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드라이버 투 TRUCK DRIVER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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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3.05 15:52
최근연재일 :
2017.08.04 10:41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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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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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
글자수 :
210,229

작성
16.07.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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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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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8쪽

NEW YORK! NEW YORK! 2

DUMMY

얼마 후, 그는 내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하였다.

첫 일주일은 클래스 교육을 받고 다음 주는 시내 운전 교습을 받고, 셋째 주에 드디어 나와 함께 장거리 트레이닝을 나갈 수 있었다.


M은 내가 아는 사람으로서 나로 인해 트럭운전사의 길로 접어든 최초의 사람이었고, 후에 나는 이 M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그 누구도 나로 인해 트럭운전사가 되게 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결심하게 된다.


처음 며칠은 마치 함께 여행 다니는 것처럼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운전을 맡기면서부터 조금씩 불안한 그림자가 싹트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그의 운전은 너무나도 형편없었다.

기어변속이 서툴고 스위치 조작을 잘 못 하고 후진할 때 핸들을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돌리고 하는 등 신경 쓰였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당장은 어려워 쩔쩔맬지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익숙해지는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운전 태도와 상황판단 그리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다.

앞에 빨간 불이 켜져 있는데도 그냥 달려가서 바로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콱 밟아서 급정거하고 앞에서 신호를 주고 들어오는 차가 있는데도 전혀 신경 안 쓰고 그 속도 그대로 달리고, 회전하라고 하면 앞뒤 보지도 않고 그냥 회전을 해서 오가는 차들을 방해하고 트레일러 바퀴가 보도블록에 걸리는 것은 보통이고 전신주나 사인을 칠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M이 운전대만 잡으면 나는 불안해지고 여러 번 주의를 시켜야 했고 급기야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거칠어져 거의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게 되기도 했다.

한때는 서먹서먹한 분위기까지 되기도 하였지만, 다행히도 다툼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마디로 그는 운전을 직업으로 하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7일째 되는 날, 나는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


“트럭운전 다시 생각해보는 게 어때?”


그는 아무 대답 없이 잠자코 있었다.


“이제 시작했으니까,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는 거지만, 트럭운전 안 해도 되잖아. 굳이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을 할 이유는 없잖아. 다시 가게를 하거나 다른 스몰 비즈니스를 생각해 보는 게 어때?”


나는 그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물론 가게를 하는 게 훨씬 수월하겠지만, 이왕 트럭운전 하겠다고 시작했는데 최소한 2, 3년은 해봐야겠어. 당장 배우는 것이 문제지만 조금만 더 하면 나도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그의 표정은 이미 하겠다는 의지가 굳게 담겨 있어서 내가 더 이상 어쩌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나하고 한 달만 더 함께 다니자. 그래서 확실하게 배우고 나서 시작하는 게 어때?”


“한 달 동안이나?”


그는 뜻밖이라는 듯 되물었다.

일반적으로 트레이닝은 짧게는 일주일 길어야 2주일이면 끝난다. 한 달씩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는 일주일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그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듯이 중얼거렸다.


“당장 돈을 벌어야 먹고 사는 입장은 아니잖아. 어차피 운전할 거면 확실하게 배우는 것이 좋아. 지금은 나와 함께 다니니까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혼자 나가면 상황은 확 달라져. 간단한 것도 몰라서 몇 시간씩 고생하고, 매일 매일 문제가 계속 터지고, 골치 아프고 고생하고, 시간만 낭비하고, 돈도 제대로 못 벌게 된다고···, 그렇다고 물어볼 사람이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끙끙 앓으면서 해결해야 하는데 진짜 사람 미치게 하는 게 바로 트럭운전이다.”


“그래도 한 달은 너무 길다.”


그의 섭섭한 표정을 느꼈지만, 나는 이것이 그를 위하는 길이라고 판단하였다.

그 날부터 나는 그를 정식으로 대하였다.

한국말은 애매한 경우가 많아 가능하면 영어로 대화하였고, 그의 운전에 대해 일일이 지적하고 설명하고 가르쳤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 운행계획을 세우게 하고, 내가 아는 길이라도 모르는 척, 그가 스스로 찾아가도록 유도 하였다.


한번은 그가 사인을 못 보고 지나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그냥 내버려 두었다. 한 시간 이상을 달려 간 후에 내가 물었다.


“지금 어디야?"


“나도 모르겠어. 가는 길이 좀 이상해.”


“아까 1시간 전쯤에 길을 잘 못 들어서 지금 반대방향으로 1시간을 달려 왔어, 트럭을 돌려서 돌아가! 도로표지판을 안보니까 이런 경우가 생기는 거야, 도로안내 사인만 잘 보면 절대 길을 잘못 드는 일이 없어!”


내 말에 그의 표정은 갑자기 무섭게 굳어졌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운전만 했다.

아무리 친한 친구도 팀으로 트럭운전 한 달만 하면 원수가 된다고 하더니 나도 지금 친구 하나를 잃게 되는구나! 예감했다.


함께 한 지도 2주가 지나고부터 둘이 나누는 대화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서먹서먹한 관계는 계속되었고 나는 점점 트레이니와 트레이너 사이의 사무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모두 끝나고 나서 술 한 잔 같이 나누면 모두 풀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토론토에서 퀘벡 매사추셋, 오하이오 켄터키를 돌아서 다시 온타리오 마캄으로 왔다. 그리고 다음 로드를 받아보니 뉴욕으로 가는 화물이었다.


“다음은 뉴욕으로 가는군!"


“ 어! 정말야? 뉴욕으로 가는 거야?”


그가 소리쳤다.


“뉴욕 어디?”


“응, 뉴욕 브롱크스인데 다행히 시내까지 들어가지 않고 하이웨이에서 가깝네!”


나는 지도를 보면서 대답했다.

갑자기 그의 표정이 밝아졌다.


“뉴욕 간다니까 아주 좋아하네? 모두 골치 아파서 뉴욕 가기 싫어하는데···, 왜 그래 뉴욕 가면 뭐 좋은 일이라도 있어?”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


그는 말꼬리를 흐렸지만, 그의 표정이 들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다시 그는 말했다.


“친한 친구가 뉴욕에 사는데 십여 년 동안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어. 뉴욕에 가면 전화나 한번 해 보려고”


“그래? 만나면 굉장히 반갑겠네!"


뉴욕 하이웨이를 달리는 동안 우리는 한국의 고향 이야기를 나누며 그동안의 서먹서먹했던 관계가 많이 풀어졌다.

뉴욕 시내 가기 전 트럭 휴게소에 트럭을 주차하고 나서 M은 바로 전화 걸기 위해서 안으로 들어가고 나는 저녁을 준비하였다.

저녁이라고 해봐야 햇반을 데우고 참치 깡통 하나 따고 아내가 싸준 김치와 멸치, 이게 전부다. 먹는 문제는 장거리 트럭운전사들에게는 가장 골치 아픈 일이다. 식당에서 사 먹으면 간단하지만 매 끼니 마다 사 먹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친구가 반갑다며 나를 데리러 오겠다는데 어떡하지?”


M은 트럭에 돌아오자마자 내게 말했다.


“그래? 그럼 만나 봐야지. 오랫동안 못 봤다니 무척이나 반갑겠다. 나는 트럭에 있을 테니까 가서 만나.”


“그래도 괜찮겠어?”


“걱정하지 마, 나는 여기서 밥 먹고 트럭 지키고 있을 테니까 가서 저녁이라고 함께하든지 그래.”


그의 얼굴이 한결 환해졌다.


“울프도 함께 갈 수도 있는데···”


그는 말꼬리를 흐리면서 나의 눈치를 살폈다.


“글쎄 나도 가면 좋겠지만, 트럭을 이 험한 곳에 그냥 둘 수 없고 내가 아는 사람도 아닌 데 중간에 끼기도 좀 그렇잖아, 그러니 혼자 갔다 와.”


“오케이 알았어. 언제 출발할 거야?”


“응 새벽 4시, 이제 초저녁이니까 시간은 충분해.”


“고마워 그럼 나갔다 올게, 친구가 트럭휴게소 앞으로 온다고 했으니까 앞에 가서 기다려야겠다.”


그는 종종걸음으로 트럭휴게소 앞 큰길 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혼자 저녁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가 이내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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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트럭커: 12. 지저분한 놈 5 +1 16.03.30 2,899 3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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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트럭커: 10. 지저분한 놈 3 +3 16.03.28 2,720 34 8쪽
9 트럭커: 9. 지저분한 놈 2 +4 16.03.24 2,975 47 7쪽
8 트럭커: 8. 지저분한 놈 1 +5 16.03.24 3,086 4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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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트럭커: 6. 바보 같은 놈 2 +2 16.03.21 3,332 64 9쪽
5 트럭커: 5. 바보 같은 놈 1 +10 16.03.20 3,877 6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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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트럭커: 2. 한심한 놈 +1 16.03.14 3,965 59 8쪽
1 트럭커: 1. 한심한 놈 +9 16.03.11 6,103 8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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