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가의 해결사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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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함™
그림/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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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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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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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DUMMY

키퍼 소속 No.21 타깃을 추적과 감시, 능력 파악 등에 임무를 하달받고 미타이 섬이 도착했다.


섬이라는 폐쇄적인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전달받은 정보로는 타깃의 위험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오히려 곁에 있는 인물이 더 위험할 뿐.


상부에서는 가능하면 납치를 해 오면 좋다고 했지만, 화가람이 붙어 있는 이상 사실상 불가능한 임무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마음 편하게 여행 온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첫날부터 산산이 조각나고 말았다.


“크윽!”

“켁!”


자신이 가드로 데리고 온 각성자 네 명은 벨보이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당하고 말았다.


한 명 한 명이 고도의 훈련을 받은 B급 각성자들임을 생각해 본다면, 정말 어처구니없이 당한 것이다.


무슨 벨보이가 손에서 화염을 뿜어낸다는 말인가.


게다가 그들의 움직임은 거의 자신과 맘먹을 정도로 빨랐다. 특히 콧수염을 기른 지배인의 바람 속성 능력은 거의 S급에 필적했다.


‘이런 놈들이 왜 여기에?’


솨솨솩-


또다시 칼날 같은 바람이 빈틈없이 쇄도했다.


No.21은 빠르게 몸을 놀려 그들의 손아귀를 벗어나며 의문을 던졌다.


미타이 섬에 오기 전에 타깃이 누구랑 오는지 그리고 이곳에 누가 와 있는지 모든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결론은 타깃과 아내 두 명뿐.


그렇단 건 여기 지배인과 벨보이는 애당초 이곳에서 살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역시 화승이라 이건가! 젠장! 그렇다면!’


펑! 와장창!


그는 어쩔 수 없이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두꺼운 통창을 뚫고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암초와 폭풍같이 쏟아지는 파도.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지만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었다.


떨어지는 모습을 무덤덤하게 지켜보던 콧수염 지배인은 벨보이들에게 말했다.


“보통 놈이 아니군. 여기 있는 놈들을 끌고 가라. 그리고 섬을 샅샅이 뒤져 놈의 행방을 찾아.”

“알겠습니다. 지배인님.”


벨보이들은 절도 있게 고개를 숙이며 기절해 있는 사내들을 끌고 사라졌다.


“오랜만에 몸을 풀었더니 예전 같지가 않네. 하지만 손님이 왔는데 실망시켜 드릴 순 없지.”


이상하게도 콧수염 지배인은 마치 신이 난 듯 보였다. 정말 오랜만에 손님(?)이 왔던 것이다.


***


밖을 나오니 해가 지고 있는지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호텔을 나와 동쪽으로 걷다 보면 미타이 섬의 중심지가 나타났다.

물론 중심지라고 해서 막 번잡한 번화가는 아니었다.

그저 조그마한 시장과 음식점 그리고 상가들이 제법 줄지어 있을 뿐이다.


휴양 오는 이들에겐 이 정도면 불편함 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저기로 가자.”


난 시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시장 안에는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곳도 있었고 군침 도는 고기 냄새를 풍기는 곳도 있었다.

알록달록한 과일들과 이곳 특산품인 코를 쏘는 ‘티프’라는 향신료까지.


거기에 수많은 수공예품과 원주민들의 화려한 옷들도 있었다.


볼거리가 많은 만큼 시장 안은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더군다나 해가 지고 있어 더위를 피해 숨어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 하나둘 전등이 켜지고 시장은 어느새 야시장으로 변하고 있었다.


우리는 적당히 손님이 들어찬 해산물 식당에 들어갔다. 사방이 뻥 뚫려 있어서 개방감이 좋았다.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기엔 제격.


다행히도 화가람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풀어헤친 머리카락과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평상시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인지라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듯했다.


더군다나 한국도 아닌 외딴섬에 그녀가 있을 거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몇몇 한국인들로 보이는 무리들은 우리를 보고 수군거리긴 했다.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


한국에선 절대 꿈꿀 수 없는 일이다.


잠시 후 주문한 세트 메뉴가 나왔다.


따끈따끈한 커다란 랍스타와 숯불에 구운 새우와 조개, 맛있게 익힌 고기와 티프 볶음밥. 하나같이 맛이 없는 게 없었다.


화가람 역시 선글라스를 이마 위로 걸치더니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씹어 먹는 게 제법 볼 만하다.


더위도 식힐 겸 맥주도 시켜 마셨다.


“크.”


시원하게 목을 타고 넘어가는 청량함.


처음 한 모금은 역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짜릿함을 선사 해준다.


어느 정도 식사를 마친 화가람이 맥주를 한 모금 마시더니 나에게 대뜸 말했다.


“이제 어느 정도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은데.”

“아, 지금? 그럼 그럴까.”


난 냅킨으로 입가를 닦아낸 뒤 그녀를 바라봤다.


습한 지역인지라 촉촉해 보이는 피부와 맥주를 마셔 발그레진 얼굴. 지그시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이 이상하게 예뻐 보였다.


사실 며칠 전 조부모와 헤어진 뒤 그녀에게 나의 각성 능력에 대해 간단히 알려줬다.

워낙 경황이 없었고 갑작스럽게 여행이 잡혔던지라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난 잠시 주위를 둘러봤다.


그 누구도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모든 걸 털어놓기에 최적기일지도 모른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기에 맥주를 몇 병 더 주문했다.


이야기는 맨 처음 가슴 통증부터 시작됐다.


통증을 느끼고 기절을 했는데 깨어나 보니 마력 세포 변이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천외장의 만찬장에서 화가람과 화용제의 싸움을 말리려고 능력을 사용했을 때 각성 능력이 개화했던 사실.


그리고 F등급에서 B등급까지 오르면서 생겨난 새로운 각성 능력과 고유 특성 그리고 히든 특성까지.


이 모든 걸 설명해 주고 나니 테이블에는 빈 맥주병이 여덟 개로 늘어나 있었다.


화가람은 처음 가슴 통증을 말할 때는 짠하게 나를 바라보더니 화씨 집안사람들에게 능력을 사용하면서 숙련도를 쌓았다는 말을 듣고는 조금씩 미간을 꿈틀거렸다.


이건 괜히 이야기했나?


역시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에 가서는 잠자코 듣고 있던 화가람의 이마에 힘줄이 돋더니 결국 버럭 소리쳤다.


“그러니까! 지금 나를 경험치 삼아서 숙련도를 쌓았다는 말이야??”


경험치라니. 말을 해도 참.


“아니, 정확히 따지면 흥분한 너를 말리려다 보니 숙련도가 쌓였다는 말이지.”

“그게 그거잖아!”

“전혀 다른데. 전자는 의도적인 거고 후자는 어쩔 수 없는 거고.”


나의 말에 눈을 굴리며 생각에 잠기던 화가람은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팔짱을 꼈다. 주로 대화가 밀렸을 때 배짱을 부릴 때 쓰는 일종의 습관이었다.


“그래서 지금 잘했다는 거야?”


여기까지 왔으면 거의 해결됐다고 보면 된다.


한번 져 주면 끝이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만 진정해.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알아보면 어떡하려고.”

“알아보라지. 흥.”


화를 가라앉힌 화가람은 삐진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여기까지 와서 싸우지 말자. 응? 그래도 여행인데. 즐기다 가자고. 자자, 시원하게 한잔해.”


우리는 가볍게 병을 부딪쳤다.


성질을 부리면서도 또 시킨 건 잘한다.


제법 귀여운 면이 있다.


그때였다.


[고유 특성 : 미지의 거울이 발동됩니다.]

[히든 특성 : 미지의 거울Ⅱ이 발동됩니다. ‘독심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응? 뭐지?


갑자기 눈앞에 문구가 떠오른다.


웅성웅성-


그와 동시에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생각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겨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나는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봤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당연히 화가람.


[판결하. 이걸 어떻게 기를 눌러주지. 이대로는 억울한데. 사람이 쓸데없이 논리적이란 말이야. 그나저나 옷이 계속 불편하네. 괜히 잘 보이려고 안 입던 옷을 입었더니.]


뭐? 잘 보이려고? 누구한테? 설마 나?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난 맥주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주위를 둘러보며 사람들을 살폈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서 시선을 잠시 멈췄다가 돌아왔다. 이쪽을 보고 있진 않지만, 그의 생각이 읽혔다.


[왜 생각이 읽히지 않는 거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능력이 있는 건가? 제길. 놈들은 아직 안 온 건가? 대체 언제 처리할 셈이지?]


누가 봐도 저 새끼다.


그나저나 놈들? 처리? 누군가가 나를 노리고 각성자라도 고용한 걸까? 아무래도 저놈이 정보원으로 투입된 모양인데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나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

“빨리 다녀와. 나 술기운이 올라오는 거 같아.”


화가람이 살짝 꼬인 혀로 말했다.


어지간히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평소 즐기지도 않던 맥주를 이렇게 많이 마신 걸 보니. 나도 이런 분위기를 놓치고 싶진 않다.


아무래도 혼자 조용히 처리해야겠다.


“알겠어. 잠시만 기다려.”


난 싱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곧장 식당 뒤편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놈은 나의 뒤를 밟고 있었다. 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생각이 온전히 들려왔기 때문이다.


난 순간 모퉁이에 숨었고 놈은 날 놓친 줄 알고 허겁지겁 달려왔다. 나를 지나치려는 순간 그를 불러 세웠다.


“뭐야, 당신?”


남자는 흠칫 놀라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뒤돌아보며 나를 살피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혹시 판결하님 아니세요? 제가 판결하님 팬이라서 혹시나 맞나 싶어서 따라왔습니다. 하하!”


어색하게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긴박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다.


[절대 내 정체가 탄로 나면 안 된다. 만약 내가 노출되면 칠성그룹이 날 죽일게 분명해!]


칠성그룹!


그렇다면 차가은 그년인데. 나를 죽일 생각으로 킬러들을 고용한 건가? 여기까지 첩보원과 킬러를 보낸 걸 보니. 어지간히 나를 죽이고 싶은 모양이다.


[그런데 대체 왜 생각이 읽히지 않는 거지?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아무래도 이놈은 계속 능력을 사용했던 모양이다. 당연한 일이다. 고유 특성인 심해의 장막이 나의 생각과 능력을 감춰 주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서툴군.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어. 넌 절대 내 생각을 읽을 수 없을 테니까.”


순간 남자의 눈이 커지면서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겠지.


[헉! 그걸 어떻게!! 대체 무슨 방법으로 알아본 거야!?]


그의 머릿속은 패닉에 빠지고 있었다.


“칠성그룹에 보낸 건가? 놈들이란 건 어떤 놈들이지?”


남자는 입을 쩍 벌렸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한 가지 단어가 들려왔다.


“뭐? 키퍼? 키퍼가 뭐지? 단체 이름인가?”

“헉! 설마 내 생각을!”


순간 남자는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마치 도둑질당한 표정이다. 당황과 절망과 그리고 서서히 드러내는 살기와 분노. 이제 몇 초 안에 나에게 달려들겠지.


“죽어!”


타탁!


역시나 품속에서 칼을 꺼내든 남자는 날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느리고 약하다.


아무래도 육체적 각성능력은 없는 모양.


물론 나도 육체적 각성능력이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등급이 계속 오른 나에겐 일반인의 범주를 훨씬 넘어선 뛰어난 오감과 반사 신경이 있었다.


휘릭-


몸을 비틀어 정확히 심장을 향해 날아드는 칼을 피한 뒤 한손으로 칼을 든 팔목을 잡아 꺾고 다른 한손으로는 그의 뒷목을 잡았다. 그리고 동시에 잡아당겼다.


푹-


칼은 정확히 놈의 가슴을 꿰뚫었다.


스스로 칼을 찌른 셈이다.


빠르고 간결한 동작.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허극...”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허물어져갔다.


난 재빨리 그를 부축한 뒤 한쪽 벽면에 조심스럽게 기대 앉혔다.


그리곤 죽어버린 남자를 내려다봤다.


“이런...”


난감하다.


딱히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죽이지 않았다면 처리가 곤란했을 것이다.


난 그의 얼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뒤 구석으로 밀어 넣고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눈에 띄지 않게 일찍 들어가 봐야겠다.


“응?”


음식점으로 돌아오니 자리에 화가람이 없었다.


“또 어딜 간 거야.”


꺄!

오오!


그때 저 반대편에서 화가람의 목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몰려 있는 걸 발견했다. 그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뭔가에 열광하는 중이었다.


“또 무슨 짓을······.”




선호작과 추천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운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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