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부터 시작하는 고종 키우기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퓨전

새글

daybreak95
작품등록일 :
2024.08.05 17:10
최근연재일 :
2024.09.18 18:3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82,739
추천수 :
4,623
글자수 :
281,202

작성
24.08.25 18:30
조회
1,646
추천
91
글자
14쪽

외교관은 글로 말한다, 뒤에서.

DUMMY

“선교사들을 설득해서 불란서가 조선에 군대를 파견하게 하라는 말씀이십니까?”

“정확히는 그렇게 보이도록 해 보라는 뜻이네.”

“군대를 직접 빌리라는 것보다 그편이 쉽기는 할 것 같기는 합니다.”

“가능하다면 빌려 와도 좋네. 전하께서는 된다면 오군영을 폐하고 신군(新軍)을 두실 심산이시니까.”

“아, 예. 된다면 그리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당장 내일부터 어찌하여 불란서에서 군을 빌려야 하는지부터 정리하여 올리게.”

“이걸요?”

“내가 보고 다시 전하에게 올릴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하니 최대한 상세하고 선후 관계를 밝혀 쓰게.”

“제가요?”

“여지껏 무엇을 들었는가? 그러면 누구겠나?”

“책으로 올리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대도.”

“관직도 없는 제가 감히 가능하겠습니까?”

“관직이 뭐가 필요가 있는가. 자네는 그저 내 문객(門客)으로 전하께 올릴 시무책을 돕는 것인데. 왜. 청안광 선생께서는 음서로 작은 벼슬이라도 하시길 원하는가?”

“아뇨.”


최후의 기술은 ‘이걸요?, 제가요?, 왜요?’를 사용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럼 앞에 나서서 책임질래?’라는 매정한 대답.


크윽, 역시 현역 만기 전역은 따라갈 수 없는 특수 요원만의 디테일이 있어야 하는 걸까. 쥐뿔도 먹히지 않았다.


순식간에 외주 용역 2탄을 받아 버린 이 상황. 아니, 분명 미친놈처럼 지르면 개소리구나 하고 넘겨야 정상일 것을 대체 어디까지 깨어 있다는 말인가.


“영감. 착수하기 전에 긴히 여쭐 것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시무책이 통과되리라 보십니까?”

“그것은 올리고 나서 전하께서 내리실 성단(聖斷)을 기다릴 일이네. 올리기 전부터 안다면 어찌 신하로서 어전에서 강론(講論)할 필요가 있겠는가.”

“제가 조정과 사무의 일은 아는 바는 없으나 보통 시무책은 어심의 향방이 정해진 이후에 올리는 것이지 않습니까.”


저번에도 그랬듯 보통 이런 조사의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 특히나, 윗분들이 보시고 흡족해하실 만한 보고서는 앞뒤가 아주 착착 맞아떨어져야 한다.


결론을 정해 놓고 역순으로 세밀하게 짜 맞추면 보시기에 흡족한 결과가 나온다는 소리.


모든 직장인이 가장 증오하는 문장 ‘좋은데 다시 해 와.’를 듣기 싫다면 최소한 박규수가 정한 바는 알아야 했다.


“향방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도 좋습니다. 영감을 이조참의에 두신 금상 전하께서는 이를 강론하여 무엇을 얻으려 하시는 겁니까.”

“정견에 서투르다더니 벌써부터 그런 것을 걱정하는가?”

“어심을 헤아리는 것은 하늘을 읽는 것과 같으니 배움이 얕은 저로서는 교각살우(矯角殺牛) 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숙고하고 숙고할 뿐입니다.”

“외려, 그대가 한번 맞혀 보게. 장차 성상께서는 어찌하려고 그러시는지 말이네. 이미 이판을 움직여 이정청의 인사에 개입하셨고 병판을 교체하셨지. 알고 있었나?”

“아뇨. 조정에 연이 없어 몰랐습니다.”

“이제 알았으니 눈이 트였겠군. 한번 궁구해 보게. 자네의 답이 궁금하군.”


이런 시민 권력이 개입되지 않는 전근대의 정치는 민주 시민이던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다.


그래도 드라마 대신 9시 뉴스 애청자이던 시절의 기억을 상기하며 천천히 생각에 들어갔다.


이조판서는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인사혁신처장이자 나라 안의 일. 즉, 내무(內務)를 담당하는 장관의 자리.


여기를 비변사가 아니라 왕이 직접 움직여 온갖 권력자가 참여하는 삼정이정청의 인사에 개입한다는 건 지금껏 눌려 온 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병조판서를 갈아치웠다는 바는 가장 중요한 군권을 틀어쥐겠다는 뜻. 현실과 의도는 다르겠지만, 원래 독재 국가는 현실보다 지도자의 의도가 더 중요하다.


“김문(金門)을 지우실 생각이시군요.”

“말했던 바와 다르게 정견에 참 밝군.”

“귀 막고 사는 소인배라고 해도 한성에 산다면 알게 되는 정도뿐이지요.”

“그래서, 자네는 어찌할 생각인가?”

“한낱 유상 노릇 하는 제게 어찌 그런 과분한 바를 물으십니까, 영감.”

“겨우 그 자리에서 끝낼 생각이었다면 진주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아닌가?”


아닌데요. 정말요. 저는 그냥 중인 놈들이 ‘같이 혁명하지 않을래?’라고 하길래 확실한 사리판단을 위해 현장답사를 간 것뿐인데요.


박규수는 그렇게 말해도 안 믿어 줄 눈빛으로 날 보고 있었다. 근데, 일개 동네 카페 사장의 그렇게 중요할까, 과연?


“흥선군을 통해 궁에 타락을 올린 것도 자네였지. 그 낙죽으로 전하께서 활력을 찾으셨으며. 또한, 단사(摶沙)와 같던 중인들을 한데 엮었고, 나를 통해 민란의 장기화를 노리지 않았나. 밖으로는 불란서 선교사들과 통하고 그들로 흥선군 대감 댁에 출입할 정도로 깊은 교분을 유지하더군. 오히려 내가 묻고 싶군. 한낱 유상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지를.”


내 눈을 아주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박규수, 그 안에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얘는 분명히 뭔가 있다. 뭔가 노리고 있다. 확실히 알고 있다.


유인원들만 가득한 세상에 떨어진 인간이 드디어 사람을 만나 통했다는 눈빛이 아주 강렬했다.


아주 크고 단단히 쌓인 오해다. 이제 와서 ‘저는 그냥 커피 좀 팔면서 금쪽이 개똥이를 사람 만드는 게 꿈입니다.’라고 해도 씨알도 안 먹히리라.


아니, 애초에 ‘백성은 벌레예요.’ 하는 명복이가 몇 년 후면 임금이 된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는 일. 습관적으로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잡은 표정을 풀면서 의도한 얼굴을 내비쳤다.


감정 없이 기계적으로 올라가는 입꼬리, 살짝 게슴츠레하게 감기는 눈 그리고 멀리 보는 듯 약간은 공허한 시선 처리까지.


“영감께서는 조선이 후일 어찌 되리라 보십니까? 이대로 간다면.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흑막인척 하자. 다 알고 대범하게 움직인 것처럼 굴어야 한다.


외교관의 첫 번째 법칙. 가볍고 얕보이느니 차라리 교활하고 악랄하게 보여라.


박규수는 내 말에 턱을 잡고 깊이 생각에 잠겼다. 성공이었다.


편한 날은 다 갔구나.


* * *


‘지금의 성상께서 돌아가시고 나면 대권을 누가 이으리라고 보십니까. 영감께서도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끝으로 이회신은 허리를 푹 숙여 인사하고는 떠났다.


늦은 밤. 촛불을 켜 놓은 채로 박규수는 한참을 뜻대로 적히지 않는 시무책 앞에 앉아 있었다.


붓을 몇 번이고 들었다가 놓았다가 했지만,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무언가를 적기가 조심스러웠다.


긴 촛대가 한참을 그의 시간과 함께 타들어 가며 흘러내린 촛농을 남기고 떠났다.


결국, 한참이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자, 초를 끄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까만 밤하늘. 거기에는 큰 달과 빼곡한 별들이 깊게 수놓아져 있어 밝지만, 그 밑의 땅은 아니다.


저 멀리 왕궁을 숙위하는 병사들의 횃불이 오가는 게 보일 정도로 한성 전체가 어두웠다.


“이를 물었다는 건 답을 안다는 소리로다. 답을 안다는 것은 이미 행하고 있다는 뜻이고.”


이회신이 장차 권력에 욕심이 있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박규수가 도달한 결론은 하나. 바로, 흥선군이었다.


아마도 흥선군이 어좌(御座)에 오를 수는 없다. 오르게 된다면 그의 자손.


“지금의 예를 상고하자면, 장자가 아니라 차자(次子)가 합당할 터. 그렇다면, 그때 그 소년이겠구나.”


장자는 되도록 다른 가문의 양자로 보내는 법이 없다. 그렇기에 고른다면 차자.


그리고 박규수가 기억을 더듬어 그 나이를 떠올려 보자면 올해에 아직도 채 열 살이 되지 않은 아홉.


“그렇다면 왜 흥선군인가. 남연군의 자손이 가장 가깝다고는 해도 흥녕군, 흥완군, 흥인군도 아니지 않은가. 흥인군의 군부인이 김씨인 것을 제외하더라도 둘이 더 있다.”


생각이 깊어지는 박규수. 그러다가 별안간 자신이 했던 말이 뇌리를 스친다.


‘흥선군을 통해 궁에 타락을 올린 것도 자네였지.’


순서를 바꿔 보자. 흥선군이 어좌에 욕심이 있어 이를 보고 움직인 것이 아니라.


이회신이 흥선군을 욕심이 들 게 하기 위해 움직였다면? 아니, 애초에 지금도 흥선군은 그저 모범적인 종친일 뿐이라면?


“···그렇다면 희대의 간웅(奸雄)이로다. 대체 몇 수 앞을 어떻게 내다보고 그리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인가. 시작이 어디인가. 불란서? 아니다. 거기가 아니다. 순서를 엄히 따지자면 그건 인(因)이 아니라, 결(結)이다.”


모든 행동에는 인과 결이 존재한다. 박규수는 이회신의 ‘왜’를 계속해서 숙고했지만, 뚜렷하게 잡히는 게 없었다.


왜, 어전에 낙죽을 올려 임금의 옥체를 보중하게 하게 했는가.


어찌하여, 불란서 선교사들과 교통하는가.


어째서, 중인을 잡아당기고 자신을 움직였는가.


무슨 이유로, 제 스스로 ‘어좌에 오를 만한 자’를 뽑아 놓고 그리 움직이는가.


그 모든 것에 그럴듯한 이유가 없었다.


겨우 알량한 일신의 안온과 부유? 그런 것이었다면 그렇게 나설 필요가 없다.


권세와 권력을 누려 가문을 드높이고 명성을 얻는 것? 그러려면 임금이 아니라 김씨에게 가서 비볐어야 하리라.


까만 밤이 푸른 새벽으로 변할 동안, 한참을 뒷짐을 지고 별이 움직이고 달이 흘러가며 다시 천천히 해가 산 뒤에서 오르는 것을 보며 박규수는 깨달았다.


“도(道)를 따르는 것이로다.”


산천에 틀어박혀 경전으로 삶을 논하는 자들의 말과 같았지만, 그것 말고는 없었다.


지금 조선의 형국에서 임금의 명줄을 최대한 붙잡아 놓으며 김씨를 향해 칼을 뽑게 하고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바를, 자신이 평생 배운 바로 설명하려면 그것밖에 없었다.


“정녕, 이를 믿어야 한다는 말인가.”


박규수는 잠시 후 완연히 떠오른 태양을 보고서 자신이 믿고 믿지 않고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믿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허나, 그대로 믿을 생각은 없었다. 믿고 싶다는 마음으로 믿는 것은 어리석은 것임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디 한번 보자. 정말로 단지 그냥 우유나 파는 유상일지. 아닐지.”


선 채로 밤을 새웠더니 따뜻한 흑두차가 마시고 싶었다.


* * *


박규수의 문객 일을 해야 하니 당분간은 흥선군 댁과도 거리를 둘 필요가 있었다.


괜히 나 때문에 흥선군까지 김씨의 눈 밖에 날 필요는 없는 일. 이개똥 인간 개조 계획에 차질이 생기겠지만, 그 정도는 다 방법이 있다.


어떻게? 나의 어린 시절을 책임지던 교육 방법. 바로, 학습지 구문이다.


구문(構文). 구몬이 아니다. 매일 아침 신선한 당락과 초당이 흥선군 저택으로 배달되는 것을 이용한 방식이었다.


생각을 짜낸 글(억지 단어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홍필(紅筆), 빨간펜보다는 낫지 않은가.)이라는 이름의 학습지는 내가 친히 초당 포장지에 적은 글이다.


별다른 건 아니고 내 학창 시절의 몇 안 되는 낙이었던 풍선껌 만화를 오마주 삼아 소소한 글귀를 적어 놓은 것.


하나하나가 모두 주옥같기 그지없는 금언(金言)이었다.


현실적인 시야로 시국과 맥락을 읽는 법과 백성을 헤아리는 마음.


실무자가 일하는 데 섣불리 끼어들지 않아야 한다는 신뢰와,


자꾸 시장에서 신기해 보인다고 웃돈 주고 주워 오지 말라는 현실적인 충고까지.


“다시 만날 때까지 원격 자율 학습으로 제발 성장해 있거라. 제발. 김씨도 조씨도 모두 시켜 먹는 우유 배달이 아니면 우리가 만날 수가 없구나.”


간혹 저택을 오가는 선교사의 말을 들어 보면 명복이는 이전보다 글공부도 차분하게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이게 다 내 눈높이 교육 덕분이리라. 그동안 나는 프랑스 선교사들을 노골적으로 만나며 동시에 그들과 함께 러시아를 흉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러시아가 아주 흉학한 이교도라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신앙의 형제이신 리 형제님께서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그 증거도 제공하겠습니다. 홍콩에 서한을 보낼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보내올 겁니다. 목회자로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하느님께 송구하지만, 당장 르 피가로(Le Figaro) 몇 부만 보셔도 아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단 얘기가 나오자 지구 반바퀴를 돌아와서 선교할 정도로 독실하던 선교사들의 눈동자가 희번덕거렸다.


역시나, 이교도는 그나마 개종시킬 수 있는 부류라 용서해도 이단에게는 가차 없는 가톨릭다운 언행이었다.


그렇게 몇 세기는 이른 루소포비아(Russophobia), 공러증의 기원이 될 다분히 요사스러운 책이 한 권 뚝딱 만들어졌다.


물론, 없는 소리를 한 건 아니었다.


“지난 경신년(1860년) 관백(關白)의 차왜(差倭)가 고하기를 ‘일본은 이미 노서아(魯西亞)·불란서(佛蘭西)·영길리(英吉利)·아묵리가(亞墨利加) 이 넷과 통화(通貨)하였다.’라고 하였는데 어찌 이 중에 노서아만 문제가 되는가?”

“그 넷 중 셋은 바다 건너 멀리에 있는 자들이니 원교근공(遠交近攻)의 묘로서 대하여 교분하여도 문제가 없는 자들입니다. 허나, 노서아만은 두만강을 경계로 국경을 접하였으니 어찌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노서아가 위협한다면 불란서가 긴요하니 이이제이의 묘를 살리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되지 않겠습니까.”

“나쁘지 않군.”


엄정한 천재 상사 박규수도 흡족해했으니 아주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고맙다, 조선책략.

2등 서기관 김택환이 없던 시대에 태어난 범서(凡書)여.


작가의말

1. 박규수가 비록 조부 박지원을 이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유학의 도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죠. 그렇기에 이회신의 행동 이유를 도(道)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도 이상한 바는 아닐 것 입니다. 실제로, 박규수는 윤종의가 저술한 <벽위신편(闢衛新編)>을 평한 <벽위신편 평어(闢衛新編評語)>에서도 천주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으며, 1861년 열하사로 청에 갔을 때도 “ 노력숭명덕(努力崇明德,우리 힘을 다해 밝은 덕을 숭상하며), 위도거명모(衛道去螟蟊, 도를 지키고 해충(洋夷)을 제거합시다) ”라는 시를 짓기도 했으며 환재집에서는 “전문마육신가파 (傳聞馬六新嘉坡, 듣자하니 말라카와 싱가포르에) 번역문자유서원(繙繹文字有書院, 문자를 번역하는 서원이 있어) ... (중략) ... 귀아동문이일변(歸我同文夷一變, 오랑캐도 중화로 변하리)”이라고 밝혀 적은 바가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도 박규수가 추구하는 도(道)는 고정되어 있거나 옛 요순이나 주나라 시대의 고루한 것이 아닌 상황과 시기에 따라 변하는 시도(時道)이며, 닥쳐온 일을 넓은 사고로 해결해나간 행정가라는 점은 변하지 않죠. 오히려, 18~19세기의 실학, 북학, 개화 등의 논지를 띈 자들이 얼마나 실질 정치에 발도 담그지 못하고 변경에서 떠들었는지만을 고려한다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박규수는 이회신이 ‘서양 잡신을 숭앙하며 침략의 도구로 쓰이는 천주교 때문에 이딴 짓을 했을 리가 없다!’라고 생각하고 ‘그러면 당연히 도(道)겠네?’라고 이해한 것입니다. 흥선군과는 정반대의 기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소설 속 흥선군에게 도는 딱히 중요하지 않거든요.

(  출처 : 조지형. "<闢衛新編 評語>를 통해 본 瓛齊 朴珪壽의 천주교 인식과 대응론." 누리와 말씀 -.29 (2011): 125-164. / 장인성. (2024). 박규수, 김윤식, 유길준의 실학정신과 한국사상사. 대동문화연구, 125, 145-176. )


2. 이회신 표 구문의 직접적인 모티브는 롯데의 1990년대 히트 상품 ‘만화 풍선껌’이 모델입니다. ‘쥬시후레쉬. 후레시민트. 스피아민트. 오! 롯데 껌! 좋은 사람 만나면 나눠주고 싶어요! 껌이라면 롯데 껌!’ 이라는 CM송이 유행할 쯔음 나온 제품입니다. 참고로 해당 만화껌의 작가인 안성근 씨는 35년의 근무를 마치고 작년 2023년 퇴사하셨습니다. 저는 해당 세대가 아니라 모르지만, 왠지 정겹습니다.

( 출처 기사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31229_0002575481 , CM송 : https://youtu.be/70RjBoo4kXg)


+ 이교는 1. 교리는 같으 교도권이 다르다. - 이교(離敎/Schism) 2. 종교가 다르다. -  이교(異敎/Pagan) 동음이의의 뜻을 한국어에서 가집니다. 이회신은 2번이라고 생각하고 1번을 발음했고, 이에 베르뇌 주교가 ‘그렇다, 1번이다.’ 라고 한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묘사가 되겠습니다. 해당 부분은 다시 적을 일이 있다면 주의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 작성자
    Lv.58 al*****
    작성일
    24.08.25 19:00
    No. 1

    프랑스 녀석들도 영국 못지 않게 혀가 길군요. 러시아가 저 시절에는 공공의 적으로 느껴졌으니 그럴법도 하겠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g9******..
    작성일
    24.08.25 19:18
    No. 2

    어이..개구리냐..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제르미스
    작성일
    24.08.25 19:36
    No. 3

    조선책략이 조선외교책략으로 진화 ㅋㅋ

    찬성: 6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8.25 21:24
    No. 4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방구맨
    작성일
    24.08.26 04:29
    No. 5

    아 ㅋㅋ 다른건 모르겠고 러시아 일본 나쁘고 영국 좋고 존버하면서 미국만 믿어야한다고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레미기우스
    작성일
    24.08.29 19:49
    No. 6

    TMI) 가톨릭에선

    -이교(離敎, schism, 교리가 똑같지만 가톨릭 주교단과 일치하지 않는 교회)
    -이단(異端, heresy, 교리가 조금 다른데 그리스도교는 맞고 세례도 호환되는 종교)
    -이교(異敎, 다른 종교)

    를 구별합니다. 러시아 정교의 경우 여기선 이단이 아닌 이교(離敎, schism)로 분류가 되죠.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daybreak..
    작성일
    24.08.29 20:08
    No. 7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해당 부분은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었다 보니 이회신의 종교적 지식이 대단치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회신은 본인 스스로가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의 증명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신앙심 따위는 없을 정도의 인간입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말에 해당 부분을 정리하여 추가 해보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16 켈리포늄
    작성일
    24.09.03 09:16
    No. 8

    조선책략은 ㄹㅇ 범부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ps*****
    작성일
    24.09.08 22:22
    No. 9

    구몬도 괜찮습니다
    한자어로 공문 선생님(교사)이 자식이 장애(다운 증후군)이라 응용은 안되더라도 반복하다보면
    미적분까지는 계산할 수 있게 만든게 구문수학입니다
    더럽게 지겹지만 잘 하면 수포는 면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ly******..
    작성일
    24.09.10 23:26
    No. 10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Nocchi
    작성일
    24.09.17 22:28
    No. 11

    구몬에 쥬시후레쉬 헤당세대가 아니라시는걸 믿으란겁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nott
    작성일
    24.09.19 00:51
    No. 12

    만화 풍선껌은 90년대 그 이전부터 였습니다. 90년대는 리뉴얼 한 것입니다. 70년 롯데에서 "왔따껌"이라는 이름으로 만화책 풍선껌을 출시했고 이 때도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72년에는 쥬시후레쉬, 스피아민트, 후레쉬민트 3종이 출시되고 75년에는 이브껌이 출시되죠. 그리고 쥬시후레쉬, 스피아민트, 후레쉬민트 3종은 천연치클을 사용한다고 광고하면서 이 때 언급하신 CM송이 등장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카페부터 시작하는 고종 키우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이 변경되었습니다. 24.09.09 83 0 -
공지 새 제목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24 24.09.05 140 0 -
공지 이씨 카페 한양 본점 VIP 24.08.12 156 0 -
공지 9/15부터 월~금 오후 6시 30분에 커피 볶습니다. +2 24.08.05 1,435 0 -
48 윤리적 경영, 조선 야쿠르트의 시작 NEW +10 23시간 전 727 58 14쪽
47 조선 외교 정상화의 이회 신 (2) +8 24.09.16 1,042 74 15쪽
46 조선 외교 정상화의 이회 신 (1) +13 24.09.15 1,099 77 14쪽
45 첫 외교적 성과, 청나라 집안 싸움 +7 24.09.15 1,077 77 15쪽
44 황궁의 짐승과 조련사 박규수 +12 24.09.14 1,116 78 14쪽
43 프랑스는 진짜 유명한 유럽의 중국임 +12 24.09.13 1,169 87 14쪽
42 숏돌이 이회신과 특급 요리사 언년 +16 24.09.12 1,212 82 13쪽
41 이렇게 된 이상 청나라로 간다 (3) +9 24.09.11 1,254 69 13쪽
40 이렇게 된 이상 청나라로 간다 (2) +13 24.09.10 1,287 72 13쪽
39 이렇게 된 이상 청나라로 간다 (1) +8 24.09.09 1,308 82 14쪽
38 원래 약소국은 이렇게 외교하거든요? (2) +16 24.09.08 1,460 89 13쪽
37 원래 약소국은 이렇게 외교하거든요? (1) +16 24.09.07 1,460 90 12쪽
36 번국은 맘대로 팔아먹는 중화식 외교 +8 24.09.06 1,489 82 14쪽
35 가장도 그리고 나라도 지키는 청안다점 +9 24.09.05 1,528 89 15쪽
34 새로운 길을 내는 방법 +12 24.09.04 1,543 94 14쪽
33 선왕, 강종의 유산 +16 24.09.03 1,615 94 14쪽
32 얘는 그냥 이회신이 좋음. +18 24.09.02 1,684 94 15쪽
31 개똥이, 임금이 되다. +15 24.09.01 1,677 98 13쪽
30 너무 늦게 타오른 불꽃 +17 24.08.31 1,637 105 13쪽
29 조선 외교 TF팀, 그런데 나 혼자인 (3) +9 24.08.30 1,574 93 13쪽
28 조선 외교 TF팀, 그런데 나 혼자인 (2) +10 24.08.29 1,576 94 13쪽
27 조선 외교 TF팀, 그런데 나 혼자인 (1) +9 24.08.28 1,592 95 13쪽
26 시작된 강화도령의 라스트 댄스 +12 24.08.28 1,625 95 12쪽
25 뒤에서 움직이는 조선의 외교통 (2) +11 24.08.27 1,598 101 14쪽
24 뒤에서 움직이는 조선의 외교통 (1) +11 24.08.26 1,608 96 13쪽
» 외교관은 글로 말한다, 뒤에서. +12 24.08.25 1,647 9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