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고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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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su
작품등록일 :
2024.09.01 15:13
최근연재일 :
2024.09.16 15:50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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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62

작성
24.09.09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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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쪽

8. 복수는 나의 것

DUMMY

프라이팬이 총무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마치 천둥이라도 친 거 같이 웅장한 소리가 났다.

토르의 망치 부럽지 않았다.


앞으로 고꾸라지는 총무의 뒤로 씩씩거리며 서 있는 민지가 보였다.

자신도 살짝 놀란 듯 보였다.

프라이팬을 들고 있는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 이 개···개... 개버러지 같은 새끼’


민지는 더듬더듬해가며 착실히 욕을 수행했다.


그리고는 화가 덜 풀렸는지 마저 프라이팬으로.

쓰러져있는 총무의 등허리 부분을 수차례 내리쳤다.

하지만 힘이 빠졌는지 팅팅거리는 경쾌한 소리만 날 뿐이었다.


규헌은 찌뿌둥한 몸을 간신히 옆으로 돌렸다.

프라이팬으로 내리치다 말고 지쳤는지, 헉헉거리고 있는 민지가 보였다.

규헌은 하이파이브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규헌은 죽을 힘을 다해 손을 들어 자신을 어필했다.


“저기...민지 씨”


민지가 규헌의 애처로운 손을 발견했다.

민지는 빠른 걸음으로 규헌에게 다가갔다.

규헌은 다 죽어가는 표정이었다.


“규헌 씨 괜찮으세요?”


민지는 규헌을 부축했다.


“일어설 수 있겠어요?”


쓰러져있던 규헌은 가까스로 일어서려다가 주저앉아 버렸다.


“아...허리가 끊어질 거 같애요.”


“그럼 저도 같이 앉을게요.”


민지도 양반다리를 하고 규헌과 눈높이를 맞췄다.

규헌은 그런 민지의 모습이 왠지 의지가 되고 믿음직스러웠다.

백마 탄 왕자가 아니라 프라이팬 든 공주라고 해야하나?


"민지 씨, 프라이팬은 주방에서 가져왔나봐요?"


"예, 뭐 주변에 쓸만한 무기가 그것밖에 없더라구요.


규헌은 칼을 숨겨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지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휴지통 위에 시선이 멈췄다.

잠깐 일어서더니,

휴지통 위에 올려진 라이터와 말보로 레드를 가지고 와서 다시 앉았다.


“규헌 씨, 담배 피세요?”


민지가 담뱃불을 붙이며 규헌에게 말했다.

규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민지는 담배 개비를 꺼내 규헌에게 건넸다.

그리고 불을 붙여줬다.


규헌은 새삼 고래고래 노래방 라이터와 말레가 반가웠다.

총무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면 영영 살아서 담배도 못 필 뻔했다.

민지 덕분이다.


“근데 민지 씨, 총무 들어오고 민지 씨가 같이 도망가자고 했을 때 있잖아요.”


“아! 그때요?”


“제가 같이 나가자고 했는데, 아니면...하고 말끝을 흐렸잖아요.”


“아! 그때는 차라리 총무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거나

연대하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죠... 근데 이 정도로 미친놈일 줄은 몰랐죠.”


그들이 피우는 담배 연기가 흡연실 안을 가득 채웠다.

규헌은 쥐죽은 듯이 엎드려 있는 총무를 바라봤다.

흡연실 바깥에 있는 찌그러진 맥주캔과 비슷한 처지였다.


저 맥주캔은 규헌을 쓰러뜨렸지만, 민지의 프라이팬은 총무를 쓰러뜨렸다.


“구해줘서 고마워요, 민지 씨.”


민지는 규헌을 쳐다보고 말없이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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