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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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런닝구
작품등록일 :
2015.12.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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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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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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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2. 아무렴, 그게 거기에만 있겠어?

DUMMY

누군가의 안내로 아돌프와 마주했다.

아돌프는 팔레비 영감만큼이나 나이가 지긋했다.

“팔레비의 제자라고?”

“그렇습니다.”

“은퇴한 줄 알았던 팔레비가 제자를 받아들이다니 의외이군. 날 찾아온 이유는 보나마나 방어구용 촉매제 제조법을 배우기 위해서 왔겠지?”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열심히 일을 한다면 알려주지.”

“고맙습니다.”

“난 열심히 하면 알려주겠다고 했네. 미리 말하지만 어영부영하면 내 공방에서 내쫒을 것이니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난 내 공방에 소속된 이가 빈둥빈둥 노는 꼴은 절대 못 봐!”

고맙다는 말은 그냥 습관적으로 한 말이었다.

그런데 아돌프는 정색을 하며 여러 말을 덧붙였다.

짐작이지만 아돌프는 성격이 꼬장꼬장하고 플레이어를 싫어하는 NPC로 설정된 것 같았다.

이런 NPC는 그저 알았다고 하는 게 상책이었다.

하지만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할 내용이 있기에 그 부분을 언급했다.

“죄송하지만 내일 하루는 결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자마자 하루를 쉬겠다고? 과연 이방인답군.”

‘역시 플레이어를 싫어하는 NPC이구나.’

NPC들은 플레이어를 모험가라고 부르거나 이방인으로 부른다.

그런데 이방인이라고 부르는 NPC는 플레이어를 싫어한다고 보면 틀림없었다.

대신 그런 NPC들은 게임의 세계관에 더 충실했다.

“귀중한 분과 약속이 있어서입니다.”

“그래봐야 이방인이겠지?”

“이방인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왕국의 왕세자 저하를 만나기 위해 왕궁을 가야 합니다.”

“고작 이방인 주제에 왕세자 저하를 만난다고?”

“이걸 보시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세자에게서 받은 골드 카드를 꺼내서 아돌프에게 보여줬다.

골드 카드를 받아든 아돌프는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왕실의 골드 카드를 갖고 계시다니 귀족이십니까?”

‘이게 귀족들에게만 발급되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돌프는 자신을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했을 뿐만 아니라 우습게 여겼다.

그런데 지금은 벌떡 일어나서 굽실거리고 있는 것이 영락없이 귀족을 대하는 평민의 모습이었다.

‘확실히 플레이어들을 싫어하는 NPC들은 게임의 세계관에 충실해.’

“지금은 귀족이 아니지만 내일 작위를 받게 됩니다.”

“그러시군요. 골드 카드를 가지고 계실 때부터 보통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아! 저는 그런 분인 줄도 모르고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골드 카드는 귀족들만 소유할 수 있나 보구나.’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돌프의 반응으로 볼 때 골드 카드는 귀족이나 자신처럼 귀족의 작위를 받기로 예정된 자에게만 부여되는 것 같았다.

“괜찮습니다. 그보다 내일은 결근을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리고 말씀을 낮춰주십시오. 장차 왕국의 귀족이 되실 분인데 제가 어찌......”

“그래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제발 그렇게 해주십시오. 귀족에게 존대를 받다니 제가 너무도 불편합니다.”

아돌프가 꼬장꼬장해서 영 마음에 걸렸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적극 이용해야 했다.

어차피 아돌프는 게임 속 세계관에 충실한 NPC중의 하나였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가 시간이 없는데 최대한 빨리 방어구용 촉매제를 만드는 방법을 알 수 있겠나?”

“노력은 하겠습니다만 꼭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어서 제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노력을 해주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귀족이란 사실이 알려지지 않게 해주게.”

“그리 하겠습니다.”

중국 플레이어들은 말이 많다.

무슨 말이냐면 자신이 귀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이내 그 소문이 널리 퍼질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중국의 대형 길드가 달라붙어서 귀찮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도경민이었다.

짐작이지만 자신이 귀족이 된 사실을 도경민이가 알게 되면 그는 분명 자신을 의심할 것이 틀림없었다.

왜냐하면 도경민의 퀘스트 보상에도 귀족의 작위가 있었다.

이는 그가 카디프의 영주가 되었던 회귀 전의 일을 떠올리면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러니 자신이 귀족이 되는 것은 무조건 숨겨야 했다.

‘그나저나 나도 영주가 되는 걸까?’

귀족이라고 해서 무조건 영지를 갖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영지를 갖고 있는 귀족이 여러 면에서 유리했다.

‘난 길드도 없는데 영주가 되면 어떡하지?’

플레이어가 영주가 되면 세금을 걷는 방식으로 해서 매달 상당한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영주가 되면 영지의 개발과 수호에도 나서야 했다.

그런데 세력이 없는 자신은 그 부분에서 약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인근의 다른 영주가 영지전이라도 걸어오면 괜한 일에 휘말리는 격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업그레이더가 될 때까지는 계속 떠돌아야 하기에 영주의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영지를 주겠다면 무조건 고사해야겠어.’

태양의 눈물을 찾으면서 자신에 대한 왕세자의 신임은 대폭 상승한 상태였다.

그러기에 적당한 핑계를 대고 고사를 하면 왕세자가 강요를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돈은 다른 방법으로 벌 수 있어.’

예전 같으면 돈이 궁해서라도 영주의 자리를 탐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챔피언 레이스가 끝나면 거액을 챙길 수 있었다.

또 틈나는 대로 배팅을 하면 아쉬운 대로 어느 정도의 돈은 만들 수 있었다.

수열이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아돌프는 콜슨이라는 NPC를 불러서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부탁하겠네.”

뭔가를 지시한 아돌프는 콜슨 몰래 슬쩍 눈인사를 하고는 안쪽의 문을 열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순간이지만 문틈으로 보이는 전경으로 봤을 때 그곳이 아돌프의 전용 작업실인 것 같았다.

“날 따라오게.”

“뭐부터 하면 됩니까?”

“수리가 밀려 있는 방어구가 있으니 그것부터 하게.”

“알겠습니다.”

콜슨을 따라서 어딘가로 갔다.

그곳은 공방 안쪽에 자리한 작업실이었는데 세 명의 플레이어가 자리하고 있었다.

안에 들어온 이후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아돌프의 공방은 규모가 상당하더니 판매와 제작의 공간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반장님, 신입입니까?”

“외부에서 위탁교육을 받으러 온 수선사이네, 앞으로 수리는 이 친구가 전담할 것이니 그리들 알게.”

“와~아!”

“오~!”

자신의 직업이 알려진 순간 네 명의 플레이어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것은 톰슨의 공방과 비슷했다.

반장으로 불렸던 콜슨은 작업대 하나를 지정해주더니 한쪽에 쌓여있는 방어구를 가리키며 그것을 수리하면 퇴근해도 좋다고 했다.

아울러 아돌프에게서 받은 방어구용 촉매제를 넘겨줬다.

그런데 수리해야 할 방어구가 의외로 많지 않았다.

‘저 정도면 서너 시간이면 끝나겠는데.’

아돌프의 배려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업양은 많지 않았다.

저 정도라면 쉬엄쉬엄해도 네 시간 안에는 끝낼 것 같았다.

세 명의 플레이어가 다가온 것은 그때였다.

“신입, 어디 사람이야?”

“일본인이야, 한국인이야?”

“한국인이야.”

“한국인이라고, 이름이 뭐야?”

“이봐, 한국인. 이제부터 이곳 작업실을 비롯해서 공방 안쪽의 청소는 네가 해. 그건 원래 막내가 하는 일이야.”

공방에 들어오기 무섭게 판매하는 공간에서 이미 중국인 플레이어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그 때문에 눈앞의 세 명은 자신이 중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알고 있기에 일명 신입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 같았다.

“여기는 환영 인사를 이따위 식으로 하나 보지?”

“뭐가 어째?”

“이봐, 여기는 압바스야.”

“그래서 어쩌라고? 난 어차피 곧 떠날 사람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자기 일들이나 하시지.”

압바스가 중국인 천지라고 해서 처음부터 굽히고 들어가면 앞으로 고생길이 훤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톰슨 공방에서도 경험했지만 복장으로 봤을 때 눈앞의 세 명은 자신보다 레벨이 낮았기에 큰소리를 치며 노려봤다.

자신의 반응이 생각보다 강해서인지 문제의 삼인방은 조용히 찌그러졌다.

그때는 그걸로 신입 길들이기는 어느 정도 잘 피해간 줄 알았다.

###


작가의말

어제는 초반 부분 오타를 수정했습니다.

그쪽에도 오타가 제법 있어서 지적을 해주었는데 미처 모르고 넘어간 게 있어서 수정했습니다.

지적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바리스타->발리스타, 사체->사채로 수정했습니다.

큰 따옴표도 두 개나 찾아서 집어넣었습니다.

오타는 이해가 가는데 큰 따옴표는 왜 자꾸 사라지는 걸까요?

덜렁거리는 성격은 아닌데 더욱 집중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주인공이 영주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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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9. 여보쇼, 전에는 그런 얘기 없었잖소? +23 16.01.10 28,985 868 8쪽
25 8. 공자님의 진정한 신분은 무엇입니까? +32 16.01.09 28,368 857 8쪽
24 8. 공자님의 진정한 신분은 무엇입니까? +36 16.01.08 28,442 900 9쪽
23 8. 공자님의 진정한 신분은 무엇입니까? +28 16.01.07 28,815 89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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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7. 친구야, 미안하다! +25 16.01.05 29,546 847 8쪽
20 7. 친구야, 미안하다! +25 16.01.04 30,443 850 8쪽
19 6. 이 지역에는 뭐가 있었더라? +27 16.01.03 30,037 932 9쪽
18 6. 이 지역에는 뭐가 있었더라? +22 16.01.02 30,228 910 9쪽
17 6. 이 지역에는 뭐가 있었더라? +30 15.12.31 30,833 787 7쪽
16 5. 안에 뭐가 있을까? +25 15.12.30 30,866 802 7쪽
15 5. 안에 뭐가 있을까? +38 15.12.29 31,446 841 7쪽
14 5. 안에 뭐가 있을까? +27 15.12.28 32,008 886 9쪽
13 4. 왜 눈을 깜빡이는데요? +23 15.12.27 32,366 876 7쪽
12 4. 왜 눈을 깜빡이는데요? +22 15.12.26 32,254 890 9쪽
11 4. 왜 눈을 깜빡이는데요? +19 15.12.25 32,511 88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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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3. 그래, 잘했어. 잘한 거야! +25 15.12.22 35,209 94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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