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이종교배로 탑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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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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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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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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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상위급 신화 몬스터

DUMMY

나는 이서린을 품에 안은 체 어둠 속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꺄아아악!!”


떨어진지 3초 경과.

그럼에도 아직 바닥이 보이지 않으니 이대로 추락하면 곧바로 사망이다.


‘···아무리 부활한다고는 하지만 이왕이면 살아보자.’


추락사 경험을 겪으면 고소공포증이 심하게 생길지도 모를 일.


일단 나는 최대한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한 팔로는 이서린을 안아 들고, 다른 팔을 뻗어 기다란 손톱을 벽에 박아넣었다.


드드드드득!!!!


10cm의 날카로운 손톱은 흙벽에 비벼지며 빠르게 갈려나갔다.


‘···조금 줄었어!’


아주 조금이지만 속도가 줄었다.

나는 곧바로 두 발도 쭈욱 뻗어 벽에 박아넣었고, 완전히 멈추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미끄러지는 정도로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


그그그그그극!!


그리고 마침내 경사마저 점점 완만해지니, 우리는 드디어 추락을 멈추고 평지에 설 수 있었다.


“허억. 허억. 괜찮으세요?”


숨을 거칠게 내쉬며 묻자 이서린이 힘겹게 끄덕인다.


“미, 미안해요. 괜히 저 때문에.”


“아니에요. 갇힐 거면 둘이 같이 갇히는 게 낫죠. 어차피 저도 탈출하기는 힘들었어요.”


사실 혼자라면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지만, 괜히 그녀가 미안해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저에게 이렇게 마음 써주신 거 잊지 않을게요.”


피식 웃은 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선 천천히 그녀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걸을 수 있겠어요?”


그녀는 커다란 돌덩이에 다리가 깔렸었다.


물론 탑에서 나가면 다시 상처는 회복되겠지만, 지금은 워포존도 보이지 않으니 일단 이대로 이곳을 수색할 수밖에 없었다.


“아얏!”


역시나 땅에 다리를 대자마자 비명을 지르는 그녀.


나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눞인 뒤, 부상당한 다리에 스태프와 내가 허리춤에 메고 있던 한손검의 검집을 부목처럼 대었다.


찌익! 찌직!


그리고 입고 있던 반팔티를 벗어 길게 찢은 뒤 붕대 대용으로 그녀의 다리를 칭칭 감았다.


“으윽, 아파라···. 그나저나 세진씨한테 정말 신세를 많이 지내요. 이런 건 또 어디셔 배우셨어요?”


“군대에서요. 그때는 탑도 없던 그런 시절이었죠.”


“아하하, 고작 2년 전인데 참 멀게 느껴지네요.”


이서린은 다리가 아픈지 얼굴을 계속해서 찡그렸지만, 웃으며 말 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스물일곱이라고 하셨죠? 저는 스물넷이에요. 그나저나 신체를 변화시키는 능력은 처음 보는데 정말 신기하네요.”


자꾸 내 몸과 얼굴을 힐끔거리는 걸 보면 확실히 신기하기는 한 모양이다.


“별거 아니에요. 오히려 저는 서린씨 능력이 더 신기한걸요? 그렇게 자유자재로 얼음을 다루시다니···.”


이서린은 빙결의 마법사로 각성했다고 했으니, 신체적 능력이 낮은 것에 비해 강력한 스킬로 인한 종합 전투력은 높을 것이다.


스킬을 성장시키는 건 헌터들마다 전부 달랐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올라갈 수 있는 한계점이 높다는 것 외에는 그다지 알려진 정보가 없었다.


이서린은 내 말에 잠시 입을 오물거리더니, 어색하게 헤실거리며 웃었다.


“에헤헤, 그렇지도 않아요.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저는 진짜 마법사처럼 원소와 마나를 느껴야 스킬이 성장하거든요. 지금은 조금 쌔다고 해도···글쎄요···.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계속 제자리일 수도 있어요.”


그녀는 고민이 많은지 한숨을 폭 내쉬었다.


마침 기본적인 응급조치가 끝났기에 나는 그녀를 등에 업어들며 말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시간은 제가 벌어볼게요.”


그녀가 메인 미션 때문에 성장에 조급함을 느끼는 것 같았기에 한 말.


역시나 내 예상이 맞았는지 그녀는 가볍게 웃은 뒤 한결 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씀만 들어도 정말 든든하네요. 기대할게요.”


나 또한 그녀의 말에 피식 웃고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돌아보았다.


일단 이곳은 커다랗고 깊은 동굴 한가운데였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위가 뚫려있어 빛이 들어왔지만, 주위로는 빛이 한 점도 없어 제대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곳을 꽤 봤는데도 보이질 않네. 그럼 결국 냄새에 의존해야하나.’


늑대의 시야로도 아무것도 안 보일정도의 암흑이면, 이제 의존할 수 있는 건 청각과 후각 밖에 없다.


나는 열심히 코를 킁킁거렸고, 비릿하면서도 위협적인 몬스터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강하다···. 하지만 상처 입었어. 피 냄새가 난다.’


이전에 맡았던 늑대와 슬라임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강한 자의 냄새.


다른 건 몰라도 일단 나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흐음, 냄새를 따라서 이동은 할 수 있겠어. 일단 가볼까? 여기서 이러고 있는다고 뭐가 되지는 않으니.’


어쨌거나 둘이서 조난 당했으니 자살은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친구의 목에 칼을 들이미는 것도 정신적으로 그리 좋은 행동은 아니었기에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띠링!


그리고 그 순간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 창.


[숨겨진 층의 최초 도전자! 공략 성공시 최고 공적치 보유자에게 추가 보상이 약속됩니다.]


···이게 뭐지?


나는 황급히 손가락으로 시스템 창을 조작해 그동안의 기록을 조회해 보았다.


그러자 보이는 몇 분 전의 기록들.


[던전 셰이크를 통해 최초로 탑의 숨겨진 층에 도달했습니다.]


[지금부터 공적치 기록을 시작합니다.]


‘···뭐야, 여기가 일종의 던전이었어? 그냥 조난 당한 게 아니라?’


탑의 상위층으로 가면 숨겨진 던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보통은 한 층에 딸린 작은 숨겨진 방 같은 느낌이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커다란 숨겨진 던전이라니.


심지어 ‘숨겨진 층’이라는 고유 명칭도 가지고 있었으며, 무려 최초 공략 보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


‘공략이라 함은 당연히 저 강한 냄새를 폴폴 풍기는 녀석을 토벌하는 거겠지.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전력으로 부딪쳐볼까?’


어차피 이곳에서 나갈 방법을 못 찾으면 죽어야 하는데, 강한 몬스터에게 들이박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죽어도 이득, 이기면 개이득.


그래도 이왕이면 이기는 게 좋긴 했다.

딱 봐도 클리어 보상이 엄청날 것 같은 떡밥이 덕지덕지 붙어있었으니까.


“서린씨 시스템창 봤어요?”


내 물음에 등 뒤에서 대답이 들려온다.


“네, 저도 방금 봤어요. 워낙 정신이 없었어서.”


하긴, 정신이 없긴 했다.

몇 분 전만해도 탑의 5층이었는데, 지금은 0층인지 어딘지도 모를 곳에 있었으니 말이다.


“일단 최대한 공략해보는 쪽으로 가보죠. 제가 앞에서 시선을 끌테니 뒤에 앉아서 지원을 해주세요. 혹시 어떤 마법이 가능하세요?”


파티 플레이 전 서로의 전력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이서린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밑천을 전부 드러내었다.


“클래스는 S급 빙결 마법사. 아직은 1 서클이라 아이스 애로우 같은 기본적은 마법과 상대에게 한기를 부여하는 마법 정도 밖에 못 해요. 아, 몬스터 내부를 차갑게 만드는 특수 능력이 있어요. 유의미한 타격은 못 주지만요. 세진씨는요?”


움찔!


나는 어둠 속을 킁킁거리며 나아가다가 잠시 멈추어 섰다.


“세진씨···?”


이서린은 그것이 이상하다는 듯 되물었고,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아, 그냥 적당히 속일까?’


어차피 보여지는 능력은 ‘몬스터의 힘을 쓴다’ 이정도가 전부일 터.


구태여 전부 말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본 나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동물들과 친해지려고 해도 마음을 전부 열고 다가가야 하는데 사람이라고 다를까. 내가 봤을때 서린씨는 심성도 좋고 재능도 있어. 앞으로도 동료로 삼기에 모자람이 없는 사람이다.’


대한민국에 S급은 10명이 채 안 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이서린의 능력은 S급 중에서도 대기만성형이었다.


성장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럼에도 S급치고는 높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언젠가 탑을 정복하려면 좋은 동료는 필수.

그리고 그러한 동료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결국 결심을 마친 나는 다시 몬스터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며 입을 열었다.


“서린씨는 꿈이 뭐예요?”

“네?”


능력을 물었더니 되레 꿈을 묻는다.

이서린은 잠시 당황했지만, 무언가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진중하게 대답해주었다.


“음···,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선발대에 들어가서 던전 브레이크를 맊는 것이겠죠. ···사촌 언니와 고모를 두 번째 던전 브레이크 때 잃었거든요. 그것도 바로 제 눈앞에서.”


그런 사정이 있었을 줄이야.

알고 보니 나와 공통점이 많다.


나는 그녀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아···.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는 세 번째 던전 브레이크 때 가족 같던 동물들을 전부 잃었어요. 제 직장과 함께요. 저는 사육사였거든요. 


이서린은 깜짝 놀라며 대답한다.


“아! 설마 그때 그 동물원 사건!”


“네, 맞아요···. 하하,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사육사와 관련된 각성 스킬을 얻게 되었어요.”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서린.


나는 역시나 이 사람이면 괜찮겠다 싶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말했다.


“음···. 저 또한 던전 브레이크를 맊는 것이 목표에요. 더 이상 의미없이 비참하게 죽어가는 생명을 보고 싶지 않거든요.”


서린은 크게 공감이 되는 듯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지는 않지만, 감정적인 유대감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제 꿈은 언젠가 탑을 정복하는 거예요. 저 높은 탑의 꼭대기에 올라 사람들이 예전과도 같은 일상을 누리게 하고 싶어요.”


“아···!”


서린은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었고, 나는 곧이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마저 풀어내었다.


“저는 전 세계 최초 SSS급 각성자예요. 능력은···교···교배 마스터···. 몬스터를 기르고 교배시켜서 그 능력을 가지고 올 수 있어요. 그리고 몬스터들의 유전자를 조작해 품종 개량도 가능하죠.”


서린은 입을 떡하니 벌리며 놀람을 감추지 못한다.


나는 점점 보스급 몬스터의 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이전엔 숨겨서 죄송해요. 하지만 제가 지금 솔직히 말씀드리는 이유는 서린씨와 동료가 되고 싶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여기서 끝나는 인연이 아닌 평생을 함께하는 동료 말이에요.”


내 어깨를 잡고 있던 그녀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간다.

마치 무언가 결심이라도 하는 듯 말이다.


“저를 따라오시겠어요? 힘들지만 분명 보람찬 일일 거에요.”


탁!


타이밍 좋게 보스가 있는 문 앞에 도착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서린을 쳐다보았고 그녀는 신중하게 고민하더니 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라도 괜찮다면 기꺼이 믿고 따르겠어요!”


애초에 서로의 말들을 증명해줄 수 있는 증거들은 없지만, 그렇기에 더욱 강한 믿음으로 결속된 파티가 생성되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짧게 한숨을 내뱉고선 문고리를 잡았다.


“자, 그럼 저희 파티의 첫 공략이네요! 가보죠!”

“네!!”


우리는 그렇게 의지를 다지며 힘차게 문을 열어젖혔고, 동시에 눈앞에 수도 없이 꽂히는 새파란 벼락을 보았다.


꽈르르릉!!!!


“세상에···.”

“아니, 왜 저런 게 여기에···.”


기나긴 동굴 끝에서 위험한 냄새를 풍기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괴물.


신화 속 동물 기린 혹은 키린이라고도 불리는 20층의 보스급 상위 몬스터.


통칭 ‘벼락 뿜는 기린’이 말발굽을 찍으며 벼락을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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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화끈한 보상 24.09.10 17 1 11쪽
8 각성 스킬 24.09.09 23 1 9쪽
» 상위급 신화 몬스터 24.09.08 28 0 12쪽
6 숨겨진 층 24.09.07 35 1 11쪽
5 그는 좋은 슬라임이었습니다... +1 24.09.06 41 2 10쪽
4 교배 시작 24.09.05 44 3 11쪽
3 교배 준비중 +1 24.09.04 49 4 12쪽
2 자 드가자! +2 24.09.03 5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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