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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윈리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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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윈리터나
작품등록일 :
2024.09.08 12:03
최근연재일 :
2024.09.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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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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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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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통역사

DUMMY

7. 통역사


램파드 감독은 나를 쳐다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벌써 몇 분째 팔짱을 끼고 아무말 없이 나를 계속 쳐다보기만 했다.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주세요! 어색해 죽겠다. 우리를 구경하는 사람들도 숨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


공을 몇 번씩이나 똑같은 곳으로 그리고 똑같은 궤적으로 찰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운이 아니라는것을... 저 놈이 왜 저렇게 자신감 있게 국가대표로 뽑아 달라고 말했는지 알것 같다. 메시를 발굴해낸 카를레스렉사흐가 이런 기분을 느꼈을지도 모르지


내가 클럽팀 감독이었다면 바로 계약을 했을텐데... 국가대표를 이렇게 쉽게 뽑았다간 축구 협회가 가만히 있지 않을게 분명한데...


렘파드는 정영수를 앞에 두고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라 머리가 복잡했다. 램파드의 두 딸이 그의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흔들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국가대표로 발탁할수는 없는 일 이었다. 고민끝에 램파드는 자신의 코치들에게 정영수의 실력을 검증 받기로 결심했다.


*


“오케이! 나와 함께 가자!”


오랜 심사숙고 끝에 램파드가 입을 열었다. 램파드가 오케이를 외치자 나는 두 손 들어 소리를 질렀다.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두 딸은 영문을 모른채 사람들을 따라 같이 박수를 쳤다.


나는 램파드의 차 조수석에 올라탔다.


렘파드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정문에 차를 멈춰 세우고는 두 딸에게 내리라고 말했다. 두 딸은 아빠와의 데이트를 망친 나를 노려보고는 쾅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고 집으로 뛰어갔다.


딸바보 지만 램파드에겐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서툰 솜씨로 ㅍ ... ㅏ... ㅈ... 목적지를 찍기 시작했다.


"파주?"


보다 못한 내가 파주라고 말하자 램파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파주 렛츠고"

"파주NFC?"


다시 한번 정확히 물었다. 렘파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그곳으로 가는구나. 나는 네비게이션에 파주NFC를 검색했다.


경로를 탐색중입니다.


네비게이션에 파주NFC로 가는 경로가 펼쳐졌다. 그것이 내 인생의 경로처럼 보였다.


이제 그 길만 따라 가면 된다. 내 옆에는 첼시의 레전드 램파드가 운전을 하고 있다. 이건 미친거다 진짜!


램파드의 차는 자유로를 질주했다. 그 차안에 나와 램파드, 두 남자는 말이 없었다. 꼭 아빠와 단 둘이 차안에 있는것 같은 숨막히는 어색함이었다.


나는 어색함을 풀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질 않았다. 입 안에서만 맴돌뿐 영어를 못하니 뭐라고 할수 있는게 없었다. 그나저나 램파드는 한국생활 3년차인데 한국어를 이렇게 못하나?


어쩌면 램파드도 나 처럼 할 말이 입 안에서만 맴 돌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슬쩍 쳐다봤다. 운전을 하면서 연신 입술에 침을 바르고 있었다. 긴장되나 보다. 왜 긴장하지? 램파드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멋쩍게 웃어 보였다.


참다 못 한 내가 되도 않는 말을 꺼냈다.


“아임 유어 빅 팬! 유어 첼시 레전드!”


내가 해놓고도 어이없는 말 이었다. 램파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드록바! 존테리! 체흐! 아자르!”


램파드는 예전 자기 동료들의 이름이 불리자 웃기 시작했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나는 램파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자 생각나는 대로 이름을 불렀다.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조콜! 발랄! 마케렐레! 캉테! 제라드!


제라드라는 단어이 램파드가 웃음을 멈췄다. 제라드가 거기서 왜 나와! 막 던지다 실수를 해버렸다. 렘파드는 그 후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차 안은 더 어색해졌다.


얼마 안가 파주 트레이닝 센터 표지판이 보였다. 몇 분동안 말없이 운전만 하던 렘파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오케이, 하우 올드 아 유?"


파주 NFC 입구에 차를 세우고 램파드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다. 32살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안 될것 같았다.


"오 파주NFC"


나는 못 알아들은척 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일단 내 실력을 보여주고 나이를 공개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실기도 못보고 서류면접에서 떨어질 수는 없었다.


***


파주 NFC안으로 입성했다. 처음으로 그 안으로 들어가 본 나는 가슴이 쿵쾅쿵쾅 거렸다.


이렇게나 쉽게 대표팀에 입성하다니, 아직 정식 발표는 아니었지만, 내 실력만 제대로 보여준다면 무난하게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게될것이다.


램파드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선수들이 밥먹는 공간, 지난 월드컵을 추억하는 사진들, 트레이닝센터... 나에게는 사소한 모든것들이 신기했다. 어린시절의 꿈이 이렇게 이뤄지다니...


램파드를 따라 걸어가고 있는데, 맞은편 복도에서 외국인 코치 2명이 걸어왔다. 램파드 감독은 나를 그들에게 소개했다. 꾸벅꾸벅 신입사원이 된것처럼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하이"


대뜸 인사부터 박는 나를 보고 코치들은 의아해 했다. 램파드는 그들에게 나를 소개시켜준 이유를 설명했다. 코치진은 램파드가 아무 예고도 없이 선수를 데리고 온것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램파드 감독은 내 눈치를 보더니, 코치진들을 양팔로 감싸고 복도 구석으로 데려갔다. 어차피 영어로 말해서 알아들지도 못하는데...


코치가 렘파드에게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저 사람이 누군데?"

"오늘 공원에서 만난 친구야. 실력이 엄청나! 반드시 테스트를 거쳐야해"

"저렇게 갑자기 테스트를 할수는 없어! 여긴 일반클럽도 아니고 국가대표야!"

"알아! 내가 감독이야"


코치 한명이 한숨을 내쉬더니 나에게 물었다.


"무슨팀에서 뛰고 있나요?"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팀을 물어보는것 같아서 그냥 대답했다.


"노팀"

"왓?"


코치가 다시 램파드에게 고개를 돌려 설전을 이어나갔다.


“렘파드, 이건 아니야! 저 사람이 뭘 어떻게 볼을 차든 팀이 없다는건 엄청난 마이너스야!”

“나도 알아! 하지만!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 실력을 몰라봐 줬을때가 어떤 심정인줄 알잖아!”

“노우! 이건 자네 팀이 아니야! 대한민국의 국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대표란 말이야!”

“제발 테스트라도 보게 해줘! 내가 장담할께! 전성기때 나보다, 제라드보다 훌륭해! 베컴보다고 훌륭한 킥을 가지고 있다고!”


나에 대한 의견대립으로 램파드 감독과 코치진이 복도에서 언성이 높여가며 싸웠다.


그러면서도 나에게 들리지 않으려고 속삭였다.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로 떠들었기 때문에 난 관심이 없었다. 빨리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코치들의 반응이 이상한건 아니였다. 갑자기 팀도 없는 32살의 늙은 놈을 국가대표 테스트 하겠다고 데려왔으니 코치진들의 반응은 당연한것이었다.


몸이 근질근질 했다. 축구선수가 축구만 잘하면 되지 뭔 말이 저렇게 많고 과거 이력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인가? 과거에 잘하면 지금도 잘하는거고 유럽에서 뛴다고 월드컵에서 무조건 활약을 하는것도 아니었다.


램파드 감독은 코치진과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끝내고 결정을 내린듯 나에게 다가갔다. 코치들과 이야기를 할땐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끼고 서있던 램파드 감독이지만, 나에게만은 따뜻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난 그의 미소에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와 코끝이 시려왔다. 나의 개인적인 목표보다도 나를 믿어준 램파드 감독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커졌다.


램파드는 나에게 영어로 뭐라 뭐라 떠들었지만 너무 빨라 어떤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난 멋쩍게 웃으며 예~ 굿~ 오케이~ 이딴말만 내뱉었다.


램파드가 이제야 깨달았다는듯이 코치진을 호출했다. 코치는 렘파드의 지시를 받고 고개를 끄덕이며 어디론가 달려갔다.


다시 둘만 남으니, 공기가 어색해졌다. 램파드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천원짜리 두장을 꺼냈다. 그리고 복도에 있던 자판기에서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레쓰비를 2개 뽑아 한개를 건네주었다.


“땡큐”


나에게 한개 주고는 나머지 한개는 벌컥벌컥 원샷을 때렸다. 나보다 더 긴장한것처럼 보였다. 램파드는 옅은 미소를 띄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어쩌면 내가 해답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나는 내심 램파드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잠시후 코치와 함께 어떤 젊은 여성이 함께 뛰어왔다. 어디선가 다급하게 끌려온 티가 영력했다. 내 앞에서 멈추더니 가뿐 숨을 내쉬며 나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통역을...


그녀는 숨이 차올라 제대로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담당하게 된... 하...죄송합니다. 통역 하러 왔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램파드는 통역사가 숨을 고르지도 못했는데, 빠르게 말을 전달했다. 통역사는 숨이 헐떡거렸지만 렘파드의 말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며 렘파드의 말을 전달했다.


"잠시후에, 코치진들과 함께 테스트를 진행할껀데요. 아까 보여준 실력이면 그들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잘 할수 있죠?"


그녀의 호흡은 가라앉았지만 아직 말에 숨이 섞여있었다. 나는 통역사를 보며 자신감있게 대답했다.


“그들의 의심을 제가 확신으로 바꾸겠습니다”


통역사는 나의 말을 램파드에게 전달했다. 내 의지가 잘 전달 되어야 할텐데... 통역사의 말을 듣고 램파드는 대답 대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잠시후 하나 둘 셋... 총 다섯명의 코치들이 파일철을 한개씩 들고 계단에서 내려왔다. 렘파드와 같이 영국에서 온 코치 4명과 한국인 1명이다. 그는 나도 아는 얼굴이었다. 대표팀 수비수 출신 김영준 코치였다. 김영준 코치는 대뜸 나를 보자 마자 물었다.


“혹시 ... 나이가?”

“아..."


뭔 나이를 이렇게 궁금해 할까... 거짓말 할수도 없고...


“올해 32살입니다.”

“그래요? 아니 처음 봤는데 제가 웬만하면 다 아는 얼굴인데,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오셨대요?”

“네! 국가대표가 꿈이었습니다.”

“32살이면 승재랑 동갑이네요?”

“네! 저랑 승재가..."


나는 입을 닫았다. 여기서 이승재와 친구였다고 말해봐야 좋을게 없었다. 김영준 코치는 내 나이를 듣더니 적지 않게 놀란 모양이다. 32살이면 축구 선수로서는 말년이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사람도 많았다. 나이 만으로도 나는 이미 대표팀에 승선하기에는 늦은것이었다. 하지만 이분은 나에게 친절히 대했다.


램파드는 나와 김영준 코치가 나누는 대화 내용이 궁금했는지 통역사를 바라봤다. 통역사는 나와 김영준 코치와의 대화를 램파드에게 전달했다. 이제 렘파드도 내 나이를 알게 되었다.


코치들은 내게 계속 질문을 했지만 램파드 감독은 귀찮다는듯 코치들을 그라운드로 떠 밀었다. 그냥 내 실력을 빨리 보여주고 싶어했다.


코치진들은 연습장으로 향했고 램파드는 나에게 또 뭐라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통역사를 바라보았다.


"축구화로 갈아 신고 운동장으로 나와 달래요"


램파드는 그 말을 하고 먼저 건물 밖으로 나갔다. 난 그제서야 축구화를 신고 오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아 썅 축구화도 안 가져 왔구나... 급하게 미행 하느라고, 이렇게 당일에 테스트까지 볼 줄이야! 나는 발을 쳐다봤다. 물컹물컹한 조깅화를 신고 왔다.


"그냥 테스트 하면 안될까요? 안 가져왔는데..."


통역사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나에게 다시 물었다.


"사이즈 뭐 신으세요? 코치님들이 안 좋게 볼텐데요"

"270이요"

"잠시만요"


통역사가 옆에 있는 사무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270 사이즈라고 적힌 축구화 상자를 들고 나왔다.


"빨리 신고 나오세요"


그녀는 친절하게 나한테 축구화를 건네며 말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 자리에서 축구화로 갈아 신었다. 새 축구화라 발이 아팠다. 차라리 맨발로 테스트를 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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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축구의 신 24.09.11 61 1 11쪽
1 1. 정영수의 한심한 하루 24.09.10 74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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