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431년 5월 30일.
"마녀를 처형하라!!!"
노르망디 공국 루앙성 광장.
말라 비틀어진 나뭇가지가 얽히고설켜 첨탑처럼 삐쭉하게도 솟아 있었다.
회갈색의 나무들은 마치 색과 온기를 잃은 듯 보였다.
아니, 이제 겨우 열아홉이 된 여자아이에게 죽으라며 돌팔매질을 하는 이 상황이.
어쩌면 가만히 있는 나뭇가지들을 냉정해보이게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화형대 가운데.
전혀 울지도 않고 서 있는 나의 오랜 벗을 보며 어금니를 꽈악 깨물었다.
"상스러운 마녀를 죽여라!"
"불에 태워 그 죄를 씻어라!!"
백년전쟁을 종식시키고 프랑스를 구원의 길로 인도한 자.
어린 나이에도 활과 칼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시커먼 기사들의 선봉에 서서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운자.
잔 드 아르크.
나의 오랜 벗 요안나.
화륵!
그녀의 강렬한 눈빛과, 나의 시선 사이로 강렬한 화마가 넘실댔다.
'요안나. 조금만 기다려. 반드시 구해줄게.'
나는,
프랑스의 구국 영웅이자,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 당해 끝끝내 화형을 당한 잔다르크의.
오랜 벗,
소꿉친구다.
*
"응애!!"
"어머나 기사감인가? 아주 울음소리가 우렁차네!"
1412년 1월 6일.
프랑스 동부 시골마을 동레미의 어느 한 농장.
퍼뜩 눈을 뜬 나는,
옆에서 우렁차게 울어제끼는 요안나를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 작가의말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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