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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두
그림/삽화
허언두
작품등록일 :
2024.08.24 23:36
최근연재일 :
2024.09.18 00:00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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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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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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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화: "은우의 등장"

DUMMY

[ 5화 ]


해인과 설이는 해인의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해인의 집은 따뜻한 분위기의 아늑한 공간으로, 벽에는 가족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해인은 설이를 집 안으로 안내했다.


“여기 내 방이야. 누나는 공부하고 있을 거니까, 잠깐 기다려.”


해인과 설이는 거실에 앉아 잠시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인의 누나 보영이 거실로 나왔다. 보영은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해인이 친구를 집에 데려온다고 했을 때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지만, 여자가 앉아있는 모습에 매우 놀라워했다. 보영은 해인이 처음으로 집에 데리고 온 친구가 여자라는 것에 놀랐지만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였다.


보영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냈다.


“아.. 안녕? 너가 해인이 친구니?”


설이는 방에서 나온 해인의 누나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보영의 얼굴을 보았다. 그런데 그때 설이가 보영의 얼굴을 보자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어... 언니?!”


보영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설이? 너가 어떻게 여기···”


설이는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저예요. 언니, 저 언니한테 과외 받았던 설이예요!”


해인의 누나는 과외를 받던 설이를 기억해냈다. 두 사람의 예상치 못한 만남에 약간 놀라면서도 기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해인은 두 사람의 반응을 보고 물었다.


“응? 뭐야, 둘이 아는 사이야..?”


보영은 해인에게 설명했다.


“어, 누나가.. 그 예전에 과외 할 때...”


“아~ 불법 과외 그거?”


“네..? 어..? 불..법? 언니..?”


보영은 몇 년 전 용돈을 벌기 위해 불법 과외를 했던 적이 있다.


“언니.. 그거.. 불법 과외였어요..?!”


“어.. 아니, 그게.. / 하하하, 뭐 아무렴 어떠니?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났어!!”


보영은 유쾌한 척 상황을 넘기려 했다. 그때 초인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주문했던 떡볶이가 도착한 것이었다. 해인은 능숙하게 공동현관문을 열어주었다.


“내가 가서 가져올게!”


배달원은 해인의 집 문 앞까지 도착하여 다시 한 번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소리와 함께 해인은 떡볶이를 받으러 현관문으로 나갔다. 배달원과 눈이 마주친 해인. 그때 싸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배달원의 정체는 학교 일진으로 잘 알려진 은우였다. 은우는 해인과 얼굴을 대면했지만 서로의 얼굴을 정확히 모르고 있어 알아보지 못했다. 집 안에 설이가 있다는 것도 모른 체 은우는 떡볶이를 건냈고 해인은 배달비를 은우에게 건냈다. 설이와 은우는 같은 한 공간에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서로의 존재를 모르면서도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소름 돋는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해인은 은우에게 배달비를 지급했다.


“맛있게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해인은 떡볶이를 받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서자 아무것도 모르는 해인의 누나 보영과 설이, 그리고 떡볶이를 들고 돌아온 해인까지... 설이는 떡볶이를 보며 기쁘고 반가운 마음을 표현했고, 해인과 보영은 기쁜 표정으로 함께했다.


해인은 떡볶이를 거실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


“자, 떡볶이 왔다. 이제 다 같이 먹자”


설이는 떡볶이를 보고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짜 맛있겠다! 고마워, 해인아”


보영은 이따금씩 미소를 지으며 설이의 반가운 표정을 지켜봤다.


셋이서 떡볶이를 먹으면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 보영은 해인과 설이가 어떻게 만났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근데, 뭐야? 너네 둘 사귀는 거야? 언제부터?”


“아, 무슨.. 누나.. 아직 사귀는 거 아니야...”


“아직..?”


“아~ 언니도 참~ 부끄럽게..”


“오호라.. 이 녀석들~ 그래, 믿어줄게 그럼 말해봐 너네 어떻게 만난거야”


해인은 누나의 질문이 부끄러워 볼이 빨개지고 말았다.


“이거 뭐냐? 토마토야? 얼굴이 왜 이래?”


“킥킥, 언니 제가 말 할게요”


“어, 그래 너가 말해봐”


“그 언제더라? 저번에 밤에요 제가 치킨을 시켰거든요? 근데 그게..”


“아!! 설마 그럼 그때 그게 너였어??!!”


보영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그날 해인이 치킨을 바꾸러 간 사람이 설이였다는 것을.


“맞아요! 그때 처음 만났어요. 뭐, 그 전에도 학교에서 지나치다가 몇 번 본 적은 있겠지만 제대로 본 건 그날이 처음이었어요!”


“아하~ 그런 비하인드가 숨어 있었구나? 그건 그렇고 설이 너 여기 아파트 살았어?”


“아, 네..!!”


“와.. 진짜 몰랐어 왜 그때 말 안 했어 괜히 귀찮게 저 멀리까지 가서 수업했네”


“언니는 뭐, 요즘 공부 잘 하고 계세요?”


“나야.. 열심히 한다고 하긴 하는데~ 잘 모르겠어”


그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방금 전 배달을 왔던 은우였다. 해인은 무슨 일인지 자신이 알아보고 오겠다며 현관문으로 나갔다. 보영과 설이는 남은 떡볶이를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보영은 설이의 과외 수업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고, 설이는 보영의 공부법에 대해 질문을 많이 했다.


“네, 뭐 때문에..?”


“아, 단무지를 안 드려서요. 죄송합니다”


“아하! 단무지! 없는 지도 몰랐어요!!”


그때 설이는 소리가 들리는 현관문 쪽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설이는 해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은우를 목격했다.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며 식은땀이 송골 송골 맺히기 시작한 설이는 당혹스러운 마음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때, 은우가 설이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었고 그들은 아주 잠시 동안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당황한 설이는 급하게 고개를 돌렸고 다행히도 은우가 설이를 보지 못한 듯 보였다.


단무지를 받은 해인은 배달원인 은우에게 말했다.


“아유, 감사합니다! 힘드셨을텐데”


“별말씀을요, 다음에 또 주문해 주세요”


은우는 말을 남기고 해인의 집을 떠났다. 해인은 현관문을 닫으며 단무지가 왔다고 해맑게 소리쳤다.


보영은 상태가 좋지 않아보이는 설이에게 물었다.


“설아, 너 갑자기 왜 그래? 어디 아파?”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 후, 시간이 조금 지나고 설이는 해인의 누나 보영과 해인, 그리고 자신이 함께 하는 이 시간을 즐기며, 그 동안의 긴장감과 걱정이 어느새 사라진 것을 느꼈다. 해인의 집에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 함께하는 저녁 시간은 예상치 못한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어이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공부도 못했는데..”


“아, 아냐 다음에 또 오면 되지”


“그래.. 다음에 또 와 그때는 진짜 공부하자, 모르는 문제 있으면 우리 누나가 많이 알려줄거야”


“아이~ 그건 당연하지, 설아 언제든지 와 내가 너 요번 수능은 그냥 만점 받게 해줄테니까”


“하하, 역시 든든해요 언니!”


보영은 설이가 떠나려 하자 해인에게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라고 말했다.


“야, 동생아 설이 엘베까지 데려다 주고 와”


“어.. 어..”


“언니 담에 또 봐요!”


해인은 설이와 함께 현관문을 나와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그 안에 탄 설이에게 해인은 작별인사를 했다.


“조심히 가고 내일 봐~”


해인이 작별인사를 끝내고 돌아서던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설이가 뒤돌아선 해인의 손을 붙잡았다. 해인은 당황한 표정으로 손을 잡히자 설이가 말했다.


“뭐... 뭐야..?”


“나.. 데려다 줘”


“어?!”


“데려다 달라고, 집까지.. 무서워..”


설이는 아까 본 은우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망설이던 해인은 이내 설이의 손을 잡더니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설이의 목소리와 눈빛에서 느껴지는 두려움에 해인은 망설이면서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데려다줄게. 같이 가자.”


설이는 고맙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엘리베이터에 다시 탔다. 해인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내심 긴장한 표정으로 설이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설이의 표정은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내려가는 동안, 해인은 설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설아,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뭐랄까.. 불안해 보여..”


설이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침묵했다가, 결국 작게 대답했다.


“그냥··· 오늘 갑자기 은우를 봐서··· 좀 무서웠어. 갑자기 마주치니까···”


해인은 설이의 말을 듣고 놀라며 물었다.


“어?! 언제??”


“아까.. 그 배달원이야.. 그 배달원이 은우야..”


“뭐라고?! 정말?!! 걔가 은우였어? 와.. 나 진짜 몰랐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해인과 설이는 함께 건물 밖으로 나갔다. 해인은 설이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보호하며 천천히 걸었다.


길을 걷는 동안 해인은 설이의 손에 힘을 주며, 그녀가 느끼는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했다. 설이는 해인의 손길에 안심하며, 두 사람은 조용히 대화를 나누었다.


“걱정하지 마, 설아. 그 일진 자식이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어.. 최대한 지켜줄게!!”


설이는 해인의 어색하지만 듬직해 보이려는 행동에 귀여움을 느끼며 흐믓한 미소를 짓는다.


105동 앞 놀이터. 하나 밖에 없는 가로등 아래 해인과 설이가 멈춰섰다.


“혹시.. 나중에 그 은우랑 또 마주치면, 어떻게 할 거야?”


설이는 조금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모르겠어. 그때는 그때 가서 생각해야겠지. 지금... 해인이 너가 있잖아.. 그냥 네가 옆에 있어서 좋아.”


해인은 설이의 말에 이빨이 훤히 들어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헤헤, 맞아!! 어떤 상황이든 네 옆을 지킬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그냥 집에 가서 편히 쉬어.”


설이는 해인의 따뜻한 말에 힘을 얻어 집에 도착했다. 설이의 집 앞에 도착하자 해인은 설이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넸다.


“잘 들어가고, 내일 학교에서 봐.”


설이는 해인의 손을 가볍게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응, 고마워. 정말 고마워.”


설이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해인은 설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집 안으로 들어간 설이는 문이 닫히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해인은 집으로 돌아가며, 오늘의 일과 설이의 상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은우의 존재와 설이의 불안감이 마음에 걸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인은 설이와 함께한 시간에 대해 큰 만족감을 느꼈다.


그날 밤, 해인은 설이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자신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을 가다듬었다. 설이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앞으로의 날들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그의 마음속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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