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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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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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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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Hot Issue(2)

DUMMY

서연은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고서 눈을 잠시 부볐다.

원재가 은퇴라니?


“하아.. 원재씨.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니에요. 이 야밤에 왜..”

“제가 농담 하는거 보셨습니까, 감독님.”

“.......”

“........”


그랬다. 원재는 서연에게 농담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제서야 서연은 원재를 다시 보며 얼굴을 굳혔다.


“원재씨. 왜죠?”

“.......개인 사정입니다.”

“하아........”


서연은 한숨을 내쉬며 여러가지를 생각했다. 원재가 팀에서 나가면? 팀의 전력은 하강할 것이다. 팀의 전력이 문제가 아니었다. XK 마르스 팀 자체가 원재를 주축으로 만든 팀이었다. 다른 팀원들은 원재를 데려오면서 어떻게 보면 곁가지로 딸려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원재가 팀에서 나간다면 팀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승아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호진과 동운이 있기는 하지만 팀의 믿을 만한 에이스 카드가 아니다. GT 스타즈가 항상 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었던 것은 팀의 에이스 카드가 2장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종현과 정창환.


XK 마르스가 첫 프로리그 시즌에 5위에 그친것도 에이스 카드가 원재 혼자였기 때문이었고, 최근 시즌에 우승을 한 것도 에이스 카드가 승아까지 2명이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X-게임넷의 지성철은 개인전과 팀전, 에이스 결정전까지 혼자서 미친듯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팀원들이 못해서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능 경우가 거의 없었고, 팀 또한 겨우겨우 명맥을 이어갔다. 김정수와 같은 이들이 동운이나 호진 정도의 중견이상급 실력을 상대로도 확실히 이기는 카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원재가 나간다....라...


“원재씨. 계약은요?”

“아시다시피 저는 앞으로 계약이 3달 정도 남았습니다. 이대로면 다음 프로리그 개막하고 조금 하다가 계약이 끝나겠죠. 지금 은퇴가 불가능하다면 그때 할 생각입니다.”

“아니.. 그러니까 왜요! 왜!”


차분하게 원재가 계속 말하는 것을 보다못한 서연은 드디어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개인사유라니, 그런게 원재씨가 말하는 프로의 자세인가요? 다른 팀원들은 어쩌구요?”

“승아야 잘 할거고, 다른 팀원들도 꾸준히 잘 할 겁니다. 학도나 길이, 정수가 문제인데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구요.”


서연은 지끈거려오는 머리를 잡고 이야기했다.


“알았어요. 일단. 내일 낮까지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다시 와서 이야기해 주세요. 그 경우 어떻게 할지는 내일 이야기해요. 밤이 늦었어요.”

“네. 알겠습니다.”

“가 보세요.”

“네.”


-찰칵. 쿵.


원재가 문을 닫고 나간 뒤 서연은 불과 몇분만에 사람 기분이 이렇게 바뀔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일단 늦은 시간이지만 중요한 일이기에 서연은 상급자인 태경호 이사에게 연락을 했다.


-뚯뚜루~


“어...! 최 감독? 하하. 이시간에 무슨 일이야? 팀원들이 어디 한우라도 또 사달라고 하던가? 다 사줘! 하하..”


생각보다 빨리 태경호 이사는 전화를 받았다. 원재의 개인리그 우승이 있은 뒤이기에 태이사는 태이사 나름대로 위에서 좋은 분위기를 나누고 있는 듯 시끌벅적한 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들려왔다.


그런 좋은 분위기를


“그게... 서원재씨가..”

“응? 원재가 뭐? 원하는거 다 해줘!! 우리 우승자님 아냐! 뭘 원한대? 다 해줘!! 하하!!”

“... 은퇴를 원하는데요.”


“...........”

“...............”


“무슨 개소리야!! 개인리그 우승한 날 은퇴한다는 사람이 어딨어!! 무슨일이야! 원재 그놈이 뭘 저지른거야?! 진이슬 같은 일이야? 뭐야? 뭔일이야!!”


원재가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라는 말을 던진 태이사는 이어지는 서연의 원재 은퇴발언에 흥분을 감추지 않고 말을 막 쏟아내었다.


“일단 낮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보냈습니다.”

“내일 오자마자 보내!! 최 팀장도 오고!!”


- 뚜웃 뚜웃 뚜웃...


전화기의 신호 끊기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최서연 감독이었다.


***


다음날 아침, 승아까지 전 팀원이 모인 연습실에서 원재는 일단 팀원들에게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형. 뭔데 아침부터 우리 다 모아놓고 그래요?”

“우웅.. 졸려요.”

“전 아침 안먹어도 되는데..”

“호진이는?”

“형. 저 지금 왔어요.”

“그래. 다 왔네.”


호진이까지 다 연습실로 들어오자, 원재는 팀원들에게 발표를 했다.


“나. 은퇴할 거다.”

“네?”

“형!!”

“네에?!?”

“혀엉!!”


팀원들은 원재의 말에 매우 놀래서 소스라쳤다.


“형! 무슨 말이에요!”

“형. 농담이죠?”


“일단 오늘 조금뒤에 태이사님 출근하시면 감독님이랑 같이 뵙고 이야기 할 거고, 그전에 일단 너희들에게 이야기하려고 불렀다. 내가 없더라도 잘 하고, 다음 주장은.. 보자.. 동운이. 네가 좀 해주면 좋겠다.”

“아니.. 형.. 무슨 일 있어요?”

“일이 특별히 있는 게 아니라, 원래 개인리그 끝나면 은퇴하려고 했다. 개인적인 사정도 좀 있고..”

“형! 무슨 사정요! 어제까지만 해도 그런거 없었잖아요!”

“아.. 아니.. 저희가 뭐 잘못했나요? 형!”

“하튼.. 그렇게 됐고, 바로 가는거 아니니까. 미리 말해두는 거 뿐이니까 호들갑떨지 말고.”


원재는 그렇게 말하고서 두명을 따로 불렀다.


“그리고.. 감독님 보는게 30분 정도 뒤인데.. 그전에 일단 할 말이 있다. 동운이랑 승아. 잠시 나 따라 와봐라.”


원재는 동운과 호진이 당연히 자신을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 것인지 시간이 없어서인지 짧게 팀원들에게 간단히 말하고서는 휴게실쪽으로 이동했다. 승아와 동운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얼른 원재의 뒤를 쫒았다.


휴게실에 도착하자 원재는 휴게실 안의 음료수 캔 자판기에 돈을 넣으며 뒤를 돌아보고 말했다.


“동운이, 넌 커피지? 승아, 고려콜라? 음.. 아니 3%만 먹던가?”


[덜컹]


원재는 승아와 원재에게 캔음료를 건네며 휴게실 쇼파에 털썩 앉았다.


“앉아. 두사람에게는 따로 할 말이 있다. 일단.. 동운이.”

“네. 형.”

“난 계약기간이 3개월 남았다. 너도 그렇고. 알지?”

“네.”

“그리고 프로리그 다음 열리는건 2개월 정도 뒤. 다음 프로리그 일부는 나갈 수도 있다. 계약은 계약이니까. 하지만 그 뒤는 확실히 재계약을 안할거야. 그러면 네가 내가 했던 것처럼 애들을 봐 줘야해. 네가 호진이랑 같이 제일 형이잖아.”

“형.. 그 코치 같은 건 안되나요? 경기 안나가도 팀에 좀 계시면서 저희를 좀 봐주세요. 전 아직 무립니다.”



동운은 원재의 말을 사양했다. 동운이 팀에서 원재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원재와 같은 카리스마를 갖추지 못했다. 조용히 팀에서 버티고 있는 편인 동운은 조용한 편이라서 팀원들을 잘 이끌 수 있을지 스스로 걱정이 되기도 했다.


“글쎄.. 코치라.. 그건 생각 못해봤는데.. 나쁘진 않네. 일단 그건 모르겠다. 그런 자리를 만들어 계약을 할지.. 하여간.. 동운아. 팀에서 네가 자리 잘 잡아주고, 간간이 들릴 수 있으면 들릴테니까. 그리고 내가 애들 분석해 둔 노하우 넘겨줄 테니까 그거 가지고 다음 시즌 운영 잘 하고. 다른 팀원들은 너와 틀리게 장기 계약을 해 뒀다. 알지?”

“네.”

“너라면 이 팀에 굳이 없어도 될 실력이야. 하지만 다른 애들은 아니다. 이런 좋은 후원이 있는 팀이 아니면 실력이 늘지 않아. 다른것 생각하지 않고 게임만 해야 실력을 유지하고, 더 늘릴 수 있다. 이제는 돈의 시대야.”

“네. 알고 있습니다. 아이템카이 말씀하시는거죠?”

“그래.”


동운과 원재가 이야기하듯, 처음 각 팀의 실력은 클랜들을 그대로 데려온 경우가 많아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나게 된 것은 원재가 있어 특별해진 XK 마르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팀 후원의 차이였다. 단칸방에서 1인 1컴퓨터도 안되는 아이템카이의 팀원들은 날이 갈수록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든 구조였다.


반면 팀 헬스장과 식사를 해 주는 아주머니까지 갖춘 대기업 팀들은 체력관리와 함께 식단조절을 같이 하면서 규칙적으로 연습을 하며 좋은 환경에서 게임만을 생각하는 연습을 하며 실력이 점점 늘어갔다. 선순환이냐 악순환이냐의 구조였다.


“넌 팀에서 애들 봐 줄 수 있는 유일한 동생이다. 팀과 새로 계약할 때, 내가 지정한 주장이라는 감투를 달고 있으면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이 된다. 앞으로 2년만 부탁한다. 그 뒤로는 애들도 계약기간 끝나고 각자 길을 가야지.”

“형...”

“동운아. 애들 좀 진정시켜 놓고. 태이사님 뵙고 와서 다시 다같이 보자. 나가봐.”

“네. 형.”


원재가 말을 마치고 눈앞의 음료수를 따서 마실때, 동운은 원재의 당부를 듣고 휴게실을 나갔다.


이제 방안에 남은 것은 원재와 승아, 둘 뿐이었다.


승아도 원재의 은퇴가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원재는 원래라면 한참뒤 우주전쟁2가 나왔을 당시에나 은퇴할 사람이었다. 그 전에는 오랫동안 게임을 하는 그런 게이머. 각종 전략을 만든 게이머. 우주전쟁을 만든 회사에서 국내 리그의 상업적 방송권을 가지고 논하면서 승부조작이 이루어져 우주전쟁 리그가 거의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망해갈 때, 우주전쟁2 쪽으로라도 팬들의 관심을 살린 사람은 서원재였다. 그리고 사재를 털어 팀을 운영한 것도 서원재. 서원재를 빼고서는 우주전쟁의 역사를 논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런 원재가 리그 시작 1년도 안되어 은퇴를 할 의사를 비춘 것은 승아도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매우 충격이었다. 자신이 회귀한 것 때문에 이런일이 일어나는가 싶어서 조금전부터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승아는 일단 원재를 보며 물었다.


“오빠, 제게 할 말은 뭐에요?”


원재는 눈앞을 보며 음료수를 홀짝이는 승아를 보았다. 역시 예뻤다. 반짝이는 눈과 흑단같은 단발을 포함해 뽀얀 피부는 과거 외모만으로도 여제라고 불릴 만큼의 외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 어린 편이지만 이미 개화한 꽃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네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승아야.”

“네?”

“동운이가 팀을 이끈다지만, 동운이는 리더십이 없다.”

“네? 그럼 왜 주장을..”

“나이가 많으니까.”

“아...”


팀에서 주장을 맡는 것은 보통 나이가 제일 많은 게이머였다. 나이에 맞게 서로 존칭을 쓰는 한국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무래도 적은 사람에게 이야기하기 쉬울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팀 12개 팀중에 개인들의 집합체인 아이디얼 스페이스를 제외하고는 전부 나이가 제일 많은 팀원이 주장이었다.


“네가 우리 팀의 에이스다. 자타공인.”

“데헷.. 그런 말을... 헤에..”


승아는 부끄러워했다.


“네 실력에 자신감을 가져. 승아야. 넌 우리팀의 에이스다. 네가 동운이를 잘 보조해 주면 좋겠다. 다른 팀원들도.”

“네엣~! 맡겨주세요오~!”

“그래. 너라면.. 잘 하겠지. 부탁한다. 여제 윤승아.”

“네에~~~ ..... 네에?! 오빠 방금 뭐라고?”


승아는 무언가 들리지 말아야 할 말이 들린 것 같아서 원재를 다시 보고 물었다.

그리고 원재는 대답했다.


“다시한번 천천히 말할게. 여.제. 윤.승.아.”


“!!!!!!!!!”


승아는 눈이 동그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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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서원재 vs 김칠구(2) +7 16.07.18 2,063 42 11쪽
98 서원재 vs 김칠구(1) +6 16.07.17 2,313 43 11쪽
97 복귀와 준비 +6 16.07.15 2,196 43 13쪽
96 프로리그 결승전(7) +7 16.07.14 2,255 47 14쪽
95 프로리그 결승전(6) +5 16.07.13 2,204 44 18쪽
94 프로리그 결승전(5) +8 16.07.12 2,141 35 12쪽
93 프로리그 결승전(4) +11 16.07.11 2,240 43 14쪽
92 프로리그 결승전(3) +6 16.07.10 2,154 47 11쪽
91 프로리그 결승전(2) +6 16.07.09 2,320 48 18쪽
90 프로리그 결승전(1) +5 16.07.07 2,338 45 9쪽
89 준비 그리고 일탈 +5 16.07.06 2,361 40 17쪽
88 경기 뒤 +7 16.07.05 2,497 43 12쪽
87 개인리그 4강(4) +13 16.07.04 2,330 46 15쪽
86 개인리그 4강(3) +7 16.07.03 2,311 44 15쪽
85 개인리그 4강(2) +5 16.07.02 2,520 43 13쪽
84 개인리그 4강(1) +4 16.06.30 2,410 40 15쪽
83 손목 그리고 팬 +7 16.06.29 2,501 43 13쪽
82 개인리그 8강(6) +9 16.06.28 2,508 46 12쪽
81 개인리그 8강(5) +10 16.06.27 2,458 46 10쪽
80 개인리그 8강(4) +7 16.06.26 2,452 44 14쪽
79 개인리그 8강(3) +5 16.06.25 2,687 5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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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개인리그 8강(1) +8 16.06.22 2,718 45 9쪽
76 부상(3) +7 16.06.21 2,700 4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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