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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AK
그림/삽화
NOVAK
작품등록일 :
2024.08.05 19:36
최근연재일 :
2024.09.15 14:48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570
추천수 :
44
글자수 :
104,043

작성
24.09.09 23:32
조회
20
추천
2
글자
11쪽

메가타워 #1

DUMMY

꽝......인가.

30초 정도 반응을 기다렸으나 제인에게 답장은 오지 않았다.


좀 더 그럴듯한 말로 낚았어야 했나? 사실 질문이 너무 정직하긴 했다.

성급했다. 오래전 형사 영화에서 봤던 대사가 떠올라서 막 던져버렸다.


그렇게 몇 분의 시간이 더 흘렀다. ‘브로커의 정체를 밝히려면 마성준을 다시 족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이었다.


나는 ‘새로 획득한 능력’을 점검하다 자리에 일어섰다.


“희주 씨, 여기 잠깐 계세요.”

“다녀와요, 정열 씨.”


나는 병실 밖으로 나가려 문을 열어젖혔다.


삐-

그런데 순간 메시지가 깜빡거린다.


[폭풍의 제인 님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왔다.


[‘누구냐, 넌?’이라니. 대사치고 앉았네.] - 제인


제인의 메시지가.



한참 뜸을 들이다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면 답을 할지 말지 고민을 상당히 했던 것 같다.


기회를 놓치면 안돼. 이번에는 신중히 말하자.


일단 칭찬으로 시작해 본다. 나는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보냈다.


[네가 ‘퀀텀 존’을 알려 준 덕분에 나도, 시민들도 살았어. 고맙게 생각한다.]

[일인자라고 정체를 밝힌 너의 멍청한 짓거리를 수습하느라 어쩔 수 없었던 것뿐이야. 네가 패배해서 시민이 다 죽으면 곤란하거든.] - 제인


녀석의 말은 정론이다.


나의 정체를 만천하에 밝힌 건 누가 봐도 예상 밖의 행동이고 무모했다. 그리고 그행동이 이번 판을 예측 불가한 영역으로 움직였다.


[넌 인간 편이야?]

[난 아무 편도 아니야. 그냥 승리의 편이지.] - 제인


[나를 도운 것이 너의 승리를 위한 거야? 나를 도와준 이유가 뭐지?]

[말했잖아. 나는 '원주민의 패배'를 막은 거야.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고. 네가 일인자의 정체를 까발릴 줄은 몰랐거든. 상상 이상으로 별종이야, 너.] - 제인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죽으면 지원자, 즉 기갑사단이 승리한다. 그러면 이 구역 시민 전원이 죽게 돼. 그리고 그러면 나도 좀 곤란했거든.] - 제인


[어째서?]

[내 '의뢰인'의 베팅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 그러면 판돈을 날리게 돼.] - 제인


[판돈? 고작 그거 때문에 나를 도와준 거야?]

[왜. 그러면 안 돼?] - 제인


순간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인간’인 내 감정이다. ‘저쪽’ 입장으로 생각하면 지극히 정상이다. 그래. 나도 녀석의 행위에 거창한 대의명분이 있을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자존심 상하나? 난 너의 패배를 막은 거야. 네가 적을 쓰러뜨리는 바람에 이번 베팅에 승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됐어. ‘원주민의 승리’에 베팅한 자는 아무도 없었거든.] - 제인


제인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 베팅에는 다음의 세 가지 옵션이 있었다.


1. 원주민이 이긴다.

2. 지원자가 이긴다.

3. 승자가 없다.


전체의 90%가 2번. 나머지 10%가 3번에 베팅했다. 1번, ‘원주민이 이긴다.’에 베팅한 도박사는 아무도 없었다. 만약 내가 일인자임을 밝히지 않았다면 3번, 승자 없이 전야제가 끝났을 거라는 게 제인의 설명이었다.


[그래, 알겠다. 그런데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지?]

[본 게임 전까지 EKA-68 구역은 더 이상 전야제가 벌어지지 않아. 남은 기간 지원자의 습격에서 배제된다. 너의 행동은 지극히 무모했지만, 그래. 결과적으로 이 구역 시민들은 생명을 연장하게 됐어.] - 제인


잠시의 평화라. 언뜻 듣기에는 좋다.

다행이긴 하지만...... 그것이 정말 좋기만 한 것일까?


[그 뒤는.]

[뭐?] - 제인


[그 뒤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 뒤는.......] - 제인


10초 정도 말이 없던 제인이 답한다.


[지금은 그저 잠시의 평화를 즐기는 게 좋아.] - 제인

[말하라고!]


지직!


순간 가슴팍에 통증이 엄습했다. 스파크가 튀었다.


[경고. 융합 부위의 오염이 제거되지 않아 출력이 제한됩니다.]


프로그램의 경고 메시지.

그럴 만도 하다. 적응도 70%에서 100%로 출력이 ‘강제 개방’된 데다가 레오파드의 공격에 배까지 뚫렸었다. 후유증이 없다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다만 이 후유증이 이틀의 휴식만으로 회복이 아직 안 된 것인지, ‘영구 손상’인지 그것은 알 수 없었다.


깜빡깜빡. 멈췄던 커서가 움직인다.


[몸이 안 좋은 모양이군.] - 제인


흠칫.


주변을 둘러보았다. 뭐지, 이 녀석? 어디선가 나를 보고 있는 것일까? 병실에 있는 사람은 희주와 민서뿐이다.


나는 창가로 달려갔다. 사방에 반파된 건물 사이로 녀석을 찾았다. 하지만 없다. 어디서도 녀석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정열 씨, 무슨 일이에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뭔 일이냐는 듯 똘망똘망한 눈을 깜빡거리는 민서와 걱정스러운 눈빛의 희주. 나는 둘을 진정시킨 뒤 빠르게 병실 문을 나섰다. 밖에는 김정미를 비롯해 파티원 둘이 있었다.


“일인자님!”

“일인자님, 깨어나셨네요!”

“일어났군요!”


복도 의자에 앉아 있던 셋이 나를 보자마자 후다닥 달려왔다.


“잠깐만요.”


나는 그들에게 잠시 기다리라 말한 뒤, 사람들이 없는 창고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불을 끄고 구석 의자에 앉아 대화를 이어 나갔다.


[너, 나를 보고 있었나.]

[나는 언제건 너를 볼 수 있다.] - 제인


[좋아. 그 건은 됐고. 그런데 난 사실 답장이 올 거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 나에게 말하는 이유가 뭐지?]

[‘의뢰인’이 너한테 관심이 좀 있어. 흥미랄까. 그래서 나도 너를 좀 지켜보기로 했어.] - 제인


[나에게? 왜?]

[의뢰인이 너의 ‘의외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번 판에 원주민이 이길 확률은 없었어. ‘메탈 레오파드’는 상당히 강한 놈이야. 그리고 너는 ‘주목받는 원주민 리스트 30’에도 없는 약체였거든. 그런데 네가 판을 뒤집었어. 사실 그건 내 조언이 있다고 해도 불가능에 가까운 거야. 솔직히 네가 그놈을 이기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것도 이런 전야제 극 초반부에 말이야.] - 제인


[궁금한 게 있다.]

[넌 참 질문이 많군. 아직도 뭐가 남았어?] - 제인


궁금증이야 남은 게 산더미지.

하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에 그런 건 아니야.


나는 창고에서 나와 희주가 있는 병실 앞으로 돌아왔다. ‘가정’을 확실히 하기 위해 확인할 것이 하나 있었다.


이 거리라면.......


나는 주변을 돌아보며 몇 가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심증을 확신으로 굳혔다.


너는...... 역시 그랬군.

뭔가 미심쩍었었다. ‘그때’부터 말이야.


이제 내 차례다. 슬슬 압박을 시작해 볼까.


나는 녀석에게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참가자가 아닌데 넌 어떻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거지? 넌 참가자야? 아니면 이 판때기의 심판이야?]

[박정열. 선 넘는 질문은 하지 않는 게 좋아.] - 제인


동요한다. 녀석이 보낸 메시지에는 감정이 있다. 그것은 당혹.


그런데 미안해서 어떻게 하냐. 선 넘는 질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식아.


나는 쐐기를 박는 한 마디를 건넨다.


[너는 ‘공식적으로’ 이 이벤트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야. 그렇지? 넌, ‘외부인’이니까.]


삐-


[폭풍의 제인 님이 채팅을 종료하였습니다.]


예상했던 결과다. 내가 놈의 아킬레스건을 자극하면 분명 이렇게 반응하겠지. 하지만 이미 늦었다. 넌 이미 들통나 있다.


이 냉철하고 비정한 녀석은 한 가지 큰 실수를 했다. 그것은 내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준 것도, 레오파드에게 당할 때 ‘퀀텀 존’을 알려준 것도 아니다.


그 실수는.......

바로 네가 ‘내 능력’을 모른다는 것이다.


드르륵!


나는 거칠게 병실의 문을 열었다. 희주와 민서가 나를 맞는다.


“정열 씨! 이야기는 다 끝났어요?”


희주가 물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나는 대답 없이 성큼성큼 모녀에게 다가갔다. 희주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게 묻으며 허둥댄다.


“왜, 왜, 왜, 왜 그래요, 정열 씨. 노, 놀라게.”

“아니요. 희주 씨, 놀라지 말아요.”

“그게 무슨, 정열 씨! 악! 왜, 왜 그래요, 갑자기 애한테!”


나는 거칠게 민서의 팔목을 잡아 창가로 밀어붙였다. 그러자 희주가 깜짝 놀라 만류한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팔을 옆으로 밀고 민서의 앞에 섰다.


“김민서!”

“사, 삼촌. 왜 그래요, 무섭게.”

“녀석을 불러. 얼굴 보고 할 이야기가 있어.”

“사, 삼촌. 무슨 말이에요?”


민서는 크게 당황한 얼굴이다. 하지만 나는 방금 문밖에서 해킹(LV3)를 통해 보았다.


**


이름: 김민서

칭호: 없음

기본기: 연약한 신체(LV1), 무녀의 지식(LV1), 신내림(LV3)

파생기: 무녀의 시선(LV1), 빙의(LV2)

특수기: 정령 소환(LV1)

퀀텀스피릿: 없음


은하력: 4


퀀텀스톤: 13S


**


나는 지금까지 민서와 희주의 능력을 본 적이 없었다. 나에게 그들은 구해줘야 할 ‘연약한 시민’이지 능력을 확인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서가 가진 뜻밖의 능력을 보고는 그것에 주목했다.


그것은 신내림(LV3)과 빙의(LV2).


신내림(LV3)

- 신기가 있는 자에게 주어진 능력으로 ‘정신체 상태’인 존재와 접촉할 수 있습니다.


빙의(LV2)

- ‘정신체 상태’인 존재를 몸 안에 불러들일 수 있습니다.


민서를 훔쳐볼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폭풍의 제인’이 방금 나에게 던진 말이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에.


- 몸이 안 좋은 모양이군. -


녀석이 내 몸 상태를 알아챘을 때 바로 확인했다. 병실 밖은 아무리 살펴도 나를 감시할 공간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놈이 방 안에 있을 가능성은?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찾다 발견한 민서의 수상한 능력 두 가지.


나는 즉시 민서의 로그기록을 훑었다. 그리고 발견했다. 민서의 지난 보름간의 기록을.


놈은 민서의 몸에 ‘빙의’ 된 상태다. 아니면 ‘기생’하고 있거나 말이다.


나는 민서의 몸을 잡고 흔들었다.


“민서야, 녀석을 불러.”

“무슨 말이에요, 삼촌! 나 울 거야! 엄마!”

“정열 씨! 애한테 무슨 짓이에요!”


희주가 나를 뜯어말린다.


좋아. 비겁하게 애한테 짱박혀서 안 나오겠다 이거지.


나는 민서를 끌어안은 뒤 귀에 들릴 듯 말 듯 소곤거렸다.


“나오지 않으면 ‘빅 아이’의 감시 프로그램에 너를 신고하겠다.”


작가의말

어떤 내용이든 의견 주시면 발전하고 나아가겠습니다. AI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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