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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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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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 그렇게 만드는 건, 나의 몫이다

DUMMY

모든 NFL 팀 관계자들은 쿼터백을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


Irreplaceable.

(대체 불가능한)


팀의 주전 쿼터백이 다쳐 시즌을 결장하기라도 해버린다면, 제아무리 다른 포지션이 빵빵해도 저조한 성적을 피할 수 없다.


심지어.

쿼터백은 풋볼의 규정도 바꾼다.


“2008년!”

“아- 또 시작이네.”

.

.


#. 2016년 8월 17일

#-1. 미국, 오하이오 컬럼버스

#-2.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운동 감독관 마틴 진 스미스(Gene Smith)가 모여 있는 직원들의 앞에서 한 일화를 이야기한다.


“한 태클이 풋볼의 규정을 바꿨습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쉿- 조용히 해.”

“하아- 따분해서 그래, 따분해서.”


뉴잉글랜드의 2008 NFL 시즌 첫 번째 경기.

톰 브래디가 치명적인 태클을 당했다.


상대였던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세이프티(Safety), 버나드 폴라드가 톰 브래디를 뒤에서 습격한 것이다.


당시 버나드 폴라드의 태클은 뉴잉글랜드 쿼터백의 무릎 아래를 겨냥했고, ACL과 MCL이 동시에 찢어진 톰 브래디는 시즌 전체를 건너뛰게 되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태클은 그해 NFL의 판도를 바꾸었음은 물론, <수비수의 태클은 쿼터백의 무릎 아래를 겨냥할 수 없다.>라는 규정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건 다시 말해!”

“쿼터백이 최고란 거지.”

“쿼터백이야말로, 모든 운동 종목의 최고봉이란 뜻입니다!”


나름 열정적으로 말하긴 했지만, 오하이오 주립 풋볼팀 스태프들에겐 귀에 딱지가 얹어질 정도로 들은 말이었다.


그리고 곧.

그들의 구세주가 등장했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 풋볼팀 감독.

어반 마이어(Urban Meyer)다.


“바로, 시작하죠.”


고개를 끄덕인 스태프 한 명이 재빨리 프로젝터의 앞으로 다가가 랩톱을 조작해 영상을 튼다.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고등학교 팀 풋볼 경기다.


화면이 띄워지자마자.

한 소년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이에 바로 반응했다.


“워우. 크네요.”

“크고, 빠르고, 강하대.”

“쟤가 진짜 15살이라고?”

“오, 맙소사.”


커다란 체격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15살 소년은 곧, 첫 번째 실전 경기라곤 믿기지 않는 움직임으로 다시 놀라움을 안겼다.


“굉장히 잘 움직이네요.”

“수많은 장점 중 하나지.”

“고개가 제대로 고정되어 있네요.”

“와우. 금방 던진 건 진짜 빨랐어.”

“옆에서 온 태클을 본 걸까?”


편집된 영상 속의 소년. 그러니까, 드웨인 모이 스톤은 앨라배마와 클렘슨으로부터 영광을 뺏으려는 오하이오 주립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느새.

실내에선 감탄사만 흘러나왔다.


곧 영상이 종료되고, 오하이오 주립 풋볼팀 남자들의 머릿속엔 공통된 생각이 똬리를 틀었다.


드웨인 모이 스톤을 리쿠르팅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는 팀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오하이오의 남자들이 분주해졌다.


“지금부터라도 예산을 모아둬야겠어요.”

“최고들로 섭외하죠.”

“기숙사를 손봐야 하지 않을까요?”

“과외 선생님도···.”


미국 대학 스포츠의 꽃인 리쿠르팅은 절대, 한두 해의 노력으로 결과물을 만들 수 없다.


이들은 매년 재능이 있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을 찾아 주목하고, 적당한 때가 왔을 때 스카우트 등을 보내어 그들의 삶에 녹아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리고 선택의 순간이 가까이 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을 제안한다.


장학금.

식대.

멋진 기숙사.

특별 코치.

학업을 위한 과외 선생님.

기타 등등.


어떠한 경우에는 그해 받는 예산으로는 불가능한 때도 있기에, 현명하게 돈을 아껴 저축도 해둬야 했다.


이러한 모습은 모든 인기 종목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풋볼.

특히 쿼터백은.


“총장님을 만나고 오지.”

“부탁하네.”


해당 대학의 재정적 흥망성쇠를 결정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서, 학교 전체가 크게 분주해진다.


대학 입학은 앞으로 4년 뒤.


운동선수의 미래를 장담하기엔 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하이오 주립은 벌써 리쿠르팅을 서두르고 있다.


드웨인 모이 스톤.

단 한 경기로, 소년은 거물이 되었다.


* * *


#. 2016년 8월 18일

#-1. 미국, 앨라배마 투스칼루사

#-2. 앨라배마 대학교


앨라배마의 리쿠르팅 속도는 오하이오보다 빨랐다.

이들은 이미 특별팀을 꾸렸다.


“프로 스타일이라고요?”

“그래. 내가 볼 때는 그래.”

“그런데 모이는···.”

“크고 또 빠르지.”

“···.”


드웨인 모이 스톤을 데려오기 위한 특별팀과의 미팅이 끝난 뒤, 닉 세이번이 코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제는 모이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하지만 난 그 아이가 프로 스타일이라 생각하네.”

“홀리몰리···.”


현대 풋볼에서 쿼터백은 세 가지의 형태로 나뉜다.


라인 뒤에서 패스를 던지는 포켓 패서(Pocket Passer).

임기응변 능력이 뛰어난 스크램블(Scramble).

대학 레벨에서 가장 많은 듀얼 스렛이다.


미디어를 포함한 현장에서는 큰 체격을 이유로, 드웨인 모이 스톤을 듀얼 스렛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닉 세이번의 생각은 달랐다.

모이는 포켓 패서 유형이었다.

그중에서도 프로 스타일(Pro Style).


톰 브래디.

페이튼 매닝.

드류 브리스.


현존하는 NFL 최고의 쿼터백들 모두가 이런 프로 스타일 유형의 쿼터백이다.


물론.


“몇 경기를 더 지켜보기는 해야 해.”

“그래도 처음 아닌가요?”

“흠- 그런 것도 같군.”


닉 세이번은 지금까지 수많은 유망한 쿼터백을 리쿠르팅해 왔고, 그들 모두 대학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정확히 거기까지였다.


근래 앨라배마를 영광으로 이끈 쿼터백 모두, NFL에서 성공한 쿼터백이 되지 못했다.


패싱과 런닝을 모두 잘해야만 하는 듀얼 스렛 유형은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통할 수 있지만, 괴물 중의 괴물들만 모인 NFL에선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한다.


현재 개막전 주전으로 정해둔 블레이크 바넷도 분명 한계가 명확히 존재하는 선수였다.


오히려 신입생 제일런 허츠가 더 유망했다. 그래서 닉 세이번은 언제든 주전 쿼터백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제일런 허츠로 가지 않은 이유는 쿼터백 포지션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팀과의 융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놀라운 거야.”

“카후쿠에는 분명··· 졸업반이 있었죠?”

“한 명 있지.”


고개를 끄덕인 닉 세이번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준비 과정에서 대체 뭘 했는지 모르지만, 풋볼을 처음 하는 신입생 꼬맹이가 감독과 공격팀 전체의 마음을 사로잡았어. 그건 단순히 크고 날래다는 것만으론 안 돼.”

“그렇죠.”

“틀림없이 비상한 머리와 리더십을 모두 보여줬겠지. 그게 아니고선, 개막전 선발을 설명할 수 없어.”


만약 첫 번째 경기 결과가 나빴다면?

당연히 이런 평가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이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닉 세이번은 필드 위에서 다른 공격팀 동료들이 보여주는 신뢰를 눈으로 지켜봤다.


또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존재했다.


“그 아이는 단 한 번도 리스트밴드를 보지 않았네.”

“정말요?!”


쿼터백은 수십 혹은 백여 가지의 작전.

그리고 그 이상을 꿰고 있어야 한다.


동료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그날그날의 컨디션.

심지어 보폭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혼합하여 감독이 요구한 작전에 맞춰야 한다는 거다.


이는 어려운 정도를 떠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쿼터백은 커닝 페이퍼를 착용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리스트밴드다.


“몇 번이나 영상을 돌려 봤어. Fox가 촬영한 것과 우리가 촬영한 것을 여러 번 교차해 가면서.”

“홀리···.”

“알면 알수록 신기한 녀석이야. 마치 줄곧 풋볼을 해온 것처럼 굴고 있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해왔다는 듯 말일세.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말일세.”


연이어 나오고 있는 닉 세이번의 극찬.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NCAA Division 1 최고의 팀.

NCAA Division 1 최고의 감독.


현재 앨라배마가 지배하고 있는 시기에서도, 드웨인 모이 스톤은 압도적인 재능을 자랑하는 쿼터백이다.


합류 즉시, 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어쩌면 최소 3년 전승도 꿈은 아니다.


“9월부터는 바빠질 텐데, 내일 다시 하와이로 가보려고 하네.”

“네. 꼭 그러셔야겠어요.”

“그래.”


분석하면 할수록.

리쿠르팅을 향한 닉 세이번의 열망은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열망은 또 한 번, 전미 최고의 대학 풋볼 감독을 하와이로 이끌려고 한다.


내일.

카후쿠 고등학교의 풋볼 필드에서.

드웨인 모이 스톤이 홈 데뷔전을 치른다.


* * *


#. 2016년 8월 19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풋볼 필드


시즌 홈 개막전.

학교는 오늘을 NCD로 지정했다.

No Class Day.

쉽게 말해, 수업이 없는 날이다.


대신 교장 선생님은 모든 학생과 가족들을 풋볼 필드로 불렀고, 그중엔 우리 가족들도 있었다.


“저기.”

“워오.”


한쪽에 모인 대가족을 본 솔-제이가 놀란다.

뒤따라온 카오노히도 마찬가지였다.


하와이엔 대가족이 제법 있는 편이고 실제로 저쪽에도 후아마투들이 잔뜩 있다.


그러나 눈에 띄는 건 확실히 이쪽이다.

다들 덩치가 어마어마하거든.


“너희 아빠, 진짜 대단하더라.”

“그렇지?”

“응. 오줌을 살짝 지릴 뻔했다니까?”

“큭큭큭. 병신.”


아까 필드로 나와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후아마투들이 모인 쪽에서 연신 [“가짜 사모안!”]이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학교 측에서 말리려고 했지만 몇몇 흥분한 남자들은 그 이야기를 듣지 않았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지려고 할 때 아버지와 삼촌들이 후아마투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매우 흥미롭게도.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저긴 어른이나 애들이나 똑같았다.


할아버지는 제대로 된 남자들 없이 한심한 인간들만 왔다며 한탄하셨지만, 나는 후아마투가 아닌 스톤인 걸 다행으로 느꼈다.


아무튼.

오늘은 더 잘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후아마투가 꼬투리를 잡게 둘 순 없지.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


“가자. 시작이야.”

“응.”


오늘도 어김없이, 우린 하카(Haka)로 시작한다.

원정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EKE-!!!! AKE-!!!!”

“HI-!!!!”


“EKE-!!!! AKE-!!!!”

“HI-!!!!”


관중석에 있는 모두가 붉은 옷을 입고.

소리가 네 배쯤은 크다는 거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비행기가 머리 위에서 날아가는 것 같다.


“KEI TE PAPA PAKANGA!!!!!”

“HE IWI KOTAHI!!!”


.

.


“MAKAMAKA!!!!”

“HA-!!!!”


하카의 마지막, 우린 혀를 최대한 빼내면서 눈알을 부라리며 최대한 무서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사실 이건, 본토의 팀과 경기할 때 더 효과가 있다.

하와이 사람들은 익숙하니까.

근데 본토 애들은 여기에 쫀다.


진짜로.

전생에서 그런 애들을 수도없이 봤다.


하카가 끝나고 큰 박수가 쏟아지는 가운데.

우린 한쪽에 모여 경기를 준비했다.


오늘도 Fox Sports가 경기를 중계한다.

저쪽에 부스가 차려져 있다.



.

(거스 존슨) - Fox Sports 코멘테이터

“I Love This. 곧 있으면 중독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어요. 하와이 풋볼팀의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매력입니다. 지금 카메라에 모습이 잡히는군요. 드웨인 모이 스톤- 고작 한 경기 만에 말 그대로 전미를 뒤집어놓았습니다.”


(조 데이비스) - Fox Sports 해설

“이 추세로 계속 간다면, 어지간한 대학팀 주전 쿼터백보다도 큰 인기를 끌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전례에 없었던 일이죠. 꼭 르브론 제임스를 보는 것 같은데, 모이는 당시의 르브론보다도 세 살이나 어립니다.”

.



언제였더라.

최근인데.


의도는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시오엘레의 트위터를 보게 되었다.


시오엘레는 어떤 트윗 하나를 리트윗했는데, 그건 자기 엄마의 것이었고 내용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


중계의 90%가 쿼터백 얘기.

터무니없이 웃겨.


@@@


난 그걸 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아직 뭘 모르네.


전생에서도 그렇고 이번 생에서도 대학 풋볼 리그 중계의 80%는 쿼터백 이야기다.


심하면 90%를 넘을 때도 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최상위권 대학팀의 주전 쿼터백은 다른 종목의 프로팀 주전보다도 인지도가 높다.


올해 NFL 드래프트에서 ‘쿼터백 삼대장’으로 평가받았던 이들만 보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10승을 올리는 투수보다 훨씬 더 많이 미디어에 오르내렸다.


그러니 고작 해봐야 고등학교 풋볼 경기를 중계하는 Fox 입장에서, 중계가 결정된 이유인 나를 집중적으로 언급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늘도 분명 똑같을 것이다.


경기의 시작을 앞두고,

감독님이 목소리를 높였다.


“좋아-! 리터너들!!”

“OORAH-!!”

“별것 없다! 볼 떨어뜨리지 말고! 최대한 멀리 달리도록!! 그리고 라인맨들!!”

“OORAH!”

“쉽게 뚫리면, 경기 후 얼차려다!!”

“OORAH!!”


지금의 대화는 킥오프와 관련된 것이다.

지난 원정 땐, 우리가 먼저 킥을 했다.

하지만 이번엔 킥-리턴 위치다.


다시 말해, 리터너(Returner) 포지션.


상대가 킥오프한 볼을 받아내어 최대한 전진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이땐 쿼터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나는 벤치에서 대기를 한다.


대신 다섯 명의 오펜시브 라인.

25~30야드 지점에 서는 네 명의 풀백.

가장 뒤에 리터너 둘이 자리를 잡는다.


리터너들은 보통 런닝백이 맡는다.

그들이 가장 잘 달리니까.


드물게, 아닌 경우도 있긴 했다.


앞선의 오펜시브 라인은 상대의 디펜시브 라인을 막고, 풀백들은 2선에 머물다가 1선을 뚫고 온 이들을 담당한다.


이러한 구성은 라인맨들 빼곤 수시로 바뀐다.

풀백을 다섯 두고 리터너를 하나 두거나.

아니면 풀백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여기에도 꽤 복잡한 규정이 있지만.

일단은 기본적인 건 이 정도다.


삐—익!


심판의 신호와 함께, 상대 팀 쪽에서 힘차게 볼을 차서 우리 진영으로 보내왔다.


이를 받아낸 건 졸업반인 엘비스다.

엘비스 바카푸나(Elvis Vakapuna).


일반적인 공격 상황에서는 하먼이 팀의 첫 번째 런닝백이지만, 리터너 역할은 엘비스가 더 잘한다.


지금도 엘비스는 정말 맹렬히 달렸다.

우린 웨지를 만들어 잘 비볐다.


어느새 절반.


중립 진영을 넘어 상대 진영 40야드 지점까지 진입하고서야, 태클이 이뤄지고 공격 지점이 결정되었다.


만족스러운 결과다.

난 양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외쳤다.


“그거지, 엘비스!! 바로 그거라고!!”


다시 말하지만.

쿼터백은 공격팀 모두와 잘 지내는 게 필수다.

그들의 친구이자 또 리더가 되어야 한다.


작은 것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계속 격려하여, 공격팀 전체가 나를 따르게끔 만드는 것도 쿼터백의 덕목이다.


그러지 않으면.

금세 주전 쿼터백 자리를 빼앗긴다.


환호성을 내지른 직후.

감독님이 다가왔다.


“Let's Go, 모이. 저들에게 제대로 보여주렴.”

“Oorah!”


양 팀의 선수 교체가 이뤄지는 가운데, 내가 헬멧을 쓰고 필드로 들어서자 관중석에서 커다란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난 그중에서도.

가족들의 목소리를 골라 들을 수 있었다.

귀에 확 들어왔으니까.


“Go, Get'em Moi!!!”

“LET'S GO!!!”

“파이또오오오오-!!!!”


하하.

마지막은 이와이 삼촌이다.

다만 아직, 아버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저기.

지금 점잔을 빼고 계셨다.

기껏 연차까지 내고 오셨건만.

조금 더 즐겨주면 안 되려나?


하기야.

그렇게 만드는 건, 나의 몫이다.


다시 한번 파이팅을 다지며, 나는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힘차게 달려갔다.



.

(거스 존슨)

“SB 네이션은 그들이 전미 고교 풋볼 리쿠르팅 랭킹을 매긴 이래 처음으로 드웨인 모이 스톤에게 120점을 주었습니다. 대체 이 소년이 어디까지 보여줄지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것도 분명, 전례에 없던 일이기 때문이겠죠.”


(조 데이비스)

“지난주 경기가 끝난 뒤부터, 저는 정말로 이 친구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도 얼른 이 친구의 플레이를 보고 싶군요.”


(거스 존슨)

“누군들 안 그러겠습니까. 이걸 좀 보세요. 허들 속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네요. 감독의 입은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풋볼 리그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대학팀 관계자들도 분명 이런 부분을 보고 있을 겁니다.”


(조 데이비스)

“저도 허들과 오디블로 지시를 내리는 고등학생은 처음 봅니다. 경이롭군요.”


***


※ 풋볼 용어 설명


허들(Huddle) : 한 번의 공격 포제션이 종료되고 다음 플레이를 하기까지의 시간(25초/40초)동안 하는 작전회의.


오디블(Audible) : 감독으로부터 전달받은 작전을 허들 때 전달한 후, 볼을 전달 받기 전 쿼터백이 상대 수비의 움직임 등을 읽고 해당 정보를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등의 행위. 때에 따라 오펜스 라인이나 리시버의 경로를 바꾸고, 어떤 경우엔 타임아웃을 외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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