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의 고공폭격기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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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환
작품등록일 :
2024.08.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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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피스 코치들의 악몽.

DUMMY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정한결의 발을 떠난 공이 먼 거리를 지나 골망에 꽂히자 골대와 함께 캄프 누 관중석이 일제히 들썩였다.


“으아아아아아아!!!! 정한결의 엄청난 골이 터집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입니다!!!”

“그 누가 정한결이 이 거리에서 슈팅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방심한 틈을 타 엄청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내는 정한결입니다!!!”

“지금 다시보기를 봐야 알겠지만, 공에 회전이 거의 걸리지 않았었거든요? 빨리 리플레이 장면을 보고 싶네요!!!”


해설위원들의 바람대로, 중계 화면에는 곧장 정한결의 골 장면이 리플레이 되었다.


“자, 여기서 공을 툭 밀어놓으며 각을 보는데요.”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당연히 정한결 선수가 침투 해 들어가는 몬테로 선수에게 패스를 줄 것이라 예측했거든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수들도 뒷공간으로 짤라 들어가는 몬테로 선수에게 쏠려 있는 모습입니다.”

“좋은 타이밍에 좋은 침투였어요. 만약 패스가 들어갔어도 좋은 찬스가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키야~~!!! 마치 과거 주닝요 선수를 연상 시키는 엄청난 무회전 슈팅이 터집니다.”

“이야······, 다시 보니 더 엄청난 골이었네요. 공의 스폰서 마크가 또렷하게 보일 정도로 회전 없이 날아가는 슈팅이었습니다.”

“무회전 슈팅 특성상 공이 회전하지는 않지만 골키퍼 입장에서는 대차게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죠.”

“그래서 오블락 키퍼도 공의 궤적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하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결국 골로 이어집니다.”


중계 화면은 이후 침묵 속에 빠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원정 팬들의 관중석을 보여주었다.


근방에서 바르셀로나 팬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먹을 내지르고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과 대비되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은 멍한 표정으로 골망에 꽂힌 공이 촤르륵 스치는 것을 보고 있기만 했다.


이후 전환 된 중계 화면을 보고, 해설위원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아하하, 토마스 파티 선수가 바로 옆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는데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정한결 선수와 거친 몸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엄청난 중거리 슈팅이 골로 연결되자 넋이 나간 듯 허리춤에 손을 올려놓고 미동도 없습니다.”

“마치 ‘이런 선수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표정으로도 보이는데요.”

“토마스 파티 선수가 결코 남들에게 피지컬이 딸리거나 왜소한 체형이 아닌데도, 정한결 선수 옆에 있으니 마치 중고등학생 정도처럼 보일 지경이네요.”

“삼촌과 조카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리오넬 메시의 부상 교체 아웃 이후 철벽 같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진을 어떻게 뚫어낼 수 있을까 했는데, 바르셀로나는 역시 바르셀로나였습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정한결을 막아내는 데 성공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지만, 그 누구도 정한결의 중거리 슈팅을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윽고 경기가 다시 재개되기 직전, 중계 화면에 잡힌 모습은 벤치에 있는 후안 바레시 감독과 정한결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후안 바레시 감독은 정한결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으며, 정한결은 이에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후안 바레시 감독은 평소 공격진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바르셀로나 공격진들을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마르와 메시 같은 선수들도 그렇고, 정한결도 그렇고, 결국 본인의 힘으로 직접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 아니겠습니까? 저라도 공격진들에게 따로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정한결의 득점 이후 시간이 조금 지난 뒤.


경기는 어느덧 후반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 * *



후반 막판까지 1대1 동점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그 우승을 위해 승점 3점이 절실한 바르셀로나와, 홈에서 승점을 지켜내기 위해 악착같이 실점을 막아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싸움은 점점 과열되었다.


심판이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내 정강이를 무릎으로 때리고 골반을 팔꿈치로 찍어 내리는 정도는 더티 플레이는 귀여운 수준.


“크악!!”


삑, 삐빅-!


골키퍼의 골킥을 헤딩으로 연결하기 위해 공중으로 뛰어 올랐을 때.


디에고 고딘은 나의 등 뒤에서 내 척추를 향해 몸을 들이박았다.


아무리 몸싸움 능력이 좋아도 그 상황에서 고꾸라지지 않을 선수는 없다.


쾅-!


나는 2.5m가 넘는 체공 높이에서 그대로 땅바닥에 어깨를 처박았고.


주심은 곧장 디에고 고딘의 파울을 선언했다.


“으윽······.”


높이가 높이였던지라, 땅에 떨어지는 순간 낙법을 제대로 하지 못해 통증이 생각보다 심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교체 아웃 될 정도는 아니고.


‘이 새끼들이······’


그저 크게 열받을 정도였다.


삑! 삐빅!! 삑!!


내가 넘어져 있는 동안, 양팀 선수들 사이에는 패싸움이 벌어졌다.


서로 주먹질을 할 정도까진 아니었으나 서로 어깨를 밀치고 가슴팍을 밀치는 정도였다.


그 중심에는 몬테로가 있었다.


스페인 대표팀 선배가 있든 말든, 자신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가리지 않고 녀석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거친 남자들과 대항하고 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유니폼 색상과 패턴은 스토크 시티의 그것과 닮은 점이 있어서.


나는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스토크 시티에 몸 담던 시절의 기억이 스쳤고.


‘싸움이야? 나도 끼어야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 혼란스러운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일단 조금 전 나에게 이빨을 털던 토마스 파티에게 달려들어 어깨를 밀쳤다.


쿠당탕-!


녀석은 맥도 못 쓰고 그 자리에 그대로 나뒹굴었고.


나는 주심이 다른 곳에서 네이마르와 후안 프란이 말싸움을 벌이고 있는 틈을 타, 몬테로와 고딘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몬테로는 고딘에게 멱살을 잡히고 있었고, 몬테로는 자신의 멱살을 잡은 고딘의 팔을 뿌리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23살도 되지 않은 녀석의 완력이랑, 30살에 가까운 베테랑 선수의 완력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저리 꺼져 빡빡이 새끼야.”


나는 고딘의 팔을 한 손으로 떼어놓은 후 다른 손으로 가슴을 밀쳤다.


“으헉!”


골격근량 70kg에 육박하는 완력으로 녀석을 밀쳐내자 고딘은 뒤로 나자빠졌다.


이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은 곧장 주심에게 “헤이!” “레프리!!!”를 남발하며 나의 파울을 주장했지만.


‘응? 무슨 일 있었어?’


네이마르와 후안 프란에게 정신이 팔려 있던 주심은 이쪽 상황을 알지 못했다.


“이 녀석이 고딘을 밀쳤어요!”

“나자빠진 거 안 보입니까!? 레드 카드 감이었다고요!”


‘추하게 꼰지르기는···.’


나는 유치원 선생님에게 친구의 잘못을 일러바치는 유치원생들을 보는 기분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주심은 상황을 좀 지켜본 후에.


척-


나와 고딘에게 옐로 카드를 주었다.


“아니 저는 왜 주는데요!!!”


고딘이 자신에게 옐로 카드가 주어지자 땅을 박차고 일어서며 말했고.


“너 방금 몬테로 멱살 잡고 있는 거 다 봤어.”

“아니 그것도 봤으면서 이 녀석이 나 밀친 건 왜 못 봤는데요!”

“그래서 옐로 카드 줬잖아. 내가 뒤통수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니고, 모든 상황을 다 알 수는 없어. 그러니까 그만 싸우고 다들 자리로 돌아가!”


주심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이게 축구지.’


나는 오랜만에 축구장에서 싸움을 했더니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스토크 시티에선 이게 일상이었는데···.’


문득 그 도시가 그리워지기도 했고, 영원한 나의 은사님인 찰리 아담 선생님이 보고 싶기도 했다.


스토크 시티가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리는 없으니, 선생님을 보려면 내가 프리미어리그에 가는 방법밖에 없겠지.


잠시 추억 회상에 빠져 있는 동안, 경기장에서의 소란은 진정되었다.


끝내 주심은 한 번의 상황에서 옐로 카드만 5장을 꺼내게 되었는데.


고딘이 몬테로의 멱살을 잡고, 그 이전엔 나를 향해 거친 파울을 했음에도 옐로 카드를 한 장밖에 받지 않은 건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때 당시에는 나도 기억하지 못했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으니, 라리가 심판 수준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 우리는 단순한 축구가 아닌, ‘축구3’에 빠져 있었으니 말이다.


삑-!


경기가 다시 재개되자 네이마르는 프리킥을 준비했다.


골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 직접 슈팅을 노리기에는 애매했고, 페널티 박스에 침투하는 공격수를 노리기가 적합했다.


그리고 이는 최근 몇 주 동안 바르셀로나가 주로 사용했던, 나의 헤딩 슛을 노리기에도 좋은 기회였다.


코너킥은 오프사이드가 없으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진들이 골대 안에 박혀 있어도 상관이 없지만.


프리킥은 오프사이드가 있으니 골문 안에 수비수가 박혀 있다면 다른 바르셀로나 공격수들도 그 라인까지 올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하나 막자고 그러지는 않을 거 아니야.’


예상대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벽은 골문과 약간의 거리를 둔 채 도열해 있었다.


그러나 보편적인 프리킥 수비벽과는 다르게, 골대에 조금 가까운 모양새였다.


언제든 나의 헤딩 슛을 수비 블락으로 막아내려고 하기 때문이겠지.


코너킥 수비도 대응 방책을 마련했는데, 프리킥 수비 방법을 고안하지 않았을 리 없다.


척-


결국 네이마르는 한 손을 들어 올리며, 나의 헤딩 슛을 노리는 세트피스 방법을 택했다.


딱히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으니, 누구나 그럴 법하다.


프리킥 직전 내 옆에는 고딘과 사비치, 두 명의 수비수가 붙어 있었고.


타다닷-


네이마르가 프리킥을 차기 직전, 나는 골문으로 쇄도했다.


파앙-!


그렇게 공이 날아오는 궤적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


‘어?’


공이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지 않은 것을 보게 되었다.


공은 오른쪽 측면에 깊게 빠져 있는 몬테로에게 연결되었다.


‘이게 무슨···!’


당황스러움도 잠시.


몬테로는 페널티 박스로 크로스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고.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일단 어울려줘야지.’


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진들의 라인을 보았다.


두 명 정도는 황급히 골대 안으로 들어가다가 공이 오지 않은 것을 보고 당황해 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내 몸을 힘껏 밀어내다가, 공이 오지 않자 금방 물러났다.


이제부터는 계획 없이 즉흥으로만 승부를 볼 때다.


공은 몬테로가 가지고 있고.


적어도 이곳에선, 몬테로가 평소 어떤 궤적의 크로스를 올리는지. 그건 나만 알고 있다.


후베닐 때부터 녀석의 크로스와 패스를 받아왔으니까.


“몬테로!! 지금이다!!!”


나는 골대 가까이 빠르게 달려 들어가며 몬테로를 불렀고.


우왕좌왕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 사이에서.


파앙-!


높게 떠오른 공을 향해 러닝 점프를 했다.


팟-!


공은 자로 잰 듯한 각도로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으며.


이 세계에서 그 공을 머리로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오직 나만을 위한 크로스였다는 것이다.


뚝-!!


나는 고개를 꺾으며 골대를 향해 헤딩 슛을 꽂았고.


공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수들 사이로 빠르게 날아갔다.


누군가는 머리를 날렸고, 누군가는 발을 있는 힘껏 들어 올렸다.


골키퍼는 몸을 옆으로 날리며 손을 뻗어 보았지만.


그 누구도 나의 헤딩 슛에 닿지는 못했다.


철썩-!


이렇게 또 한 명.


상대 팀의 세트피스 코치는 실직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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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내가 무릎을 꿇은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다. +7 24.09.05 5,465 145 12쪽
29 한 뚝배기 하실래예. +4 24.09.04 5,576 128 13쪽
28 기린은 머리를 휘둘러 공격한다. 나도 그렇다. +5 24.09.03 5,708 129 12쪽
27 뚝배기는 알고 있다. +6 24.09.02 5,858 126 12쪽
26 역대급 고공폭격기. +9 24.09.01 6,036 138 12쪽
25 클럽 월드컵 결승전. +11 24.08.31 6,010 134 11쪽
24 210cm. +9 24.08.30 6,120 119 12쪽
23 주가 폭등. +10 24.08.29 6,232 135 13쪽
22 엘 클라시코 (4). +5 24.08.28 6,075 134 12쪽
21 엘 클라시코 (3). +8 24.08.27 5,996 136 13쪽
20 엘 클라시코 (2). +3 24.08.26 6,102 126 13쪽
19 엘 클라시코 (1). +5 24.08.25 6,363 126 12쪽
18 선택과 집중. +6 24.08.24 6,461 130 12쪽
17 기대치와 함께 커지는 불안감. +2 24.08.23 6,630 123 13쪽
16 빠에야에 김치를 올려 드셔보세요. +7 24.08.22 6,690 144 12쪽
15 무적함대의 마지막 퍼즐은 수입산입니다. +4 24.08.21 6,857 126 12쪽
14 무적함대. +5 24.08.20 7,008 14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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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캄프 누의 등대. +5 24.08.17 7,222 138 12쪽
10 15/16 시즌 프리메라리가 개막. +6 24.08.16 7,306 124 12쪽
9 바르셀로나 역대 최장신 스트라이커. +8 24.08.15 7,387 151 12쪽
8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 +11 24.08.14 7,355 158 12쪽
7 라 마시아의 비밀 병기. +9 24.08.13 7,479 145 13쪽
6 라 마시아에 근육 돼지는 없다. +7 24.08.12 7,751 140 12쪽
5 지는 쪽은 개가 되는 걸로. +13 24.08.11 8,084 120 13쪽
4 후베닐의 개들. +8 24.08.10 8,435 1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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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 마시아에서 살아남기. +9 24.08.09 9,690 1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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