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사마휘 제자는 천통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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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해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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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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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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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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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오군을 장악하다.

DUMMY

태사자는 유요와 같은 고향 사람이었다.

공융을 구원한 이후, 그는 곡아에 내려와 있었다.


“진문장군(유요)! 손책 군에는 선봉에 뛰어난 장수들이 많습니다.

저희도 그들을 저지할 뛰어난 장수가 필요하다 봅니다!”


부하들의 진언에 고개를 끄덕거린 양주목 유요.


“그래? 허면 누구를 뽑으면 되겠는가?”


“혹, 곡아로 왔다는 태사자의(太史子義)는 어떻습니까?”


유요 또한 태사자가 곡아로 왔다는 건 알고 있었다.

부하의 말에 허소(許劭)의 말이 떠올랐다.


“손책에겐 뛰어난 장수들이 많습니다. 해서, 저 또한 태사자를 선봉에 세워 손책을 상대하려 하는데. 어떻겠습니까, 허 자장.”


허소. 자는 자장(子將).

매달 초하룻날마다 향리의 인물을 골라 비평해, 이를 여남의 월단평(月旦評)이라 불렸다.


허소가 비평한 사람들 중 대부분이 높은 관직에 오르고, 뛰어난 인재들이 많았기에 사람들은 어떻게든 허소의 월단평을 받아보려 애썼다.


이는 조조의 일화에서도 알 수 있다.


허소는 조조가 자신의 인물평을 듣고 싶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조조가 난폭한 인물로 소문나 있었던 터라, 허소는 여러 차례 그를 피해 다녔다.

허소를 잘 알고 있던 교현을 조조가 끌어들여 결국 허소는 조조와 만나게 되는데.


그에게 어떤 평을 해야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고민하던 허소는, 결국 조조에게 이런 인물평을 했다.


“그대는 태평세월의 간적(奸賊)이요, 난세의 영웅(英雄)이라.”


천하에 난세가 도래할 것은 어느 누가 봐도 뻔했던 상황.


“하하하하! 역시 그대의 월단평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로군!”


이름이나 명성이 헛되이 전해지지 않았다는 뜻의 명불허전.


조조는 간적이라는 빈말 대신 영웅이라는 평이 마음에 들어 크게 웃으며 만족했다고 한다.


허 자장은 이외에도 유엽을 보고 세상을 보좌할 만한 인재라고 평하는 등, 어느 정도 인물을 알아보는 재주가 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유요 또한 허 자장의 인물평을 통해 태사자를 판단하고 기용하고 싶었던 것.


“그(태사자)를 기용해선 아니될 것입니다. 그는 필시 그대(유요)를 배반을 할 상입니다.”


다시 현재로 넘어와서.

부하들은 태사자가 어떠냐며 재촉 해왔다.


“내가 그를 썼다가는 허 자장이 날 비웃을 것이네.”


이 시대에는 유명 인사의 인물평 또한, 자신의 명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였다.

그렇기에 그런 인물의 평을 무시하고 행동을 달리 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태사자는 유요에게 크게 쓰일 수 없었고, 정찰이나 척후 등의 임무만 받게 되었다.


* * *


“크음··· 저 놈, 칼 솜씨는 형편없지만, 화살은 잘 쏘는구나!”


유요 군에 속한 하비상 착융의 활솜씨에, 허벅지에 부상을 입은 손책은 말을 더 이상 탈 수 없어 내려왔다.


“괜찮으십니까, 주군!”


전투 도중 깜짝 놀란 황개가 달려왔다.


“난 괜찮으니 어서 수레를 가져와라!”


더 이상 전투를 이어갈 수 없어서, 손책은 직접 수레를 몰고 퇴각 명령을 내렸다.


이 날의 말릉성 공략은 손책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실패했다.


“소문 들었나, 백부(손책)?”


“아아··· 내가 죽었단 소문 말인가? 물론이지, 하하하!”


손책이 화살을 맞은 뒤부터 ‘손랑이 화살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이 계속 퍼졌다.


“내부에 세작 아니면 배신자가 있겠지.”


“백부(손책), 이 소문을 역으로 이용해보면 어떨까?”


“역으로 이용한다···?”


착융은 이 소문을 듣고, 부하 장수 우자(于慈)를 선봉으로 보내 손책 군을 격파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자신은 말릉성에서 나와 전진 군영을 펼쳤다.


“부, 분명 죽었을 텐데?!”


“하하하! 이 몸은 멀쩡히 살아 있다! 뭣들 하느냐! 어서 저 놈을 쳐라!”


소문을 역이용하자는 주유의 계략은 매복 작전이었고, 우자는 보기 좋게 그들의 책략에 말려 손책에게 죽임을 당했다.


“하하하하! 손랑이 마침내 어찌 되었다고 하더냐!”


착융의 진영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서 손책이 함성을 내지르니.


“저, 저 놈··· 살아 있었단 말인가!”


착융의 병사들이 놀라, 군영을 버리고 달아나자 그는 할 수 없이 말릉성으로 퇴각 명령을 내렸다.


“공근(公瑾, 주유). 우린 이제 어디를 치면 되겠는가?”


“말릉성은 견고하네. 억지로 그 성을 도모하다간 피해가 클 거야. 우회하여 곡아로 진출하는 게 어떨까?”


“그러도록 하지.”


* * *


“손책, 이 놈이 감히 내 욕을 하는 풍문을 흘렸단 말이지?”


지인들을 통해 소문의 출처를 붙잡은 허공.


“이제 어떻게 할 거요?”


“어떻게 하긴, 병사들을 긁어모아 손책을 칠 것이오!”


허공 또한 손책의 진출 경로를 알고 있었다.


유요의 본군은 곡아를 둘러싼 전투에서 손책에게 패해 멀리 달아난 상태.

이제 다음은 자신을 칠 거 란 걸 허공은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징병하면 민심이 흔들릴 텐데···.”


“대책 없이 치자는 소리는 아니요! 이 곳이 아직 전쟁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밖에서 시간을 끄는 거지!”


허공은 밖에서 최대한 손책과 대치하는 동안, 오군 오현의 성곽을 보수하고 도랑을 깊게 팔 셈이었다.


허공이 병사들을 이끌고 진군하자, 손책 군의 척후가 멀리서 그들을 발견하고 보고했다.


“아직 부상이 채 낫질 않았으니, 이번엔 후방에서 쉬는 게 어떻겠습니까, 주군.”


장수들의 진언에, 손책은 부하 장수 주치(朱治)에게 임무를 내렸다.


“주 도위, 그대가 허공을 무찔러주게나.”


“알겠습니다, 주군!”


주치는 손책의 아비인 손견 대부터 손씨 가문을 따랐던 장수다.


주치는 장사 · 영릉 · 계양ᆞ무릉에서 일어난 반란 진압에서 활약하여 손견이 장사태수가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 공적으로 손견은 그를 도위로 임명했다.


도위는 군(郡)에 배치된 무관직으로, 원래는 태수가 한 지역의 행정, 재판을 담당하고 도위는 병권을 맡고 있었으나.

후한(後漢) 시대에 들어서는, 태수에게 병권과 다른 권한까지 모조리 쥐어줬기 때문에 태수가 있는 한, 도위는 유명무실의 관직이었다.


그럼 손견은 왜 주치에게 이런 관직을 내려줬을까?

당시 이 난세의 시대에서는 공을 세운 부하 장수에게 일일이 보상을 지급하기엔 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명예라는 상징성이라도 주기 위해 관직을 보상으로 주곤 했는데.

원래는 한(漢) 조정에서 내려준 관직만 인정이 되었어야 했음에도, 이각과 곽사가 조정을 쥐어 잡을 정도로 국가가 개판이었으므로.


대부분의 군벌들은 한(漢) 조정을 부정하고, 공을 세운 자신의 부하에게 허허실실의 관직을 내려주는 게 일상이었다.


예를 들어, 서주목 도겸이 뻔히 살아 있음에도 누군가를 서주목으로 세운다던지 하는 식이었다.


“나중에 서주 장악하면 내가 너 서주목 시켜줄게!”


이러한 약속을 신의로 삼아 활동하던 시절이었다.


손책이 태수직을 준다는 원술의 약속을 2번이나 믿었던 배경도 이러했으나, 2번 다 뒤통수를 당하고 그에게서 독립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진격! 진격하라! 손가 놈들을 모조리 쳐부숴라!”


허공과 손책의 선봉대, 주치의 부대가 전투를 치렀다.


“왜, 왜 이렇게 밀리는 거지?!”


허공의 병력은 6천.

주치의 병력은 3천으로.

수적으로는 허공이 우세했으나.


“하룻강아지 따위가 범의 부대를 어찌할 수 있겠느냐! 흐하하하!”


손책이 주치에게 준 병력은 여러 전투에서 살아남은 그의 최정예 병사.


그에 비해 허공의 병사들은 전투 경험이 부족한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병력의 질적인 차이와 더불어, 주치와 허공이라는 지휘관의 차이는 이 전투의 결과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큭! 이대론 다 뒤지겠구나! 어서! 어서 퇴각하라!”


전투에서 4천의 병사를 잃고, 후퇴 도중에 500명을 추가로 잃은 허공의 부대는 간신히 주치의 추격을 뿌리치고, 오군 오현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 * *


허공이 오군을 벗어나 직접 전투에 나서다니, 의외로군.


“허공 또한 손책의 상대가 되지 못 했습니다, 주군.”


“그 때 선봉에 섰던 자가 누구인가?”


노숙이 말했다.


“자는 군리(君理, 주치)로, 손견 대부터 손씨 가문을 섬긴 장수라 하더군요.”


“상대가 주치였으면 허공이 졌을 수밖에 없겠군.”


“잘 아는 자입니까, 주군?”


육손의 질문에 기록을 떠올렸다.

주치와 허공의 전투는 원 역사에 한 줄 짤막하게 기록 되어 있다.


다만. 이 역사가 살짝 뒤틀려, 허공이 밖으로 뛰쳐나가 손책 군을 상대한 걸로 되었지만 말이다.


“정보, 황개, 한당과 같이 손견을 섬긴 장수 중 한 명일세.

손견이 장사태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치 덕분이기도 하니. 지장이라 불려도 손색은 없지.”


“그렇다면 그에 비해 군사적 재능이 알려지지 않은 허공은 당연히 패배할 수밖에 없겠군요.”


“뭐, 그런 셈이지.”


“허공이 무리하게 오군의 사람들을 징집하여, 민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또한, 제 가문 사람들이 나머지 호족들을 설득하여 만반의 준비를 했사오니. 슬슬 오군으로 진군하시는 게 어떻겠사옵니까?”


허공이 손책과의 전투에서 패해, 오군으로 후퇴했으니 남은 병사도 그리 많지는 않을 터.


만약에 그가 오군을 뺏기지 않겠다고 저항을 한다 해도···.


“허공의 남은 병사는 몇이나 되는가?”


“약 1천에서 2천 사이일 겁니다.

그 중에서 부상자까지 추려 낸다면, 실제로 전투를 할 수 있는 자는 그리 많지 않사옵니다.”


“진군하라. 오군으로 가겠다.”


* * *


“태수님! 저기 병사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뭐, 뭐라?!”


허공은 전투 패배의 여파로 심신이 허약해져, 짚으로 만들어진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런데 병사의 보고로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깃발! 깃발이 손가 놈의 것이더냐!”


“붉은 깃발이 아니라 푸른 깃발입니다, 태수 님!”


붉은 깃발은 손책의 부대를 상징했다. 반면에 푸른 깃발은 허공이 처음 듣는 색이었다.


“아니, 그럼 대체 누구란 말이더냐!”


“일전에 회계에 부임했다던 태수의 것이 아니겠나?”


허공의 지인들이 모여들었다.


“최근에 부임했다던 자라면··· 사마연월이란 자 말인가?”


“음. 분명 그 자의 깃발이 푸른색이었지.”


“그럼 그 자의 부대가 어찌 여기로 온단 말이오?”


“전에 서신을 받지 않았는가. 혹시 기억나지 않는 겐가?”


“서신···?”


허공은 복기하면서, 자신이 찢어버린 서신의 내용을 떠올렸다.


“손가 놈을 합심해서 막아야 된다는 서신이었지, 아마?”


“그 서신을 보낸 게 사마연월, 그 자라네.”


“그럼 저 자는 우리의 우군인가?”


“우군일 수도 있겠지만, 상황을 지켜봐야지 않겠는가?”


허공은 곰곰이 고민해봤다.


“저 병사들이 단단히 무장했는지 확인해 보아라!”


“옙!”


하지만 자신의 머리로는 저 부대가 우군일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상대 병사들은 전투를 바로 치를 수 있을 정도로 잘 무장 되어 있습니다, 태수 님!”


“아··· 그러면 여길 뺏으러 온 건가!”


허공은 난처했다.

왜냐면 손책 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이후, 그는 손책을 찢어 죽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자신의 식객들 중에서 무술이 뛰어난 자들을 골라, 손책 암살로 보낸 것이었다.


‘병사들을 지휘할 자들은 그들뿐이었는데. 손가 놈 죽이겠다고 보내버렸으니, 이젠 망했군. 하하하!’


허공은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이 또한 손책의 계략일 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 발버둥은 쳐주마!’


자신의 지인들에게 남은 병사들을 불러 모으라 지시를 내렸으나.


“가만히 있는 게 나을 거요, 허공.”


오군의 호족들이 남은 병사들과 사람들을 구름처럼 끌어 모아 허공과 지인들을 덮쳤다.


“끄으··· 어찌 네 놈들이 감히!”


“무능한 자는 태수 직에 어울리지 않소이다.”


허공과 그를 따르는 자들은 포박 당했고, 오현의 성문이 열렸다.


사마화의 세력은 호족들의 협조 하에 오군을 별 저항 없이 접수할 수 있었고.


“이 놈은 어떻게 할까요?”


서성의 말에, 육손이 사마화에게 답했다.


“주군, 이 자는 비록 자신을 따르는 자에게는 잘해줄 정도로 인망이 알려져 있으나, 그대로 둔다면 후일에 큰 근심 거리가 될 것이옵니다.”


“후환(後患)을 남기면 되겠는가? 저 무리들을 어서 처형하라.”


육손의 조언을 받아들인 사마화는 허공과 그 일족들을 전부 죽였다.


“이젠 손책과의 접전뿐인가.”


지금까지는 역사의 지식을 이용해 손쉽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손책이라는 산을 넘지 못한다면, 다음 이야기는 없을 테니까.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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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강동 전쟁(1) 24.09.03 67 0 12쪽
» 9. 오군을 장악하다. 24.09.02 64 2 13쪽
8 8. 회계를 거점으로 삼다 24.09.01 82 2 12쪽
7 7. 거병 소식 +1 24.08.30 94 2 18쪽
6 6.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서신(2) 24.08.28 111 2 16쪽
5 5.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서신(1) +4 24.08.26 123 5 21쪽
4 4. 행운은 또 다른 행운을 부르고 24.08.26 150 5 14쪽
3 3. 뜻밖의 행운 +2 24.08.25 178 6 15쪽
2 2. 설득과 교전 (수정) 24.08.23 215 5 16쪽
1 1. 대장군이 되고 싶었던 자 (수정) 24.08.23 303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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