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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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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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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풀-이야기의 결론

DUMMY

“슬슬 인정하지 그러나? 너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이곳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말이야.”


마법사들간의 전투. 그것은 먼 옛날 유행했다던 추상전략게임과 같이 신사적으로 공수의 교대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서로다른 법칙과 세계가 부딪혀 자신의 것이 좀 더 옳은 법칙, 세계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그것은 너무나도 치열하고, 열정적이었으며 잔혹하리만큼 현실적이었다.


“그런 것 같긴 하네. 근데 이걸 어쩌나? 나는 아직 의뢰를 달성하지 못했거든.”


레버레인은 이미 로브가 반쯤 찢긴 채로 입가로 흘러내리는 핏물을 닦으며 대답했다.


“너희들은 언제나 그래왔지. 위선. 겉으로는 선을 말하면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것 밖에는 생각에 들어있지 않은 너희 마도사들이 언제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검은 로브의 후드가 벗겨진 채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괴한은 자신의 어깨에 올라 샤악거리고 있는 노란 도마뱀 정령과 같이 마음 속에 깊이 내려앉은 살의를 두 눈동자를 통해 내뿜고 있었다.


“이 의뢰를 달성하는 것으로 나리타에게 무엇을 약속받았지? 재화? 영지? 아니면 너의 뒤에서 우리의 싸움으로 쓰러진 귀족들을 지키고 있는 여자냐?”


레버레인은 괴한의 물음에 잠시 뒤를 돌아 아까와는 달리 얼굴에 숯검댕이를 묻힌 채 주저앉은 채로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리베리아를 보았다.


“글쎄다. 적어도 이 상황에서조차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이는 여자의 적이 되지는 않겠지.”


레버레인은 괴한을 보며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리베리아를 몰아붙이던 다른 괴한의 모습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더니 이내 주저앉은 리베리아의 모습과 쓰러져 있던 손님들의 모습도 사라졌다.


“어머, 이거 생각보다 일찍 알아차렸군요? 이정도면 나리타 가문의 명성에 금이 갈 정돈데요?”


괴한이 급변하는 주위에 당황하던 그때, 지금까지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던 공간에서 멀쩡한 모습의 리베리아가 천천히 걸어나오며 그 푸른빛이 일렁이는 두 눈동자로 레버레인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게 무슨···!”


“내가 감이 좋거든. 정령은 절대 주인의 옆이 아닌 곳에는 존재하지 않지.”


레버레인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리베리아의 어깨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그곳에서 그녀의 눈동자색을 닮은 푸른 비늘의 어린 용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캬우우우~.”


“당신의 동료는 이미 쓰러졌습니다. 당신도 항복하시죠.”


리베리아는 남아있는 괴한에게 손을 들어 마법진을 그리며 말했다.


“...우리는 멸망성회. 빛이 이끄는 가장 찬란한 멸망을 꿈꾸는 자들. 비록 우리의 임무는 이곳에서 멈췄지만, 우리의 의지는 끝나지 않고 이어져 결국 진정한 끝에 다다를 것이다!”


괴한은 갑자기 실성한 듯이 소리치며 리베리아에게 달려들었다. 리베리아는 당황하여 순간 몸을 피했고, 리베리아에게서 벗어난 괴한은 쓰러져 있는 괴한과 자신의 머리에 마법진을 그렸다.


“어둠에 별에 빛이 내려오리라!”


괴한이 외칠때 그와 다른 한명의 괴한의 모든 구멍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치를 아는 자여, 비틀림을 바로잡고 그 진실을···!”


레버레인은 괴한의 마법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이 하나의 직감이 되어 그의 머리를 찔러대기 시작하자 마법을 발현시키기 위해 자세를 잡았지만, 그의 마법이 발현하기도 전에 이미 괴한의 마법이 세상에 그 법칙을 관철했다.


“크루르아르아..”


“저건··· 대체 뭐죠? 골렘?”


“자폭보다 훨씬 더 성가신 걸 준비해주셨구만.”


온몸이 붉게 물들은 채 원래보다 2.5배는 커진 몸집. 이성을 잃은 채 목적없이 울부짖는 괴물. 괴한의 마지막 마법은 무언가를 강렬하게 바라는 가장 오래된 마법, 소원으로 파멸을 바란 이들의 최후, 네피림. 지성을 갖는 것을 허락받지 못한 스스로 날개꺾은 자들의 후손으로 변모하는 마법이었다.


“리베리아. 일단은 물어보는 거지만 내가 아까 말한 경호 인력은 왜 안오는거야?”


레버레인은 아직까지 자신들의 존재를 눈치채지못한 네피림을 보며 리베리아에게 물었다.


“저희가 갖춰둔다면 저들이 계획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부러 흘린 정보였더군요.”


“...이건 진짜 위긴데?”


네피림. 레버레인은 그들의 대해 스승이 말한 내용을 떠올렸다. 네피림은 하나의 종족이 아닌 저주다. 그렇기에 세간에는 그 저주를 의도적으로 일으켜 네피림이 되는 마법도 존재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네피림들은 지성과 목적이 없이 허무한 삶을 그저 살아갈 뿐인 이들과는 다르게 파괴적인 성향을 띌 뿐더러 마법에 대한 높은 면역력을 가지고 있어 마도사의 천적이라 불림에 손색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


“어, 어떡하죠?”


리베리아는 여유없는 레버레인의 표정을 알아차렸는지 조금씩 목소리를 떨며 물었다.


“저 녀석들이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라는···”


레버레인이 입을 연 그때 네피림들의 눈이 그들을 응시하였고, 레버레인은 침을 한 번 삼키고는 말을 이었다.


“...그럴리가 없지.”


레버레인은 순식간에 날아오는 네피림의 주먹을 보고는 최악을 생각하며 자세를 잡았지만, 그의 결심은 곧바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순식간에 좋은의미로 무너져내렸다.


“제, 학생들에게, 손대지, 마세요!”


언제나 생글생글하게 웃고 있는 화사한 미인인 유메르 메르데인. 지금껏 단 한번도 화내는 것을 본 적이 없는 느긋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그녀가 엄청난 속도로 들이닥치며 두 눈을 번뜩이며 그 작은 손으로 거대한 마법진을 그려냈다.


네피림과 레버레인, 리베리아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이 빛을 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그 장소를 화사한 햇볕이 비치고 꽃이 만개한 봄의 정원으로 바꾸었다.


만발한 꽃은 순식간에 네피림들을 옭아맸고, 레버레인과 리베리아의 상처들을 치유했다.


“공간지배마법. 메르데인 교수님은 길의 끝에 선 자들 중 한명이었군요.”


리베리아는 자신에 몸에 난 여러 상처들이 순식간에 나아지는 것을 보며 감탄했다.


“이치를 아는 자여, 비틀림을 바로잡고.”


메르데인이 네피림을 저지하고 있을 때, 그녀의 옆에 있던 에아가 두 눈을 번뜩이며 천천히 걸어오며 마법의 구결을 읊었다.


“그가 원래 존재해야할 모습으로 되돌려라.”


에아가 말할때, 네피림들의 이마에 그려진 마법진은 밝게 빛났고, 그들의 모습은 천천히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네피림으로 변모하게 되는 저주. 그것이 정말 신님이 내린 저주라면 저희가 어찌할 방법이 없겠지만 그것이 인간이 모방한 저주라고 한다면 이르히도프가문이 해주하지 못할 리가 없죠.”


에아의 마법이 성공하자 메르데인의 뒤에 서 있었던 이들 중 하나, 텐타메리 이르히도프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야, 레인. 괜찮은거냐?”


“젤렌, 제가 말했죠? 레인씨가 질리가 없다고.”


텐타메리의 말이 끝나자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젤렌과 아리아가 또다시 티격태격하며 레인을 향해 걸어갔다.


“뭐라는거야? 에아가 처음 이야기를 꺼냈을 때 가장 먼저 뛰쳐나가려고 했던 주제에.”


“그, 그건! 리베리아씨가 허튼짓을 하지 않았는지 걱정되서 그런거죠.”


“아직도 저에게 미운털이 박혀있는건가요?”


젤렌의 물음에 아리아가 살짝 얼굴을 붉히며 틱틱대자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리베리아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서운하다는 말투로 이야기했다.


“아니, 그..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긴 하지만 다행이네요. 두분 다···?”


아리아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리베리아의 말을 진담으로 받아들이고는 당황하던 그때, 지금껏 그들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레버레인이 갑자기 아리아를 끌어당겼고, 아리아는 순간 사고가 멈춘채 벙찐 얼굴로 얼어붙었다.


“.>#!(@!ㅣ*(#&%!ㄴㅇㄱ*#(@!3^@&!??????”


“죽일 녀석만 죽여, 욕심만 부리지 않았어도 들키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얼어붙은 아리아와는 다르게 레버레인은 차가운 눈빛으로 형편 좋게 어둠에 가려진 2층을 바라보았다.


“이거 정말 놀랍군. 역시 아르텔지아인가? 원석들이 많아.”


낮게 깔린 목소리. 마치 그 자체로 짙은 어둠을 드러내는 듯한 남성이 2층에서 천천히 내려와 레버레인과 일행이 있는 곳 바로 앞에 착지했다.


“백로에 문라이트, 헤테르학센에 나리타, 그리고 지금은 맥이 끊겼다고 알려진 전투 연금술사와 길의 끝을 본 자, 그리고 이르히도프까지. 이거 참을 수 없겠는데?”



남자가 약간 흥분에 떨며 말하자 메르데인의 공간지배마법이 깨져버렸다. 상황을 파악한 유메르 메르데인과 텐타메리 이르히도프가 빠르게 다가왔지만 남자가 자아내는 분위기에 압도당해 순간 손이 멈춰버렸다.


“하지만 참아야하지. 원하는 것도 손에 넣었으니.”


남자는 기괴하게 웃던 것을 멈추고 손을 들어 낡은 회중시계를 보였다.


“그걸, 어떻게···!”


리베리아는 그것을 보며 놀란 듯이 두 눈을 휘둥그래 뜨며 할 말을 잃었다.


“걱정하지마, 정말 들고 나왔을 뿐이니까. 어쨌든, 맘만 같아서는 너희들과 밤을 새는 연회를 즐기고 싶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나는 NO.5 테메르. 또 조만간 너희들의 눈 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때는 부디 나와 연회를 즐겨주었으면 좋겠군.”


남자는 예의를 갖추며 인사한 뒤, 괴한 두명을 끌어올리며 하늘로 올라갔다. 남자의 모습은 어느순간 사라졌고, 그가 떠나가고 얼어붙었던 분위기가 풀리자 레버레인 일행은 한숨을 내쉬며 경직된 몸을 풀 수 있었다.


“NO.5 테메르? 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레인씨? 그리고 리베리아씨? 설명해주셔야겠어요.”


“...저도 그것에 대해서는 두분께 듣고 싶은 것이 많지만 우선은 모두들 돌아가도록 하죠. 리베리아씨도 저희와 같이 아르텔지아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어요.”


젤렌과 정신을 차린 아리아가 레인에게 말을 걸자 유메르가 이를 저지하고는 이들을 데리고 돌아갔다. 의문의 연금술사인 반-리엘과의 만남, 물병자리 연구소, 멸망성회와의 조우. 골치 아픈 만남이 가득했던 레버레인 일행의 첫 번째 현장체험학습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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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여름방학-빛을 잃은 진실 24.09.12 5 0 12쪽
22 여름방학-시작이 반이다 24.09.11 5 0 8쪽
21 아르텔지아-결론 24.09.08 6 0 9쪽
20 아르텔지아-난항 24.09.08 6 0 15쪽
19 아르텔지아-출발선 24.09.06 6 0 10쪽
18 아르텔지아-이른 조우 24.09.04 7 0 9쪽
» 레이크풀-이야기의 결론 24.09.01 6 0 11쪽
16 레이크풀-달과 별과 여우가면을 쓴 아이 24.09.01 4 0 9쪽
15 레이크풀-달과별과사람 24.08.27 7 0 12쪽
14 레이크풀-첫만남 24.08.26 7 0 8쪽
13 레이크풀-도착 24.08.26 5 0 5쪽
12 레이크풀-시작의 예감 24.08.23 3 0 7쪽
11 체육-대장전 24.08.22 4 0 8쪽
10 체육-중견전 24.08.22 6 0 8쪽
9 체육-선봉전 24.08.21 5 0 8쪽
8 체육-육체의 대화? 24.08.21 5 0 4쪽
7 첫수업-의외의 결론 24.08.20 5 0 5쪽
6 첫수업-육아생활 24.08.19 5 0 6쪽
5 첫수업-이끌린 그대 24.08.18 4 0 5쪽
4 첫수업-시작 24.08.18 3 0 5쪽
3 오리진-3인조 24.08.18 4 0 12쪽
2 오리진-만남 24.08.18 8 0 6쪽
1 프롤로그 24.08.18 17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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