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사냥꾼에게도 결혼은 어렵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새글

사람님
작품등록일 :
2024.09.10 20:18
최근연재일 :
2024.09.20 18:42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56
추천수 :
0
글자수 :
71,979

작성
24.09.10 20:21
조회
4
추천
0
글자
11쪽

5화 : 모쏠.

DUMMY

흥 흥 흥흥흥 흥~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이곳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거대 로펌.


“백 변호사님. 오늘 뭔가 기분 좋아 보이시지 않아?”


들릴 듯 말 듯 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여성의 모습에 세상의 멸망을 목격한 사람처럼 입을 벌리는 사람들.


“혹시 오늘 일이 산처럼 쌓이는 날인가? 아닌데? 그럼, 정부에서 이번 주부터 휴일을 없애기로 한 건가?”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일에 모두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데.


“혹시···내일이 주말이라서 기뻐하시는 거 아닐까요?”


뜬금없이 튀어나온 한 신입의 말에 모두가 웃기 시작한다.


“하하하 네가 뭘 몰라서 그러나 본대, 백 변호사님은 주말에도 일에 매달려 사시는 분이야.”

“내 말이 백 변호사님이 주말이라 즐거워한다? 절대 아니다에 내 한쪽 가슴을 걸겠어.”


그녀의 호언장담에 무언가를 깨달은 동료.


“아···! 틀리면 짝 가슴인 거 고치려고?”

“미쳤냐?”


다른 의미로 한바탕 난리가 나기 시작한 이들을 지나쳐 건물 내 특별한 곳에 위치한 한 엘리베이터.


띠링


본래 이 건물은 11층까지밖에 없지만, 사실 숨겨진 층이 하나 더 존재했다.


틱 틱 틱틱 틱


몇몇의 층을 순서대로 누르고 닫힘 버튼을 누르면 도착하게 되는 12층. 그곳엔 푸르스름한 문과 같은 형태의 포탈이 존재한다. 바로 ‘헌터즈’의 본거지로 향하는 포탈이.


“어머? 백미호님 오셨어요?”

“네. 대표님은 방에 있나요?”

“네. 최근 일어나는 기현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계세요.”

“알겠어요. 제가 오늘 시간이 없어서 먼저 가볼게요. 수고하세요.”


문지기 역할 겸 안내 데스크를 맡고 있는 여성을 빠르게 지나쳐 대표실로 향한다.


쾅!


“으아! 깜짝이야! 너 뭔데 갑자기 찾아와서 문을 그렇게 열어!?”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던 건지 화들짝 놀라며 통화를 끊은 그녀에게 봉투 하나를 건넨다.




“응? 새삼스럽게 뭔 또 야근 신청서를 내고 있어? 넌 어차피 허락 안 해줘도 알아서···?”


[휴가 신청서]


“······? 저기 이거 뭔가 잘못됐는데? 이거 야근 신청서가 아닌데?”

“잘못 되지 않았어요. 지금 대표님이 들고 계신 건 제 휴가 신청서가 맞아요.”

??( ☉_☉)??


요괴 사냥꾼도 사람이다. 그래서 당연하지만, 때로는 휴식도 취하고 휴가도 가고 한다.


“그런데 네가? 워커홀릭보다 더 독한 네가? 휴~~~가 신청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제가 시간이 없어서 그럼. 아··· 미리 말씀드리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찾지 마세요. 아무리 불러도 안 갈 거니까.”


쿵!


자기 할 말만을 하고 사라진 ‘헌터즈’의 에이스 요괴 사냥꾼 백미호를 보며, 자신이 혹시나 여우에 홀린 게 아닌가 상태 검증 마법을 사용한다.


지이이이잉


“아닌데? 나 멀쩡한데? 그런데 이상하다? 진짜 그 백미호가 휴가를 썼다고?”


진짜 설마 설마 설마.


‘전에 그 내기로 만난다던 남성이랑 잘 된 거라고?’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었지만···


‘애가 그래도 이쁘게 생기긴 했으니까? 게다가 직업도 겉으로는 괜찮고···’


문제는 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에 연애라곤 눈곱만큼도 모르는 워커홀릭이 누군가랑 연애를 하는 모습이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윽고 억지로 그 상상을 이어 붙이다 내려진 결론.


‘이건···회사의 위기다.’


그녀는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들어 사내 직원 전원이 참여한, 아니 유일하게 딱 1명을 제외하고 전원 참가한 단톡방에 긴급사태를 선언한다.


[모든 사원에게 알립니다. 현 시간부로 ‘야단났네 긴급사태’를 발령. 해당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모두가 의견을 내주시길 바랍니다.]


한편 회사를 발칵 뒤집어 놓은 주인공은.


“좋아. 완벽해.”


내일 볼 영화표의 예약,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 향할 식당과 식사 후에 자연스럽게 지나칠 장소들 거기다 상황에 따른 수백 가지 답변들까지. 모든 것들을 문자로 정리해 머릿속에 집어넣어 정리해 놓았다.


“이것 봐? 실제로 하면 쉽잖아?”


여태 자신이 연애에 대해 몰랐던 것은 어디까지나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누군가? 섭리를 비틀어 그곳에 감춰진 진리 위에 새로운 법칙을 세우는 존재 마법사다.


“그런 내가 연애 따위를 못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이러한 그녀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한 요괴.


“쯧쯧쯧 저거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그녀는 저 모쏠 여자가 말하는 정보란 것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아니 상식적으로 연애를 소설이랑 드라마로 배우는 게 말이 돼?’


에휴···한숨밖에 안 나오는 상황이었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그쪽에서도 호감이 있어 보였고.’


무엇보다 자신이 옆에 있을 테니 저 인간이 정말 큰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이번 데이트가 실패할 확률은 지극히 낮았으니까.


‘그럼 드디어 나도 자유가 되는 거고.’


그렇게 모두가 행복한 해피 엔딩이 되었어야 할 데이트는···


“죄송합니다. 저희는 역시···안 만나는 게 좋을 거 같네요.”

“네? 아니···갑자기 왜요? 방금 제가 한 말 때문이라면···”

“아닙니다. 오늘···무척 즐거웠어요.”

“그럼 도대체 왜···?”


이날 그 남자가 헤어지기 바로 전 보여준 표정은 미소였다.


“제가 너무 부족해서요.”


그것도 고작해야 이제 두 번밖에 만나지 못한 사람조차도 알아차릴 만큼, 평소엔 지어 보이지 않았을 그런 어색한 미소.

이날 그녀는 맞선 상대에게 차인 이유조차 제대로 듣지 못한 채 대차게 까여버렸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지금···


팡 팡 팡 팡팡!!!!


“죽어! 죽어! 죽어!!!!”

‘왜 내가 지는 거냐고!!!’


억울해 죽겠지만, 그것보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드라마나, 소설에서 공부한 탓에.’


조금 어색하고 무리한 부분이 있었지만, 저 인간은 분명 완벽에 가까운 모쏠 여자처럼 행동했었다.


‘쉽게 말해서 충분히 귀여웠다고.’


어색했지만, 노력하는 모습 게다가 상대방의 반응도 또 분위기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마지막에 그런 결정을 한 거지?’


연애의 고수라 할 수 있는 그녀로서도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선택. 그렇기에 그녀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그 인간이 대체 왜 이 여자를 깐 건지.


팡 팡 팡!!!


‘그거라도 알아야 내가 살 거 아니냐고!!!’


***


시간은 두 사람이 데이트를 하기 전, 문자라 쓰고 치열한 사투라 부르던 그날로 돌아간다.


“와. 이 여자 보통이 아니네.”

“그게 무슨 뜻이야.”

“이 여자 저랑 비슷한 느낌인데요?”

“···?”


그니까 이 여자 문자 보내는 폼이.


“남자 한두 명 만나 본 솜씨가 아니라고요, 이렇게 저랑 밀당을 할 수 있는 정도면···최소 100명은 갈아 치워야 이런 솜씨가 나오는데···”


말을 이어가다 아차 싶어 인간놈을 바라보지만.


“그래.”


별 상관없다는 듯 보였다.


‘이상하네?’


아마 이때 처음 위화감을 느꼈을 것이다.


“뭐, 상관없으면 오히려 잘 된 거 같은데요? 이런 타입은 오히려 의중을 읽기 쉽거든요.”


그렇게 하민으로선 이해되지 않는 문자들의 향연이 이어지고.


“후우···사실 여기서 조금 더 밀당하면 주도권도 가져올 수 있었겠지만, 애초에 형님 목적이 그게 아니니까 상관없죠?”

“그래서 결과는?”


스윽


그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건네준 핸드폰에 적힌 문자.


[그럼, 이번 주말에 봐요.]


“보다시피. 대성공.”

“그래, 잘했어. 약속대로 이번 만남만 잘 되면, 시민권하고 일전에 네가 사고 칠뻔 한 건 못 본 걸로 해줄게.”

“아이고 감사합니다 형님! 제가 최선을 다해 이번 데이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쳐 보겠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위화감을 딱히 신경 쓰진 않았다.


“그···혹시나 하는데, 이번 데이트 가는데 아무 준비도 안 할 건 아니죠?”

“준비가 필요해?”


진짜 모르겠다는 듯한 저 순진무구한 표정에서 역시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모쏠이 괜히 모쏠이 아니니까.’


모쏠들의 유형 중 대표적인 유형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너무 긴장해서 말까지 저는 유형이고.


‘그다음이 바로 너무 무신경한 인간이지.’


전자의 경우는 준비는 어찌어찌 열심히 준비해 가지만 그 모든 걸 긴장으로 말을 절거나, 실수를 연발하면서 상대방의 호감도를 깎는 쪽이라면.

후자의 경우는 첫 대면에서부터 그냥 상대의 호감도를 깎아 먹는다.


“그럼, 옷은 뭐 입고 갈 거예요 형님.”

“그냥 평소 회사 갈 때 입는 정장.”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충격적인 대답. 그래도 크게 실망하진 않았다.

물론 데이트에서 위와 같은 두 유형은 분명 데이트를 성공시킴에 있어 크나큰 장애물로 다가온다.


하!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이니.


진짜 심각해서 첫 데이트에 나시나 반팔 반바지 입고 나간다거나, 말을 심하게 떨어서 대화가 이어지질 않는다거나, 트림이나 방구를 첫 만남에 튼 사이가 된 다거나.


‘이런 기가 막힌 경우만 아니라면.’


고작해야 예의가 있어야 한다거나, 말재주가 좋아야 한다거나, 데이트 코스를 잘 짠다거나 등 등 등.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은 무시해도 되는 경우가 있었으니, 바로!


‘얼굴이지.’


평범한 사람은 연애를 하기 위해 상대의 기분을 맞추기 위한 똥꼬쇼를 해야 한다면, 얼굴이 상위 그것도 0.001%안에 들어가는 극상위의 인물들에게 연애란 딱 1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나대지 않기.’


지 얼굴 잘생기거나 이쁘다고 선을 넘지만 않으면 뭘 하든 호감이 되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혹시라도 모쏠을 연애시킬 일이 있고 그 인간이 그나마 얼굴이 괜찮다면, 이 비장의 기술 하나만 알려주길 바란다.


“형님 스마~~~일!”

“······?”


얼굴이 잘생겼다고, 연애를 잘하는 건 아니다. 상대도 급이 비슷하거나 얼굴을 신경 쓰지 않는 진국들에겐 얼굴이란 플러스가 아닌 기본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런 인간들도 심쿵하는 순간은 결국 얼굴을 보게 되어 있고...’


아무리 얼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무리 주위에 연예인급 외모를 가진 이성이 넘쳐나더라도.

그게 잘생기고 이쁜 얼굴을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잖아?


애초에 말이야···


“얼굴로 만드는 심쿵 어택을 어떻게 막을 건데?”


시야 더 정확히는 각막을 통해 들어오는 전기 신호를 인간이 대체 무슨 재주로 막겠냐고.


“그러니까 형님. 우리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미소 지어 볼까요? 자 스마~~~~일?”

“······”


피식?


‘푸훕···저게 웃는 거야?’


미소 짓는 일엔 처참할 정도로 재능이 없는 인간이었지만, 사소한 문제에 불과했다.

그래, 고작해야 이건 사소한 문제였다. 이후 이 빌어먹을 인간이 저지른 일에 비하면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요괴 사냥꾼에게도 결혼은 어렵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14화 : 재판의 결과. NEW 3시간 전 1 0 14쪽
13 13화 : 이야기를 팔겠습니다. 24.09.18 1 0 12쪽
12 12화 : 재판(1). 24.09.17 2 0 11쪽
11 11화 : 유죄를 받은 죄인은 나쁜 사람일까? 24.09.16 3 0 10쪽
10 10화 : 해야 할 일을 하고 후회하지 않을 방법. 24.09.13 7 0 11쪽
9 9화 : 여우의 보은 방식은 사랑에 가깝다.(2) 24.09.12 5 0 10쪽
8 8화 : 여우의 보은 방식은 사랑에 가깝다. 24.09.11 4 0 10쪽
7 7화 : 데이트의 끝. 24.09.10 7 0 12쪽
6 6화 : 영화관 데이트. 24.09.10 5 0 11쪽
» 5화 : 모쏠. 24.09.10 5 0 11쪽
4 4화 : 3시간 늦은 사람에게 해야 할 말. 24.09.10 3 0 13쪽
3 3화 : 맞선. 24.09.10 3 0 11쪽
2 2화 : 내기. 24.09.10 4 0 12쪽
1 1화 : 요괴. 24.09.10 7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