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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허언두
작품등록일 :
2024.08.24 23:36
최근연재일 :
2024.09.18 0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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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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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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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화: "의도된 내기"

DUMMY

[ 10화 ]


12반 교실에서는 은우가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려 소란스럽게 놀고 있었다. 해인이 다가가자 은우는 그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넌 또 여기 왜 왔냐?”


해인은 차분하게 은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은우야, 설이 좋아하는 거 알아. 근데 진짜 설이를 좋아하고 싶다면... 일진 짓 그만둬.”


은우는 당황한 기색 없이 비웃으며 대꾸했다.


“뭐? 큭, 야, 얘들아 얘 지금 뭐라는 거냐?”


해인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네가 정말 설이를 좋아한다면, 지금 하는 행동들 다 그만두고 이번에 수능을 나보다 잘 봐. 그러면, 나보다 수능.. 잘 보면..!! 설이... 내가 포기할게..”


은우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해인을 쳐다보았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하지만 해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나,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남자 대 남자로서,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말이야. 네가 진심으로 설이를 좋아한다면, 증명해봐. 지금처럼 일진 행세하면서 애들 괴롭히고 사고 치는 걸로는 설이가 절대로 널 받아주지 않을 거야. 설이가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보여줘. 근데!! 변하지 못하겠다면 그땐 너가 설이 포기해.”


해인의 말에 교실 안은 순간 조용해졌다. 은우도 잠시 말이 없었다.


해인은 지금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제안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의 입장에서, 이 상황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든지 알면서도, 설이가 진심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해인은 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해인은 마음속으로 자문했다.


'내가 왜 이런 약속을 했을까? 설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 마음을 이렇게까지 양보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진심으로 설이를 위하는 마음이 더 컸다. 설이를 두고 은우와 경쟁하고 싶지 않았고, 은우가 포기하기를 바랬다. 그런데 그때 은우가 말했다.


“재밌네. 뭐, 그래~ 해보자. 단, 공부해 본 적 없는 내가 너보다 수능을 잘 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고. 핸디캡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은우는 해인에게 핸디캡을 요구했다. 해인은 은우가 제안을 수락하자 놀라며 그다지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어..?! 하겠다고? 정말?!”


“그래, 하겠다고”


해인은 손톱을 물어뜯으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조.. 좋아..! 국어..! 국어만 나보다 잘 봐.. 그러면 인정할게”


은우는 공부를 아니 국어를 만만하게 보았다. 은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국어? 국어 뭐 한국어, 한글 할 줄 알면 다 하는 거 아니야?’


은우는 국어를 만만하게 보았고 해인의 제안을 수락했다.


“좋아, 그렇게 하자”


이 광경을 지켜보던 주위 친구들은 은우가 해인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에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그날 오후, 은우는 학교 수업이 끝난 후 교실의 구석 자리에 앉아 국어 문제집을 펼쳐보았다. 하지만 문제집을 펼치자마자 그의 얼굴은 잔뜩 찌푸려졌다.


“이게 다 무슨 소리야···”


처음 열어보는 교과서에 은우는 문법 규칙과 독해 문제를 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문제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막상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자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는 국어 공부가 그야말로 고문처럼 보였다.


“아니 분명 한국말인데 왜 다 틀리냐..”


은우는 혼잣말을 하며 문제집을 덮었다. 그가 교실 밖으로 나가려 할 때, 친구들이 다가와 장난스럽게 물었다.


“야, 은우야, 국어 공부는 잘 돼가냐?”


“이야, 난 너가 진짜 할 줄은 몰랐다~”


은우는 힘없이 대답했다.


“응, 뭐··· 해보긴 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렵다. 오늘은 포기할래.”


은우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물었다.


“어? 야! 너 공부 좀 하냐?”


“킥킥, 하겠냐? 나도 하나도 모름”


“하.. 그러면 그렇지”


다음 날, 은우는 평생 가지 않던 도서관에서 다시 문제집을 꺼냈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다. 책을 펼치자마자 그는 페이지를 넘기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글자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는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문제를 풀기 시작했지만 답이 맞지 않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거 왜 이렇게 어려워..”


은우는 문제를 풀다 말고 중얼거렸다. 그때, 도서관에서 친구들이 그의 곁으로 다가와 농담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야, 이게 무슨 일이야? 우리 은우가 도서관에를 다 오고? 하루 하고 포기 할 줄 알았는데 아니네?”


은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응, 뭐... 해보긴 하는데, 그냥 힘들어서 못하겠어.”


그 후 며칠 동안 은우는 문제집을 거의 열지 않았다. 공부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국어에 대한 관심도 식어갔다. 수업 중에는 다른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웃고 떠드는 모습이 더 많이 보였다.


“야, 은우야, 게임하자!”


한 친구가 교실에서 은우를 부르며 소리쳤다.


은우는 국어 문제집을 덮고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좋아, 뭐 게임하자.”


해인은 항상 12반 앞을 지나다니며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 해인은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해인은 은우가 국어 공부를 시작한 것 자체가 무의미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해인이 예상한 대로, 은우는 금방 포기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해인은 내심 기뻐하며, 은우가 진지하게 노력하지 않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은우가 만약 진지하게 공부를 해서 해인보다 높은 성적을 받는다면, 그로 인해 설이를 뺏길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킥킥, 그래 그거야~ 계속 그렇게 해도 돼! 어차피 넌 나한테 안 될 거야,”


해인은 혼잣말을 하며 복도를 떠나면서 은우의 모습을 떠올렸다.


“은우가 나보다 국어 성적이 잘 나올 가능성은 전혀 없겠지만,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잘해낸다면.. 괜히 골치 아파지니까..”


해인은 은우의 공부에 대한 기대를 접은 채, 은우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속으로 기원했다.


수업이 끝난 후, 해인은 은우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어때, 국어 공부는 좀 할만 해?”


은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야 솔직히 말해서, 국어는 너무 어렵더라. 생각보다 많이 힘드네”


해인은 은우의 대답을 듣고, 은우가 진정으로 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은우가 포기한 모습을 보며 해인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어, 계속 노력해봐,”


해인은 은우에게 말하며 교실을 떠났다.


은우는 해인의 말에 별다른 반응 없이 문제집을 다시 가방에 넣고, 친구들과 함께 소란스럽게 떠드는 모습을 계속했다. 국어 공부는 그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고, 그의 일진 행세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해인은 은우가 국어 공부를 포기한 것을 확인한 후, 신이 난 표정으로 교실을 빠져나왔다. 그는 급히 설이의 반이 있는 3반으로 향하기 위해 복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해인의 얼굴에는 즐거운 미소가 가득했다.


“큭큭, 역시는 역시야!”


해인은 속으로 혼잣말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은우의 포기로 인해 설이와의 관계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복도를 가로지르며 해인은 몇몇 학생들을 지나쳤다. 그들 중 몇 명이 해인의 급한 모습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해인은 그런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더욱 빠르게 달려갔다.


해인은 내내 설이를 생각하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음속으로는 그동안의 고민이 풀리길 바라며, 설이와의 만남을 서둘렀다.


해인은 3반 교실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마자 설이를 발견했다. 설이는 친구들과 대화 중이었지만, 해인의 급한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설이의 얼굴에 놀라움과 궁금증이 가득 차 있었다.


“오잉? 해인아 왜 이렇게 급하게 와?”


설이가 물었다.


해인은 숨을 헐떡이며 웃었다.


“헤헤, 보고 싶어서 왔지!”


설이는 해인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어우야~ 부끄럽잖아~”


해인은 신이 난 듯이 대답했다.


“우리 매점이나 갈까?”


설이는 해인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 같이 가서 맛있는 거 먹자”


해인과 설이는 교실을 나서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해인의 마음은 가벼워졌고, 설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그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해인은 설이와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음을 느끼며, 앞으로의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두 사람은 웃음과 대화 속에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해인의 마음속에는 이제 설이와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가득 차 있었다.


해인과 설이는 알콩달콩하게 매점에 도착했다. 매점의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와 함께 간식 냄새가 가득 퍼졌다. 해인은 설이와 함께 매점의 다양한 간식을 살펴보며 미소를 지었다.


해인이 물었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음..”


설이는 매대 위의 스낵들을 천천히 살펴보며,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해인은 매대를 구경하다 초콜릿을 발견하고 설이에게 건냈다.


“달달한 초콜릿 사줄까?”


“우와! 사주는 거야?”


“그럼~ 물론이지! 설이가 사달라고 하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사줄 수도 있어!”


설이는 해인의 장난에 웃으며 초콜릿을 받아들었다.


“에이~ 킥킥, 농담은 현실성이 있는 선에서 치는 거야~ 그래도 고마워 해인아”


해인은 설이의 대답에 만족하며, 다른 간식도 함께 고르기 시작했다. 설이는 빵 진열대에서 손가락으로 몇 개의 스낵을 집어들며 해인에게 물었다.


“빵 먹을래? 이건 내가 사줄게!”


“오 진짜?! 먹을래 먹을래”


매점에서 간식을 모두 고르고, 두 사람은 운동장으로 향했다.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운동장 벤치에 도착하자, 해인은 벤치에 앉으면서 설이에게 자리를 권했다.


“여기 앉자”


해인이 말하며 벤치에 앉았다. 설이는 해인의 옆에 앉아, 두 손에 간식을 들고 기분 좋게 웃었다.


“우왕.. 지금 되게 낭만적이다~”


“음? 그래?”


“이 날씨 이 공기 이 순간 이 시간 그리고 지금 내 옆에 너.”


해인의 말에 설이는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혔다.


초콜릿을 먹다 입 주변에 초코가 묻어 있던 설이를 본 해인은 본인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조심스럽게 설이의 입술 주변을 손으로 훑으면서, 해인은 초콜릿 자국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어? 입술에 초코 묻었다..”


갑작스러운 해인의 행동에 순간 정적이 흘렀고, 설이의 얼굴은 터질 듯 붉어졌다. 해인은 자신의 행동에 앗차 싶은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고, 어쩔 줄 몰라 하며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어색해진 상황 속 해인은 부끄러운 웃음을 지었다.


“앗, 미안해. 이건.. 어.. 그냥... 어.... 그냥.. 닦아주고 싶었어.”


설이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더욱 붉히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해인의 손길이 부드럽고 따뜻한 것이 느껴졌지만, 그 상황이 너무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워서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어... 어어...”


설이는 말을 꺼내기 어려워하며 조심스럽게 해인을 쳐다보았다. 설이의 얼굴을 본 해인은 설이가 짓고 있는 애매한 표정을 보며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서둘러 사과를 하였다.


“저, 정말 미안해. 조심할게.”


해인은 진지하게 사과하며 설이의 반응을 살폈다. 설이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해인의 진심을 느끼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 아니야 히.. 괜찮아..”


해인은 설이의 미소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은 눈을 맞추며 서로의 얼굴에 흐르는 따뜻한 감정을 느꼈다.


“그럼 계속 먹을까..?”


설이가 제안하자 해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 그래.. 좋아, 그렇게 하자.”


두 사람은 다시 간식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설이와 해인 사이의 어색함이 조금씩 사라지며, 그들은 서로의 웃음과 대화 속에서 점점 더 가까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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