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초재벌 대장장이의 탑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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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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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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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

DUMMY

“도련님. 말씀하신 물건들 전부 가져왔습니다.”


염소수염이 어울리는 중년 남성이 나무 상자에 가득 담긴 재료들을 바닥으로 쏟았다.


“어, 수고했어 이만 나가봐. 며칠간은 나 찾지 말고.”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회장님의 호출이 있었거든요.”

“하나뿐인 손자가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해드려.”


도련님이라 불린 남자는 손을 대충 휘적이며 나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중년 남성이 나간 후 남자는 바닥에 널브러진 재료들을 흥미롭게 쳐다보며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다.


“쓸만한 재료가 꽤 많네. 역시 재벌이다. 이건가?”


남자의 정체는 대한민국 국내 재계 서열 톱에 위치한 한진그룹의 막내 손자, 이무열.


“평범한 지구였으면 얼마나 좋아. 하필 그딴 게임을 해서는...”


다만, 알맹이는 편의점 도시락 하나도 꼼꼼하게 따져 사 먹는 평범한 소시민이었다. 


그가 재벌 3세의 빙의하게 된 사연은 어느 한 게임 때문이었다.



***



“제발....제발 딱 한 번만!”


ㅡ띠리리리링!


[김자현 - ★★★★]

[이지혜 - ★★★]

[레이나 - ★★★★]

.

.

.



“에라이, 개 같은 거.”


모바일 게임의 필수요소라 불리는 가챠.


확률이나 효율의 차이만 있을 뿐. 유행으로 자리 잡은 모바일 게임에는 웬만하면 가챠 요소가 들어갔다.


그가 플레이하는 [투 더 탑!]은 출시된 지 3년이나 된 게임이었지만 새로운 캐릭터가 자주 등장했기에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 내외마다 가챠를 돌려야 했다.


탑이라는 공간을 오르는 로그라이크 RPG 게임.


그만큼 캐릭터의 성장 한계가 중요했는데.


최고 등급의 영웅을 뽑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오, 나는 도대체가 한 번에 5성 영웅을 뽑은 적이 없네.”


오늘도 천장을 찍어버린 그는 유료 재화를 꾹꾹 눌러 담아 교환을 눌렀다.


“캐릭터 좀 갈게 해주면 안 되나. 재화는 안 줘도 꼴도 보기 싫은데.”


5성 영웅의 가치는 매우 높다. 


별 도움도 안 되고 말도 안 듣는 1성따리 영웅들과는 다르게 잠재력도 뛰어나고 성장 속도도 매우 빨랐다.


그중 눈치 없이 자꾸만 튀어나오는 단골 영웅들이 있었으니.


[이무열 얘는 왜 자꾸 쳐 나옴?]

 ㄴ [ㄹㅇ 재벌이면 뭐하냐고 능력이 개쓰레기인데.]

 ㄴ [재산을 인게임 재화로 치환 안 해주나?]

 ㄴ [그런 게 됐으면 이미 500만 유저들이 트럭 박지도 않았음.] 


많은 사람의 원성을 샀던 재벌 컨셉의 1성 영웅, 이무열이 대표적인 예시였다.


-내가 그딴 하찮은 일을 할 것 같아?

-밑바닥 인생을 사는 버러지들.

-뭐 어쩌라고. 내가 한진그룹의 후계자인데.


뭐 하나 일을 시키면 저딴 멘트를 뱉어대며 유저들의 신경을 박박 긁는 건 일상이요. 심지어 빈번히 사고를 치기도 했다.


-놔! 내가 저딴 놈들한테 밀려나야 한다고? 인정 못해!


질투심에 눈이 멀어 동료들에게 독을 타 먹이거나, 돈으로 암살자를 고용하는 등 진상짓을 일삼았다.


“인공지능으로 돌아가는 오토라고는 해도 이건 너무 한 거 아니냐...”


제작사는 영웅들의 개성을 살리고 서사를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AI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행동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했다.


그들에게 유저들은 명령을 내리는 절대적인 존재지만.


에고가 높은 영웅들은 반항이 매우 심했다.


ㅡ!


[공지사항]

[말을 듣지 않는 영웅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재화로 바꿔 보세요!]

[※영웅 분해소 추가.]


느닷없이 스마트폰 화면에 뜬 업데이트 공지사항.


“오호라...”


5성 영웅을 뽑지 못해 잔뜩 심술이 나 있던 그는 평소 눈엣가시였던 이무열을 분해소에 집어넣었다.


3년간 총 4,871번이나 뽑혔던 이무열은 장렬히 분해 당했고. 


그는 쏠쏠히 들어오는 재화들을 보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분명 그랬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는 말이다.



***



ㅡ굿 모닝~ 굿 모닝~ 따따따따따 따따따따


기본으로 설정해둔 알람이 시끄럽게 울리는 아침.


부스스한 몰골을 한 남자가 눈을 비비며 이불을 걷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끄으으으, 출근은 또 언제 하냐.”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 준비를 하려던 그의 눈에는 이질적인 풍경이 들어왔다.


“엉? 여기 어디야.”


원래 자신의 방은 원룸 자취방으로 침대와 책상 하나를 간신히 놓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었다.


한데, 이곳은 뭘까.


비싸 보이는 장식품들과 형형색색으로 도배된 보석들. 


그리고 웬만한 아파트 뺨치는 방 크기까지.


“....꿈인가?”


난데없이 낯선 공간으로 떨어진 그는 자각몽이라도 꾸고 있나 싶어 뺨을 거칠게 잡아 늘였다.


“으윽....아닌데 아픈 거 보니까 현실인데.”


영문 모를 상황에 당황하고 있던 찰나.


ㅡ똑 똑.


“도련님 들어가겠습니다.”


중년 남성 하나가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 채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일어나 계셨군요.”

“어....누구세요?”

“오늘도 참신한 헛소리를 준비하셨나 보군요. 우선은 식사부터 하시죠.”


중년 남성은 자신을 ‘진’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라 하고는 식당으로 그를 이끌었다.


“.....그래서 제가 한국 재계 서열 1위 그룹의 손자라고요?”

“네에 네에, 그렇답니다. 이무열 도련님.”


평소 그가 접해보지 못했던 온갖 산해진미들이 아침 밥상으로 차려져 왔고, 그는 이런 호사를 언제 누려보겠나 싶어 음식을 정신없이 흡입했다.


다만, 집사라는 자가 해준 이야기들은 전부 충격적인 것이었다.


‘한진그룹, 이무열....’


어딘가 익숙한 이름들. 


그게 뭔가 생각하며 입 속으로 꾸역꾸역 음식을 집어넣고 있었을 때.


“케헉.....켁켁....”


이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또 누구인지 깨닫게 되었다.



***



‘전생엔 평범한 회사원이던 내가 이 세계에선 최고 재벌?’ 


웹소설로 써도 될법한 얼토당토않은 않는 이야기.


그게 현실로 이루어져 버렸단 사실을 처음엔 믿지 않았다.


일주일간 방에 칩거하며 스마트폰을 두드려 정보를 찾고 꿈에서 깨길 열성적으로 기도했지만.....


“이게 현실이라니이이이이!”


비록 게임 속 세상이긴 하지만 최고 재벌 그룹 3세? 


여태껏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전부 해보며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도 잠시.


갑작스레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가 그를 좌절케 했다.


ㅡ[투 더 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ㅡ메인 목표를 클리어 시 현실로 복귀하실 수 있으며 이곳에서 죽음은 현실의 죽음과 같습니다.


[메인 목표 : 100층 클리어]

[제한 시간 : 10년]

[실패 시 : 사망]


행복회로를 팽팽하게 돌리며 노후 계획까지 전부 짜두었던 그로서는 그야말로 사형선고와도 다름없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아무리 재벌이라곤 하지만 1성 영웅에 불과한 이무열.


반면에 이 세상에는 그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5성 영웅이 차고 넘쳤다.


지닌바 실력이 뛰어나며 신체적, 정신적 측면에서 모두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


그런 괴물들 사이에서 이무열이 할 수 있는 건 질 낮은 견제와 질투밖에 없지 않겠는가.


“아니지, 여기는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잖아.”


간접적인 명령밖에 내리지 못했던 게임이 아니다. 


그가 직접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으며 3년이라는 플레이를 거치며 공략법도 나름 알고 있다.


‘재벌이라는 장점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무열의 최대 장점인 재벌 3세.


그렇다면 그에 맞는 활용법이 있지 않을까?


‘확인해 보자.’


메인 목표가 도달함과 동시에 치워 두었던 다른 메시지 창부터 다시 확인.


[초보자 전용 패키지가 지급되었습니다.]

[TIP : 시스템에 의해 지급된 물품은 인벤토리에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초보자 전용?”


찝찝함이 들기는 했지만, 우선은 패키지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급선무였다.


[1,000 TP]

[직업의 서(초급)]

[이무열의 기억 구슬]


“기억 구슬? 이건 또 뭐야.”


TP는 인게임 재화로 익숙했고 직업의 서는 그렇다 쳤다.


근데 기억 구슬이라니?


[사용하시겠습니까?]


인벤토리에서 꺼내어 봐도 별달리 특별한 점은 없었다.


“뭐, 사용하라고 준거일 테니 써볼까.”


그는 지체 없이 사용을 눌렀고, 그 순간 머리에 수많은 정보들이 강제로 주입되며 머리가 찢어질 듯한 두통이 연신 울려댔다.


“으윽....”


10분 정도가 지나자 두통은 희미해졌고 그와 동시에 아이템의 이름이 왜 기억 구슬인지 깨닫게 되었다.


“이무열의 기억인가.”


어린 시절 부터 청소년기, 그리고 최근까지 겪었던 이무열의 기억이 전부 그가 경험한 것 처럼 생생히 떠올랐다.


“배려는 좋은데....왜 나를 게임 속으로 처박았는지는 모르겠네.”


그다음은 직업의 서. 


말 그대로 직업을 고를 수 있게 해주는 책으로 게임에서 종종 갓 뽑힌 영웅들을 위해 지급하는 것이었다.


‘이무열의 기억에선 각성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무열이 아직 각성 전이라는 이야기.


그가 마음대로 직업을 정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원래 이무열은 마법사로 각성했지만....재능도 잠재력도 바닥이라 쓸모없었지.’


마법사는 오로지 재능의 영역.


그렇기에 재벌이라는 장점을 활용하긴 애매하다.


더군다나 그는 현대에서 온 회사원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한 가지밖에 없네.’


친구들 사이에서도 하남자라고 놀림당하던 그였기에 최전선에서 목숨을 건 혈투 따위는 하고 싶지 않았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그리고 셋째도 안전.


보신주의를 가지고 있는 그가 선택한 직업은 바로.


[대장장이(초급)로 전직하시겠습니까?]


“예스.”


[축하합니다. 대장장이로 전직하였습니다.]


아픈게 싫다?


방어구를 좋은 걸 끼면 된다.


맞는 게 싫다?


무기를 좋은 걸 끼면 된다.


강해지고 싶다?


좋은 장비로 도배를 하면 된다.


[투 더 탑!]에서 대장장이는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어 레벨업 하는 게 일반적이다. 


뛰어난 장비를 만들수록 높은 경험치를 획득하며 등급이 높은 소재를 다루어도 경험치가 올라간다.


생활계열 직업이라 레벨업이 느리다는 단점도 있고 숙련도를 쌓기 위해 재료들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무열에게는 그게 문제가 되지 않지.”


돈이 썩어 넘치게 많은 재벌.


비록 상속을 온전히 받은 건 아니지만 웬만한 고위급 인사의 뺨을 갈겨도 무마될 정도의 위치.


고작 장비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들을 그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을 터.


대장장이들은 대부분 각성 후 철을 비롯한 기본 소재들을 이용해 장비를 만든다. 


‘그야, 재료값도 부담스러운데 망할 확률도 높으니 어쩔 수 없지.’


다만, 그는 달랐다.


등급 높은 재료를 사용했을 경우에 빠르게 오르는 숙련도.


그걸 노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세간에서는 재벌의 괴짜 취미라며 기사 1면에 실리곤 하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살려면 이런 거라도 해야지.’


10년 안에 달성해야 하는 메인 목표.


100층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어중간한 준비로 되지 않는다.


“집사! 일로 좀 와봐!”


계획을 세운 그는 빠르게 집사를 불러들여 재료를 사 오라 명령했고.


그 후, 요거트 뚜껑을 살짝 핥고 전체를 버리는 것 처럼.


“다음!”


높은 등급의 재료를 찍먹하고 버리기를 반복하며.


“다음!”


훗날 한진그룹 재벌가 역사상 가장 어처구니없던 일로 기록된 희대의 돈지랄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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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장장이의 길(2) 24.09.12 72 1 12쪽
2 대장장이의 길(1) +1 24.09.11 78 2 12쪽
» 재벌 3세 24.09.10 9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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