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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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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079

작성
16.07.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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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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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2쪽

63화-Rosis-Fillias-Polleo-Moles ta-Haeresis(1)

DUMMY

‘도대체 그 도마뱀은 왜 그러고 있는 건데요? 아니, 그 전에 왜 안 쫓아내는 건데요?’


‘죽일까요?’


‘허허허허.’


물론 자신도 이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다. 헤츨링이-이제는 아니지만-이곳에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드래곤들 아니, 그전에 보호자와 얽힐 것이 뻔했다. 그리고 보호자는 대개 고룡급의 드래곤일 터이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그의 안에 웅크리고 있는 감정이 또 부담스럽다.

마치 조난당한 숲 한가운데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 듯한 느낌이랄까. 그 정도의 친밀감이 느겨졌다.


‘하아······’


자신도 이렇게 될 것을 알지 못했다. 그때에는 그저 마나가 부족했고, 가만히 놔뒀다간 그 자신의 목숨조차 장담할 수 없었기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했던 행동이 이런 결과를 낳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헤헤. 음? 어으래(먹을래)?”


“아, 어. 고마워.”


“애아나, 애아나.(괜찮아, 괜찮아.)”


“아, 응.”


난감했다. 그녀에게 느껴지는 힘은 분명 자신의 이능. 전능공간과 동류의 것이다. 작용점은 아마도 마나. 그 자신의 것과는 차이가 있지만 분명 그것은 전능공간 류의 이능이다.

하지만 그녀를 처음 발견 했을 때에만 해도 그녀에게 이능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생겼다는 것. 언제?


‘하아아아아.’


그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마나를 회수하고 무엇이 되었든 집히는 대로 그녀에게 에너지라 불릴 만한 것을 집어넣을 때. 순간적으로 진공에 가깝게 변했던 그 공간에서 무엇인가가 생성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것이 능력의 복제였을 줄이야. 그의 능력은 그의 주문 사항-아무거나 에너지가 될만한 것-을 접수했고, 훌륭하게 수행했다. 그 증거로 그는 살아 남았고, 그녀 역시 건강하게 살아 있으니까.

다만 문제라면.


“우웅?”


“후후.”


“에헤헤.”


이렇게 지나치게 친밀하게 느껴지다 보니 종종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는 등의 행동으로 친밀감이 표현된다는 것.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능은 영혼에 가까운 힘. 그런 이능의 마이너 카피를 나누어 가진 이가 그녀이니 만큼 그녀에게 친밀감, 나아가 호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그래, 본래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그의 손에서 탄생한 그의 아이들이 있고, 특히 그녀들은 네이라일의 존재를 인정하기 싫을 터였다.


‘아마도 아빠를 동생에게 뺏긴 느낌과 비슷하겠지.’


그녀들 스스로도 유치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겠지만 글쎄, 과연? 아이들의 질투만큼이나 길게 가는 것도 흔치 않다.

하지만 그것이 길게 가면 어떻게 될까? 감정도 상할뿐더러 그 원인이 되는, 사이에 낀 아인즈 자신이 너무 피곤해 진다.

결국, 그의 가솔에게서 생겨난 불화의 중재는 가주인 그의 몫인 것이다.


“네이라일?”


“웅?”


자신의 모습이 몇살로 보이는지 알고는 있는 걸까. 여전히 입에 가득 과자를 물고 그를 올려다 보는 것이 귀엽기는 했지만 지금은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할 때였다.


“이제는 가 봐야 하지 않을까요? 분명 보호자를 맡고 계시는 분도 걱정하실 테고, 지금쯤 네이라일을 찾아 다니고 계실 것 같은데요.”


“웅······”


“저도 마침 이곳에서 볼 일이 끝난 참이니 같이 밖으로 나가시면 될 것 같은데요.”


“같이?”


“하하······에, 네. 뭐.”


뭔가 반응하는 핀트가 어긋난 것 같기는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괜히 지금 이곳에 보호자가 들이닥치기라도 한다면······!

두웅!


“······?!”


“아?”


“큭!”


“아······파!”


‘방금 그건?’


방금 전, 이곳을 훑고 지나간 파장은 간단한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영혼레벨에서 침식, 암시를 심고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 이건······!’


이런 종류의 이적을 아무런 전조도 없이 펼칠 수 있는 존재는 제법 있겠지만 지금 이곳에서 펼칠만한 이는 많지 않다. 거기에 암시의 내용은 단 한명의 존재에 대한 가벼운 인식.

푸른 머리칼의 여인. 그리고 이곳에 펼쳐진 스며들어가기 위한 암시. 그 조건들이 함께 가리키는 것은 단 하나.


“보호자.”


“정답!”


휘익!

낯선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처음 보는 여인이 서 있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처음은 아니다. 암시에서 보였던 그 여인의 모습이니까.

그 추리가 맞다는 것을 인정이라도 하듯 네이라일이 그녀의 품에 안겨 들었다.


“엄마!”


“딸!”


22. 로시즈 파일리아스 폴레오 몰레스타 하에레시스(Rosis-Fillias-Polleo-Molesta-Haeresis)


잃어버린 딸과 딸을 찾던 어머니의 재회. 분명 감동스러워야 할 터이지만 두 모녀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너 이 자식! 내가 얌전히 레어에 짱 박혀 있으라고 했어! 안했어!”


안겨 든 네이라일의 목을 자연스럽게 낚아채고는 머리를 조르는 폼이 예사롭지 않았다. 과연, 고룡.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아아아! 아아아! 엄마!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이것 좀 놓고, 아아아아!”


두 모녀가 벌이는 희극에 아인즈는 그저 난처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한 순간에 국외자로 빠져 버렸고, 솔직히 파일리아스와는 연관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 깔린 마력장은 도주를 허락하지 않았다.


‘아, 진짜. 누가 드래곤 아니랄까봐.’


솔직히 이정도의 마력장이라면 순간에 해석, 분해해 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파일리아스의 화를 북돋을 뿐이다.

조용히. 아니, 그저 조금이라도 평화롭게 지나가고 싶다면 최대한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이롭다.

지금은 그저 딸과의 재회를 만끽하고 있을 뿐이지만 마력장은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었다. 처분을 기다리라고.


“내가 굳이 이렇게 나와서 수고를 해야겠어! 어?”


“아아아! 그러니까 내가 잘못했다니까! 그리고 무사하면 상관 없잖아!”


“뭐? 무사? 무사아? 네 입에서 지금 무사라는 말이 나와? 어? 이런데 팔려오고, 심지어 용언도 듣지 못할 정도면 얼마나 칠칠맞지 못한 꼴을 하고 있었던 거야!”


실제로 그녀는 네이라일을 찾기 위해 사방으로 용언을 흩뿌리고 다녔었다. 용언은 드래곤들의 고유 권능. 그 메시지가 대상에게 닿았는지 닿지 않았는지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여태 네이라일에게 용언이 닿지 않았다는 것은 그녀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것. 그 말은 그녀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바로 그 점이 파일리아스의 화를 부채질했다.


“너 때문에 내가 쉬지도 못하고 꼭 이렇게 나와야겠냐고! 어? 이 빌어먹을 딸내미야!”


“아, 글쎄! 지금 멀쩡하잖아아아악! 아파! 아파!”


“시끄러! 너는 그냥 맞아!”


“아파! 엄마! 아프다고!”


어딘가의 흔한 모녀의 모습 같은 상황을 보며 아인즈는 단지 난처하게 웃음 지을 뿐이었다. 아마도 이제 곧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리라는 것을 직감하면서.


“후우, 후우. 그래 좋아. 이 정도로 봐주도록 하지. 이제는 너도 성룡이 될 테니까 알아서 처신하면 될 거고······”


“아파······”


잠시 숨을 고르며 감정을 추스르던 그녀의 눈이 아인즈의 눈과 마주쳤다. 그 안에 담긴 것은 냉혈 동물 특유의 광기와 어둠. 그것을 본 아인즈는 침음을 삼켰다.


“자, 이제 말해보실까? 마도사. 우리 꼬맹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무슨 말씀이신지?”


“하하,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물론 아니다. 그녀는 지금 네이라일의 성장이 어째서 끝나 있는지 그것을 묻고 있었다. 방금 전 그녀가 네이라일을 그저 괴롭히는 것으로만 보였지만 실상은 마력을 주입해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는 것쯤. 그는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가 딱히 숨기려 들지도 않았으니까.

그가 한 일은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엄청난 일이었지만 일단 모른 척을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틀림없이 귀찮은 일에 휘말리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게다가 지금 그는 초조했다.


“제가 마음을 읽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알겠습니까?”


“흐응~. 그래?”


그녀의 눈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며 기분이 나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그는 무시했다. 이미 이곳에서 얻고자 한 정보는 얻은 상태. 한시라도 빨리 에아를 찾으러 가야만 했다.

그가 그렇게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것과는 달리 파일리아스는 그에게서 어떻게 된 일인지를 반드시 들어야만 했다.

방금 전. 네이라일의 몸에서 권능의 흔적을 느꼈다. 권능이라는 것 자체가 영혼에 관련한 것이라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었지만 거기에 담긴 의념 정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지배(支配).

대상에 대한 완전한 다스림. 그 의념을 읽어낸 그녀는 딸에게 무언가 통제가 가해졌다. 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권능을 행사할 만큼 높은 격을 지니고 있는 것은 오직 눈앞의 마법사뿐.

지금은 물론 성룡이라 그녀가 이렇게 개입할 명분이 없다. 하지만 그의 권능이 개입한 것은 분명 헤츨링일 때일 터. 그렇다면 그녀는 개입할 명분을 가지게 된다.


“하하, 그럼 저는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급하게 가봐야 할 일이 있어서······”


그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뒤쪽에서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네이라일이 쪼르르 달려오더니 울상을 지었다. 마치, 비 맞은 강아지처럼 처량한 얼굴.


“가는 거야?”


그 얼굴을 보고 아인즈는 일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순간. 고룡 파일리아스의 입꼬리가 냉혹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내가 직접 들어보는 수 밖에 없겠네?”


싱긋 웃는 미소와 함께 마력이 배열되기 시작했다. 오로지 그녀의 의지로만 발현되어가는 마법에 담긴 뜻과 수식을 역산. 그 종류를 알아낸 그의 입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1급 커맨드 발동! 제한 범위 10! 추방!”


그의 외침과 함께 상의에 달려있던 사슬 중 하나에서 빛이 발해지며 그와 파일리아스를 제외한 모두를 10m 밖으로 튕겨냈다. 그리고 이어진 외침.


“콜로세움(Colosseum)!”


그 외침을 끝으로 세계에 새로운 공간이 탄생했다.


* * *


콰콰쾅!

강렬한 폭음과 함께 파일리아스의 마법이 대파괴를 자행했다. 지도가 의미가 없어지는 수준의 전략 병기 급의 파괴. 하지만 정작 파괴를 일으킨 파일리아스의 얼굴은 못마땅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만 나오는 게 어때? 나를 농락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그녀의 말과 함께 자욱했던 먼지가 걷히며 일대의 경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거대하게 파인 크레이터 가운데에 유일하게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대지. 그 위에 아인즈가 서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나 멀쩡한 모습에 그녀는 투덜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너, 뭐냐? 아무리 전력이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아무런 마력의 유동도 없이 그 파괴에서 살아남았지? 그것도 아무런 상처도 없이.”


그녀의 샐쭉한 얼굴에 아인즈는 언제나 얼굴에 짓고 다니는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부터 그가 임할 곳은 전장. 그녀는 대적. 그렇다면 그에 충실하면 그뿐이다.


“글쎄요. 제가 그것을 답할 이유는 없겠죠? 로시즈 파일리아스 폴레오 몰레스타 하에레시스(Rosis-Fillias-Polleo-Molesta-Haeresis).”


“아아, 그런가.”


그의 말에서, 그의 목소리에서 가득한 대적의 의지가 고스란히 읽혀왔다. 확실히 이제와 대화로 일을 해결하기에는 어색한 감이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래, 맞아. 아인즈 에르(Ange-El).”


그에게서 전해져 오는 그 대적의 의지가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리 마도에 들어섰다고는 하나, 권능을 행사할 만큼 높은 격을 개척했다고는 하나. 감히 마법의 조종이라 칭해지는 자신을 대적하겠다는 그 의지가 거슬렸다.


“확실하게, 늘씬하게 두드려서 다시는 고개를 들 수 없도록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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