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이종교배로 탑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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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2 20:48
최근연재일 :
2024.09.10 16:18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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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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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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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교배 준비중

DUMMY

[1층을 클리어하셨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문이 열립니다.]


끼익!


나는 1층의 대기실에 있던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올라가기 전에 스킬 먼저 확인해볼까?’


이제 가상 공간인 ‘사랑의 정원’에 슬라임 두 마리가 들어갔으니, 본격적인 스킬 사용이 가능할 터.


나는 SSS급 스킬들을 사용해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외쳤다.


“사랑의 정원 입장.”


슈악!


그러자 순식간에 시야가 바뀌며 새하얀 대리석으로 가득 찬 공간이 보였다.


“···여기가 사랑의 정원?”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삭막한 공간.


이런 곳에서 사랑을 나누긴커녕 적응하고 살기도 힘들 것 같았다.


-끼융···.

-뀽···.


내 예상이 맞는 듯 방금 잡은 슬라임 두 마리는 바들바들 떨면서 대리석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이대로 놔두면 스트레스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전직 사육사로서 내 손을 탄 동물(이계의 동물이지만)이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스읍, 어떻게 해야 하지? 주변 환경을 바꿔줄 수는 없나?”


일단 내가 있는 곳은 슬라임이 있는 곳과는 다른 공간이다.


슬라임들은 70평 남짓의 하얀 대리석으로 가득 찬 공간에 있다면, 나는 통유리를 통해 그곳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연구실 같은 장소에 있었다.


그리고 시야를 조금 돌려보니 방 안에는 각종 기계판들이 보인다.


호기심에 몇 가지 버튼을 눌러보니, 구형 모니터 같은 디스플레이에서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인터페이스가 떠올랐다.


ㅡㅡㅡㅡㅡㅡㅡㅡ

사랑의 정원 연구실


★상점

■몬스터 포인트

■러브 포인트


★기능

■환경 바꾸기

■유전자 연구

■유전자 조작

■시간 조절


★현재 상황

■초록 슬라임(LV1)(female)

(매우 두려움/수명 20%/ 발정 1%)

■초록 슬라임(LV1)(male)

(매우 두려움/수명 32%/ 발정 13%)

ㅡㅡㅡㅡㅡㅡㅡㅡ


오호라.

화살표 버튼을 눌러보니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간단한 인터페이스.


마치 옛날 그 시절 고전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조작은 고전인데 내용물은 스팀에서나 볼법한 참신함이네. 교배를 통한 품종 개량이라···. 역시 다른 종과 교배하는 덴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겠지?’


나는 일단 버튼을 조작해 ‘유전자 연구’ 버튼을 눌렀다.


ㅡㅡㅡㅡㅡㅡ

유전자 연구(lv1)


■초록 슬라임(LV1)(female)

(매우 두려움/수명 20%/ 발정 1%)


편안함을 느끼는 환경: 습도 60% 이상의 늪지나 숲

유전자 모양:§(갈고리 형태)


■초록 슬라임(LV1)(male)

(매우 두려움/수명 32%/ 발정 13%)


편안함을 느끼는 환경: 습도 60% 이상의 늪지나 숲

유전자 모양:§(갈고리 형태)


*유전자의 끝부분 형태가 같으면 교배가 가능합니다.

ㅡㅡㅡㅡㅡㅡ


오호.

생각보다 인터페이스가 깔끔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편했다.


나는 이것저것을 눌러보며 기능들을 살폈고, 곧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몬스터를 잡으면 얻는 포인트로 환경을 꾸며줄 수 있고, 교배 성공시 나오는 러브 포인트로는 각종 스킬의 레벨을 올릴 수 있군.’


더불어 현재 유전자 조작의 수준으로는 유전자 끝부분 형태만 조금 변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핏 보기엔 아직 능력이 많이 모자란 것 같지만, 몬스터의 유전자를 직접 조작하고 교배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다.


다른 종족의 몬스터끼리 교배시켜서 각각의 이점을 동시에 가진 신종 몬스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몬스터의 능력을 가지고 올 수 있다면, 그야말로 나 자체가 계속해서 진화하는 생태계 파괴자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수준에 도달하려면 먼 이야기이긴 하다.


가지고 있는 몬스터라곤 오직 슬라임밖에 없으니, 계속해서 교배해도 슬라임밖에 안 태어나기 때문이다.


‘교배를 시키려면 적합한 환경도 필요하지. 하지만 2층에 나오는 몬스터인 뿔 늑대도 숲을 좋아하니 미리 투자해도 나쁠 건 없겠어.’


마침 내가 슬라임 한 마리를 잡고 나서 1 몬스터 포인트를 얻었기에, 몬스터 포인트 상점에서 1평의 공간을 ‘숲’으로 설정해줄 수 있었다.


숲은 대부분의 몬스터가 살아가는 환경이다.


정원을 전부 숲으로 꾸미려면 적어도 70 몬스터 포인트가 있어야했고.


이는 슬라임 70마리를 잡아야 얻을 수 있는 수치였다.


그 밖에도 울타리나 먹이(슬라임은 풀을 먹는다)를 사려면 몬스터 포인트는 필수적이었다.


쑤욱! 쑤우욱!


설정을 마치자마자 정원 한 구석의 아주 조그마한 공간에 풀들이 자라났다.


-뀨, 뀨?!

-뀨아아!!


슬라임들은 놀랐지만 익숙한 것이 나타나서 좋은지 풀숲으로 꼬물거리며 달려갔고, 그곳에서 얼굴을 부비작거리며 행복해했다.


인터페이스를 보니 상태가 매우 두려움에서 두려움 정도로 떨어진 것이 보였다.


“음, 슬라임이랑 늑대랑 교배 시키면 어떻게 되려나?”


슬라임 뿔 늑대?

그럼 3층에 나오는 몬스터와 슬라임 뿔 늑대를 또 교배시키면···.


“흥미로워.”


앞으로 할 일은 많아졌지만, 어쨌거나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왜냐하면 전직 사육사인 나에게 있어서 이 스킬은 그야말로 꿈을 현실화해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이거면 정말 강한 동물을 만들어낼 수 있겠어. 그 어떤 역경에도 쓰러지지 않는 아주 강한···.’


그런 동물이라면 다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글쎄···.

아직은 심장 한켠이 욱신거리는 걸 보니 그때의 상처가 온전히 나은 것 같지는 않았다.


“퇴장!”


그랬기에 나는 슬라임들의 이름도 지어주지 않고 사랑의 정원에서 나왔다.


정말 정을 주게 되는 동물을 찾기 전까진 이름을 붙여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



나는 사랑의 정원에서 나온 뒤 다시 1층의 대기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육포와 물로 배를 조금 채운 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끼익!


나선형 계단을 올라 다시 만난 나무 문을 여니 보이는 2층의 대기실.


1층과는 달리 다른 헌터들이 있었는데, 얄상해 보이는 남자 하나와 제법 예쁘장한 여자 한 명이었다.


“오! 한국의 또다른 헌터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키무영진이라고 합니다!”


약간 어눌한 발음으로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웃으며 나에게 손을 내밀어 왔다.


“아, 네. 안녕하세요···?”


갑작스러운 그의 저돌적인 태도에 당황하고 있자니, 자신을 키무영진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신이 나서 떠들기 시작했다.


“이야~! 형님을 따라 일본에서 한국으로 놀러 왔더니 이런 인연을 만나게 되네요! 저도 오늘 한국에서 각성했어요! 아! 국적은 이중국적입니다! 형님은 일본의 길드에서 활동하는데 이곳으로 용병을 뛰려고 왔고요!”


이 녀석.

묻지도 않은 자기 이야기를 줄줄 내뱉기 시작한다.


시달린 건 나 뿐만이 아니었는지, 옆에 있던 여헌터도 고개를 내저으며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혹시 능력이랑 등급이···? 아~, 말하기 창피하시면 안 말해줘도 됩니다! 참고로 저는 B급! 화염 마법사로 각성했습니다~!”


말투가 묘하게 거슬리는 남자다.

은근하게 내 밑천을 파내려는 듯한 의도가 보여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나는 그와 더 이상 어울려주고 싶지 않아 거절의 의사를 내비치려 했다.


하지만 내가 먼저 말을 하기 전에 선수를 친자가 있었으니, 바로 옆에서 인상을 구기던 여헌터였다.


“절대 말해주지 마세요. 이 사람 자기내 길드에 우리 정보를 전달할게 분명해요. 외국계 길드들은 신상을 한 번 캐고 나면 끈덕지게 달라붙는다고요. 아시잖아요? 길드들이 어떤 존재들인지.”


짜증이 팍팍 담긴 여헌터의 말.


하긴, 헌터가 국가의 안보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길드들의 존재는 성가시기 짝이 없었다.


그들은 국가가 만든 헌터 협회와 손을 잡지 않고 이리저리 떠돌며 용병 짓을 했으며, 그 대가로 막대한 양의 돈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쯧, 선발대 선배님들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게 메인 미션을 하고 계시는데.’


우리 나라 헌터의 수는 대략 백 언저리.

선발대의 수는 스물 언저리다.


모든 헌터 협회 소속 헌터들의 기본급은 월 오천이었으나, 선발대에 속하거나 등급이 높으면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허나, 그럼에도 대부분이 봉급 인상을 거부하는 것이 현재 상황.


어차피 돈은 몬스터 부산물만 팔아도 상당한 돈이 들어왔고, 선발대에 들어가면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와 팬덤이 생기기에 가끔 광고만 찍어도 돈은 원하는 만큼 벌 수 있었다.


그랬기에 지금의 헌터 협회 소속 헌터들이 국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것이다.


안 그래도 몬스터 부산물들을 연구하느라 국비를 많이 사용하니, 국가의 부담을 줄여주고 대한민국의 던전 브레이크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정한 자국의 히어로들인 것이다.


아마 여헌터도 나와 같은 생각이기에 날이 선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한 명 한 명의 헌터가 모두 귀중한 예비 선발대 인원들이다 보니, 타국으로 나가거나 길드에 속하는 것에 예민한 반응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이~! 이서린~! 왜 그렇게 딱딱하게 굴어? 우리 친구잖아~! 친구!”


그렇게 말하며 은근슬쩍 이서린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키무영진.


내가 그 모습을 보고 나서려던 찰나에 그녀의 몸에서 어마무시한 한기가 뿜어져나왔다.


사아아악!!


“지금 이 손 떼는 게 좋을걸? 여기는 탑 안이라는 걸 명심해. 그것도 타국의 탑.”


이서린의 검은색이었던 머리는 순식간에 하얗게 물들었고, 그녀의 주위에 있던 공기들은 창백하게 질려갔다.


“조, 조또!! 스미마셍! 스미마셍!!”


화들짝 놀란 키무영진은 어깨에서 손을 떼더니 어색한 표정으로 2층 스테이지 문 앞에 섰다.


“아하하. 한국의 헌터들 조금 예민하네! 하긴 물어봐도 능력을 제대로 말 못할 정도면···.”


이젠 대놓고 비아냥거리는 키무영진.

나는 그런 그에게 따지기 위해 한 발 내디뎠고, 이서린은 손을 뻗어 나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


“그냥 두세요. 약한 자의 발악일 뿐이에요.”


마치 얼음처럼 싸늘한 목소리.

키무영진도 그러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큰소리로 외치며 빠르게 스테이지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하! 다들 나를 이렇게 대한 걸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는 무릎 꿇고 빌어도 한국을 도와주는 일은 없을테니까.”


쿵!


따지고 싶은데 곧바로 문을 닫고 들어가서 따지지도 못 했다.


1층부터 5층까진 솔로 플레이로만 클리어가 가능하기에, 같은 대기실에 있더라도 스테이지는 개인의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오ㅡ, 저 저···!!”


내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기 직전에 이서린이 내 등을 시원한 손길로 쓸어주며 입을 열었다.


“저런 머저리 때문에 너무 열내지마세요. 완전 손해에요! 손해!”


이제보니 그녀는 저 재수없는 양반 때문에 날이 서있었던 거지, 기본적인 성격은 착한 듯했다.


“크흠, 그 말이 맞죠. 그나저나 본의 아니게 성함을 먼저 듣게 되었네요. 전 김세진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가볍게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역시나 나와 마찬가지로 첫 공략이 끝나면 곧바로 헌터 협회에 몸을 의탁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와! S급이셨어요?! 저도 S급이에요! 빙결의 마법사! 우리 앞으로 동료가 될 텐데 친하게 지낼까요?”


스마트폰을 내밀며 싱긋 웃는 이서린.

그런 그녀에게 차마 SSS급 교배 마스터임을 밝힐 수 없었던 나는 마주 환히 웃으며 그녀와 연락처를 교환했다.


“좋죠! 그럼 협회 숙소에서 봬요! 저도 그곳에서 머물 예정이라!”

“앗! 좋아요! 가끔 운동도 같이하고 그래요, 우리!”


그녀는 같은 층을 공략하는 동료 헌터를 만난 것이 아주 기쁜 모양이었고,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서로 좋은 감정을 남기고선 각자 스테이지에 들어갔다.


작가의말

연재 시간을 고민중입니당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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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각성 스킬 24.09.09 23 1 9쪽
7 상위급 신화 몬스터 24.09.08 28 0 12쪽
6 숨겨진 층 24.09.07 36 1 11쪽
5 그는 좋은 슬라임이었습니다... +1 24.09.06 41 2 10쪽
4 교배 시작 24.09.05 45 3 11쪽
» 교배 준비중 +1 24.09.04 50 4 12쪽
2 자 드가자! +2 24.09.03 58 3 11쪽
1 이게 아닌데.... +2 24.09.02 8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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