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술사의 새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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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8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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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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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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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아 교회와 신성 마술

DUMMY

 “야! 어디가!!”


 한 소년이 거리를 뛰어다닌다.


 ···


 “? 또 어디간거야!!!”


 한 소년이 거리를 뛰어다닌다.


 ···


 “···또, 어디, 간거야···!”


 ···소년이 거친 숨소리와 함께 또, 또 뛰어다닌다.


 “···? 엘리는 체력이 약하네!”


 엘레나가 그 소년 앞에서 해맑게 웃었다.


 제길, 검술 훈련을 시작한지도 1년이 넘어서 나도 꽤 체력이 붙었다고 생각했는데, 쟤는 무슨 지칠 생각이 없네. 어쩐지 저택의 메이드들이 불쌍하단 눈으로 쳐다보더니···. 밖으로 데려나온건 실수였나.


 차라리 숨바꼭질같은 게 나았겠군.


 “근데 엘리, 우리 어디가는거야?”


 “아까, 교회, 간다고, 말, 했잖, 아!”


 나는 헐떡이는 숨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로 말했다.


 “그랬었나? 미안 못들었어. 헤헤.”


 엘레나는 짜증섞인 엘리아스의 목소리에 용서해달라는 듯 바보같은 웃음을 지었다.


 종일 뛰어다니느랴 내 목소리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거겠지.


 “하···. 이젠 진짜 교회로 가자. 자꾸 이리저리 뛰어다니지 말고.”


 “응! 알았어.”


 엘레나는 대답과 달리 그 후로도 거리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으며, 내가 그녀와 함께 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던 건 저택에서 출발한지 약 1시간 정도 뒤였다.



***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첨탑과 돌 기둥 사이사이를 연결해 주는 첨두 아치형 벽, 가로는 좁지만 세로로 길게 뻗은 창과 그 창을 채우는 여러 색깔의 스테인드 글라스, 그 모든 것들을 감싸고 있는 높디 높은 천장.


 이세계로에 와서 처음 본 교회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 교회도 다른 교회들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작은 걸텐데 상당히 화려하네. 다른 교회들도 다 이런 느낌일까나.


 교회의 문을 열자 보인 것은 반대편에 위치한 제단과 독서대, 그 제단 앞을 빼곡히 채운 가로로 기다란 벤치였다.


 밖에서 봤을 때도 화려했던 교회는 들어가보니 내부가 더 절경이었다. 창이 높은 곳에 있어서 그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교회 전체를 채우고 있었고, 그 햇빛은 스테인드 글라스의 영향으로 빨강, 초록, 노랑 등 다채로운 색을 띄고 있었다.


 “무슨 일로 방문하셨나요?”


 넋놓고 교회 내부를 바라보던 나에게 신부 차림을 한 중년의 남성이 다가왔다.


 “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요.”


 그렇다. 나는 신성마술을 배우기 위해 교회에 온 것이다.


 “그 배우고 싶으신 것이 무엇일까요?”


 “신성마술이요.”


 신성마술이란 말에 신부는 ‘흠’소리를 내었다.


 혹시 미리아교 신자가 아니라면 배울 수 없는걸까,


 “안될까요?”


 “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따라오시죠.”


 신부의 말에 나는 아까부터 교회를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신자들과 수녀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는 엘레나를 뒤로한 채 그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그나저나, 상당히 어려보이시네요.”


 신부는 그런 나에게도 처음부터 계속 존대를 쓰고 있다. 그것은 내 옷차림을 보고 내가 고귀한 신분을 가졌다는 것을 알아차려서가 아니다. 그는 습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존대를 사용했다.


 “아직은 9살이고, 곧 있으면 10살이 됩니다.”


 “그런가요. 그 어린나이에 마술을···. 귀족이라 하셔도 특이하시네요.”


 역시나 내가 귀족인 걸 눈치챘군.


 “역시 제가 귀족이란 걸 아셨군요.”


 “그런 고급 원단을 사용한 옷을 입으셨다는 건 귀족분이시거나 유명 상회의 자제분이실거라 생각했습니다. 그 둘 중 하나를 말해봤을 뿐인데, 허허허. 운이 좋았군요.”


 세리온 령에 있을 때부터 생각했지만 이런 옷차림은 너무 눈에 띈다. 거리에만 나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에게 존칭과 존대를 사용한다.


 이 옷이 그정도의 고급품인가?


 “이런 옷은 너무 눈에 띄지요? 덕에 저도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하하, 그렇습니까? 정말 특이하신 분이군요.”


 신부의 모습이 꽤나 포용력있어 보여서였을까, 꽤 한심한 소리를 내뱉었다.


 “자, 이쪽으로 들어오시죠.”


 신부는 어느 작은 방문 앞에 멈춰서서 그 방 안으로 나를 인도했다.


 그 방은 작은 서재였고, 그 서재에 있는 책 대부분이 미리아교의 성경책 같은 것이었다.


 신부는 왼쪽 서재의 상단에 위치한 어떤 책을 꺼내들고서 방문앞에서 가만히 서있던 내게 다가왔다.


 “분명 신성마술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겁니다.”


 신부가 내게 넘겨준 책은 성경책이 아닌 미리아교의 성서였다.


 그 성서를 집어든 나는 근처에 놓여져 있던 나무의자에 앉아 성서를 읽기 시작했다.


 성서에는 여신에 대한 찬양부터 여신 미리아를 믿는 자로써의 마음가짐, 여신 미리아의 교리와 그녀의 업적 등 많은 것이 쓰여있었지만 오늘은 그런 걸 알아보기 위해 교회까지 방문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대충 훑으면서 페이지를 넘기다가 어느 문구를 발견하고 페이지를 넘기는 것을 멈췄다.


 “신성 마술···.”


 성서에 신성 마술이라고 적혀있는 페이지를 유심히 지켜봤다.


 역시나 신성 마술에 대해 자세히 적혀있었고 영창 또한 적혀있었다.


 이거라면 당장이라도 치유 마술이나 해독 마술을 쓸 수 있을거다.


 하지만 성서의 어디를 찾아봐도 제 2위계 이상의 신성 마술은 적혀있지 않았다.


 “저기, 신부님 제 2위계 신성 마술부터는 적혀있지 않은데, 왜 그런가요?”


 내가 책을 붙들고 있는 동안 옆자리를 지켜주고 있던 신부에게 물었다.


 “신성 마술은 미리아 신성국에서 엄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제 2위계 이상의 신성 마술은 교회의 목사나 수녀 등만이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언제였나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다.


 아마 이런 내용이었을 거다.


 신성 마술은 미리아 신성국에서 타국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강하게 제지하고 있었다. 그런 미리아 신성국은 교황을 포함한 최고 권력자가 12명이 있는데 그들을 십이사제라고 한다. 그 십이사제들은 전쟁 등의 수난을 겪고 있던 타국들의 요청에 따라 신성 마술을 교외로 유출해 모두가 신성 마술을 쓸 수 있게 해주었지만 그 호의도 제 1위계까지, 그 이상의 신성 마술은 교회에 몸담는 사람만이 쓸 수 있다.


 흠, 제 2위계까지 쓰기 위해선 목사 혹은 신부는 되야한다는 건가···. 전생에서도 신은 믿지 않는 편이었고, 지금도 딱히 신앙심이 두텁지는 않다. 게다가 목사가 된다면 지켜야할 규율같은 것도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자유를 추구하는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가주가 되어야한다는 목표가 있고,


 “그래도 원하던 건 얻었네요.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그 나름의 신념일까, 이 신부는 끝까지 예의를 지켰다.


 교회에서 제 1위계 치유 마술과 해독 마술의 영창을 외우고 나서 엘레나와 함께 다시 거리로 나왔다.


 엘레나는 조금 힘이 빠져보이지만 여전히 신이 난 상태였고 나는 하루종일 그녀를 따라다녔던 탓에 많이 지쳐있었다.


 교회에서 나온 뒤 저택 쪽으로 발을 돌려 거리를 걷던 도중,


 “엘리! 저기 봐 봐!”


 엘레나가 내 옷깃을 잡아당기며 가르킨 방향을 봤다.


 엘레나가 가르킨 장소는 한 카페의 테라스였는데, 그 테라스의 테이블에는 올리아나와 이자벨 그리고 엘라인이 앉아서 홍차와 다과를 즐기고 있었다.


 올리아나는 나와 시선이 맞자 이리로 오라는 듯한 손짓을 했다.


 저택에 돌아가면 얼마 후에 바로 식사를 대접해줄테지만, 지금은 엘레나 때문에 상당히 지쳐서 배가 고프다. 저정도의 군것질을 하더라도 1인분의 식사는 먹을 수 있겠지.


 그렇게 올리아나의 손짓을 따라 그녀가 있던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들어서자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테라스에 있는 사람들의 일행이라고 말했더니 우리를 테라스에 안내해주었다.


 “저택에 있는 줄 알았는데, 뭐하려고 나왔니?”


 올리아나는 순수하게 궁금하다는 듯 질문했다.


 “···잠깐 교회에 다녀왔어요.”


 “교회? 보나마나 또 마술 때문에 갔겠구나.”


 나는 마당을 날려버린 후부터 숨기지않고 마술을 쓸 수 있게되자 하루의 대부분을 마술의 연습에 썼었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눈에 새긴 올리아나는 나를 무슨 마술에 중독된 사람처럼 여기고 있다.


 “뭐, 그렇죠.”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 의지는 좋지만 너는 적당히라는 걸 알 필요가 있어. 매일매일 마술에 눈 멀어있고, 그러다 위험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잖니?”


 저번에 화속성 마술을 연습하다가 저택의 벽 일부를 태웠던 것을 마음에 담아뒀던 모양이다.


 “그런 일 안생기게 조심하고 있다니까요. 게다가 이번에 배운 건 신성 마술이니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아요.”


 “···신성 마술을 배웠다고?”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자벨이 놀란 얼굴을 하며 물었다.


 “네, 근데 배웠다고 할까 배꼈다고 할까···.”


 솔직히 교회에 있던 신부에게 직접 배운 것도 아니고 책에 씌여져 있던 영창을 외운 것 뿐이니 배웠다고 하기가 애매하다.


 “벌써 마술을 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놀랐는데, 신성 마술까지 쓸 수 있다니 대단하구나, 신성 마술은 적성에 안맞는 사람이 많아서 평생 못쓰는 사람들도 많다던데.”


 “예?”


 처음 듣는 소리다. 적성에 안맞으면 못쓴다니, 여태껏 그런 적이 없어서 영창을 아는데도 못쓴다는 생각은 전혀하지 못했다.


 저 얘기가 사실이라면 내가 신성 마술의 영창을 알든 말든 못쓸 수도 있다는 거다.


 시야가 좁아진 걸까, 신성 마술을 못쓸 수 있다는 말에 나는 주변 인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술의 영창을 읊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보는 올리아나의 눈은 마치 날 ‘마술의 미친놈’ 이라고 말하는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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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생일 파티 (2) 24.09.20 4 0 10쪽
11 생일 파티 (1) 24.09.19 7 0 11쪽
» 미리아 교회와 신성 마술 24.09.17 8 0 10쪽
9 엘레나 마키아 24.09.16 7 0 11쪽
8 마키아 후작 24.09.13 7 0 10쪽
7 제 3위계 마술 (2) 24.09.12 7 0 10쪽
6 제 3위계 마술 (1) 24.09.11 6 0 12쪽
5 남동생 (2) 24.09.11 8 0 9쪽
4 남동생 (1) 24.09.10 9 0 10쪽
3 새 시작 (3) 24.09.09 8 0 10쪽
2 새 시작 (2) 24.09.08 9 0 11쪽
1 새 시작 (1) 24.09.08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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