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숨바꼭질
“이건 위층에서 내려온 소리예요. 내려올 땐 딩동이고
올라갈 땐 딩동댕이거든요.”
민지는 사뭇 진지하게 규헌에게 속삭였다.
‘딩동댕이라니 이건 무슨 가족 오락관도 아니고.’
규헌은 생각이 복잡해졌다.
딩동이든 딩동댕이든 동그랑땡이든 간에 중요한 건
누군가 6층에 왔다는 거다.
그 누군가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들을 찾으러 왔을 것이다.
그들을 도와주러 왔는지 방법 하러 왔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엘리베이터 앞 자동 현관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옅은 발소리가 이어졌다.
문고리 돌리는 소리가 났고 뒤이어 문 여는 소리,
닫는 소리가 차례로 들렸다.
‘어느 방으로 들어간 거지?’
직접 찾아 나서지 않는 이상 알 길이 없었다.
그렇다고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위험부담이 컸다.
무작정 도망치는 방법도 있지만,
밖이 안전한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민지가 규헌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
“문 닫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모든 방문이 열려있는 상태였다.
오히려 다른 방문들처럼 열어놓는 게 발각되지 않을 것이다.
“이쪽 문만 닫으면 의심을 살 거예요.”
“규헌 씨 아니면 우리 그냥 도망갈까요?”
고심 중이던 규헌이 옆을 돌아봤다.
민지의 커다래진 눈망울이 규헌을 쳐다보고 있었다.
언젠가 본 민지의 그 새침한 표정에 규헌은 이상한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죠, 우리 같이 나갑시다.”
민지는 살짝 놀라는 표정으로 규헌을 바라봤다.
이런 반응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거 같았다.
“규헌 씨 아니면....”
그때 갑자기 누군가 문을 쎄게 여는 소리가 났다.
문고리를 바로 놓았는지 문이 그대로 젖혀져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은 놀라서 몸을 움츠리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캔 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벌컥벌컥 마시는 목 넘김 소리가 이어졌다.
그리고 미친듯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캬! 씨발 맥주가 시야시도 안된 게 더럽게 시원하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이 두 연놈들아.”
기분 나쁘게 낯익은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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