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고시원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판타지

opesu
작품등록일 :
2024.09.01 15:13
최근연재일 :
2024.09.16 15:50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119
추천수 :
0
글자수 :
20,362

작성
24.09.12 16:00
조회
5
추천
0
글자
5쪽

11. 바퀴벌레 인간의 출현

DUMMY

총무는 몸을 웅크린 채 바퀴벌레로 변해가고 있었다.

총무의 팔은 바퀴벌레 앞다리로 변했고,

총무의 옆구리에서는 중간 다리가 솟아났다.

다리는 바퀴벌레의 뒷다리로 변했다.


특이한 게, 총무의 뒷다리 끝에는 사람의 발 모양 같은 발판이 생겼다.


총무는 웅크린 몸을 일으켰다.

총무는 발 모양을 한 발판으로 몸을 지탱해 기립했다.

영락없는 바퀴벌레 인간의 모습이었다.


총무가 일어나자 웅크리고 있을 때보다 훨씬 커 보였다.

이제 이 바퀴벌레 인간은 바닥을 지탱하던 앞다리와 중간 다리를 위협적으로 펼쳤다.

마치 개미지옥을 연상케 했다.


바퀴벌레 인간은 천천히 규헌과 민지 쪽으로 걸어갔다.

인류의 원시 조상이 처음 직립보행을 시작했을 때도 이런 모습이었을까?

규헌과 민지는 인류 최초로 바퀴벌레 인간의 직립보행을 목격한 것이다.


총무의 작은 머리가 큼지막한 바퀴벌레 몸통에 달린 모습은 꽤 우스꽝스러웠다.

게다가 더듬이까지 길게 나와 있어서 그 괴상함이 극대화되었다.


규헌과 민지는 그 광경을 보며 할 말을 잃고 얼어 있었다.


바퀴벌레 인간은 민지를 쳐다보며 그 옹졸한 입을 움직였다.


“너, 날 꿈에서 본 적이 있다고 했지?”


그리고 바퀴벌레 인간은 말이 끝나자마자, 대답도 듣지 않고

앞다리로 민지를 후려쳤다.

민지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한쪽 구석에 쓰러졌다.


“그랬다면 분명히 악몽이었겠네.”


그 모습을 옆에서 본 규헌이 바퀴벌레 인간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바퀴벌레 인간은 앞다리로 손쉽게 규헌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옆구리에 솟아난 자잘한 중간 다리들이

규헌의 몸통을 으깨듯이 감싸고 조였다.


규헌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질렀다.

바퀴벌레 인간은 잡고 있던 규헌을 옆으로 내동댕이쳤다.

몸부림치는 규헌을 내려보며 바퀴벌레 인간은 말했다.


“이거 어쩐지 낯익은 장면인데, 이번엔 제대로 날려줄게,

무회전 킥.”


바퀴벌레 인간의 큼지막한 발이 킥 자세로 규헌에게 다가왔다.

규헌은 가까스로 몸을 굴려 그 킥을 피했다.

그때 민지가 내팽개친 프라이팬이 규헌의 시야에 들어왔다.


규헌은 호기롭게 프라이팬을 바퀴벌레 인간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바퀴벌레 인간은 앞다리로 그걸 뿌리쳤다.

규헌이 놓친 프라이팬은 흡연실 유리창을 깨뜨리고 나갔다.

프라이팬이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히면서 내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텅 빈 거리에 울려 퍼졌다.


바퀴벌레 인간은 규헌을 다시 들어 올렸다.

발차기는 이제 포기하고, 규헌의 사지를 으깨버리기로 한 것이다.

아까와 같이, 앞다리로 규헌의 목을 죄고, 중간다리로 규헌의 몸통을 압박했다.


규헌은 서서히 의식을 잃어갔다.

이렇게 된다면 승산이 없다.

죽을 때가 된 것인가?

규헌이 살아온 인생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사람들과 웃고, 울고, 떠들었던 많은 이야기.

그리고 최종적으로 민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때였다.


규헌은 바퀴벌레 인간의 앞다리와 중간 다리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바퀴벌레 인간은 스르르 규헌을 놓아줬다.

바퀴벌레 인간의 마수에서 풀린 규헌은 캑캑거리며 숨을 뱉었다.


바퀴벌레 인간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앞다리로 머리 부위를 감싸 쥐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바퀴벌레 인간은 단말마의 비명을 내질렀다.


그때 갑자기 방송실의 하울링 소리가 들렸다.

정지영이었다.


“총무님, 애석하게도 당신은 이제 용도 폐기 되었어요.”


“지영 님, 조금만 기다리면 이 둘을 해치울 수 있다고요, 으아악.”


“글쎄요, 당신이 바퀴벌레가 돼서 지금 저들을 제거하는 건 그다지 좋은 그림이 아니에요.

그냥 총무 당신은 죽어버리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지금 머리가 지끈지끈하시죠?”


“지영 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너무 머리가 아파요.”


“지금 뇌파 공격이 들어가고 있거든요. 조금 있으면 총무님 머리가 스캐너스처럼 펑! 하고 터질 거예요, 으흐흐.”


“으아아악! 씨발년.”


바퀴벌레 인간의 머리는 뇌파 공격 때문인지 점점 부풀어 올라,

금방이라도 터질 거 같았다.

바퀴벌레 인간은 고통 때문에 허둥지둥 대며 정신을 못 차렸다.

그 광경이 재밌는지, 방송실에서는 정지영의 웃음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규헌은 민지의 손을 잡았다.

“빨리 나가야 해요.”

둘은 흡연실의 문을 열고 재빨리 빠져나갔다.

그리고 복도를 내질러 달아났다.


잠시 후, 뭔가 펑! 하고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옥 같은 고시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 12. 종두 이야기 24.09.16 9 0 4쪽
» 11. 바퀴벌레 인간의 출현 24.09.12 6 0 5쪽
10 10. 지구를 지켜라 24.09.11 4 0 4쪽
9 9. 반격의 서막 24.09.10 6 0 3쪽
8 8. 복수는 나의 것 24.09.09 10 0 3쪽
7 7. 그래서 그들은 24.09.07 9 0 4쪽
6 6. 숨바꼭질 24.09.06 9 0 3쪽
5 5. 귀신이 온다. 24.09.05 11 0 3쪽
4 4.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24.09.04 11 0 4쪽
3 3. 소년, 소녀를 만나다. 24.09.03 10 0 6쪽
2 2. 하수구의 바퀴벌레 24.09.02 14 0 4쪽
1 1. 참 고시원 맛 좀 볼래 24.09.01 21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