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록(驅魔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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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빠마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20 00:18
최근연재일 :
2024.09.15 20: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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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5,461

작성
24.09.1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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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보자(4)

DUMMY




내가 들은 놈의 능력은 정말 놀라웠다. 사람을 고문하고 지옥으로 던져버리는가 하면, 여성을 소환해 욕정을 채워 주었다. 진짜 가능한 일 일까? 놈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서질 않았다. 놈은 단순히 마법진을 그리는 것만 할 줄 아는 게 아니었나···?



혼자만의 생각을 이어갈 때, 5사도의 설명이 계속되었다.



“광인이 되어버린 2사도가 시작이었어요. 놈은 믿기지 않는 그 능력을 우리도 충분히 갖을 수 있는 힘이라고 이야기 했어요. 처음에는 믿지 못했죠. 하지만······.”




게시자가 쓴 힘은 어둠의 능력. 그 힘을 모두가 쓸 수 있다는 말에 하나씩 2사도의 뒤로 자리를 옮겨갔다. 그때를 생각하던 5사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망설임 없이 4사도가 걸어 나가는데, 저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어요···.”



그 후 그는 스스로를 세상을 새롭게 재건 할 제1사도 이자 구원자로라 칭하며, 그의 피를 나눠 마신 사람들을 순서대로 사도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그때부터 이름 대신 각자가 받은 사도의 명칭으로 불렸죠. 그리고 그 놈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이야기 했어요. 자신이 가진 이 힘을 더 확장할 생각이라고, 그렇게 해서 세상을 뒤집을 거라고 말이죠. 하아아···.”



그는 말을이어가다 그때의 생각이 났는지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는 정확히 놈이 가진 힘의 원천을 몰랐어요. 그냥 뭉뚱그려 어둠의 힘, 어둠의 능력이라고 말할 뿐이었으니까요.”



5사도의 말에 불쑥 끼어든 것은 소영 자매였다.




“그······. 피를 받아먹었다고 했는데, 진짜 무슨 능력이 생기긴 했어요? 그 구원자라는 사람처럼?”



“아······! 마법 같은 힘이 생기긴 했죠. 어둠이 보였으니까. 처음에는 놀라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했는데···.”



“말하자면, 무속인 같은 그런 건가요? 뭐가 막 보이는?”



“음···. 글쎄요. 정확히 무속인 분들에게 어떤 일들이 있는지 몰라서, 답을 제대로 드리지 못하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좀 전에 말씀드린 것이 전부입니다. 보이기도 하고 느껴지기도 하죠. 좀 기분 나쁘고, 더럽고 불결한 것들이요.”



5사도의 표정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영 자매는 끌어 오르는 호기심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럼, 지금도 뭐가 보여요?”



5사도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으려다가, 나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여기, 이 신부님이 말이죠? 엄청 강렬해요. 제가 매일 보던 그 음침한 놈들 하고는 완전히 다른 기운이 느껴져요.”



5사도는 그런 말을 함 나를 다시 한번 바라봤지만, 사실 나는 5사도에게서 별로 느껴지는 것이 없었다. 아마도 그가 직접적으로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아 그런 것 같았다.



오히려 나는 직접적으로 5사도에게 물었다.



“내가 봤을 때, 그 쪽은 전혀 어둠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차라리 4사도라는 친구가 그쪽보다는 좀 더···.”



내 물음에 그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맞아요···.’라는 말로 대꾸했다. 그리고 곧장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날, 우리가 구원자와 피의 맹약을 한 날, 그 날이 있고 우리는 거의 매일같이 모였어요···.”



그들이 모인 이유는 간단했다. 구원자가 말한 어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그리고 그 어둠의 능력을 키우는 일은 더 간단했다. 구원자의 일을 돕는 것.



“구원자는 늘 어둠에 힘을 갈구했죠. 우리가 봤을 때 그는 이미 신이나 다름 없었지만, 그는 항상 부족하다고 했어요. 그 때, 그는 하루의 대부분을 마법진을 그리는 데만 열중했어요. 매일같이 테스트하고···.”



그러나 그 시기에 그가 그린 마법진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유일하게 성공한 것은 자신의 피를 매개로 작동시킨 마법진 뿐.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니까, 6사도가 미친 제안을 하나 하더군요. 자신이 애들을 좀 모아 올 테니까. 그 애들로 시험을 해보자고···.”




“미친새끼!!!”



가만히 듣고 있던 소영 자매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주먹을 바들바들 떨었으나, 그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6사도는 무척 잘생겼어요. 어지간한 남자 연예인들 뺨칠 정도로요. 왜 이 모임에 나왔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기는 했는데···, 그 놈이 학생들을 데려오기 시작했어요. 우리끼린 데려온 애들을 제물이라고 불렀거든요. 녀석이 제물의 담당이 된 거죠.”



나는 조심스럽게 5사도에게 물었다.


“데려다가 뭘 했어요!?”




“처음에는 이상한 짓을 한 건 아니었어요. 아지트에 그려두었던 마법진 위에 잠깐 올려두는 거예요. 애들도 신기하다고 하고 잘 따랐거든요. 처음에는 정말 그게 다였어요. 그런데 역시 아무 일도 없더군요···.”



그 뒤로 구원자는 제물로 데려온 학생들에게 폭력을 가하라고 지시했다.



때리고, 소리 지르고, 짓밟고, 옷을 벗기고 등등.



처음에는 너무 무서운 나머지 다들 겁을 먹고 손에 사정을 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폭력에 무감각해졌다.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지나고 그 날이 되었다고 했다.




비가 잔뜩 온 여름의 어느 날.



6사도가 자신이 알바 하는 곳에서 꼬신 여자애를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



이쁘장하게 생긴 여학생, 그녀의 나이는 열일곱, 이름은 김 선아였다. 언제나처럼 경기도 모처의 지하 아지트에 모인 그들은 6사도와 제물을 기다렸다.



“오늘은 제대로겠죠?”



“그럼요. 오늘은 구원자님의 말씀에 따라, 제대로 된 숫처녀를 골랐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봐요.”



다른이들은 모르겠지만, 구원자가 지금까지 한 일은 자신에게 힘을 줄 악령을 깨우는 일이었다. 몇 번의 일 만으로 큰 힘을 얻을 줄 알았으나, 앞 선 시도들에서 악령은 커녕 주위에 잡귀조차 나타나지 않아 그 결과가 매우 실망스러웠다.



더 이상 마법진에는 문제가 없었다. 곰곰이 그간의 일을 생각해 본 결과. 제물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악령도 순수한 제물을 요구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고 있던 것이다. 그저 어리기만 하다고 순수한 것이 아니었다. 정신만큼이나 육체도 태초의 것 그대로의 여성이 필요했다.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호언장담하는 다른이들을 두고, 자신은 바닥에 그려진 소환진을 다시 점검했다. 혹시 자신의 실수 때문에 일을 그르치고 싶진 않았으니까.



지하로 걸어 내려오는 인기척이 들리자, 아지트 안에서 의식을 준비중이던 다섯은 각자의 위치로 숨어 들었다.



“아니, 오빠······. 여기는······.”



“왜!? 너도 조용한 곳이 좋다며, 여기 내가 잘 아는 형이 하던 가게라 괜찮아. 들어 와.”



머뭇거리는 여성과 그녀를 안심시키는 남성. 둘은 천천히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조용히 아지트를 들어오는 두 남녀를 숨어서 바라보던 ‘구원자’의 눈은 광기로 타올랐다.





“잠깐!! 잠깐만 멈춰봐요!”



설명을 이어가던 5사도는 다급한 내 요청에 놀란 눈이 되어 조용해졌다.



“선아라고요? 김 선아? 확실해요?”



다시 묻자, 오히려 그가 되물어왔다.



“네···. 뭐? 뭐가 잘 못 됐나요?”


“오해하거나, 잘 못 봤다거나? 그런 거 아니죠?”



“그···그렇죠. 그 아이 이름은 제가 확실히 기억해요. 그날 그곳에 있던 일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나는 답답함에 갈증을 느꼈다. 왜 하필 지금 이대목에서 선아의 이름이 나왔을까?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이었으면 좋겠지만···. 느낌이 아주 좋지 않았다.



마법진과 악령, 그리고 부마자···.



“그 아이한테 무슨 짓을 했죠? 그죠?”



따지고 묻는 내 말투에 5사도는 살짝 주눅이 들었다.



“그······그렇죠. 제가 한 것은 아니지만···.”



선아의 상태로 보자면 놈은 지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악령에 씌인 선아를 찾아보지도 않고 돌보지도 않은 게 확실하다. 그렇다면 어둠의 능력을 원한 놈은 과연 선아에게서 무엇을 얻었을까···?



나는 발끈한 자신을 자책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목소리를 낮추어 말을 이어나갔다.



“미안해요. 선아라는 아이를 내가 아는 것 같아서. 그나저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 해 줄 수 있어요? 그 아이에겐 그게 중요할 수도 있어서···.”



5사도는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 입을 열었다.



“일단은 그 둘은 술을 마시기 시작했죠. 분이기가 무르익었고···. 오히려 선아라는 아이가 더 적극적이었어요. 몰래 보고있던 제가 다 놀랄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술이 한 두 잔 들어가자 선아는 서서히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를 흔들어 깨운던 6사도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한 것이 신호가 되었다.



“완전히 의식을 잃었어요!!”



6사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위에 숨어있는 사람들이 몰려나와, 그녀를 마법진의 가운데로 옮겼고 사도들은 마법진 밖에 무릎 꿇고 앉아 구원자가 행할 의식을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곧 쓰러진 선아에게 다가간 구원자.



그는 천천히 그녀에게서 천장으로 시선을 옮겨갔으며, 두 팔은 하늘을 향해 높게 들어 올렸다. 그리고 중얼중얼 높낮이 없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주위는 삽시간에 어둠이 내려앉고, 소리가 공명하기 시작했다.



“그 묘한 분위기가 시작이었어요. 놈은 완전히 무아지경에 빠져서 주문을 외웠죠. 남자를 소환하고 여자를 소환한 그 날과는 완전히 그 궤가 달랐어요. 소름끼치게 섬뜩했죠.”



5사도는 그 순간을 아주 상세하게 설명했다.



조명이 켜 있었는데도 완전한 어둠이 내려앉자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오직 구원자의 입 뿐이었다. 조용하지만 힘 있게 뱉어내는 단어들. 어느 한 부분을 기점으로 그가 말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가 소리 높여 말하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 소리는 공간을 가득 매우며 울렸다. 또한 입을 다문 그가 그녀에게 다가가는 동안에도 그 소리를 끊이지 않았다.



“마치 놈의 목소리에 거대한 힘이 실려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요··· 그리고나서 그놈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어요.”



그는 주머니에서 꺼낸 칼을 들고 선아의 손바닥을 그었다. 그러자 그녀의 검붉은 피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투두둑!



그 순간, 땅 위의 모든 것이 뒤틀리듯이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에서 붉은 빛을 내뿜었다.



알 수 없는 기호와 도형, 그리고 글자들.



그것을 지켜보던 이들은 너무 놀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진짜 놀라운 것은 마법진의 반응이 아니었다.



“일어나라!”




구원자의 한 마디에 인사불성으로 쓰러져 있던 선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콰과광!!’ 창문 하나 없는 어두운 공간에 번개라도 치듯이 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힘 없이 서 있는 그녀의 등 뒤로 커다란 날개를 가진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악···악마예요, 그것은 확실히 악마의 날개였어요!!”



잔뜩 흥분한 5사도는 계속해서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그때 얼마나 놀랐냐면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 비록 그림자지만 상상 속에서만 생각하던 악마의 날개를 봤다니까요···.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사실은···.”




자리에서 일어난 선아는 천천히 구원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구원자는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너를 깨운, 너의 주인! 무릎을 꿇고 내게 복종하라!”



그러나 그녀의 반응은 전혀 상상 밖이었다. 심지어 그녀의 목소리는 더 이상 소녀의 것이 아니었다. 쇠를 긁는 분노한 노인의 음성. 그 소리가 들려왔다.



“어리석구나 인간아! 감히, 인간 따위가! 하찮은 재주로 나를 복종 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느냐?!”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한 구원자.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지만, 기세에 지지 않고 소리쳤다.



“나는 너의 주인, 너를 심연에서 꺼낸 자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나에게 복종하라!!”



그러자 곧 구원자를 바라보는 선아의 눈빛이 피처럼 붉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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