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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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작품등록일 :
2024.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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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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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나의 다음 단계다

DUMMY

#. 2017년 11월 30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CDP, 카후쿠

#-3. 카후쿠 고등학교


시즌이 끝나고, 평범한 학창 생활이 시작됐다.


수업에 가고.

쪽지 시험을 치고.

잠든 마르커스를 걷어차고.


또 다른 수업을 듣고.

토론에 참여하고.

헛소리하는 마르커스를 걷어차고.


점심땐 카페테리아로 가서.

친구들과 잠시 어울리다가.

넋이 나간 마르커스의 뒤통수를 때렸다.


찰싹!

“아-오! 왜?!”

“wtf. 요즘 너 진짜 못 봐주겠거든?”


마르커스는 최근 나사가 조금 풀려있다.

여자친구와 헤어졌기 때문이다.


감독님은 내년 웨스턴 일리노이 입학이 확정된 이자야의 역할을 마르커스에게 맡기기로 했는데, 그 조건이 현재 사귀는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거였다.


나쁜 애는 아닌데.

풋볼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허구한 날 싸우고.

그러다 안되면.

섹스를 무기로 마르커스를 설득했다.


작년 10월 이후 마르커스의 근육맨 활동에 참가하는 횟수가 거의 없었던 것도, 새로 사귄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연애냐.

풋볼이냐.

선택은 쉬웠을 것이다.


마음 아픈 건 별개의 문제고 말이다.


“제기랄. 맨날 마주치니까 죽겠어.”

“그래- 그건 그럴 것 같긴 해.”

“뭐야? 왜 내 의견을 인정하는데?”

“정상적이면 늘 인정하고 있거든?”

“그런가?”

“그야 네 헛소리가 대화의 80%까 그렇지.”

“큭큭큭. 하긴- 그래.”


간단히 점심을 먹고.

마르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복도를 걸었다.


나도 입학 때보다 키가 컸지만.

얘도 183cm까지 자랐다.


“젠-장 이렇게 된 거.”

“?”

“대학에 가서 난봉꾼으로 살겠어.”

“그래— 바로 그거지.”


감독님이 마르커스를 따로 불러 내년 보직에 관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아마도, 얘의 가능성을 높게 사서였기 때문일 거다.


D1급 재능이냐는 살짝 의문이 들지만.

NAIA D1 장학금은 가능하지 않을까?


대학에서 얼마나 발전하느냐에 따라서는 2학년 이후 NCAA D1 전학도 노려볼 수 있다.


“그건 그렇고, 모이.”

“왜?”

“연락은 왔어?”

“여기저기서 너무 연락이 많이 와. 어떤 거?”

“PFHF.”

“아- 응.”

“어떻게 됐어?”


마르커스의 질문에.

난 몸을 돌려세웠다.


바로 이해한 마르커스도 내 쪽으로 몸을 돌렸고, 우리는 이내 복도에서 서로를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었다.


“내가 뭐랬어!! 올해 무조건 받는댔잖아!!”


마치 본인의 일처럼 기뻐해 주는 마르커스가.

나는 무척 고마웠다.

아까 몇 번 걷어찬 게 미안해지는데?


그래도 그건.

친구를 위해서였다.

내가 그냥 걷어차고 싶었던 게 아니고.


거-참.

그렇다니까.

다 친구를 걱정해서.


아무튼.


지금 이렇게 마르커스와 내가 기뻐하고 있는 이유는 PFHF라는 곳에서 어제저녁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PFHF.

Polynesian Football Hall of the Fame.

폴리네시안 풋볼 선수 명예의 전당 협회.


지난 2014년부터 이곳에선, 폴리네시아 출신 풋볼 선수들을 위한 상을 만들었다.


첫해는 대학 선수만 수상했고.

이듬해부터는 프로 선수도 포함했다.

그러다 올해엔 고등학교 선수도 선정했다.


바로.

나.


나는 올해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와이드리시버 주주 스미스-슈스터(Juju Smith Schuster), 워싱턴 주립의 허큘리스 마타아파(Hercules Mata`afa)와 함께 상을 수상하게 됐다.


“젠장, 그거 끝내준다.”

“행님이다, 이거야.”

“상은 받으러 오는 거래?”

“아니. 학교로 보내준다는 데?”

“그래? 강당에서 하려는가 보네.”

“그렇겠지.”

“오지네. 나도 그런 걸 받아보고 싶어.”

“너도 할 수 있어, 마르커스.”


미국의 풋볼 시즌은 고등학교-대학-프로 순으로 시작되어, 마찬가지로 끝도 고등학교-대학-프로 순이다.


NCAA D1을 포함한 수많은 대학 풋볼 리그가 각종 볼(Bowl) 게임과 플레이오프를 준비 중이라면, NFL은 이맘때쯤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할 때다.


그래서 매번 이렇게 12월과 1월이 되면, 고등학교 풋볼 리그는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각종 상이 수여되고.

All-American 경기가 열리며.

진학도 대충 결정된다.


올해는 학교차원에서.

날을 정해 셀렉션 데이를 열 거랬다.


“언제였지?”

“11일.”

“댐- 시간 진짜 빨리 간다.”

“풋볼 선수가 그렇지, 뭐.”


작년엔 이맘때 그냥 수업을 듣고 따로 운동하며 보냈지만, 올해는 그보다는 훨씬 바쁠 것 같다.


“난 5교시 수업 없어.”

“뭐?! 어째서?”

“숙제랑 리포트랑 꼬박꼬박 제출하니까, 오늘은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던데? 출석만 잘하면 A+랬어.”

“씨팔. 왜 너만 특별 대운데?”

“숙제는 잘 했어 마르커스?”

“··· 두, 두 번 빼먹었지.”

“출석은?”

“세 번···.”

“결석 몇 번 하면 낙제였더라?”

“넷··· 썅.”


본인을 수업에 들여보내려고 일부러 교실 앞까지 함께왔다는 걸 이제야 알았는가 보다.


때마침, 선생님도 저쪽에서 걸어오셨다.

바로 멜로디아 고모 말이다.


“마르커스. 오랜만이네?”

“하. 하하. 네. 안녕하세요?”

“냉큼 들어가.”


퍽.


또 한 번 엉덩이를 걷어차인 마르커스가 비틀대며 교실로 들어가고, 나는 멜 고모와 하이 파이브를 한 후에 풋볼 필드를 향해 걸어갔다.


지금은 특별히 할 일도 없고.

코치님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러다 풋볼 이야기도 하는 거고.


“하하. 또 너냐?”

“왜 그러세요- 좋으시면서.”

“포도 주스 한 잔 줄까?”

“그거 좋죠.”


현재 나의 아지트는 코치님들이 머무는 공간이다.

주스를 마시던 중.

먹을 것을 들고 안으로 들어선 감독님이 날 발견하고는 어이없다는 듯이 두 팔을 들어 올렸다.


“넌 집에 안 가냐?”

“여기가 집인데요?”

“··· 젠장.”


실제로 내 숙소는 학교 안에 있다.

몇몇 코치님들처럼.


학교가 쓸 수 있는 추가적인 예산이 생기면서, 본토에서 불러온 코디네이터들과 다른 코치님들 일부가 학교 안팎에 지어놓은 건물에서 살고 있다.


개중엔 가족하고 사는 분들도 있어서.

가끔 찾아가 어울리곤 했다.


아마.

나랑 사이가 더 좋을걸?


“그건 부인하기 좀 힘드네.”

“Damn It!!”

“큭큭큭큭.”


수업. 공부. 운동.

그리고 수다.


지금 이런 모습은.

시즌이 끝난 뒤의 흔한 일상이다.


***


※ 카후쿠 고등학교 2018년도 D1 진학 성적

-> OLB : 아웃사이드 라인배커

-> WDE : 윅 사이드 디펜시브 엣지

-> OT : 오펜시브 태클

-> OG : 오펜시브 가드

-> DT : 디펜시브 태클

-> RB : 러닝백

-> ATH : 포지션 정하지 않았음



카나이 마우가(OLB) : USC(CA)

미카 타푸아(WDE) : 유타

자이온 투풀라-페투이(OLB) : 워싱턴

샘슨 리드(WDE) : 밴더빌트

마이카 마리테라기(OT) : 밴더빌트

시아오시 라우힌고아(DT) : 유타 주립

에녹 나와히메(RB) : 유타 주립

이자야 비마히(OG) : 웨스턴 일리노이

세코페 라투(ATH) : BYU


***


#. 2017년 12월 1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CDP

#-3. 와이나 하이나


금요일 일정을 끝내고.

멜 고모와 함께 할머니 집으로 왔다.


“이게 그거야?”

“응. 맞아.”

“얼른 뜯어 봐.”


곁에 있는 멜 고모가 더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두근거리긴 마찬가지다.


지금 내 손엔 우편이 하나 쥐어져 있다.


겉에는 U.S Army란 글자가 선명히 새겨져 있었고, 한쪽 귀퉁이에 찍힌 우편 스탬프는 이것이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보내어졌음을 알려주었다.


기쁜 마음으로.

난 봉투를 열었다.


@@@


친애하는 드웨인 모이 스톤.


저희 U.S Army가 매우 기쁜 마음으로 이 편지를 보낸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귀하를 2018년 1월 7일에 펼쳐질 All-American Bowl 게임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참여하는 것에 강제는 아무것도 없으나, 모쪼록 함께해준다면 매우 기쁠 것입니다.


일주일 이내에 생각을 하고 결정을 내리신다면, 아래에 있는 주소로 메일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하와이 최고의 풋볼 선수에게.

- From. U.S Army


@@@


지금 내가 받은 우편은 고등학교 풋볼 올스타전으로도 불리는 All-American Bowl의 초대장이다.


이 경기를 위해 전국에서 총 66명이 모이는데, 미시시피강을 경계로 동쪽과 서쪽을 나눠 33명씩 구성된 팀 두 개를 만든다.


현재는 텍사스 지역을 포함해 ESPN2를 통해 전국 중계 역시 이뤄지고 있으며, 미디어에서는 내가 출전하게 되면 ESPN이 직접 전국 중계를 열 것이라고 했다.


“꺅-! 어떻게 해! 모이!! 이거 진짜 대단하다!!”

“엄마한테 전화해야겠지?”

“응. 얼른 해 봐.”


아버지는 지금쯤 비행기를 타고 있을 거다.

요즘엔 아예 집에서 출퇴근하신다.

매일 비행기를 타고 말이다.


동생이 생기면서 일어난 변화다.


말이 나와서 그런데.

내년 3월이면.

내게도 동생이 생긴다.


“엄마? 저예요. 몸은 괜찮아요?”


처음엔 엄마가 너무 늦게 동생을 가진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그건 괜한 생각이었다.


식당을 단 하루도 쉬지 않으셨고.

목소리도 점점 쌩쌩해지는 느낌이다.


- 올스타전이라고?

“네. 내년 1월 7일이에요.”

- 텍사스로 갈 준비를 해야겠는걸?

“괜찮으시겠어요?”

- 얘는. 엄마 아주 멀쩡해.

“너무 보고 싶어요.”


본래였다면 크리스마스 연휴 전에 파이아로 갔겠지만, 초대를 받은 이상은 여기에 남아서 몸을 만들어야 했다.


또 아까 보니까 1월 2일에 샌안토니오로 합류하라고 하던데, 미리 모여서 간단히 손발을 맞출 건가 보다.


가족은 천상 그때 볼 것 같다.


“아빠 도착하면 다시 전화할게요.”

- 그래. 그리고 모이?

“네?”

- 네가 무척 자랑스럽단다.

“··· 사랑해요, 엄마.”

- 나도 사랑해.


엄마에게도 소식을 전하고 나니.

비로소 실감이 됐다.


내심 기대도 했고 올해는 당연히 올 거로 생각은 했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꽤 벅차오른다.


그때, 현관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우- 엄마랑 아빠가 왔는데?”

“바로 말씀드릴래.”


시내에서 영화를 보며 데이트를 하고 오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도, 나는 All-American Bowl 참가 소식을 알려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이대로 있을 순 없겠구나.”

“에?”

“오늘 저녁은 푸짐하게 먹자.”


음-

저기.

할머니?


할머니가 푸짐하다고 하는 거 그거.

마을 사람 전부 불러야 하는 것 알죠?


머리를 긁적이던 나는 신이 나 할아버지를 다시 데리고 장을 보러 나가신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이거.

사람들 좀 불러야겠는걸?


“이웃 사람들 부를까?”

“어. 그러자.”


오늘 스톤 가문의 작은 파티가 있음.

사유는 모이의 All-American Bowl 출전.

진짜 이유는 할머니가 푸짐하게 먹재서.


멜 고모와 함께 이웃을 돌아다니며 저녁에 초대했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끌어안아 주거나 축하한다고 말해주었다.


참석 인원은 선약이 있는 분들 빼고 전원.

대략 15집 정도가 모이기로 했다.


오늘은 제법.

아니 무척.


“시끄러워지겠지?”

“재미있을걸?”


그렇게 고모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중.

아까 비었던 앞집에 사람이 있는 게 보였다.

최근 집에도 한두번 초대 되었단다.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거다.

근데, 이름이 뭐였더라?


“제리. 제리 플로이드야.”

“아, 기억났어.”


본래 사람 이름은 진짜 잘 외우는데.

이상하게 저 사람은 외워지지 않았다.


“제리!!”

“?”


이름을 크게 외치며 길을 건너자.

열쇠로 문을 따려던 남성이 돌아봤다.


“모이? 오늘 집에 온 거니?”

“네. 이따 저녁에 뭐 해요?”

“글쎄, 특별히 할 일은 없는데? 왜?”

“저녁 드시러 오세요. 이웃들도 초대했어요.”

“오-! 물론이지! 뭘 가져갈까?”

“아뇨. 마실 것만 챙겨오시면 돼요.”

“그래. 있다가 보자.”

“넵.”


전에도 느꼈지만, 살짝 열린 문틈으로 본 제리 플로이드의 집은 조금 이상했다.


작가라서 그런가?


아니.

그보다는 꼭 군인 같다.


살림도 거의 없고.

오래 살 거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더 경계를 받았고.


한데 벌써 1년이 넘은 걸 보니.

그냥 취향인가 싶기도 했다.


“뭐래?”

“온대. 아 그리고 고모.”

“응?”

“고모 남자친구도 부르자.”

“··· 그럼 하나만 약속해.”

“뭔데?”

“약속할 거지?”

“들어 보고.”


크게 심호흡을 한 고모가.

진지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절대 태클하지 마.”

“···.”

“알겠지?”


이런 말을 들으니까 괜히.

이상한 놈인가 의심되잖아?


하지만 일단은 봐야 했고.

또 초면에 태클을 걸 생각도 없다.

한 50%는?


그래서 난.


“좋아. 알겠어.”

“진짜?”

“응. 되도록 참아볼게.”

“··· 모이.”

“하하. 농담이야. 설마 내가 처음 보는 사람한테 태클을 걸겠어? 안 그래?”


고모의 불안한 눈빛.

난 웃으며 돌아선 후

집으로 걸어가며 눈을 가늘게 떴다.


제대로 된 놈이 아니어만 봐.

이따가 죽었어.


그리고 몇 시간 뒤.

내가 보게 된 건.


“코치님?”

“하. 하하. 하하하.”


최근 들어 머리를 빡빡 밀고 살도 많이 빠져 제법 잘생겨졌다는 소리를 듣는 존 모스 코치님이었다.


말 그대로 돌처럼 굳어버리고만 나.

이런 내게 다가온 코치님은.


“설마, 태클을 걸 건 아니지?”

“···.”

“그래. 있다가 정신 차리고 말하자.”


대체 내가 지금 뭘 본 건지 누가 말해줄래?

아니. 됐어.

말하지 마.


딱. 딱.


눈앞에서 손가락을 튕기며 현실을 부정해보지만, 그래봐야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


오-

세상에나.


***


#. 2017년 12월 12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CDP, 카후쿠

#-3. 카후쿠 고등학교

#-4. 강당


어제는 친구들이 진학할 대학을 정했다.

하와이 미디어가 크게 신경을 써줬다.


주 역사상 하나의 고등학교에서 이토록 많은 D1 선수가 배출되는 건 처음이라서, 지역 방송과 라디오에서는 30분가량 생중계도 진행했다.


그리고 오늘.

또 하나의 경사가 생겼다.


전에 말했던 PFHF가 주관하는 Polynesian Football Player of the Year 고등학생 부분에, 내가 처음으로 선정된 것이다.


“소포모어, 드웨인 모이 스톤-!”


교장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고.

아래에서 기다리던 난 단상 위로 올라섰다.

그 순간, 큰 환호성이 터졌다.


“댐-!! 브로!! 네가 조져줄 줄 알았어!!”

“졸라 멋져어어어-!!!”

“모—이!! 모—이!!”

“모—이!! 모—이!!”


떠들썩하게 축하해주는 풋볼팀 동료 중엔, 몇 주 전에 약속되었던 대학 캠퍼스 방문 일정을 하루 미룬 애들도 있다.


그렇게 한 이유는 하나다.

날 축하해주기 위해.

진짜 눈물 날 정도로 고마웠다.

대학 진학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아니까.

그래서 더 그랬다.


단상에 올라선 나는 양팔로 아래에 있는 친구들을 향해 손키스를 보냈고, 환호를 내지르던 친구 중 일부는 역하다고 외치며 그런 것 말고 돈이나 내어놓으라고 했다.


“와하하하하!!”


떠들썩한 분위기 속.

난 교장 선생님 앞에 섰다.


요즘.

많이 기름져지셨다.


듣자 하니 차도 포드에서 캐딜락으로 바꿨다던데, 연봉이 똑같은 공립 학교 교장이 갑자기 큰 돈이 어디에서 났을지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왔다.


아마, 슈킹을 했겠지.

뻔한 이야기다.

그래서 화도 안나고.


“모이. 넌 정말 놀랍기만 하구나.”

“학교의 큰 축복이죠?”

“하하. 정말 그래.”


하지만 그건 그거고 또 이건 이거기에.

난 단상의 마이크를 가져왔다.


예상치 못했던 행동에 교장 선생님은 당황했고.

난 마이크를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곤.


“카후쿠의 훌륭한 교장이신 존 해거티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모레, 카후쿠 그릴의 버거를 학생 숫자대로 준비해 놓는다고 하네요! 기쁘면 다 같이 쏘리질뤄어어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카후쿠는 NFHS에 뗄 것을 다 떼주고도 천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남겼다. 해당 내역을 공개하긴 했지만 일부는 간부들의 주머니로 갔을 것이다.


공립 고등학교에서 간부라고 해봐야.

교장과 교감.

이사회.

그리고 일부 선생님이 전부다.


못해도 15만에서 20만 정도는 해먹었을 것이기에, 난 이 정도 짓을 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봤다.


실제로, 교장 선생님은 웃고 계셨다.


“허허. 허허허.”


어이없는 것도 웃는 거라면 이지만.

아무튼.


마이크를 단상에 도로 놓아두며.

난 교장 선생님께 말했다.


“내년에도 황금을 이곳에 가져다드릴게요.”


잠깐은 불쾌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젠 괜찮아졌을 것이다.


NFHS가 부패했다고?

그래.

맞다.

하지만 NCAA는 이보다 훨씬 더하다.


그리고 난 그걸.

가만히 내버려 둘 생각이 없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학생들이 있는 곳을 바라봤고, 트로피를 쥔 손을 높게 들어 카후쿠를 외쳤다.


“카-후쿠!”

“카-후쿠!”

“카-후쿠!”

“카-후쿠!”


하와이 고등학교 풋볼 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이어, 나는 PFHF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도 뽑혔다.


그러나 말해두겠다.

이게 시작이라고.


오는 1월에 있을 올스타전.

그리고 그 이후의 일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나의 다음 단계다.


작가의말

독자님들의 선호작, 추천, 댓글은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 (_ _)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6

  • 작성자
    Lv.85 Schwalze
    작성일
    24.09.21 23:56
    No. 31

    어으 빠르게 NCAA를 넘어서 NFL에서 하드캐리 할 모이를 보고싶네요. 기분 좋은 기다림입니다. 작가님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91 하늘짱
    작성일
    24.09.22 00:15
    No. 32

    글을 보다보니 예전에 어머니가 한국인이었던 풋볼 선수가 생각나네요
    검색해보니 하인스 워드 선수네요
    이 선수는 어느정도 수준인지 알려주실수 있나요?

    주인공 모이 스톤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니 한국 반응이 더 좋을거 같은데 나중에 한국 방문 계획이 있나요?
    국뽕 한번 챙겨주실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USER1506..
    작성일
    24.09.22 01:03
    No. 33

    대학은 캘리포니아로 갔으면 좋겠네 역시 대도시권역으로 가야 인기도나 상업적이익도 클테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베하
    작성일
    24.09.22 01:17
    No. 34

    미식축구 팬인데 ㅈㄴ 재미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ev****
    작성일
    24.09.22 01:19
    No. 35

    헉..
    연참입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궁서체
    작성일
    24.09.22 02:57
    No. 36

    이거 시간 계산해보니 모이가 nfl드래프트 되는 시기가 23년 아니면 24년이라 현실시간 따라잡을 거 같은데 이러면 쓰기 어렵지 않나요?

    굳이 시간대를 이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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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039. 오늘도 우리의 공격은 거침이 없다 +31 24.09.18 7,881 423 18쪽
38 038. 난 성인군자는 아니다 +18 24.09.17 8,494 399 19쪽
37 037. 제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해주세요 +38 24.09.16 8,892 465 19쪽
36 036. 나는 줄곧 그렇게 해왔다 +33 24.09.15 9,498 430 18쪽
35 035. 그러게, 좀 더 잘하지 그랬어 +35 24.09.14 10,169 471 18쪽
34 034. 차라리 오토바이에 치이는 게 나았을 걸? +45 24.09.13 10,621 516 19쪽
33 033. 팬티를 적실 만큼 맹렬한 걸로 +82 24.09.12 11,270 523 19쪽
32 032. 우리의 이번 시즌은 정말 대단할 것 같다 +40 24.09.11 11,519 503 18쪽
31 031. Welcome! 신입생과 전학생! +34 24.09.11 11,896 547 18쪽
30 030. 야, 나한테 뛰어와야지 +71 24.09.10 12,258 736 21쪽
29 029. 터치다운 패스를 만들어야 한다 +34 24.09.09 12,194 574 19쪽
28 028. 아주 많이 즐길만했다. +31 24.09.09 12,647 532 18쪽
27 027. 제대로 된 놈이 하나도 없냐? +35 24.09.08 13,223 538 16쪽
26 026. 어떤 일이든 하는 게 옳다 +42 24.09.07 13,284 621 16쪽
25 025. 순수하게 꿈을 좇고 있을 뿐이다 +30 24.09.07 13,599 520 19쪽
24 024. 나쁠 것 하나 없는 거래다 +44 24.09.06 14,070 617 19쪽
23 023. 입맛이 그리 텁텁하지만은 않다 +38 24.09.05 14,324 632 20쪽
22 022. 엄-청 시끌벅적하겠지? +61 24.09.04 14,301 666 19쪽
21 021. 와-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어 +29 24.09.04 14,250 55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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