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사랑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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챦챦
작품등록일 :
2024.08.2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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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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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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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정체 (2)

DUMMY

너무나 충격적인 말에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뭐라고요?"



"다 들었으면서 왜 못 들은 척이야. 말했잖아. 네 머리 속에 그거, 정체가 AI 인공지능이야."



"그리고 난 그걸 회수하기 위해 당분간 네 옆에 붙어 있어야돼."



잘못 들은 줄 알았더만 제대로 들은 게 맞았다.


차라리 잘못 들었으면 하는 내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다는 소리다.




"아니면 설마 하루 아침에 정신병이라도 걸린 줄 알았던 거야?"



"아뇨아뇨. 꼭 그런 건 아니긴 하지만"



"너무 급작스럽고 뜬금없어서 말 자체는 이해하는데 납득이 안된다는 건가?"



"네, 정확해요."




이해는 하지만 납득은 하지 못한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은 지금 내 상황과 심정을 완벽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마치 내 마음을 그대로 훑어보기라도 한 듯 말이다.






"별 거 아니네. 그러면 지금부터 납득해라."



"아니, 지금 납득하라고 말을 하더라도 그게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요."



이런 부분에선 정말 쓸데 없을 정도로 예민한 인간, 내가 평상시에 질색인 인간 부류다.


심지어 따지고 보면 정말 예민해야 할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아닌가?



"납득하지 않으면 다음 대화는 시작할 수도 없어. 그러면 일단 듣고 생각하던가.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저런 그녀의 태도에 고개만을 끄덕이는 것 뿐이었다.


당장의 알고 있는 정보도 모자르고 무엇보다 아직까지 그녀에게 맞은 배가 욱씬거리니깐.




"우선 첫 번째, 네 머리 속 AI는 의뢰인 회사에서 개발한 인간 학습 AI, 정확히는 생체 칩이지."



"솔직히 프로젝트 내용에 대해선 나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AI 로봇의 목표는 인간 학습, 정확히는 인물 심리 분석 전용이라고 하더군."




"아무튼, 그게 지금 당장 네 머리 속에 박힌 것의 정체야."




'인간 학습 AI? 단순히 미친 게 아니라?'



'심지어 사람의 심리를 예측하고 분석한다고? 이게 말이 되나?'



오늘 아침부터 존재했던 의문의 글귀들.


그건 다름 아닌 개발중인 ai 칩에 의해 보여진 것이라고 한다.


물론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다 믿을 순 없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되묻는 거 뿐이다.





"그, 그런 게 가능해요?"



"몰라, 그리고 말 끊지 마. 이제 두 번째 말해야 하니깐."



"그러고보니 동거는 대체 무슨 소리에요?"



"하아, 시끄러워. 누군 나 좋다고 같이 있자고 하는 줄 아냐?"



"아무튼 나는 네 머리 속의 이식칩을 회수해야 돼. 문제가 하나 있지만."



"문제라고 하면?"



"이미 네 머리에 이식칩이 자리를 잡았다는 거지. 팔이나 다리에 이식된 경우는 나 혼자서도 회수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는 나 혼자선 불가능이야."




설마 그렇다면 이 정체 모를 이식칩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는 소리 아닌가?


때려 죽어도 싫다.



"그러면 전 평생 이걸 달고 살아야 돼요?"





"평생은 아니야. 말했잖아. 난 그냥 경호원일 뿐이라고."



"박사님만 있다면 뇌에 박힌 이식칩이라도 빼내는 게 가능해. "




하긴, AI칩이 내 머리에, 그것도 뇌에 직접 박힌 모양인데 전문가는 필시 필요할 터이다.


하지만 그건 다르게 생각하면 어찌됐든 빼낼 수는 있다는 소리이지 않은가?


정체도 모르겠는, 아니 확신할 수 없는 물건을 뇌속에 박아두고 살아가는 걸 좋아하는 인간은 없을 터


다행히 이걸 평생 머리에 달고 살 필요는 없는 모양이다.




"다행은 이지랄"





하지만 그렇다면 다른 의문점이 생긴다.



"저기, 그러면 박사님을 바로 부르시면 되잖아요? 굳이 같이 지낼 필요 없이"



"시발 내가 그런 거 하나 생각 못했겠어?"



"어,어우 죄송합니다."



"후우, 잘 들어. 현재 네 머리 속의 그거. 그걸 빼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박사님은 행방불명이야."



"....."



"네에?"



"말 그대로 행방불명, 실종 상태라고. 당장에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내 머리 속의 박힌 AI칩을 빼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 현재 그는 실종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건, 다시 말하자면 내 머리 속 칩을 빼낼 수단이 사라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니, 대체 어쩌다가...그러면 전 어떡해요?"




내 반응에 그녀 또한 피곤하다는 듯한 눈치다.



"징징거리지마. 진짜 울고 싶은 건 나거든?"



"그러니깐 네 옆에 붙어 있어주겠다는 거 아니야. 당장의 박사님을 찾기 전까진 우선 순위는 너니깐."



"우선 순위가 저라뇨. 그럴 실 필요 없이 박사님부터 바로 찾으시는 게 맞지 않아요? 혹시라도 제가 도망갈까봐 걱정이시면..."



"후우, 그런 게 아니야. 좀 닥쳐봐."




누가 보더라도 고심이 많아보이는 표정.


그녀는 입을 다문 채 가만히 턱을 괴고 고심에 빠졌다.




방금 전까지 소란스럽고 난잡한 상황이 정리된 적막.


그 고요한 적막 속에선 오로지 방 안에선 일정한 초침 소리만이 들렸고


그제서야 난 내가 원룸에 있다는 것이 체감이 됐다.


평상시 늘 혼자만 있어, 미치도록 적막했던 나만의 공간임이 말이다.




나는 한없이 익숙한 침묵 속에서, 친숙한 원룸 속 유일한 이질감의 원인 그녀를 바라봤다.


은발의 긴 생 머리에 긴 속눈썹, 그리고 새하얀 함박눈을 보는 것만 같은 뽀얀 피부결에 붉은 입술까지.


당장에 파리 모델쇼에 있어도 자연스러울 그녀가 대한민국, 그것도 다른 곳도 아닌 내 자취방에 있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색했다.



'분명 직업이 경호 팀장이라고? 저렇게 예쁘면 모델이나 배우를 해도 될텐데.'




잠깐만, 경호원이라고?


그 순간 나의 머리 속에 묘한 이질감이 또 다시 들었다.


당장의 그녀의 외관과 직업 끼리의 간극, 그로 인한 괴리감이 아닌


이 상황 속에서 무언가 내가 놓친 괴리감이 말이다.



'경호원? 경호원이 왜 이런 일에 엮인 거지? 심지어 내가 왜 우선 순위?'



그녀와 나의 접점은 내 머리 속의 위치한 AI이식칩 뿐, 그 의외에는 어떤 접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걸 빼낼 유일한 박사님이 실종된 상황이라면, 심지어 그 박사가 의뢰인이라면 그녀에게 있어서 우선 순위는 다른 무엇도 아닌 박사의 행방일 터이다.


경호원이라고 한다면 모름지기 의뢰인의 신변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순위일 테니깐.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당당하게 내가 우선순위라고 했다.



'본인의 의뢰인이 실종된 상황에서 신원을 다 확인한 내가 더 우선순위라고? 무언가 이상해.'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일 터이다.



'당장의 내 머리 이식칩이 무엇보다 중요하거나'



만일 그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도 내 이식칩을 찾고 있는 건가?'



그 순간, 난 그녀에게 맞아 쓰러지기 전.


시야가 흐릿해지고 의식이 멍해지기 전 가까스로 들었던 마지막 문장이 떠올랐다.



"너, 죽어."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가만히 턱을 괴고 앉아있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너...'



약간 놀란 듯 하지만 여전히 날 신경쓰지 않고 또 다시 잡념에 빠진 그녀.



나는 잡념에 빠진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속눈썹의 떨림과 미세한 얼굴 근육의 변화, 그리고 입술의 경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숙주의 의도에 따라 상대방, 크리스티의 감정을 분석합니다.]



[표정 분석 중.....표정 분석 중.....]



.

.

.


[분석 완료. 분석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분노: 0.0003

경멸: 0.0002

.

.

.

당혹: 0.6

나태: 0.1



[분석 결과, 그녀는 현재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당신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또한 그녀는 아직 말 못한 중대한 비밀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분석 결과에 따라 다음 행동 메뉴얼을 준비합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한 지 괜스레 투덜거렸다.



"왜, 뭘 봐."



"저기, 크리스티?"



"흥, 맘대로 불러. 눈치보지 말고."



아까와 같이 투덜거리는 말투, 허나 이때까지의 당당한 태도와는 달리 명확하게 내 시선을 피하고 있다.



"혹시 저한테 숨긴 거 있어요?"



"......"



또 다시 원룸을 집어삼킨 묘한 침묵, 허나 이번 침묵은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침묵 속에서 그녀는 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마주 봤으니깐.


푸른 빛으로 반짝이는, 여름철 내려쬐는 태양빛을 머금은 바다와 같은 눈빛이 그 무엇보다 어색하고 또 설렜으니 말이다.



밖의 추운 새벽 바람은 개의치 않는 듯한 찬란한 푸른 빛의 눈빛, 그 눈빛의 주인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그래, 너 또한 이번 일에 엮이게 됐으니 말해줄게."



"대신, 이거 하나만은 약속해."



"약속이라면 어떤 걸 말하는 거죠?"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믿어."



"...."


"알고 있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하지만 믿어야 돼. 무슨 일이 있어도 넌 내가.."



"믿어요."



"...."



"믿으니깐, 알려줘요. 지금 숨기고 있는 거."



"선택지가 그렇게 말하라고 했나? 아무튼, 믿는다고 했지?"




"너도 이미 예상했겠지만 당장의 네 머리 속 AI칩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어."



"....."



그 정도야 예상했다.


불길한 느낌은 늘 틀린 적이 없고 난 다른 사람의 비해 운이 없는 편에 속하니깐.


내가 알고 싶은 건 그 다음 내용이다.



"알고 있었다는 표정이네. "



"그러지 않고서는 제가 우선순위일 리 없잖아요. 당신은 경호원인데"



"그렇지. 사실 그거 말고도 의뢰 내용 자체가 무슨 일이 있어도 AI칩을 사수해달라는 것도 있었어."



"그렇군요."



"아무튼, 그러면 누가 노리는 지 알아야겠지? 알아야지 피할 수 있을테니깐."



"잠깐만요!"



"제가 알아도 문제 없는 거에요? 영화 같은 데에선 엮이면 빠져나올 수 없던데."



흔한 영화 스토리이지 않은가?


의도치 않은 계기로 흑막과 엮여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찍는 고리타분한 이야기.


이 이야기들의 특징은 평범한 주인공은 보통 이 빌어먹을 흑막의 정체를 알아버린 뒤, 헤어나올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 외부인이 알게 되면 보통은 처리하고 싶어지니깐."



"네가 정 듣고 싶으면 말해주고, 그게 아니면 말 안해줄게. 결정해, 듣고싶어?"



선택의 기로.


생각해보면 오늘 난 참 많은 기로를 앞에 뒀다.


단순의 아침에 일어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많았던 기로들.


평상시의 나라면 선택이 두려워 기로를 눈 앞에 두고도 외면하거나 뒤돌아 갈테지만 오늘만큼은, 24년의 인생 중 유일하게 오늘만큼은 그러지 못한다.



[선택지 1. 자신의 노리는 세력에 대해 듣는다. / 진척도: +4]



[선택지 2. 듣지 않는다. / 진척도: -6]



'그래, 한번 믿어보자.'



어쩌면 목숨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 속 나는 머리 속 녀석을 믿기로 결정했다.



"뭐, 듣는다고? 무섭지도 않나 보네."



"하지만 뭐 상관없어. 널 노리는 것들은 표면적으론 문제 없는 기업이거든."



기업? 그러고보니 AI칩, 그것도 이 정도로 고성능의 AI칩을 개발할려면 적어도 기업 단위의 개입이 있어야 할 거 같다.



"대체 그 기업이라는 게..."



"....그래 알려주는 게 낫겠다."



"널 노리는 기업은 유니콘 유니버스, 아마 들어본 적 없는 기업일 꺼야. 한국에서는 아직 상장도 안한 중견 기업에 불과하지만."



"실상은 중국의 갱단, 일사회를 배경으로 자금 세탁용 페이퍼 컴퍼니야. 그리고 그들은 지금 박사님과 AI칩을 없애려고 눈이 혈안이 됐고."





유니콘 유니버스, 그리고 일사회, 그리고 중국 갱단이라.


"....."


"....."


"므.므뭐"


"야, 괜찮아?"


"뭐,뭐야. 알면 안되는 거였잖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불길한 느낌이 들었을 때 안 듣는 것이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난 이미 빠져나오긴 늦은 모양이다.




[선택지 1. 자신의 노리는 세력에 대해 듣는다. / 진척도: +4]



[선택지 2. 듣지 않는다. / 진척도: -6]


.

.

.


[목표: 크리스티양과의 친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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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정체 (2) 24.09.16 12 0 12쪽
6 그녀의 정체 (1) 24.09.12 19 0 12쪽
5 혜지와의 데이트 (4) 24.09.11 15 0 13쪽
4 혜지와의 데이트 (3) 24.09.09 14 0 11쪽
3 혜지와의 데이트 (2) 24.09.04 13 0 9쪽
2 혜지와의 데이트(1) 24.09.02 16 0 13쪽
1 프롤로그 24.09.01 31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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