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베는 달빛 검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레드보이맨
작품등록일 :
2024.08.08 16:32
최근연재일 :
2024.09.14 17:4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368
추천수 :
9
글자수 :
71,714

작성
24.08.20 17:09
조회
28
추천
1
글자
14쪽

이별

DUMMY

어제 저녁.

짧으면서도 길었던 그 암흑의 시간 동안 나는 한 가지 질문에 사로잡혀 있었다.


'전생에서부터 이어지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현재의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주어진 두 번째 기회에서는 절대 이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래서 부모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건데...

돌이켜 보니, 이는 어쩌면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내 방어기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이 정리되자 곧바로 결심이 섰다.


바로 그 아카데미라는 곳을 가보자는 결심.


물론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다.

아직도 숲을 떠나 마을로 발을 디뎠을 때를 떠올리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속이 메스꺼워진다.

하지만...


어머니의 흐느낌을 들었을 때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은 것 같다.


* * *


내 선언 이후 찾아온 정적을 깬 건 어머니였다.


"...뭐라고 했니?"

"아카데미로 가겠다고 했어요."


내 대답에 어머니의 고개가 천천히 아버지 쪽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아버지가 기다렸다는 듯이 포크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갑자기 생각이 바뀐 이유라도 있느냐?“

”.. 그게.“


당연히 새벽에 들었던 어머니의 흐느낌 때문이었지만..

그걸 말 할 수 있을까보냐.


"그냥... 어젯밤 내내 생각해 봤는데, 아버지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어서 나는 어제 들었던 아버지의 말에 살을 붙여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잠시 후, 설명이 끝나자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아침부터 정말 뜻밖의 말을 네게서 듣는 구나.”

“···“

”어제는 네게서 본 적 없던 행동을 처음으로 봤는데 말이지.“

“···”


분명 내가 식사자리를 멋대로 박차고 올라간 일을 말씀하시는 것이리라.

물론 그만큼 그 순간 느꼈던 여러 감정들이 견디기 힘들만큼 나를 옥좼기 때문이었다지만..

애도 아닌데.. 대체 왜 그랬을까.

지금 당장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은 심정이다.


"하루라는 시간은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엔 짧을 수도 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내린 결정을 후회하지 않겠느냐?"


아버지의 존재감이 순간 커졌다.

어제 느꼈던 것과 같은 느낌.

하지만..


“네. 섣부르게 내린 결정은 아니니까요.”


이번엔 눈을 피하지도, 말을 멈추지도 않았다.

그저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했다.


"아카데미에 가겠습니다."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아들~ 짐은 다 챙겼니?"

"그럼요, 엄마. 짐은 어제 저녁에 다 챙겼다고 아까도 말씀 드렸었는데.."

"혹시 모르니까 한번 더 확인해 보렴~"


노파심 가득한 어머니의 말에 괜찮다고 대답하려던 찰나.

등 뒤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르델 말대로 하거라, 마크가 오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 네."


나는 곧바로 2층으로 향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쪽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한껏 부풀어 오른 두 개의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 삼촌이 보면 놀라겠는데."


3개월 전, 마크가 나를 데리러 오기로 약속하면서 말했었다.


- 케빈에게 필요한 건 제가 책임지고 전부 준비해 놓을 테니 두 분은 걱정마세요.


.. 라고 말이다.

그런데 눈앞의 가방을 보고 있자면, 어머니는 마크가 했던 말을 까맣게 잊으신 것만 같았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으아~"


나는 짐을 확인하는 대신 침대로 몸을 던졌다.


"시간 참 빠르네.."


아카데미에 가겠다고 선언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입학할 때가 다가오다니.

처음엔 곧바로 떠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입학까지 6개월이 남았다는 말에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난 지금.

나름 마음의 준비는 된 것 같다.


"케빈!"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마크 씨 왔어! 짐 챙겨서 내려오렴!"

"네!"


몸을 일으켜 창밖을 보니 저 멀리 숲길을 따라 무인 마차 한 대가 어렴풋이 보였다.

조금 더 늦게 와도 좋았을 텐데.


양손에 두 가방을 집어든 나는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현관문 앞에 나란히 서서 나를 기다리는 부모님이 눈에 들어왔다.


"짐은 확실히 챙겼지?"

"네!"


내 대답에 어머니가 안도한 듯 미소 지으며 아버지를 바라보셨고.

어머니의 시선을 받은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 짐을 받아들며 말씀하셨다.


"그럼 가자꾸나."


아버지의 말과 함께 우리는 집을 나섰다.

마당에 서자 내 방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가까워진 마차가 눈에 띄에 띄었다.

그리고 잠시 후.


후웅 -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도착한 마차가 우리의 앞에서 부드럽게 멈춰 섰다.

곧이어 마차 문이 열리며 마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그래, 마크 너도 잘 지냈느냐?"

"뭐, 항상 똑같이 이곳저곳 떠도는 신세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의 시선이 아버지의 양손에 들린 가방들을 향했다.


".. 형님, 설마 이거 전부 짐입니까?"

"맞다."


아버지가 대답과 마크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때 케빈에게 필요한 건 제가 전부 준비해 놓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정도 짐이 들어간다고 비좁아질 만큼 마차가 작아 보이진 않구나."

"그렇긴 합니다만.."


마크가 두 가방을 번갈아 보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뭐, 준비는 철저하게 할수록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부탁한 물건은?"

"그야.."


말을 흐린 마크가 등 뒤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의 손이 다시 앞으로 나왔을 때, 나무로 만들어진 가면이 들려 있었다.


"당연히 챙겨왔지요."


마크가 가면을 내밀자 아버지는 가방을 내려놓고 그것을 건네받았다.

그리고는 무언가 확인하듯 가면 이곳저곳을 살피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말한 것들은 전부 확실히 한 거겠지?"

"아, 형님. 제가 누굽니까? 처리할 게 많아 시간은 좀 걸렸지만, 확실하게 해놨습니다."

"고생 많았다."

"하하, 별 말씀을요."


마크가 웃자 아버지 역시 피식 미소를 짓더니 내게 가면을 건넸다.


"자, 케빈. 네가 부탁했던 가면이다."


아버지가 가면을 내밀자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받아 쥐었다.


"이게.."


겉만 본다면 평범해 보였다.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두 개의 구멍 외에는 아무런 무늬나 조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가면의 내부를 보는 순간 그 생각이 싹 달아났다.

평범하게 생긴 겉과는 달리, 처음 보는 복잡한 문양들이 가면 내부 전체를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여기 이것들은 전부 뭐예요?"


나는 가면을 뒤집어 안쪽을 마크와 아버지 쪽으로 향했다.


"아, 대단한 건 아니고 가면에 편의를 위한 여러 기능들을 좀 넣어놨어."

".. 설마 전부 마법진이에요?"

"마법진은 무슨, 그냥 애들 장난 수준이지 뭐. 어때, 지금 한번 써볼래?"


아버지와 마크가 나를 위해 만든 가면이자, 이 숲을 벗어나게 되는 그 순간부터 나를 대신할 얼굴.


나는 마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곧바로 가면을 썼다.


"어때, 괜찮아?"


괜찮다 뿐이겠는가.

손에 쥘 때부터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싶더니, 써보니 착용한 것 같지도 않은 가벼움이다.

게다가 나무로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착용감까지.

이 정도라면 하루 종일 써도 문제없을 것 같았다.


"네! 이거 완전 안 쓴 거 같은.. 어? 목소리도 바뀌네요?"

"그래, 그 외 다양한 기능들이 있으니까. 그것들은 마차에서 차차 말해줄게.'

"네, 삼촌. 감사합니다!"


나는 가면을 벗은 뒤, 마크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에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그걸 옆에서 지켜보던 어머니가 말했다.


"케빈, 정말 이 가면이면 충분하겠니?"

"아.. 네. 왜인지 모르겠지만 가면을 쓰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럼 다행이구나, 근데.."


어머니가 손을 뻗어 내 볼을 쓰다듬었다.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 한다니.. 속상하네."

".. 엄마."

"정말 마음 같아선 엄마도 우리 아들 안 보내고 싶.."


그때였다.


"에르델."


아버지의 목소리에 어머니의 말이 끊겼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아버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잠시 두 분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후.."


깊은 한숨을 내쉰 어머니의 시선이 다시 나에게로 향했다.

그리고는 내 볼을 쓰다듬던 손으로 항상 목에 걸고 있던 펜던트를 어루만졌다.

펜던트를 만지는 그 눈빛에는 무언가 결심한 듯한 기색이 어려 있었고.

잠시 후,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펜던트를 풀어 손에 쥐더니 내게 건네셨다.


"케빈, 이거 받으렴."

".. 이건 엄마가 항상 지니고 계시던 거 아니에요?"

"맞아. 내 아버지, 그러니까 케빈 네 할아버지가 엄마에게 물려주신 거야."

".. 할아버지요?"


어머니의 입에서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에 순간 궁금증이 일었지만, 곧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중요한 건..


"그럼 이건 엄마에게 소중한 거잖아요."

"뭐.. 그렇긴 한데."


어머니의 시선이 내 손에 들린 가면으로 향했다.


"엄마는 아빠처럼 아들을 위해 무언가 만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말이야."


그렇게 말한 어머니는 나를 감싸안듯 팔을 뒤로 넘기시더니, 쥐고 있던 펜던트 목걸이를 내 목에 걸어주셨다.


"그러니까 이 펜던트를 보면서 가끔이라도 엄마를 떠올려줬으면 해, 아들."


나는 목에 걸린 펜던트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동그란 흰색 안에 은은한 노란빛을 머금은 펜던트.

그 펜던트를 보자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 여태까지 이 숲을 떠나는 것에 꽤 담담하다는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눈물이 나려는 걸 보니, 그저 이별을 실감하지 못했던 것뿐이었나 보다.


나는 흐르려는 눈물을 참으며 대답했다.


"네, 가끔이 아니라 항상 매일매일 할게요."

"그래, 우리 아들은 어디서든 잘 해낼 거야."


어머니도 나처럼 붉어진 눈시울로 나를 껴안으셨다.

이제는 나보다 작아진 체구였지만, 그 따뜻함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에르델."

".. 알았어요."


아버지의 부름에 어머니는 천천히 나에게서 손을 떼셨다.


"케빈."

"네, 아버지."


아버지가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무언가를 꺼내셨다.

그 굳은 살 박힌 손바닥 위에 은빛으로 빛나는 반지 하나가 놓여 있었다.


"받거라."

".. 이게 뭐에요?"

"네가 내 아들이라는 증표다."


증표?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반지가?

게다가 내 손가락에 끼우기엔 터무니없이 큰 것 같은데..


"엄지에 끼워보거라."


나는 의문을 품은 채 아버지의 반지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고 왼쪽 엄지에 끼워넣었다.


"이제 반지에 마나를 집중시켜 보거라."


아버지의 말에 따라 나는 반지에 마나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그러자 헐렁하게 걸쳐 있던 반지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내 엄지 크기에 딱 맞게 줄어들었다.


"우와.."

"불편한 건 없느냐?"

"네! 딱 맞게 변한 것 같아요!"

"그 반지는 예전의 내가 끼고 다녔던 것이다. 네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지."


내가 태어나기 전, 과거에 사용하던 반지라니?

가면처럼 이번에 새로 제작한 것인 줄 알았는데..


나는 바보가 아니다.

떠돌이 보부상을 한다는 마크도 그렇고, 아버지 역시 과거에는 조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닌 다른 일을 하셨을 게 분명했다.

검술을 창안하셨다고 했으니 필시 검을 쓰는 일을 하셨겠지.


그때 당시에 사용하던 반지라니..

순간 평범해 보였던 반지가 특별하게 느껴졌다.


"빼지말고 항상 손에 끼고 다니거라."

"네, 그럴게요!"


내 대답에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그리고 마크를 향해 말씀하셨다.


"마크, 그럼 이제 출발하지."

"네, 형님."


마크는 대답과 함께 덩치 큰 두 개의 가방을 마차 안에 실었다.

나는 부모님과 마지막으로 포옹한 후, 마차에 올랐다.

마크도 내 뒤를 따라 탑승했다.


이잉 -


마차의 문이 저절로 닫히자, 마크가 입을 열었다.


"벨, 출발해."


마크의 말에 마차 안쪽 깊숙이 놓여 있던 인형이 푸른빛이 퍼져나오더니, 마차가 서서히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진짜 떠날 시간이다.


"케빈! 끼니 거르지 말고, 필요한 거 있으면 마크 삼촌한테 말해!"

"네! 엄마, 아버지도 건강하게 지내세요!"


툭 건드리면 울음이 터질 것 같은 표정을 지은 채 손을 흔드시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한쪽 팔로 감싸며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점점 작아져 갔다.


나는 부모님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창밖으로 내민 얼굴을 집어넣지 못했다.


* * *


6개월 전.

어느 숲속 나무집의 한 안방.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요?"

"에르델, 당신도 동의한 일이잖소."

"하지만.."


에르델이 자신의 손에 들린 음식 그릇을 바라보았다.


"케빈이 많이 배고플텐데.."

"그렇다고 이곳에서 홀로 고립되어 살아가게 할 순 없잖소."

".. 그건 그래요."

"일단 당신은 누워서 쉬시오, 혹여나 케빈의 기척이 느껴지면 깨우겠소."


그람의 말에 에르델이 방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케빈이 내려올까요?"

"그거야 모르는 것 아니겠소."

"내려온다고 해도 제가 우는 연기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분명 과거 장인어른 앞에서는 수없이 많이 했다고..."


에르델이 순간 그람을 향해 눈을 치켜뜨자 그람이 입을 다물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 미안하오."


순간 의기소침해진 그람을 에르델이 귀엽다는 듯 미소지으며 볼을 쓰다듬으려던 순간.


끼익-


2층에서 나무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케빈인 것 같소."

"케빈이네요."


동시에 말한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 미소를 교환했다.

그리고는 작전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모든 건 케빈을 위해서"

"모든 건 우리 아들을 위해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간 베는 달빛 검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필독. 24.08.09 53 0 -
13 노인과 문양 24.09.14 6 0 12쪽
12 강한 상대를 이기는 법. 24.09.11 13 0 13쪽
11 변상각 24.09.06 12 0 12쪽
10 주제 모르는 자의 말로 24.09.03 14 1 13쪽
9 시험 시작? 24.08.29 28 1 11쪽
8 수박 파티 24.08.26 23 1 12쪽
7 어머니, 우리 어머니 24.08.23 32 0 12쪽
6 제국으로 24.08.22 30 1 11쪽
» 이별 24.08.20 29 1 14쪽
4 네? 뭐라고요? 24.08.16 36 1 13쪽
3 괴물은 누구? 24.08.14 31 1 13쪽
2 케빈 24.08.13 45 1 13쪽
1 프롤로그 24.08.09 69 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