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사마휘 제자는 천통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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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해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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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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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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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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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거병 소식

DUMMY

강동십이호신

정보, 황개, 한당, 장흠, 주태

진무, 동습, 감녕, 능통, 서성

반장, 정봉


“으음···.”


주태를 놓친 게 아쉬워.


“이 나이에 사람의 속을 꿰뚫어보는 능력이 있는 건 대단해. 하지만 나로선 썩 유쾌하지가 않아.”


그가 내게 했던 말들이 다시금 상기됐다.


“게다가, 속을 알 수 없는 자를 주군으로 삼기엔 더더욱 그렇고.”


설득에 실패하는 가정까지 뒀기 때문에, 모든 걸 알려줄 수는 없었다.


“분명 손책이 강동을 공격하겠다 했었지··· 네 목표도 결국 강동이니 결국 부딪히겠군.”


주태는 원술 밑에 있는 손책이 강동으로 내려올 것이란 생각은 차마 못했던 모양이다.


“너희들의 싸움을 지켜보겠다. 그 이후에 결정하도록 하지.”


그러고 보니 손책의 밑으로 들어간 장흠과 아는 사이라고 했었는데.


아직은 장흠이 들어갔다던 손책 군에 마음을 더 두고 있다는 건가?


똑똑.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주군?”


“어서 들어와.”


선물 받으러 온 아이처럼 밝은 얼굴로 나타난 육손.


얘랑 내 나이 차는 겨우 2살이다. 난 15살이고, 육손은 13살이다.


“일족들을 무사히 이 곳으로 피신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치료와 식량까지 챙겨주셔서 더더욱 감사드리옵니다!”


널 건지려면 도와주는 게 맞거든.


“손아, 굳이 그렇게까지 감사할 필요는 없다. 주군으로서 신하를 챙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니까.”


“제가 좋은 주군을 모실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손가와 육가는 원수지간이다.


“그나저나 숙부인 여강태수의 일은 참으로 안 됐군.”


육손의 숙부이자, 육씨 집안의 대표였던 여강태수 육강. 그를 손책이 죽인데다, 피난길에 많은 육씨 일족이 목숨을 잃었으니.

손가와 육가는 사이가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손씨 그 개잡놈 때문에 숙부와 저희 일족이 목숨을 잃었던 걸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찢어죽이고 싶습니다!”


여강태수 육강에게 군량 요청을 했던 원술이 거절당하자, 자신의 밑에 있던 손책에게 공격 명령과 함께, 여강태수 자리를 내주겠다고 꼬드기긴 했지만.

명령을 거절할 수도 있었고, 상대를 살릴 수도 있었음에도 결국 죽인 건 손책이었으니까.


“원술에게 불만을 품은 손책이 군사를 모으고 있다더군.”


“필시 강동으로 내려올 겁니다. 주변에는 칠 만한 지역이 없으니까요.”


나야 역사를 아니까 알고 있는 거지만, 육손은 모를 수도 있는 정보였을 터인데.


“그러면 그 놈이 어디를 공략할지 예상가는 곳을 말할 수 있겠나?”


“손책은 여강을 공격하면서 동시에 우저산에 진을 친 유요 군을 공격했습니다.”


“부대를 둘로 나눠, 양면(兩面)작전을 했단 말인가?”


여강을 공격하던 당시 손책에게 있는 병사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 여기서 병력을 또 나눈단 말인가?


“예. 이건 제 예상이지만, 손책은 여강을 장악하면 그 다음은 말릉을 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말릉을 장악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되는 곳이 장강 건너편에 있는 우저산이니까요.”

“그러면 손책 본인이 여강 토벌에 직접 진두지휘를 했을 거고. 나머지 우저산은 주유가 부대를 이끌고 갔겠군.”


“···주유가 누굽니까?”


아차, 육손은 주유를 모를 테지.


“이름은 주유. 자는 공근(公瑾)이라고 원술 밑에 있는 부하 중 하나지. 손책과 협력해서 여강을 쳤다고 들었거든.”


원 역사에서 주유는 원술 밑에서 계속 일하다가 198년에 원술을 배신하고 손책에게 임관한다.

그 뜻은 주유와 손책이 절친한 사이라고 해도, 그동안은 주유가 공과 사를 구별했다는 의미다.


원술이 몰락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이 놈은 안 되겠다 여겨 손책에게 갈아탄 거겠지.


“자(字)까지 기억하는 걸 보니, 눈 여겨 보는 자인가 봅니다, 주군.”


“얻고 싶은 인재 중 한 명이지.”


물론 지금은 원 역사에 없던 나라는 인물이 등장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지식이 언제 뒤틀릴지 알 수 없었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지금은 여강과 단양이 원술의 손에 들어가 있습니다. 게다가 원술은 말릉과 곡아를 공략하려 하고 있지요.”


“그렇군. 그래서?”


“지금 원술 밑에서 우저를 공략하고 있는 자들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너무 자세하게 역사를 알고 있지는 못 했기에, 난 육손이 말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몰랐다.


“그게 누구인가?”


“오경과 손분입니다. 오경은 손견의 처남이고, 손분은 손씨 가문의 사내입니다.”


“그러면 주변에 칠 곳이 없으니, 일단은 손책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오경과 손분을 도와주는 명분으로 우저와 말릉을 칠 것이란 소리인가?”


“예, 그렇습니다. 전쟁에서 명분은 중요하니까요.”


실제로 손책이 우저부터 시작해서 말릉, 곡아까지 공격하긴 했었다.

이 당시 손책과 맞섰던 인물이 유요와 태사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꽤 정확하게 상황을 읽는 걸 보면, 괜히 육손은 아닌 거 같다. 군략에 재능이 있어.


“손아.”


“예, 주군.”


“부탁을 하나 하려 하는데, 네 일족 중에서 건강에 별 탈이 없고 날렵한 자가 있느냐?”


“있긴 합니다. 왜 그러시옵니까?”


“네 말대로 손책은 우저와 말릉을 다시 공략하려 할 수 있다.”


“예.”


“그렇지만, 만에 하나 다른 곳을 공격할 수도 있겠지. 예를 들면 여강을 따라 내려가서 예장을 공격할 수도 있는 노릇이고.”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지요.”


“적의 의중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을 직접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 뜻은, 제 사람들을 시켜서 그들의 동태를 파악해달라는 말이군요.”


“그렇다.”


이 녀석도 눈치는 빠르군. 편해서 좋아.


“주군께서는 저희를 거둬주셨는데, 그 정도는 부탁도 아닙니다.

이 자리를 나서면 바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 그들의 움직임을 파악해달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용감한 자를 선별하여, 손책의 군에 직접 투입시키도록 해라.”


“세작을 심으라는 말이군요.”


“그래. 정기적으로 보고해주기만 하면, 이후 작전을 짜는데 지장은 없을 거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주군.”


“음? 할 말이 더 있는 거야?”


“예, 회계는 그 교지로 장악하시겠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렇지?”


“오에는 저희 육씨 집안을 포함해 오의 사성이라고 불리는 호족들이 있사옵니다.”


“그건 알고 있네.”


“현재 오군 태수는 허공이지만, 저희 호족들이 들고 일어난다면 오군 또한 쉽게 장악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고 보니 회계 근처엔 오가 있으니, 그 곳 또한 장악할 수만 있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좋은 방법이긴 하나, 그럴 듯한 명분이 있어야 말이지. 뭔가 복안이라도 있는가?”


“본래 허공은 조정에서 오군 태수로 임명된 자가 아니었습니다.

원래 오군 태수는 성헌이란 자로, 허공과 그를 따르는 일당에 의해 성헌은 오군을 빼앗긴 겁니다.”


“정당하지 않은 자가 자리를 꿰찼다는 거군.”


“네, 그렇사옵니다. 주군께서는 비록 이각과 곽사의 꼭두각시가 된 조정이라고 하나. 그래도 교지는 아직 정당성이라는 힘이 있는 물건이옵니다.”


“그러면 회계 태수 교지를 앞세워, 오군 태수 허공을 몰아내자는 건가?”


“예, 바로 그렇습니다. 어차피 허공은 오군을 무력으로 점거했기 때문에 누가 오군을 장악하든 호족들의 입장에선 별 상관이 없지요.

또한, 이왕이면 조정에서 임명된 자가 오군까지 같이 통치해준다면 그들 입장에서 나쁜 조건은 아니옵니다.”


“그러면 허공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흘려야 되겠는데.”


“이건 어떻겠사옵니까?”


육손이 한 가지 계책을 내놓았다.


“그걸 사람들이 믿겠는가?”


“소문은 진의를 파악하기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 전에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할 수만 있다면!

소문은 이미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볼 수 있지요.”


“잘 수행할 수 있겠는가?”


“예, 맡겨만 주십시오! 목숨 걸고 꼭 성공시키겠습니다!”


아직 육손의 나이가 13살 밖에 아니었음에도 꽤나 쓸 만하다. 이런 자를 어찌 손권은 말년에 토사구팽 했단 말인가?


“그래, 기대하지. 그렇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말도록. 겨우 한 가지 계책으로 그대를 잃기는 싫으니까 말이야.”


“옙! 명심하겠습니다.”


육손은 맡긴 임무를 위해 잠시 떠났고, 잠시 머리나 식힐 겸 대련장으로 향했다.


“왔는가, 아우님?”


“병사들 훈련은 어때?”


“무장 몇 명 늘어난 거뿐인데, 훈련 진행이 아주 수월해!”


괜히 ‘강동십이호신’이겠나.


“게다가 혼자 수련할 땐 꽤 적적했는데, 이젠 매번 상대가 있으니 매일이 새롭고 재미있어서 좋아.”


“다행이군.”


병사들과 인재들의 훈련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봐, 흥패.”


“응?”


“대련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어떻게 진행하냐니, 일대일이 기본이지 않은가?”


“2:2, 3:3 이렇게 다수 대련도 해보지 않겠나?”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걸 봐선, 협동심을 기르는 게 좋지 않겠냐는 말이지?”


손책의 장수들은 그간 서로 함께 싸워왔으니 합이 어느 정도 잘 맞을 거다.


“그렇지. 우리가 상대해야 될 존재는 손책이야.

그의 휘하 장수들은 서로를 오랫동안 잘 알고 있으니, 동료의 뒤를 잘 지켜주며 싸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본지 얼마 안 됐잖아? 서로를 알아가기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그러니 훈련을 통해 협동심을 기르는 게 좋지 않을까?”


이건 꽤나 중요한 문제다. 전장에서 서로의 뒤를 봐줄 수 있느냐, 없느냐는 곧바로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우님이 그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손책이란 자가 그렇게까지 뛰어나단 말이군?”


“적어도 쉽게 볼 상대는 아니란 말이지.”


“이 몸 또한 최근 기본적인 진법 훈련과 부대끼리의 연습 전투를 치르면서 협동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는 있었는데. 좋은 생각이군.

연습 전투에도 이를 적용시켜, 각 부대끼리 유기적으로 도울 수 있게 훈련해보겠네.”


“손책과 붙을 날이 머지않았어. 병사들이 전투에서 잘 버티도록 빡세게 훈련시켜줘.”


“내일부터 한 층 더 강화된 훈련을 시키도록 하지.”


“그나저나, 날 호위할 무장은 누가 좋겠어?”


흥패는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민해봤는데, 아무래도 체격이 좋고 힘도 좋은 동습이 어떤가 싶네.”


동습이면 나쁘진 않다. 다만, 계속 지켜봤을 때 호위 무장으로 두기엔 약간 아깝단 말이지.


호위보다는 전형적인 돌격대 이미지에 맞지 않나 싶었다.


“그럼 호위대는 동습에게 맡겨줘.”


“알겠네.”


별 수 없지. 호위에 적합한 주태를 바로 영입하지 못 했으니. 꿩 대신 꿩으로 동습을 호위로 쓸 수밖에.


* * *


“문약(文若, 순욱). 협천자 건은 어찌 되었소?”


“아뢰옵기 송구하나 첫 번째 작전은 실패 했사옵니다, 주공.”


늦은 밤.

조조와 순욱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실패 원인이 뭐지?”


“동승과 가후의 말로는 사마연월이라는 자가 뒤에서 이각과 곽사를 조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마연월? 가후 그 작자가 아니라?”


“예, 그렇사옵니다.”


“사마연월이란 자가 대체 누군가?”


“그 또한 송구하오나, 저 또한 그 자가 누구인지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사옵니다.”


“하하하! 문약 자네도 모르는 이가 있단 말인가?”


“저는 그저, 적지 않은 걸 알고는 있지만 모르는 것 또한 많은 일개 선비일 뿐입니다.”


조조는 순욱도 모르는 자가 뒤에서 일을 꾸몄다는 것에 대해, 사마화에게 흥미를 느꼈다.


‘재미있군. 협천자를 노린다는 걸 입단속을 했음에도 알고 있다는 건, 우리의 움직임을 다 읽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뭐 어쩌겠는가. 이미 한 방 먹은 거. 돌이킬 수는 없는 노릇이고, 다음을 생각하는 수밖에.

문약. 첫 번째 작전 말고도 다른 복안은 있겠지?”


“예. 이각과 곽사가 싸웠다는 건, 그래도 둘 사이에 균열은 있다는 뜻이니 그 점을 계속 공략할 것이옵니다.

또, 곽사 밑에 있다는 백파적 양봉과 장안과 낙양 인근의 세력들을 꼬드겨 헌제를 탈출시킬 계획을 다시 짜려 하옵니다.”


“반드시 원소가 먼저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협천자를 먼저 해야 한다. 알겠느냐, 문약?”


“예, 주공! 반드시 성공시키겠사옵니다.”


조조는 비릿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하긴, 일이 너무 쉽게 돌아가면 재미가 없는 법이지.

사마연월이라, 그 자도 내 밑으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도움이 될 터인데. 언젠가 한 번 만났으면 좋겠군.’


* * *


노숙은 처음에 고민했었다.


“이 난세에 나와 노씨 가문의 운명을 맡길 이가 과연 누가 있겠는가?”


그러다 한 통의 서신이 왔는데, 그걸 받은 노숙은 깜짝 놀랐다.


“이건 내가 알고 있는 채후지가 아닌데··· 어떻게 이만큼 뛰어난 품질의 종이를 만들었단 말인가?”


더 놀라운 것은 서신을 보낸 자가 노숙,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군. 과연 내가 섬길만한 주군인지도···.”


사마화를 찾아간 날. 노숙은 알 수 있었다.


‘모인 자들이 하나 같이 범상치 않은 인물이구나! 이 자들이 다 연월이란 자를 찾기 위해서 모였다니. 기대가 되는구나!’


그렇게 하여 사마화와 단독으로 대화하던 때, 노숙은 알 수 있었다.


‘다른 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질 못 하는데, 이 사람은 확실히 다르군. 내가 원하던 주군이야!’


“어떻습니까? 그대가 먼저 속 터놓고 얘기하자 해서 얘기를 하였는데. 이 정도면 마음에 드십니까? 자경(子敬, 노숙) 선생?”


사마화의 말에 노숙은 그에게 엎드리며 말했다.


“당신은 그토록 제가 찾고자 하던 주군이십니다!”


그리고 현재.

아라비아 숫자를 자신에게 가르치는 사마화를, 노숙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가 쓰고 있는 한자와 달리, 서역의 이 문자를 쓴다면 수를 헤아리기 편할 것이고, 나아가 재정 관리가 수월해질 거야.”


“한자와 달리 쓰기 쉽고, 빠르군요.”


“처음 배우는 건 뭐든 어렵지만. 어때?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이걸 잘 이용한다면 회계 장부 조작도 잡아낼 수 있겠습니다.”


노숙은 사마화의 가르침에서 숫자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치만, 숫자가 그 짓을 오래 막지는 못할 거야. 사람은 늘 방법을 찾으니까.”


“참으로 옳은 말이지만, 멀리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이걸 이용하면 전국의 대부분의 비리는 모두 뿌리 뽑을 수 있으니까요.”


“뭐, 그건 일단 천하를 통일해야 가능하겠지만. 하하하!”


“듣고 보니 그렇군요. 하하하하하!”


“자경. 넌 가르치는 걸 잘 한다고 들었으니, 이 숫자를 나를 대신해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쳤으면 좋겠어.”


“주군께서 그리 원한다면, 알겠습니다.”


노숙은 요즘 사마화 덕분에 흥미로워진 일상에 웃으며 명을 받들었다.


* * *


혼자서 창술을 연마하고 있는 능조에게 찾아온 감녕.


“이보게, 능조.”


“예, 흥패 님.”


“주군께서 널 찾으시는데, 가보는 게 어때?”


“알겠사옵니다!”


그리하여, 사마화를 찾아간 능조.


“능조, 왜 내가 자네를 불렀는지 알겠나?”


“잘 모르겠사옵니다, 주군.”


“다른 이들은 다 자(字)가 있어. 육손이야 아직 13살이니 그렇다 쳐도, 자네는 이미 성년의 나이를 지났음에도 없지 않은가?”


능조의 나이는 26살.

하지만 아직 능조는 사회에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이름인 자(字)를 가지지 못 했다.


“저 또한 마음에 걸리는 일이긴 했사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저를 위해 자를 지어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습니다.”


“그럼 자네만 괜찮다면, 내가 자네의 자를 지어줘도 되겠지?”


“주군께서 제 자를 지어주신단 말입니까?”


“그래. 왜, 문제 있는가? 썩 내키지 않는다면 없던 일로 해도 되는데.”


이에 능조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정말 황송하옵니다, 주군!”


그가 너무 감격을 해서 당황한 사마화.


“자네 혹시···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었는가?”


“그게···.”


능조는 자신의 자(字)를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찾아갔지만. 그를 위해 자를 지어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거였다.


“아아, 그래서 감동을 한 건가.”


“그렇사옵니다, 주군!”


사마화는 고민을 많이 하다가.


“공로 공(功)에 떨칠 진(振)을 붙여서. 앞으로 자네 자는 공진(功振).

전장에서 공을 세워 자네의 존재를 널리 떨쳐보란 뜻에서 지어봤는데 어떤가?”


능조의 자식인 능통의 자는 공적(公積).

얼핏 보기엔 공을 쌓으라는 뜻으로 보일 수 있다.


‘능통의 자에 공(公)을 썼다는 건 다른 뜻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러니 같은 공(公)을 쓰기엔 애매하겠고. 차라리 다른 공(功)을 쓰는 게 낫겠지.’


이렇게 해서 공로 공(功)에 걸맞는 한자를 찾다 보니, 떨칠 진(振)이 생각난 사마화는 이렇게 능조의 자를 지었던 것이다.


“정말··· 정말 감사하옵니다, 주군!”


“마음에 드는가?”


“마음에 듭니다! 지금 당장! 다른 이들에게도 제 자(字)를 알려야겠습니다!”


“그래, 이제 내 볼 일은 끝났으니. 나가봐도 좋아.”


“감사하옵니다, 주군!”


다 큰 성인 장정이 이름을 받았다는 것에 아이처럼 기뻐하며 뛰쳐나가니.

현대인 사마화의 입장에선 다소 생소한 풍경이었고,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런 걸 보면 조조의 삶이 떠오르기도 한단 말이지.”


조조 또한 남들에게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많은 선비들을 붙잡고 부탁을 했었다.


그러나 조조의 성깔을 알고 있던 많은 이들이 그의 부탁을 못 들은 척 무시하거나 공손하게 거절했었다.


“평가든 이름이든, 자신을 알릴만한 건 그게 뭐든 중요한 시대로군.”


이 시대는 인터넷처럼 빠르게 정보가 오고가는 시대가 아니었기에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


“주군! 급보이옵니다!”


병사 한 명이 뛰어 들어왔다.


“무슨 일이지?”


“손책이란 놈이 거병했사옵니다!”


작가의말

실제로 능조의 자가 알려진 게 없어서 작가 본인이 임의로 만들어 봤습니다. 공진(功振)


토사구팽(兎死狗烹

적국을 정복한 뒤에 전공(戰功)이 있었던 충신이 죽음을 당하게 됨을 비유한 말. 

또는, 필요할 때는 소중히 여기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버리는 것의 비유. 

교토사주구팽(狡兎死走狗烹). 쓰임이 다한 사냥개는 보신탕이 된다는 뜻과 같습니다.


잘 알려진 사자성어 중 하나이긴 한데, 혹시나 모르실 수도 있는 분을 위해 첨부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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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강동 전쟁(1) 24.09.03 66 0 12쪽
9 9. 오군을 장악하다. 24.09.02 63 2 13쪽
8 8. 회계를 거점으로 삼다 24.09.01 82 2 12쪽
» 7. 거병 소식 +1 24.08.30 94 2 18쪽
6 6.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서신(2) 24.08.28 110 2 16쪽
5 5.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서신(1) +4 24.08.26 123 5 21쪽
4 4. 행운은 또 다른 행운을 부르고 24.08.26 149 5 14쪽
3 3. 뜻밖의 행운 +2 24.08.25 177 6 15쪽
2 2. 설득과 교전 (수정) 24.08.23 214 5 16쪽
1 1. 대장군이 되고 싶었던 자 (수정) 24.08.23 303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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