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장손의 절대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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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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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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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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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장손의 절대 권력(26)

DUMMY

#26화.




슬픔을 떠나보내고 있는 가운데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한 사내가 납골함을 들고서는 최씨 파종가의 종가집에 찾아왔다.

문지기는 약속 없이 찾아온 사내에 의아해 했지만 이내 사내의 말에 사랑채에 있던 집 안의 주인에게 고했다.


“박창수라고 했는가?”

“예! 가주님.”


최강우는 군대 후임인 박창수가 자신을 보러 왔다는 말에 기꺼워했다.


“어서 모시게나. 그리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 와 주시게.”

“알겠습니다. 가주님.”


아직은 앳된 얼굴이라 어울리지 않는 말투였지만 거대한 최씨 파종가를 이끌기 위해서는 어린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그렇게 잠시 뒤 사랑방 밖으로 보이는 마당에 납골함을 든 박창수가 섰다.

어느덧 차가운 바람이 감돌고 있는 계절이었고, 조금 이르지만 한기로 인해 하얀 눈이 드문드문 떨어졌다.

최강우는 마음 고생을 한 것인지 뺨이 한웅큼 속으로 들어간 박창수와 다소 앙상한 손으로 납골함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들어오게.”


군대에 있는 동안 최강우의 부나 권력이 동료들에게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물론 은연중에 알 만한 사람은 알게 될 수밖에 없었다.

시대극의 한 장면처럼 최강우는 비단옷을 차려입은 채로 박창수에게 안으로 들어오라 했다.

박창수는 왠지 최강우의 옷차림과 분위기가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꾸벅 인사를 하고서는 사랑채 안으로 들어갔다.

자신과 같이 부모가 없이 조부와 조모 아래에서 자란 사람이었다.

하지만 살아온 배경은 하늘과 땅끝만큼이나 크게 차이가 있었다.

딱히 질투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감사합니다.”

“무얼 감사하다는 겐가. 오히려 이렇게 찾아와 줘서 고맙네.”


박창수는 자신의 할머니의 유골이 들어 있는 납골함을 자신의 앞에 놓고서는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최강우의 덕분에 자신이 전역할 때까지 할머니는 살아계실 수 있었다.


“전역하고 마지막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잘 보내 드렸나 보구만. 잘했네.”


힘겨웠겠지만 사랑하는 손자와의 마지막 여행길이 즐거웠을 조모에 최강우는 잘했다며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었다.


“형님 덕분에 그나마 덜 고통스럽게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최강우는 박창수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것에 부정을 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자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았네. 조부주께서도 자네가 알려준 치료법으로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었으니 너무 마음에 두지는 않아도 되네.”

“사람 된 도리로 감사하다는 말은 전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왔습니다.”

“자네라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되니 부담가지지 말게나. 내 요즘 정신이 없는 일로 자네 일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미안할 따름이네.”


박창수의 할머니의 장례도 챙겨 준다고 생각한 것이 할아버지와 윤자영의 조부의 장례식으로 인해 잊어버리고 있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박창수의 할머니가 쾌차해서 짧은 시간이나마 손자와 행복한 시간을 더 보내는 것이었다.


“그래.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살 사람은 살아야 했고 박창수는 아직 젊디젊었다.

물론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어서 내심 군대에 말뚝을 박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도 했었다.

당장 행보관이 박창수에게 군대에 남으라고 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뒤도 돌아보지 않을 장소였지만 누군가에게는 비빌 언덕이 되어 줄 수도 있는 곳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창수는 전역을 선택했고 그런 박창수의 결정을 그 누구도 잘못되었다 말할 수는 없었다.

최강우는 박창수에게 나쁘지 않은 일자리 정도는 마련해 줄 수 있었다.

아직 전역 전일 이태식에게도 살길을 마련해 주었으니 박창수에게 살길을 소개해 주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별다르게 생각해 둔 것이 없다고 한다면 소개를 해 주려고 생각을 했다.

박창수는 자신의 앞에 놓인 향긋한 차의 표면에서 하얀 김이 흩어지다 못해 이제는 더 이상 피어오르지 않을 때쯤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내 그 건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가.”

“형님께 저따위야 별 것 아닌 놈이겠지만 미물도 은혜는 갚고자 하는 법입니다.”

“자네가 미물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나에게 받은 은혜는 꼭 나에게만 갚아야 할 필요는 없네.”


박창수가 자신에게 은혜를 갚을 방법은 딱히 없었다.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이 가진 것이라면 몸뚱이 하나뿐이었다.

내심 넓은 장원에서 마당쇠라도 하겠다고 자처를 할 것이라는 속셈은 안 봐도 뻔했다.


“자네가 무슨 생각인지는 알지만 내 보기에 자네는 고작 이런 궁벽한 시골에서 썩을 인물은 아니야.”

“최···최 병장님.”

“이 상병 아니. 지금쯤이면 병장이려나. 그 친구보다 자네가 훨씬 뛰어난 신체를 가지고 있네. 재능도 자네가 나을 거야. 다만 마음의 각오가 이 병장에 미치지 못하기에 자네는 격투가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네.”


최강우는 박창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조선시대였다면 자네 팔자도 폈을 수 있을 터인데. 시대를 잘못 만난 것이 안타까울 뿐이야.”


무장은 못해도 무관은 할 수 있을 신체였다.

좋은 스승을 만난다면 조선제일검이라 칭해질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현대에 그런 것이 의미가 있을 리가 없었으니 비운의 재능을 가진 박창수였다.

사실 조금 아쉽기는 했다.

정 안 되면 자신의 수행 무사로 써도 될 법 하기는 했다.

윤자영의 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마주했던 염귀를 지금의 자신이 원활하게 상대 할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고 지금 최씨 가문에 최강우의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물론 최원락을 모셨던 사람들이 최강우도 충실하게 보필을 하기는 할 것이었다.

하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이었고 최강우도 자신의 사람들을 모아야 했다.

최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꼭 모든 이들을 다 최씨 가문의 사람들로 채울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해.’


자신이 박창수의 밭을 갈아놓기는 했지만 그 것만으로 대성을 하기에는 부족했다.


“할아범! 밖에 있는가?”


최강우가 최원락을 보좌하던 할아범을 부르자 나이에 비해 정정해 보이는 노인이 사랑방 안으로 들어왔다.

노인은 최강우와 눈이 마주쳤다가 이내 박창수로 시선을 돌렸다.


“잠시 살펴보아도 되겠습니까?”

“나보다 할아범이 더 보는 눈이 있느니 내 부탁 좀 하겠네.”

“예. 가주님.”


할아범은 박창수의 허락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이 박창수에게 다가와 몸을 이 곳 저 곳 쓰다듬으며 만져대었다.

박창수는 당황했지만 거부를 하지는 못하고서는 어리둥절해 했다.


“아쉽구만. 아쉬워,”

“내 실수를 했나 봅니다.”

“아닙니다. 가주님. 가주님께서 실수를 하신 것은 아니고 타고 나기는 했지만 천양지체는 되지 못하고 그 보다 아래의 천하지체 정도는 되는 몸입니다. 물론 이제는 그 신체가 닫혀 그 재능을 다 끌어 내지는 못합니다만 어렸을 때부터 잘 가르쳤다면 조선 아니 천하에서 그 적수가 없을 만한 신체입니다.”

“그 정도입니까?”

“예. 물론 그 윗급의 신체와 재능을 가진 이가 동시기에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이름 석자 정도는 세상에 알릴 수 있을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일이 생기신 듯 합니다.”

“허허! 노후나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가주님 덕분에 편안히 눈 감지 못하겠습니다.”


이미 제자를 여럿 두었고 내보내었던 할아범이었지만 마지막 제자로 삼을 만한 재목에 활력이 넘쳐 보였다.

최강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의 박창수를 바라보며 제안을 했다.


“내 두 가지 제안을 박 병장에게 할까 하네.”

“두 가지 제안이라면?”

“하나는 자네가 먹고 사는 것에 별 문제가 없을 일자리를 하나 소개해 줄까 하네. 그 곳에서 크게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남들처럼 살아갈 수 있을 걸세. 크게 부자는 되지 못해도 가난은 겪지 않을 걸세. 자네 자식은 말이야.”


아무 것도 의지 할 것 없는 박창수에게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그리고 다른 제안은 할아범의 제자가 되는 것이네. 자네의 재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게 될 것이야.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그 끝이 무엇이 될지는 나도 알 수가 없네.”


최강우의 두 가지 제안에 박창수는 고민을 하는 듯 했다.

물론 한 가지 선택이 더 있었다.

이대로 밖으로 나가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창수는 은혜를 갚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었다.

최강우는 굳이 자신에게 은혜를 갚을 필요가 없다지만 박창수는 다소 꽉 막힌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다른 선택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최 병장님을 모시는 건가?’


최강우가 할아범을 부리는 것에 박창수도 훈련을 받아 최강우를 모시는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보답을 해도 다 갚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박창수였으니 결국 그가 선택을 할 것은 하나 뿐이었다.


“제자가 되겠습니다.”

“알겠네. 할아범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예. 걱정 하지 마십시오.”


박창수가 할아범의 제자가 되기로 했다.

박창수가 할아범을 따라 나가고 난 뒤에 최강우는 그동안 보고 있던 서적을 다시 살펴보았다.


“백옥.”


귀객으로부터 홍옥에서 빠져나온 염귀를 봉인하려면 백옥이라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백옥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떤 물건인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다시 구미호에게 찾아가 백옥에 대해서 물어봐도 되겠지만 그녀에게 찾아가는 것은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기에 정 수가 없을 때에야 해야 할 일이었다.

그렇게 최씨 파종가의 서재에서 백옥에 대한 자료를 찾고 있는 최강우였다.


“실마리가 전혀 없는 건 아니야.”


홍옥이나 청옥 그리고 귀신에 관한 것은 정사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야사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최씨 가문의 가주들이 진리로 받들어 모시는 성리학적인 유교관에 귀신은 사문난적이었고 언급할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더욱이 그 성리학도 쇠락한 학문과 사상이 되어 버렸고 세상만사가 과학이라는 학문에 의해 설명이 되는 세상에 귀신이니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었다.

하지만 아직 인간의 지식으로 증명해 내지 못하는 현상들이 세상에는 존재했다.


“유학이라고 해서 귀신을 부정하는 건 아니거든.”


성리학이 극에 달한 조선시대에도 귀신을 쫓기 위해 왕에게 화포를 쏘자던 유학자들도 있었으니 성리학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는 못했었다.

최강우는 파종가에 있던 서적에서 염귀의 한을 풀어줬던 여인의 사연 이야기를 찾아내었다.

“염귀는 상사병에 걸려 죽은 자였다 하는데 악귀가 되고 나서 상사병에 걸린 사람의 몸 안에 들어가 그 몸을 지배하고 세상을 불 태우고자 했다. 상사병에 걸린 자가 사모하던 한 여인이 자신의 적삼 저고리로 그 한을 풀어주었다. 여인의 적삼 저고리에 달린 구슬이 백옥이었다 하니 한을 풀어준 것이 아니라 염귀에 지배 된 사내를 해방시켜 준 것이다.”

여인의 적삼 저고리에 달려 있던 하얀 구슬에 대한 글귀에서 최강우는 한씨 가문의 사연임을 알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씨 가문의 본관이 하나이니 그나마 다행인 건가.”


최강우는 한씨 가문에 방문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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