외출 준비할까? 와이번!”


이 간식 스토커들을 외딴 언데드 던전에 버리고 오기 위해서 재빨리 준비했다.


출발하려는데 던전 부하들이 신소율 곁으로 모였다.

마법사 제인이 급박한 목소리를 냈다.


“소율 님! 위험한 침입자가 던전에 들어왔어요! 몸을 피하세요!”


신소율은 던전 바깥을 살폈다.

던전 부하들이 침입자를 보고 던전 주인을 지키려 할 정도면···.


“500레벨 이상이거나, 공략 협회 기준으로 최소 B랭크인데?”


하지만 이상하다.


-B급 공략자가 이제 막 E로 성장한 던전에 온다고?

“그쵸? 말이 안 되죠? 그 정도 레벨의 공략자가 방문할 이유가 없잖아··· 앗! 혹시 내 팬?!”


가슴이 콩닥콩닥한다.

개인 방송을 보고 팬이 찾아온 게 아닐까? 라는 두근거리는 기대감에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마침 침입자의 윤곽이 자세히 보였는데, 놀랍게도 아는 얼굴이다.


“···아빠?”


에잇, 괜히 기대했네!


     *     *


신소율은 주민 아빠 파스트에게 덤벼들려는 부하들을 말렸다.


“내 아빠야.”


가족 관계는 둘째치고, 파스트는 추정 레벨 500 이상의 마녀.

덤볐다가 쥐여 터지는 건 부하들이다.


“아빠!”


신소율은 순진무구한 아이처럼 파스트에게 달려갔다.


그런데 파스트의 표정이 어둡다.


“아들아, 어째서 이 사악한 언데드와 함께하는 거냐?”


파스트가 가리킨 사악한 언데드는 어둑시니.

신소율도 간식비 측면에서는 적극적으로 동감하지만, 아빠가 화를 내는 이유는 다른 것 같다.


“어째서 네가. 네 엄마를 죽게 한 언데드와 함께하는 것이냐?”

“아.”


그제야 기억났다.


“엄마는 그림자를 빼앗겨 죽었지!”


신소율을 출산한 날 사망한 엄마.

그녀는 그림자를 빼앗겨 쇠약사했다.


“그림자를 빼앗는 건 어둑시니의 기술.”


즉, 이 어둑시니 중에서 엄마의 그림자를 훔쳐 간 애들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상하네?”


신소율은 파스트를 쳐다봤다.

원수와 어울리는 아들을 보는 아빠 얼굴은 굳어 있지만···.


‘아빠 성격이라면 벌써 공격하고도 남았을 텐데?’


엄마가 죽은 날, 자신에게 복수를 부탁했던 복수 귀신 아빠라면, 이 자리에서 날뛰어도 이상하지 않다.


상황이 이해가 안 가 물어봤다.


“아빠, 왜 가만히 있어? 어둑시니가 엄마의 원수라면 갚아야지.”


아들의 의문에 파스트는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어둑시니는 도구일 뿐이다.”

“원수가 따로 있다는 거야?”

“그래. 어둑시니는 꼬임에 이끌려 그림자를 훔쳐 갔을 뿐. 원흉은 따로 있다.”

“하긴.”


간식 준다고 꼬시면 충분히 그럴만한 애들이다.


파스트가 말했다.


“잘 들어라. 네 엄마의 원수는 브라키소. 그늘 구멍이라는 던전에 사는 그슨대 보스 브라키소다.”

“······?”


신소율은 왠지 원수를 만나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혹시 이두박근에 삼두박근이 있고, 생명을 덧없다고 말하는 근육맨?”


흠칫! 경악한 아빠의 얼굴이 대답이 됐다.

신소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나랑 안 맞더라.”

“어떻게 네가!”

“제인, 아라.”


인간 부하인 두 여성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이 두 사람 그림자를 찾으려 그늘 구멍에 갔다 왔어.”

“브라키소를 만나고도 무사히 돌아왔단 말이냐?”


파스트는 아들이 원수 브라키소를 만나고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브라키소가 있는 그늘 구멍은 무려 C등급 던전.

그런 위험한 곳을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아이가 무사히 갔다 왔다고?


파스트는 아들의 얼굴에서 누군가의 얼굴이 보였다.


“너는 그녀의 재능을 물려받았구나.”

“그녀? 엄마를 말하는 거야?”

“그래. 네 엄마 어레레는 언데드에-.”


불쑥!

“나 불렀어?”


신소율 정수리 위에서 솜사탕에 파묻혀 있던 어둑시니 어레레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그 작은 언데드를 발견한 파스트는 눈과 입이 두 배는 커져 소리쳤다.


“여보!”

“···?···!”


휙휙, 휙휙, 휙휙.

신소율은 잽싸게 어레레를 잡고, 아빠 한 번, 어레레 한 번. 다시 아빠 한 번, 어레레 한 번.

둘을 번갈아 봤다.


“여, 여보!”


애절한 아빠의 목소리에서 상황을 이해하고 어레레를 불러본다.


“엄마야?”

“까르르.”


엄마가 언데드가 돼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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