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초재벌 대장장이의 탑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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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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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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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의 효과(3)

DUMMY

[???의 알]

[부화가 얼마 남지 않은 ???의 알입니다.]


본래 생명체라면 인벤토리에 집어넣지 못한다. 여타 모든 게임에서도 그래왔듯이.


투 더 탑에서도 마찬가지다. 죽은 마물의 시체나 부산물은 넣을 수 있어도 살아있는 생명은 불가능.


그러나 이 알만은 달랐다.


분명 살아있는 게 맞는데 인벤토리에 들어가기도 하고 완전해진 않지만, 정보까지 보인다.


“펫 종류인가? 아닌데. 투 더 탑에는 펫 같은 건 없었는데.”


처음엔 펫 같은 느낌의 아이템인가 싶다가도 투 더 탑에서는 펫 기능이 없었기에 혼란스러웠다.


“쓰읍, 찝찝하긴 한데.”


정체불명의 알. 


이걸 정말 가져가도 되는 게 맞을까?


“......그냥 화산 지대에 태워 버릴까.”


어차피 화산 지대로 갈 예정이었으니 가서 놔두고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듯싶었다.


“이거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거기로 다시 돌아가자. 뭐든 만들긴 해야지.”


불의 보주가 깨져버려서 다시 무기로 만든다 해도 이전과 같은 성능을 보여줄진 모르겠지만 이걸로라도 어떻게든 쥐어짜 내야 한다.


무열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던 마검을 회상하며 아쉬운 마음을 삼키고는 동굴을 나왔다.


“다행인 점은 아직 7층 구역을 가지 않아서 시간 카운트가 안 되고 있다는 거지.”


이전 무열의 속도가 비정상적인 거지. 


순위권에 올라와 있는 인물들도 모두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돌입했을 터.


“만드는 김에 방어구도 좀 만들까.”


무기에 TP를 때려 박아서 있는 거라곤 홉고블린의 가죽뿐이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낫다.


“운 좋게 불길을 살살 맞은 놈이 하나 있었지.”


당하는 족족 불에 타서 재만 남았던 놈들이었는데.


유일하게 범위에 걸쳐서 반쯤 타다만 녀석의 가죽을 홀랑 벗겨왔다.


멀쩡한 부위가 손에 꼽긴 하지만 이 정도만 되어도 쓸 수는 있으니.


“적어도 몇 시간은 걸어야 하네.”


1층부터 6층.


바르사 마물 숲의 절반 정도 해당하는 넓이라 쉬지 않고 걸어도 얼마나 걸리게 될지 모른다.


체력도 떨어졌고, 해도 저물어가니 무열은 적당히 걷다가 야영을 하며 휴식을 취한 뒤 화산 지대로 향하기로 했다.


“읏차. 목표물 외에 마물들은 안 나오는 지역이니 마음 놓고 쉬어도 되겠지.”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 자리 잡은 무열은 기다란 나뭇잎을 대충 엮어 바닥에 깔은 다음 동굴에서 얻어온 정체불명의 알을 베개로 삼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 채.



***



화산 지대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별로 한 건 없다지만 첫 전투를 치렀더니 알게 모르게 피로가 쌓였는지. 


푹 자고 체력을 회복하니 몸이 이보다 더 가벼울 수 없었다.


“어우, 상쾌해.”


레벨이 오른 영향도 있는 것인지 2시간가량을 걸어도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 


그 후, 걸음을 멈추지 않고 더 전진한 결과. 


저 멀리서 화산 지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후끈후끈한 열기, 다시 겪어봐도 참 거지 같네.”


근처에 가기만 해도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뜨거운 열기가 바람을 타고 온몸을 헤집으니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다.


“후딱 끝내고 가버리자.”


화산 지대에 도착한 무열은 인벤토리에서 재료들을 하나씩 꺼내 정리했다.


“어디 보자....불의 보주도 꺼냈고, 월석이랑...마정석....”


방어구는 가죽을 말리는 작업이 따로 필요했기에 겉에 남아있는 털들만 대충 제거한 뒤 넓적한 돌에 널어 두었다.


[설계를 시작합니다.]


“저번과 모양은 비슷하게 만들되, 조금 더 단단하게.”


검면을 넓게 만드는 것에 치중한 나머지 검 자체의 두께는 조금 얇은 편이었다. 


이번에는 월석도 있겠다. 조금 더 두껍게 모양을 잡기로 했다.


“불의 보주는 반쯤 깨졌고....마정석도 저번보다 크기가 작으니 구멍은 작게.”


[제작이 진행 중입니다.]


이전과 같이 무난하게 마검을 만드는 과정.


이대로만 간다면 성능은 낮을지 몰라도 괜찮은 검이 탄생할 것만 같았다.


ㅡ푸콰아아앙!


“끼야야야야야약!”


물론, 무난히 간다면 말이다.


“이, 이게 뭔...”


방금전까지 마무리 단계까지 잘 진행되고 있었던 터라 무열은 당황했다.


일정하게 고온을 내뿜던 불길들이 갑자기 기존의 두 세배는 되는 화력을 내며 재료들을 전부 태워버렸기에.


[제작 실패!]

[재료들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아.....망했다.”


월석이야 여유분을 챙겼지만 불의 보주는 하나밖에 없는 재료.


갑자기 이런 일이 왜 벌어졌는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비사아아아앙!”


튜토리얼 층 클리어 최단기간을 노리려던 그의 계획에 흠이 갔단 소리다.


이미 재가 되어버린 재료들을 수습하며 뭐라도 건질 게 없나 정신없이 살펴보던 찰나.


“.......어라?”


급작스러운 인기척에 고개를 든 무열은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아파트가 통째로 움직이듯 거대한 모습의 무언가가 무열이 있는 쪽으로 빠르게 다가왔기 때문.


“어, 어....”


도망? 그건 이미 불가능했다.


발견한 순간부터 수십초 만에 그가 있는 곳까지 날라왔으니.


ㅡ이방인이여. 무슨 배짱으로 함부로 이곳을 침범하는가.


단지 말을 했을 뿐인데도 온몸이 경직되는 압박감.


거대한 몸체와 더불어 양쪽으로 곧게 뻗어진 날개와 탄탄한 비늘까지.


외형만 보더라도 이 거대한 존재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에, 에르고뉴?”


ㅡ그렇다.


게임에서는 일러스트 한장 없었던, 이름만 드러났던 고대의 존재.


화룡 에르고뉴.


그게 무열의 앞에 나타난 존재의 정체였다.


ㅡ어째서 미물인 너에게 나의 기운이 느껴지는가.


기세에 짓눌려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었던 무열은 바닥에 넙죽 엎드리며 머리를 굴렸다.


‘뭘 말하는 거지? 설마 불의 보주가 이놈 건가?’


그가 가지고 있던 재료 중에 불과 관련된 건 단 하나뿐.


“그, 애진작에 타버리긴 했는데 이거 아닌가요?”


ㅡ헛소리를. 빨리 꺼내거라.


“뭘 말하는지 알아야 꺼내죠!”


ㅡ다시 한번 말하지. 꺼내라. 죽기 싫다면.


‘아씨, 불의 보주도 아니라면 뭐지?’


일촉즉발의 상황.


한번 삐끗하면 그대로 통구이가 돼버릴지 모른다.


팽팽하게 돌아가는 그의 머리.


혹시나 싶었지만, 짐작 가는 건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불의 보주도 아니라면.....이건가?’


월석을 얻었던 동굴에서 발견한 정체불명의 알.


[???의 알]

[부화가 얼마 남지 않은 ???의 알입니다.]


잽싸게 인벤토리 안에서 알을 꺼낸 무열은 에르고뉴에게 냅다 바쳤다.


ㅡ.....그렇게 된 거였나. 이봐 미물.


“예? 이것도 아닙니까?”


ㅡ아니 그것이 맞다. 한 가지 물어보지. 이게 무엇인지 아나?


“뭐....그냥 알이라는 것 말고는 모릅니다만.”


ㅡ맞다. 내가 얼마 전에 잃어버린 아이기도 하지.


불의 보주를 반쯤 깨뜨리며 가공할만한 위력을 뿜어냈기에 비범하지 않은 알이란 건 알았지만.


‘용의 알이라니.’


그것도 당장 눈앞에서 날개를 펄럭거리는 화룡의 것이라고?


ㅡ네가 나의 레어에 침범해 알을 가져간 것이냐?


“절대! 네버! 아닙니다.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

.

.

.

.


화끈한 타버린 통구이가 되고 싶지 않았던 무열은 알을 얻게 된 자초지종을 전부 설명했고 에르고뉴는 적당히 납득하며 그의 말을 믿어 주었다.


ㅡ곤란하군.


“어떤 점이...?”


ㅡ느껴지는 영혼의 색을 보아, 진실임은 확실하나 내 아이가 너와 이미 계약을 해버렸군.


“그게 무슨....전 아무 짓도 안 했는데요?”


ㅡ계약은 상호 거래가 성립되며 이행된다. 이 아이는 네가 준 물건이 만족스러웠나 보군.


“설마...”


광석형 마물에게 미끼로 던져버린 불의 보주. 


소유권이 그에게 있어서 인 걸까? 


그럴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알은 무열에게 호의를 느끼고 계약을 해버렸단다.


ㅡ어쩔수 없군. 계약은 계약. 이제 너는 이 아이를 키워줄 의무가 생겼다.


“.....그 뜻은?”


ㅡ이전에 건네준 물건과 같이 화염의 기운이 서린 물건들을 먹이로 줘야 한다. 다만....


말을 이어가던 에르고뉴는 잠시 멈칫하고는 무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뭔데, 뭐 때문에 그렇게 뜸 들이는 건데.’


어마어마한 대가라도 치러야 하는 건가.


목숨을 내놓거나 영혼을 빼앗는다는 소리를 하면 어쩌나.


아무래도 상대가 용이다 보니, 자꾸만 불안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똑똑하고 교활하며 초월적인 힘을 자랑하는 전설 속 존재.


더군다나 마법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작자들이 아닌가.


ㅡ문제는 그 양이 엄청나다. 아마 네가 주었던 것들보다 더 수준 높고 더 많은 양을 먹여야 할 것이다.


한참을 불안에 떨던 무열은 이후 이어지는 에르고뉴의 말에 엥? 싶었다.


“그니까... 그냥 유지비가 많이 든단 소리죠?”


‘난 또... 무슨 심각한 문제가 있나 했네.’


단순히 화염의 기운이 품어진 물건을 먹여주기만 하면 된다니.


ㅡ뭐, 대충 비슷한 말이지. 


거기다 계약을 한순간 탑이 아닌 계약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는 터라 탑 밖으로 나갈 수도 있단다.


‘그럼 문제없지.’


그가 누군가.


한국 재계 서열 1위.


한진그룹의 회장에게 예쁨받는 막내 손자. 


그러므로 애 하나 먹이고 키우는 건 문제가 없었다.


ㅡ깨어나면 가르칠 것이 많을 터이니 적당히 교육하고 보내주마.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야.


오해가 풀려 죽을 위기를 벗어난 무열은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후 공략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ㅡ계약자여. 아이를 찾아준것에 감사를 표하지. 약소하긴 하마 네가 원하는 것 하나를 들어주마.


무열의 표정이 밖으로도 다 드러났던 걸까. 


에르고뉴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했다.


“그럼, 알에게 먹였던 것과 비슷한 힘을 가진 걸 받을 수 있을까요?”


불의 보주에 준하는 재료. 아니 그보다 못해도 좋으니 온전한 무언가를 얻기만 하면 무기를 만들 수 있었다.


ㅡ그거야 어렵지 않은 일이지. 이걸 가져가라.


에르고뉴는 발톱으로 자신의 피부를 벅벅 긁더니 툭 하고 떨어져 나간 비늘을 주워 무열에게 건넸다. 


[화룡 에르고뉴의 비늘(S)]

[고대의 존재인 화룡 에르고뉴의 비늘입니다. 은은하면서도 광기 어린 화염을 품고 있습니다.]


“와우....이게....와 진짜...”


무열은 비늘에서 묻어나오는 아름다운 기운들에 감탄을 연신 멈추지 않았다.


ㅡ계약자들에게만 주어지는 가호도 내려주마. 이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죽으면 곤란할 테니.


[업적 달성!]

[화룡 에르고뉴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보상 : 화룡의 가호(1 LV)]


[화염 저항(1 LV)이 화룡의 가호(1 LV)에 흡수됩니다.]


ㅡ그럼 나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 


불의 보주보다 좋은 재료와 스킬까지 선사해준 에르고뉴는 알을 소중하게 품고는 순식간에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음, 뭔가 따라가기 벅차네.”


얼떨결에 비늘도 받고 스킬도 받았지만 가슴 한구석에 자리 잡은 찝찝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뒤집어엎어도 얼굴 한번 비춘 적이 없었는데...’


화룡의 알 같은 건 이전에 그가 플레이할 때도 발견하지 못했었다.


곰곰이 생각해봐도 찝찝한 구석이 사라지지 않았으나 이내 그가 했던 행동들 자체도 말이 안 되는 일들이라 우선은 미뤄두기로 했다.


“그래, 어떤 미친놈이 10레벨을 찍고 탑에 들어와 TP 상점을 털어봤겠어.”


지금은 새로 얻은 재료가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확인하기만 하면 된다.


“흐흐, 저번보다 좋은 놈이 나오려나?”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독자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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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돈지랄의 효과(1) 24.09.13 67 1 13쪽
3 대장장이의 길(2) 24.09.12 73 1 12쪽
2 대장장이의 길(1) +1 24.09.11 78 2 12쪽
1 재벌 3세 24.09.10 9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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