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초재벌 대장장이의 탑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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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의 길(2)

DUMMY

ㅡ똑 똑


“회장님. 도련님이 찾아오셨습니다.”

“흥, 돈줄을 끊으니까 이제야 기어 온 것이야? 들어오라 해!”


구멍가게만도 못한 회사를 일으킨 위대한 경영인이자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를 집어삼키려 하는 야망을 지닌 굴지의 한진그룹 회장 이진철.


그는 몹시 심술이 난 상태였다.


‘고작 그깟 거에 빠져서 이 할애비의 말도 무시해?’


이야기는 들었다.


얼마 전에 각성하며 대장장이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죽어버린 지금. 한진그룹의 후계자는 그의 손자뿐.


지금까지는 젊은날의 치기로 받아들여 방황하는 걸 내버려 두었지만, 각성자로서 탑을 오르는 건 전혀 다른 의미였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무열을 보고는 이진철은 곧장 억눌렀던 말들을 폭포처럼 쏟아 내었다.


“그동안 후계자 수업도 듣지 않고 방자하게 노는 걸 지켜보았더니! 뭐? 각성을 해! 행여 장난이라도 그런 쪽에 발도 담그지 말거라! 그깟 각성자들 돈 몇푼 쥐여주고 고용하면 그만이야!”


그의 가문에는 가훈이 있었다.


지식이 부족하면 지식이 뛰어난 이들을 부리면 그만이고.


무력이 부족하면 무력이 뛰어난 이들을 부리면 그만이다.


그야말로 재벌가에 걸맞은 마음가짐.


그리고 그 가훈을 정한 건 이진철 본인이었다.


한진그룹의 직계들의 기를 펴고 다니게 하기 위한 가훈이었으며 다른 곳에 눈 돌리지 말고 회사를 더 키울 방법만 강구하라는 뜻이기도 했다.


그런데 웬걸? 


갑작스레 각성했다며 하찮은 대장장이를 하겠다고 하는 손자가 요 있네?


어쩌면 이진철의 분노는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탑을 오르면 누가 천금을 네 손에 쥐여준다고 하더냐? 아니면 각성자가 되었다고 남들이랑 다르다는 쓸모없는 우월감을 가지게 된 거냐?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이진철.


그에 반해 무열은 평온하다 못해 무심하기까지 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아 보이는 무열의 태도에 분노한 진철은 더욱 언성을 높였다.


“할애비가 진즉에 말했지! 넌 군림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그런 가시밭길을 갈 이유가 없단 말이다!”


속에 있던 말들을 한바탕 쏟아낸 진철은 숨을 고르며 무열의 말을 기다렸다.


“후우....자세히 말해 보거라.”

“할아버지. 저희가 부족한 분야가 뭔지 알고 계시지요?”

“......공방 말이더냐.”

“예,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집어삼키는 중인 한진그룹에서 유일하게 손을 못 댄 분야가 공방 쪽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발전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이가 없었다. 


자신마저도 포기한 공방 사업을 후계자 수업도 내팽개친 손자가 하겠다니. 


“근거는?”

“일찍이 손을 뻗었던 공방 사업에서 저희가 주춤했던 건 믿을만한 장인과 탑을 오르는 플레이어의 부재였습니다.”

“그렇지. 믿고 맡길만한 이가 없었으니.”

“그러니 할아버지께 한 가지 제안을 하겠습니다.”


진철은 진중해 보이는 무열을 보고는 잠시 화를 가라앉혔다.


‘무열이 이런 눈빛도 가지고 있었던가?’


언제나 흐리멍덩한 눈을 하며 향락을 즐겼던 아이.


그런 아이의 눈빛에 생기가 깃들어 있었다.


“1년. 단 1년만에 제가 만든 공방을 한국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라 생각하느냐?”

“못 믿으시겠지요. 다만 부탁이 아닌 거래라 생각해 주십시요.”

“거래라.....그리 내키지 않는구나. 한진그룹은 그따위 공방 사업 없이도 아시아는 집어삼킬 수 있다.”


진철의 말은 사실이었다. 


고작 한 분야에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한진그룹의 힘이 약해지는 건 아니니까.


“그럼 세계는요?”


하지만 무열은 단호한 진철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


“뭐, 뭐라?”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선 각성자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높은 수준의 공방을 만들어 세계에 진출하면 그리 낙관적인 계획도 아니죠.”

“확실히....정부의 힘이 약해진 건 맞으니...”


세계로 손을 뻗치겠다는 무열의 오만한 계획.


평소의 진철이라면 책상부터 뒤집어엎고 봤겠지만 이렇게 진중하게 말하는 무열은 본 적이 없었다.


“믿고 투자해주신다면 성과를 보이겠습니다.”

“한가지 약조를 지키면 네 말대로 해주겠다.”

“어떤 겁니까?”

“1달마다 보고를 올려라. 네가 직접 와서 말이다.”

“그 정도야 뭐....알겠습니다.”


무열은 진철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고 거래가 성립되었다.


“그럼.....얘기도 다 끝났으니 가까이 좀 와 보거라.”



***



“어이구, 우리 강아지 어째 이리 말랐더냐?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녀야 할 것 아니냐.”


회장의 포스가 철철 흘렀던 아까와 다르게 명절날 찾아간 할머니 할아버지 마냥 무열을 잔소리하는 진철.


‘그래, 이런 사람이었지.’


이무열의 기억 구슬을 전부 흡수했던 그다. 


강경한 태도를 내비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무열의 말이라면 간이며 쓸개며 다 빼다 줄 사람.


아들 내외를 사고로 먼저 보낸 후 가족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한 게 후회가 되어 하나 남은 손자에게는 한없이 물렀다.


그런 진철의 태도덕에 이무열이 콧대 높은 오만한 새끼가 된 원인 중 하나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다행이었다.


‘대충 말을 지어내긴 했는데. 괜찮으려나.’


1년 안에 한국 최고의 공방을 세운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돈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분야.


다만 조건으로 내건 만큼 최대한 노력은 해볼 심산이었다.


‘혹시 모르지. 성과가 나온다면 돈을 더 퍼다 주실지.’


진철은 뺏어갔던 무열의 재산을 전부 돌려줬고 투자금이라는 명목하에 200억이 넘는 돈을 더 챙겨 주었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밖에 없어요!”


애교 많은 손자 컨셉으로 서비스를 해드리니 입이 헤벌쭉해서는 돈을 턱턱 얹어 주는 진철.


“그래그래. 화낸 건 미안하지만 그래도 마음속에 단 한 가지는 확실히 하고 다니거라. 너는 이 한진그룹의 후계자며 이 이진철이의 손자다. 알겠느냐?”

“네. 할아버지.”


대화를 마무리 지은 후 무열은 진철의 집무실에서 빠져나왔다.


“회장님이 뭐라 하셨습니까?”

“어, 풀어주시겠데. 그러니까 남은 거 사와.”

“역시 그렇군요. 회장님께서.....아니 예? 풀어주신다고요?”

“그렇다니까. 예산 초과해도 좋으니까 제일 성능 좋은 애들로만 골라.”


진은 분명 집무실 밖에서 언성을 높이는 이진철 회장의 목소리를 들었었다.


그래서 꼬리 내린 강아지처럼 잔뜩 기가 죽고 나올 듯 했는데, 아니었다.


‘이상하네 진짜. 얼마 전부터 다른 사람 같단 말이지.’


새사람이 된 것처럼 하루아침에 아예 다른 사람으로 변한 무열에 의구심을 품은 진이었지만 한낱 집사이자 호위인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뭐 됐어. 나야 따박따박 월급만 나오면 상관없지.’



***



경시도 시흥 인근. 


무열은 논밭들이 자리 잡은 지역에 층고가 매우 높은 공방을 차렸다.


그 안에 들어가는 도구와 시설은 당연히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 중 제일 비싼 제품들.


더군다나 일반적인 공방에서는 보지 못한 장비들도 있었다.


“이제야 일할 맛 좀 나겠네.”

“대한민국에서 화염 마법이 내장된 아티팩트를 불 피우는 용으로 쓰는 사람은 도련님이 유일할 겁니다.”

“뭐 어때. 용도는 산 사람 마음이지.”


화로 옆에 비치된 작은 반지.


무려 중급 마법이 내장된 아티팩트였다.


“불 피우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 그걸 시간에 시간도 아끼고 체력도 아끼면 이득이지.”

“.....그러시겠죠.”

“그리고 내일 새벽에 재료들 배송 올 거니까. 창고 정리해놔.”

“얼마나 옵니까? 저번처럼 박스에-”

“1,000개.”


진은 자신이 뭘 잘못 들었나 싶어 귀를 벅벅 문지른 뒤 다시 물었다.


“예?”

“1,000개라고. 저번과 비슷한 퀄리티로.”

“......인부들 고용해서 정리해두겠습니다.”

“그래그래. 난 이만 쉬러 갈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1,000개라니? 


진의 입장에선 쌍욕이 나와도 모자르지 않은 숫자였다.


아이템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들은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열도 그걸 알기에 창고에 마법 장치를 구비해 놓았지만 각 재료 간의 특성을 파악해 분리해두는 작업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하아....어쩌다 도련님한테로 배속이 돼서는.”


무열을 보필하느라 요 며칠 집에도 못 들어갔다. 


토끼 같은 자식과 여우 같은 마누라가 기다리고 있는데도 말이다.


“아, 그냥 퇴사할까.”


직장 상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던 그때.


ㅡ띠링!


진의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도련님 : 아 맞다. 이건 특근 값. 와이프가 곧 생일이라며? 이거로 기라도 살려줘.]


[입금 - 10,000,000]


“.....현실인가?”


뺨을 치고 나무에 머리를 박아도 아픈 걸 확인한 진은 그제야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끼야야야야호! 도련님 최고! 죽을 때까지 모시겠습니다!”


무열의 돈지랄은 주변 인물의 호감을 사는 데에도 어김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

.

.

.

.


ㅡ땅! 땅! 땅!


신축임이 티가 나는 새 건물.


그곳에선 망치로 무언가를 내려치는 맑은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제작 성공!]


[높은 등급의 재료를 사용하였습니다.]

[숙달된 반복 작업으로 인해 직업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설계(2 LV)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레벨 업!]

[설계(2 LV) -> 설계(3 LV)]


[제작(5 LV)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후, 드디어 올랐네.”


무열이 공방을 만든 후 사흘째.


그동안 애 먹였던 설계 스킬의 레벨이 올랐다.


[이름] : 이무열

[레벨] : 9 LV

[직업] : 대장장이(초급) - 숙련도(29.14%)

[직업 스킬] : 설계(3 LV), 제작(5 LV)

[특수 스킬] : 인벤토리(1 LV) 

[일반 스킬] : 없음


처음보다는 그럭저럭 봐줄 만해 진 상태창.


그럼에도 무열의 기준에는 아직도 모자랐다.


“무조건 10레벨은 찍어야 해.”


처음 목표로 잡았던 10레벨.


그가 10레벨을 고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머지않았으니 며칠만 더 두들기면 되겠는데.”


튜토리얼 층은 자급자족 해야 하는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몸만 덩그러니 전송되기 때문에 직업마다 유불리가 나뉜다. 그래서 층마다 등록되는 랭킹에는 대부분 맨몸을 쓰는 무투가나 기사들이 차지했다.


“나도 불리한 조건인 건 마찬가지이지만 다 방법이 있지.”


아이템을 가지고 갈 수 없다면 만들면 그만 아닌가?


제작하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게 뼈아프긴 하지만 충분히 해볼 법하다.


나름 고인물이라 칭해졌던 그의 입장에서 튜토리얼 층은 식은 죽 먹기.


거기다 노리는 보상까지 있으니 더욱 신중을 가해야 한다.


“반드시 최단 기록 찍고 만다.”


1~10층까지 클리어 시간을 합산해 최단 기록을 경신하면 지급되는 특별한 아이템.


돈으로 찍어 누르기 위해서는 없어선 안 될 필수품.


“진! 창고 가서 재료 좀 더 가져와!”

“아니 도련님. 벌써 20시간이 넘었어요. 잠도 안 주무시게요?”

“잔말 말고 가져와. 내가 탑에 들어가면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가족들 실컷 볼 거 아냐.”

“그렇긴 한데.....아 몰라요. 전달을 해드릴 테니 전 옆에서 쪽잠이나 자렵니다.”

“알았으니까 가져와.”


상사의 은혜로움에 감격했던 것도 잠시.


이틀간 3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한 진은 투덜거리며 상사의 말을 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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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벌 3세 24.09.10 9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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