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천재 너클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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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랑
작품등록일 :
2024.09.0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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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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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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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과의 대결(1)

DUMMY

*** 6월, 애틀란타 너클볼 사관학교 피칭장.

플로리다를 다녀온 후,

오전 시간에는 기초 체력 운동을 한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이후, 하체 밸런스를 잡아나간다.

딱 이 2가지에만 초점을 맞춰 나간다.


“Nice pitching!”


어느새 120km 가까운 너클볼을 구사한다.

리키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 어느 누구도 두렵지 않다.”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확신을 얻는다.

지금 내 노력의 방향과 속도는 정확하다.


- 퍽!


어느새 피칭장에 다른 너클볼러들이 공을 던지기 시작한다.

이들도 많은 것이 변했다.


헨리와 레오는 대학교 야구부로 완전히 돌아갔다.

그들의 너클볼은 이미 완성형.

이제는 타자들과 붙어봐야 하는 단계라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한 달에 한 번 점검을 받으러 돌아오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잭슨의 상황은 완전 반대이다.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다니던 대학에서도 나가야 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속도는 완전히 포기한 상태, 그는 돌파구를 찾느라 바빴다.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만들어보려고 해.”


잭슨의 말에 레오와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팔 각도를 나처럼 조금 낮춰보는 건 어때?”


“속도를 올리는 방향이라면 스트라이드 폭이···”


나와 레오는 잭슨에게 아낌없이 조언을 건넨다.

헨리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자기 투구를 이어간다.


“레오, 강. 조언은 고마우나 나도 너희처럼 스스로 벽을 넘을 때인 거 같아.”


잭슨은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제 6월 평가가 시작된다.

타자와의 대결 기회는 9월까지 4번.


특히, 베이커.


[베이커, 이달의 신인 수상]


[베이커, 14홈런 작렬, 이제는 파워까지]


베이커는 3할에 10홈런.

전반기에만 이 정도의 페이스를 보인다.

세부 지표 OPS는 더욱 놀라운데.

그는 2루타 이상의 장타를 그야말로 쉽게 뽑아내는 타자다.


9월 말, 10월 초.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끝나는 시기.

베이커는 몇 번이고 약속을 확인해 줬다.


메이저리그의 괴물들을 꺾고 돌아간다라.

그렇다면 한국 야구의 천재들과는 더욱 쉬우리라.


[오원주, 역대급 페이스로 전반기 MVP 노린다]


[엘리펀츠 2연패를 위한 쾌속 전진!]


오원주는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24년이 지나면 두 번째 FA인 그는

올해와 내년에는 그야말로 미친 활약이 예정된 선수였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드디어 우승 주장 타이틀까지 얻었다.

다시 공을 잡는다.

지금은 잡생각에 빠질 때가 아니다.

앞에 저 타자를 봐라.

전성기에서 내려온 게 저 정도라고?


- 딱! 딱!


로돈은 타구는 외야로 쭉쭉 뻗었다.

무엇보다 타구 질.

배트 한가운데로 정확하게 맞춘다.


“괜찮을까? 저 정도면 너클볼도 맞출 거 같은데.”


레오 이 자식은 상남자인 척하더니,

가만 보면 매일 쫄아있다.


“레오, 젓가락으로 젤리 잡아봤어?”


“아니.”


“너클볼은 그런 거야. 배트로 절대 잡지 못하는.”


레오는 내 말에 피식 웃더니 더그아웃을 나섰다.


레오의 초구는 직구였다.

의외의 선택.

그는 확실히 나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투구폼.

스리쿼터 형태로 구속과 구위를 늘렸다.


- 딱!


그러나, 로돈에게는 그런 잔재주는 통하지 않는다.

너클볼러는 홈런의 무덤에 파묻힌다랄까.

이번 대결의 시작도 홈런이었다.


“너클볼러라 직구는 형편없군요.”


로돈의 저 무례한 말에 레오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레오는 확실히 멘탈적인 부분이 약하다.


싱거웠던 첫 번째 승부가 끝났다.

이제 두 번째 승부.

리키가 타임을 외친다.

공 하나 던졌는데 과감하게 움직인다.


“좋은 코치인데요. 리키?”


곁에 있는 로버트 코치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말이야. 슬슬 다른 팀으로 보내야겠지.”


로버트는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물론, 경력이 일천한 리키가 갈만한 곳은 현재 없다.

그래도 레오와 헨리 덕에 대학에서는 몇 군데 관심은 있다더라.

그러나 리키는 더 높은 곳으로 갈 것이다.

이곳에서 메이저리거가 나온다면 말이다.


“후··· 후···”


리키가 올라가 레오를 진정시킨다.

레오도 공을 다시 받아든다.


“어디 이것도 쳐보시지.”


2구는 너클볼.

스리쿼터 형태의 투구폼은 유지한 채로 던진다.

구속은 120km 후반으로 보인다.


- 딱!


역시 홈런.

속도가 빨라진 만큼 회전이 걸린다.

회전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욱 차분해야 한다.

하지만, 레오는 지금 그러지 못하고 있다.

완전히 페이스가 무너졌다.


“뭐야! 대학리그에서 괜찮다더니 뻥이었어?”


더그아웃에서 내가 소리쳤다.

레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거짓말쟁이! 레오!”


나의 말에 레오가 피식 웃는다.


그래, 네 공은 한번 제대로 보여줘야지.

로돈도 나를 슬쩍 쳐다본다.


‘시끄러운 동양인이군.’


그는 배트를 다시 잡는다.

이번에는 어설픈 공을 던져서는 안 된다.

기회는 그렇게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너클볼 사관학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커졌고,

꽤 많은 기자가 온다.


특히, 그 로돈이라니.

애틀란타 소속 선수도 아닌데 이곳을 찾은 것이다.


“생각보다 도희씨가 큰 역할을 해줬어.”


나와 로버트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우리의 표정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관심이 집중된 만큼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레오는 조금은 차분한 표정으로 공을 잡는다.

그의 초구 그립은 너클볼.


와인드업을 한다.


‘차분하게. 차분하게.’


레오는 자신의 손에 있는 공에 집중한다.

스트라이드 폭도 팔이 나오는 각도도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공을 놓는 감촉.


앞선 공보다는 확연히 속도가 줄어들었다.

약 110km, 70마일.

그러나 스트라이크 하단을 향해 변화무쌍하게 들어간다.


- 부웅!


로돈의 배트가 허공을 가른다.


‘오. 쓸만한데?”


헛스윙.

로돈의 헛스윙에 셔터가 터져 나온다.


“스리쿼터 형태로 나오니 직구와 너클볼이 다 빠르다.”


“하지만 그만큼 회전에 걸리기 쉽죠.”


레오는 앞으로도 더 많이 깨져야 하는 투수이다.

하지만, 그가 궤도에 오른다면 그 역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레오의 2구, 3구는 다 너클볼이었다.

그러나 2개의 공은 다 볼이었다.


“경험의 차이.”


나는 다시 한번 그것을 느낀다.

예전 로돈은 아무 공에나 다 배트를 냈다.

그의 협응력이면 뭐 아무 공이나 다 정타였으니.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배트 스피드는 떨어지기 마련.

무엇보다 이번 부상은 꽤 심각했다.


“괴물들이 무서운 것은 늘 진화하기 때문이지.”


로버트 코치가 말했다.

분명 로돈의 선구안은 발전했다.

레오의 제구력으로는 그를 넘을 수 없다.


“이제 승부할 타이밍.”


나는 레오의 표정을 본다.

차분한 표정.

확실히 타자들과 붙다 보니 예전처럼 흥분하지 않는다.

조금 몰려있는 상황, 레오의 집중도는 최고조다.


- 퍽!


직구.

까다로운 템포에 꽤 빠른 스피드.

우타자의 몸쪽을 찌르는 강력한 공.


“볼!”


결과는 볼이었다.

스트라이크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공.


“압박감은 선수를 성장시키죠.”


리키와 로버트는 나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직구는 정말 좋은 공이었다.


“어떤 형태로든 그것을 극복했을 때 말이지만.”


- 딱!


로돈의 스윙에는 자비가 없다.

혼신의 일구가 볼이 되자 레오는 맥이 풀렸다.

한가운데로 어설픈 너클볼이 들어갔다.

레오의 공의 무브먼트를 어느 정도 캐치한 로돈에게

그 공은 아주 맛 좋은 먹잇감이었다.


“역시 로돈인가.”


“레오라는 저 친구는 한참 걸리겠어.”


스카우터들과 기자들 사이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압박감과 좌절.

예전의 레오는 분노하고 침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그의 표정은 다르다.

그는 분명 이 압박감을 제 것으로 만들어낼 것이다.


다음은 헨리의 차례였다.


“저 친구지?”


“필의 정식 후계자.”


“대학에서도 꽤 괜찮던데?”


헨리는 이제 꽤 유명인이다.

그의 너클볼 완성도는 이곳에 있는 모두의 관심사니까.

마운드에 오른 헨리는 망설임이 없었다.


- 퍽!


꽤 괜찮은 너클볼이 들어간다.

112km, 70마일의 강력한 너클볼이 들어간다.

레오의 그것보다 훨씬 느린, 그러나 훨씬 변화무쌍했다.


“오, 이게 너클볼.”


타석에서 지켜보던 로돈이 한마디 했다.

로돈은 생각보다 복잡한 성미가 아니다.

그는 단순히 너클볼에 대한 흥미로 이곳에 왔다.

레오의 공은 그에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헨리는 망설임이 없다.

공을 잡고 와인드업 포지션.

그리고, 다시 한번 너클볼이 춤을 춘다.


- 부웅!


“스트라이크 투!”


베이커와 붙었을 때와는 다르다.

빠르게 더 빠르게를 외치는 레오와는 반대.

오히려 잭슨이 추구하는 바와 같은 방향.


클래식한 너클볼.

적절한 속도와 엄청난 변화량의 조화.

완성도가 어마무시하게 올라갔다.


헨리는 더그아웃을 바라보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저 동양인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날 상대로 한 눈을 팔다니 치욕적이군.”


로돈은 헨리가 쳐다보는 방향을 따라간다.


‘저 동양인이 누구길래 모든 피쳐가 보는 거지?”


로돈은 잠깐 타임을 불렀다.


‘생각보다 기자들도 많다. 지는 건 나에게 치명적일 거야.’


로돈은 헨리의 표정을 살핀다.

단 3개월이지만 헨리는 너클볼에 미쳤다.

흑백의 영상이지만 할아버지의 공을 하루 종일 분석했다.

대학리그의 타자들과 붙으면서 실전 감도 유지했다.

그렇기에 헨리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 휙! 휙!


로돈이 배트를 휘두른다.


‘템포는 일정한데··· 변화량이 좋아서 그 단점을 상쇄하는군.’


3구 와인드업.


로돈은 짧게 잡은 배트를 강하게 휘두른다.


- 부웅!


헛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와아아아!”


기자들과 스카우터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헨리도 주먹을 불끈 쥔다.


“필이 돌아온 줄 알았어.”


나이 든 기자의 말에 모두가 끄덕인다.

하지만, 로버트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타석에선 로돈의 표정보다도 더.


“메이저리거들이 왜 무서운지 느낄 차례군.”


로버트는 마지막 스윙에서 분명히 보았다.

로돈의 배트는 거의 헨리의 궤적을 읽었다는 것을.

초구 와인드업.


- 부웅!


이번에도 역시 헛스윙.

로버트의 고민이 무색하게 다시 한번 좋은 공이었다.


‘조금씩 익숙해진다.’


로돈은 확실히 배트 스피드가 조금 떨어진 상태.

그럼에도 타이밍은 조금씩 맞아간다.


3구.

헨리는 여전히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공을 던진다.


‘여기서 한 템포 쉬고.’


그러나, 로돈.

로돈은 더 여유 넘친다.


- 딱!


살짝 빗맞은 공이 라인 바깥으로 날아간다.

3루수가 쫓아가다 포기.


“컨택율이 낮아지고 홈런이 늘어난 것이 현대 야구의 트렌드지.”


로버트가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반대급부로 늘어난 게 100마일의 강속구 투수들이야.”


맞는 말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도 160km를 던지는 선수가 나왔다니까.


“110km대의 변화량이 많은 너클볼 물론 통한다. 다만···”


- 딱!


헨리의 4구는 로돈의 배트를 피하지 못했다.

로돈의 컨택율은 리그 최상위.

살짝이라도 어설픈 너클볼은 배트를 피할 수 없다.


“하나라도 어설프게 들어간다면 그 대가는 참혹할 수밖에.”


많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맞은 공이 담장을 향했다는 것이다.


“일단 3할은 확보고.”


로돈의 말처럼 타자는 3할이면 일단 승리인 셈이다.

그것도 홈런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이제 시험대는 헨리에게로 넘어왔다.

급하게 타임을 걸고 로버트가 직접 마운드로 향한다.


마지막 승부.


헨리가 쉽게 무너진다면 내 어깨도 그만큼 무거워질 것이다.


그러니까 좀 잘해. 쨔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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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괴물들과의 대결(3) 24.09.16 12 4 11쪽
14 괴물들과의 대결(2) 24.09.16 11 4 11쪽
» 괴물들과의 대결(1) 24.09.16 11 4 12쪽
12 해변에서 생긴 일(2) 24.09.16 12 4 11쪽
11 해변에서 생긴 일(1) 24.09.16 14 4 11쪽
10 예비 메이저리거(2) 24.09.16 14 4 11쪽
9 예비 메이저리거(1) 24.09.15 15 4 11쪽
8 너클볼 사관학교로(2) 24.09.15 16 4 11쪽
7 너클볼 사관학교로(1) 24.09.14 25 4 11쪽
6 직구 하나로 고교 최강 타선 잡는 법(3) 24.09.13 32 4 11쪽
5 직구 하나로 고교 최강 타선 잡는 법(2) 24.09.12 32 4 11쪽
4 직구 하나로 고교 최강 타선 잡는 법(1) 24.09.11 43 4 11쪽
3 움츠려들지 않아 24.09.10 46 4 12쪽
2 애벌레 24.09.09 72 5 11쪽
1 Prologue) 나비 24.09.09 80 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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