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고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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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su
작품등록일 :
2024.09.01 15:13
최근연재일 :
2024.09.16 15:5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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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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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수구의 바퀴벌레

DUMMY

규헌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총무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전등 역시 스위치를 눌러봣지만 켜지지 않았다.

총무와 자신의 방만 전등이 켜지지 않은 채 어두운 상태였다.

다만 복도의 취침 등과 입주자들 전등이 부스 창을 통해 비춰서

아주 어둡지는 않았다. 대략적인 윤곽은 확인이 됐다.

총무는 아무래도 총무실과 규헌의 방만 방법한 거 같았다.

도대체 왜?


방송 시설 같은 건 없었고 좁은 공간에 긴 책상이 자리를 대부분 차지했다.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필기도구, 종이와 휴지 뭉치가 널려져 있었다.

아마도 총무는 여기서 바퀴벌레 같은 생활을 했을 것이다.

이 와중에도 정지영의 방송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죽일 놈의 사랑에 대한 설파를 계속했다.

도대체 이 방송은 어디서 나오는건지도 의문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칠 때쯤 현실적인 방법이 생각났다.

‘귀신의 소행이든 뭐든 신고라도 하자’


규헌은 책상 위 종이 더미 속에 파묻혀 있는 유선전화를 찾았냈다.

송수화기를 들어 112든 119든 전화를 걸어보려 했지만 먹통이었다.


‘비상벨이라도 있지 않을까? '


규헌이 비상벨을 찾으려고 몸을 움직이려던 찰나,

바닥에 뒹굴고 있던 맥주캔 하나가 문제였다.

그걸 밟은 규헌의 몸이 중심을 잃고 벽으로 쏠렸다.

규헌은 벽에 기대어 지탱할 생각이었지만 그대로 통과했다.


하얀 벽지로 생각했던게 하얀 천이었다.

그대로 넘어져 침대 매트리스 위로 고꾸라졌다.

규헌의 무게에 천의 일부분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감춰진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퀴벌레의 방.



쾌쾌한 냄새가 진동했다.

방은 오히려 총무실보다 넓어 보였다.

마치 불길한 어둠의 심연 같았다.

규헌은 저 어둠 속에서 네발 달린 총무가 기어 나오는 걸 상상했다가

곧 그만두었다.

침대 위에 이불은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어질러져 있었다.

뭔가 급하게 나간 흔적같은...

그 와중에 규헌은 이불 더미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답배갑을 발견했다.

아니 이 상황에 말보로 레드라니?


규헌은 금연 중이었다.

뭐 그렇게 중독자처럼 땡기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말레를 손에 쥐었다. 만족스러운 풀갑 이었다.

내내 필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런데 라이터가 없었다.


규헌은 미친듯이 총무의 방을 들쑤셨다.

부스 창에 비치는 미세한 빛을 의지해 침대 밑을 살펴봤다.

네모난 물체가 보이는 거 같아서 방의 옷걸이로 침대 밑에 팔도 넣어봤다.

하지만 없었다.


총무실 책상위도 살펴봤다가 서랍도 열었다가 닫았다가 생난리를 피웠다.

라이터를 켜라의 허봉구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규헌은 담배를 찾았던 이불위를 간과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불 위를 사격장 탄피 찾는 부대원들 마냥 샅샅이 뒤졌다.


유레카!

결국 ‘고래고래 노래방’ 라이터를 찾아냈다.


규헌은 빌어먹을 안도감 같은 것을 느꼈다.

그렇다, 안될 일이 뭐 있겠는가?

호랑이 굴에 끌려가도 말레와 라이터만 있다면 말이다.


엉망이 된 하얀 천을 마저 걷어내니 총무실 부스 창을 통해

투명한 현관문과 밖에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밖으로 나갈 것인가?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럴 때는 항상 귀차니즘이 답이다.


‘일단 흡연실에 가서 담배부터 태우고 밖에 나가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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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수구의 바퀴벌레 24.09.02 15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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