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술사의 새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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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8 02:56
최근연재일 :
2024.09.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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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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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속성 마술

DUMMY

 어제 파티 때문에 엘레나도 많이 피곤했나보다. 아침이 되자마자 방으로 찾아올 줄 알았는데, 점심시간이 다되가는 아직까지도 자고 있다.


 하긴, 지나가는 파티 참석인A 였던 나도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는데, 주연이었던 엘레나는 나보다 더 힘들겠지.


지금은 일단 쉬게 해두고 전부터 하고 싶던 부탁을 하러 가자. 절대 내가 엘레나와 놀아주기 귀찮아서가 아니다.


 -똑똑,


 내가 발걸음을 옮긴 곳은 저택 내에 있는 이자벨의 개인 연구실이었다. 저택에 개인 연구실이 있다니, 마술 학회의 일원이니 돈도 많은걸까. 돈이 많기에 마술 학회의 일원이 된 것일까. 돈이 어찌됐든 그녀가 그 이름높은 마술 학회의 학자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들어오세요.”


 “실례하겠습니다.”


 개인 연구실의 문을 열자 서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이자벨이 보였고, 이자벨은 흰색에 파란색으로 무늬가 그려진 고급 찻잔을 들고 있었다.


 “어머, 어쩐 일로 찾아왔니?”


 “혹시 어떤 마술을 가르쳐주실 순 없나 해서요.”


 “내 수업료는 비싸단다?”


 “···아,”


 수업료같은 건 생각지 못했는데, 이전 나에게 아카데미에 추천서를 써준다던가 하며 엄청 칭찬하던 그녀였기에 돈같은 걸 받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는데, 한껏 칭찬받은 것과 지인이었기 때문일까 나답지 않게 돈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다. 전생의 나였다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후후, 장난이란다. 너만한 재능을 갖고 있는 자가 도움을 요청하다니, 학자로써 기쁜 일이야.”


 “···그렇게 재능있지는 않습니다.”


 테오도르 공작에게 좀 더 오만함이 필요하다고 배웠지만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


 내가 재능없는 것도 사실이고 말이다.


 “겸손한 것도 좋지만 재능을 숨기면 남들한테 질투받는단다?”


 “새겨듣겠습니다.”


 급이 귀족들은 다들 비슷한 조언을 해주는 군.


 “그래서? 어떤 걸 배우고 싶니? 무엇이든 말해봐.”


 “뇌속성 마술이요. 저택의 있는 책 중에 뇌속성에 대해 자세히 다룬 책이 없어서 뇌속성 마술은 제 3위계는 커녕 제 1위계도 못쓰거든요.”


 전에는 전 속성을 제 3위계까지 다룰 수 있다고 했지만, 뇌속성을 빼먹었으니 그건 거짓말이 되려나.


 하지만 저택의 서재에서도 거리의 상가에서도 뇌속성 마술에 대해 찾은게 없으니 못쓰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다른 네 속성의 마술은 전부 사용할 수 있으니 뇌속성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거라는 근거없는 믿음이 있다.


 “하긴, 뇌속성 마술은 다른 네가지 속성에 비해 늦게 만들어진 마술이기도 하고, 뇌속성 마술은 어느정도 마법의 영역이니까.”


 “마법이요?”


 “그래, 마법.”


 뇌속성 마술이 다른 네가지 속성보다 나중에 만들어진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마법과 관련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


 “뇌속성 마술이 마법과 관련있다는 걸 설명하려면 우선 약 500년 전 과거로 돌아가야돼.”


 500년 전이면 뇌속성 마술이 막 등장하기 시작한 때다.


 “세계 최강의 다섯이라고 일컬여지는 지고(至高)의 오제(五帝)는 알고 있니?”


 “지고의···. 오제요?”


 더할 나위없이 높다는 것일까.


 “지고의 오제는 모든 대륙과 바다를 통틀어서 최강이라고 불리는 다섯명을 얘기해, 위에서부터 제 1위 마신(魔神), 2위 불사대왕(不死大王), 3위 성룡(星龍), 4위 인왕(人王), 5위 무신(武神)으로 이루어져 있단다.”


 “성룡이라면 그 성룡 제국의 성룡을 말하는 건가요?”


 “응, 제국의 건국 신화에서 등장하는 그 성룡이 맞아.”


 성룡 제국이 역사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약 800년 전이니까 성룡은 적어도 800살 이상 살고 있다는 건가. 아무리 용이라도 난 진작에 죽었을거라 생각했다. 용의 수명은 상상이상으로 길군.


 “그래서 그 지고의 오제가 뇌속성 마술이랑 무슨 상관인가요?”


 “그건 뇌속성 마술의 시초가 약 500년 전 지고의 오제에 속해있던 뇌신(雷神)이니까야.”


 이름부터 뇌신(번개의 신)인가. 뇌속성 마술의 시초일만 하다.


 이자벨이 말을 이어갔다.


 “원래 뇌속성 마술은 뇌신만 사용하던 그만의 고유마술이자 해석할 수 없는 마법같은 것이었는데, 500년 전 어느순간 누군가 그 마법을 해석하고 마법을 영창형식으로 바꾸어 세계에 퍼뜨렸다고 전해지고 있어.”


 “그 누군가가 누구인가요?”


 “그건··· 몰라. 어떤 학자들은 그가 현자라고 말하는데 뇌속성 마술이 만들어진 시기가 역사적으로 현자가 활동했던 시기보다 훨씬 빨라서 정설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지.”


 그런가, 모르는 건가.


 “이 정도면 궁금증이 풀렸으려나?”


 나는 이자벨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그럼 본격적으로 뇌속성 마술을 가르쳐줄게.”



 ***



 “[천(天)의 번개여, 부름에 응하여 뇌의 충격으로 적을 쓰러뜨리라, 라이트닝]”


 영창이 끝나자 뻗은 오른팔 앞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푸른 느낌의 자(紫)색의 번개가 짧은 거리를 반짝거렸다.


 “역시 뇌속성 마술도 사용할 수 있구나.”


 이자벨은 이제 놀라지도 않는 듯했다.


 “네, 그나저나 뇌속성 마술은 제 1위계인데도 꽤 위험하네요. 평범한 사람이 잘못 맞으면 적어도 감전이나 심하면 기절하겠는데요?”


 “그렇지. 아무래도 사용하는게 번개다 보니 수속성이나 풍속성에 비하면 훨씬 위험하지. 그것도 뇌속성 마술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해.”


 이런 마술을 전투에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눈 한 번 깜짝일 사이에 죽을 수도 있는 거다.


 그런 마술을 항상 암살의 위험을 갖고 사는 여러 나라의 높으신 분들이 널리 퍼지게 둘 이유가 없다.


 -파지직


 아무 생각없이 라이트닝을 무영창으로 사용했다.


 평소에도 버릇처럼 사용했던 무영창이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무의식 속의 안일함. 그게 문제가 됐다.


 내 오른손을 통해 발동된 라이트닝은 아까 쓴 라이트닝하고는 천지차이였다. 이건 감전이나 기절의 영역이 아니였다.


 그때 생각난 건 처음 제 3위계 마술을 썼을 때의 기억이었다. 그때도 무영창으로 마술을 발동시키자 위력이 어마무시하게 올라갔었다. 그렇담 이 라이트닝은 혹시나 정통으로 맞는다면 정말로 죽을지도 모르는 위력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등돌리고 있던 이자벨이 이상함을 눈치채고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었다.


 절대 이 마술을 그녀에게 향하면 안된다. 그런 생각으로 내 오른손에서 발동 중이던 마술을 그녀와 완전히 정반대의 방향으로 향했다.


 -쿵!


 그러자 완전히 발동된 라이트닝은 선반을 향해 날아갔고 위력이 대폭 올라간 라이트닝은 선반의 중앙을 꿰뚫었다.


 -털썩


 놀라서 다리에 힘이 빠졌다.


 ‘···이건 라이트닝? 하지만 엘리아스는 영창을 외우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설마 무영창을?’


 갑작스러운 폭발음에 놀란 이자벨이었지만 일단 주저앉은 엘리아스에게 다가갔다.


 “괜찮니!? 도대체 뭘 한거야!?”


 “라이트닝의 무영창을···.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무영창!?”


 ‘설마했지만 저 나이에 무영창을 사용하다니···. 도대체 이 아이의 재능은 어디까지인거지? 하지만 더 놀라운건···.’


 설마했던 일이 일어나자 이자벨은 더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읏차···.”


 당황했던 것도 한순간, 나는 일단 몸의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몸을 세웠다.


 안일했다. 무영창을 멋대로 써버리면 안됐다.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실패(?)할 경우가 있는 걸 생각했어야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이외에 무영창을 쓸 수 있는 사람을 본 적도 없는 주제에 무영창을 평범한 것이라고 단정한게 가장 안일했던 점이다.


 “···무영창은 평범하지 않은건가요?”


 “당연하지! 제 4위계 마술사 정도가 아니라면 못하는 기술이야!”


 반대로 말하자면 제 4위계 마술을 쓸 수 있다면 대부분은 무영창을 사용하는 것인가.


 뭐랄까, 미묘하다. 생각보다 흔하진 않지만 또 누구도 못사용하는 특별한 기술은 아닌, 게임으로 치자면 고인물들만 쓰는 기술인건가.


 “하지만 그런 베테랑 마술사들도, 나조차도 뇌속성 마술은 무영창으로 사용할 수 없어.”


 “···네?”


 “아까말했지? 뇌속성 마술은 마술이지만 반 정도는 마법이라고.”


 “그랬죠?”


 아까부터 느낀 거다만 나도 그녀도 점점 말이 짧아지고 있다. 이자벨이 먼저 말을 트니 나도 편해졌나보다.


 테오도르나 이자벨도 너무 숙이는 태도는 좋지않다고 말했었고, 좋은 변화다.


 아차, 이런 얘기가 아니었지.


 “뇌속성 마술은 해석도 안되던 마법을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영창의 형식으로 바꾼 어디까지나 영창이 있을 뿐인 ‘마법’이야. 학술적으론 그래. 그러니까 아무리 마술사로써 뛰어나도 ‘마법’의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 한, 뇌속성 마술의 영창 생략이나 무영창같은 건 불가능하지.”


 즉, 마술사들은 ‘마술’만 배우고 쓰기 때문에 숙련된다면 ‘마술’의 영창 생략이나 무영창은 가능하지만, ‘마법’같이 제대로 해석된 게 없는 미스터리의 영역의 있는 것을 무영창으로 사용한다거나 하는 짓은 못한다는거다.


 이런 논리라면 마법도 원리를 깨우치고, 연습해 숙련된다면 무영창도 가능할거다.


 그런데 어째서 난 그 논리를 무시한 채로 ‘마법’의 무영창이 가능했을까. 나는 마법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뇌속성 마술을 배운 것도 바로 방금전이다. 그런 내가 뇌속성 마술의 무영창을 사용할 수 있는 건 말이 안된다.


 “저는 어째서···. 어째서 뇌속성 마술을 무영창으로 쓸 수 있던 걸까요···?”


 “그건 나도 모르지. 다만 확실한 건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된다는거야.”


 사실을 숨겨라···. 확실히 그게 좋겠군. 왜냐하면···.


 “네가 뇌속성 마술을 무영창으로 사용했다는 소문이 돌고 그게 사실이라고 밝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제국의 정예 암살자들이 널 납치하거나 죽일지도 모르고, 조국인 이 왕국은 널 전투병기로 만들려고 할지도 모르지. 세레니아 아카데미나 마술 학회가 모르모트(실험쥐)라며 끌고 갈지도 몰라. 그 외에도 미리아 신성국, 테리온, 발렌가르 등, 전세계가 널 노릴거야.”


 “그, 그정도인가요?”


 “그래···. 지금 넌 그정도로 말이 안되는 짓을 한거야. 최악의 경우엔 지고의 오제도 널 찾으려 할 지도 몰라. 만약 그들이 나선다면 그땐 이미···. 죽은 거라고 봐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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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속성 마술 NEW 6시간 전 3 0 11쪽
12 생일 파티 (2) 24.09.20 4 0 10쪽
11 생일 파티 (1) 24.09.19 7 0 11쪽
10 미리아 교회와 신성 마술 24.09.17 7 0 10쪽
9 엘레나 마키아 24.09.16 7 0 11쪽
8 마키아 후작 24.09.13 7 0 10쪽
7 제 3위계 마술 (2) 24.09.12 7 0 10쪽
6 제 3위계 마술 (1) 24.09.11 6 0 12쪽
5 남동생 (2) 24.09.11 8 0 9쪽
4 남동생 (1) 24.09.10 9 0 10쪽
3 새 시작 (3) 24.09.09 8 0 10쪽
2 새 시작 (2) 24.09.08 9 0 11쪽
1 새 시작 (1) 24.09.08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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