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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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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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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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와 승아의 고민

DUMMY

원재는 학도가 건넨 왕관과 망토를 쓰고는 잠시 포즈를 취하면서 주변을 보았다.


“원재형!!”

“형이 또 해낼 줄 알았어요!”

“원재씨! 축하해요!”

“오빠! 내가 말해서 4:0으로 이긴거에요!”


자신의 우승을 축하해 주러 올라온 팀원들이 먼저 보였다.

클랜시절부터 같이 해온 동료이자 동생들, 동운이, 호진이, 학도, 종원이, 길이 등 팀원들이 먼저 보였다.


‘녀석들...’


그리고 새 팀원들도 보였다. 정수. 온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은 적응중인 녀석이었다. 그리고 다른 팀원들과 같이 자신을 축하해주는 승아가 보였다. 최서연 감독도 환한 웃음으로 축하해 주고 있었다.


원재는 겉으로는 같이 기뻐하면서도 속으로는 생각에 잠겼다. 자신은 예전에도 우승을 많이 했기에 우승에 대해서 예전만큼 다 내려놓고 기뻐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우승은 자신이 보아도 너무 사기였다. 자신의 능력을 다 쏟아부은 선수들이 탈락하고 자신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자신의 재능은 예전에는 많았지만, 회귀 뒤에는 그 재능이 많이 사라졌다. 적어도 빠른 컨트롤이 거의 되지 않았다. 승아가 손목이 아프다면 자신은 손목이 굳었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 굳은 손목으로 개인리그 우승을 2번 연속으로 해냈다. 지난번에 센스가 넘치는 정창환을 이겼다면, 이번에는 노력하는 김칠구와 같은 게이머들을 이겼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재능과 노력이 있는.. 그 아이. 승아도 이기고 이자리에 섰다.


회귀 전, 원재는 빠른 손으로 수송선에 소총병과 의무병을 드랍하는 것이 특기인 테크니컬형 게이머였다. 운영형 게이머는 절대 아니었다. 그것은 원재와 같이 초창기 우주전쟁 게이머라면 다들 그랬다. 운영형 게이머는 이 당시에 기껏해야 이종현 정도가 다였다.


원래대로라면 말이다.


지금은 2년이나 빨리 리그가 시작한 상황, 모든 것이 많이 변했다.


이성에 영입했다는 선수들을 포함, 각 팀의 선수들이 일부 변동이 있었다. 스폰서와 후원사도 마찬가지였고, 인기를 얻는 대중적인 속도도 빨랐다.


지금 결승전을 치룬 김칠구만 해도 사실 포텐이 우주전쟁 시작후 몇년 더 있어야 터지는 선수였다. 특히 기계모함과 자트를 다루는 플레이가 좋았는데, 자신의 전성기와는 조금 틀려서 제대로 붙어본 적이 없었다. 김칠구는 손이 느린편인 운영형 플레이어지만, 자신은 손이 빠른 테크니컬형 플레이어였으니까. 그런데 그 김칠구가 아무리 대진운이 좋았던 편이라고는 하지만 지성철을 이기고 올라왔다. 빠른 테크니컬을 가진 지성철을 꺾고서.


그리고 원재 자신이 손이 굳은 편이라 테크니컬형 플레이를 많이 쓰지 못하게 되자, 운영형 플레이를 주로 하게 되었다.


그리고 승아가 등장했다. 승아는 회귀 전인 미래의 빌드를 마구 쏟아내었다. 자기딴에는 나름 조절해서 내놓는다고 하지만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이 많이 어렸다. 그렇게 하나둘씩 쏟아내는데 눈치를 못 챌 턱이 있나.. 물론 자신같이 회귀한 자가 아니라면 알아챌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천재소녀라고만 생각할 뿐.


생각을 하다보니 다시 승아에게 생각이 미쳤다.

윤승아.


손목이 마치 30대의 손목을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 자신의 손목과 달리, 승아의 컨트롤은 빠른 손놀림에서 나왔다. 물론 어깨등도 어린 소녀답게 쌩쌩했다. 자신은 20대의 나이에도 이미 손목만은 혹사당한 후의 손목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마치 손목만은 그대로 가지고 회귀한 듯 프로게이머로 10년이상 구른 다음의 손목이랄까.


그런 자신이 이렇게 우승을 해냈다. <제 3의 눈> 이라 이름붙인 이 사기적인 능력 때문에.


자신이 보기에 사실 자신은 지금 프로게이머들 중에 냉정하게 보아서 중상위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능력을 배제하고 경기한다면 자신은 호진이나 동운이 정도의 실력밖에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아직 우주전쟁 판이 생각보다 피지컬이 중시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전략과 스타성이 부각될 뿐, 피지컬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주전쟁과 같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나온 것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어느 것이 게임에 좋은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기업에서도 스타성과 전략 등에 초점을 맞추어 게이머를 데려올 뿐이었다.


처음에 승아가 우주전쟁 넷에서의 아이디 Remigirl로서 잘한다는 소문이 퍼졌을 때도 바로 1억을 XK 본사에서 배팅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중생 소녀 프로게이머라는 희귀성, 스타성을 바탕에 깐 홍보효과를 노린 점이 더 컸다. 자신과 최서연 감독이 영입 조건을 제시했지만 결국 결정은 위에서 내리는 것. 아마 승아가 게임을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만 되더라도 연봉은 같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승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저그런 게이머가 아닌, 진정한 게이머가 되어 팀에 들어왔다. 회귀해서.


당연히 원래 같은 팀이었던 이정민과 김은호가 있는 팀으로 갈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팀에 왔고, 자신은 승아와 게임을 하고 놀랬다. 미래의 빌드를 다 아는데, 손이 빠르다. 손이 4개라고 해도 믿을만한 컨트롤. 특히 연습실에서 보여준 컨트롤은 팀원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괴물 종족의 가시괴물은 인간종족의 소총병에 극상성으로 강했다. 체력이 낮은 소총병을 순식간에 긁어버리니까. 그런데 승아는 자신이 회귀전에나 하던 그 컨트롤을 해냈다. 1마리의 소총병으로 가시괴물 1마리를 한대도 맞지 않고 레이다 스캔만으로 잡아내는 그 일을.


자신이 물론 회귀전에는 먼저 보여주었던 컨트롤이지만, 이게 말이 쉽지 생각보다 어렵다. 가시괴물의 공격이 빠르게 파도처럼 밀려오는데다가, 그것을 피하기만 해서는 공격할 타이밍이 나오지 않는다. 가시괴물이 스삭하고 긁는 그 타이밍에 가시를 살짝 피해서 계속해서 약간씩 옆으로 가서 공격해주는 그 컨트롤이 지금의 자신의 손으로는 되지 않았는데, 승아는 가능했다.


그런 컨트롤과 함께 수많은 전략을 가진 승아마저도 내게 4강에서 졌다.

자신도 전략을 알고, 대비하고, ‘보.고.’ 있으니까.

자신이 버티고 있는 한, 우승은 자신이 할 확률이 컸다. 계속해서.


내 힘을. 이렇게 쓰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지만 자신이 계속해서 우승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우주전쟁 판에 뛰어든 제일 중요한 목적인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우주전쟁 판이 아닌 일반 대중과 연예인들에게까지 유명해지는 것이 가능할까? 적어도 그녀의 귀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해야 하나...


원재는 겉으로 미소짓는 얼굴과는 별개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


그날 밤.


승아는 집에 전화를 걸어 오늘은 숙소에서 자겠다고 이야기했다.

승아의 부모님들은 여중생인 딸아이가 외박을 하는 것에 대해 내심 탐탁치 않아 하면서도, 같은 여성인 최서연 감독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오늘이 팀원중에 한명이 우승한 날이라고 자신도 승아와 같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자 마지못해 승낙했다.


실제로 팀내 숙소에는 승아의 방이 있기는 했다.

같이 방을 쓰는 사람이 없기는 했지만 말이다.


2인 1실인 XK 마르스의 숙소에 있는 승아의 방은 현재 침대 하나는 최서연 감독이 가끔 쉬는 자리로 사용되고 있었고, 승아는 그 옆 침대와 옷장에 약간의 옷을 가져다 둔 상태였다. 거의 이곳에서 잠을 자지는 않지만 이방의 반 만큼은 오로지 승아 개인이 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달빛이 비치는 창가 아래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소녀, 승아가 있었다.

원재의 우승을 기뻐하면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회귀했을 때에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회귀해서 다시 우주전쟁을 시작하면서 손이 빨라진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우주전쟁에 여자중에 최강자인 여제가 아닌, 강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프로리그 다승 1위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것도 19연승은.


하지만 승아는 그런 실력에도 불구하고 원재를 이기지 못했다.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활약했지만 개인리그에서는 원재에서 처참히 패한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승아는 자신이 패했던 원인을 분석해 보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 내가 이겼을 때에는, 정면 승부, 그리고 운영을 했을 때였어!


그것도 일반적인 배째는 운영이 아니라, 상대가 나의 빌드를 알더라도 내가 컨트롤로 커버할 수 있는 운영. 그러니까 적당한 일꾼과, 적당한 유닛으로 상대가 어떤 빌드로 오더라도, 언제 오더라도 무난한, 그리고 극초반 러쉬나, 극초반 방어가 아닌 일반적인 운영. 배째지 않는 운영. 그렇게 했을때 동등하거나 더 많은 유닛을 모은 자신이 컨트롤면에서도 압도하면서 이길 수 있었다.


반면, 팀내 연습경기를 다 돌아보아도 드랍을 한다거나, 초반 러쉬를 하는 것은 거의 실패했다. 초반 러쉬가 성공한 경우도 있었지만, 극초반 일꾼+소총병 러쉬 중 일부만이 성공했다.


수송선으로 드랍하는 것을 막는 원재의 능력은 오늘도 발휘되었다.

김칠구는 자트 드랍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했고, 스텔스기에 망하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이런 원재의 예측 능력은 대단했다.


이건 마치..


- 맵핵 같잖아?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승아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원재오빠가 맵핵을 써? 에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다른 생각이 있었다. 대체 어떻게 그렇게 귀신같이 드랍을 찾아내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귀신같은 초반러쉬 방어만 아니었어도...

심지어 원재가 1~2초 정도만 방어대비가 늦었더라도 자신과의 경기에서 자신이 이길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다.


‘하지만... 정말 맵핵이라면?’


승아는 원재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확실한 증거를 얻고자 했다.

원재가 맵핵을 쓴다면, 아니면 다른 부정한 행위를 했다면?

이러한 가정을 전혀 해보지 않은 승아였었다. 지금까지는.


그런데 만약 그렇다는 가정을 승아가 생각한 순간, 승아는 행동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도, 완벽함을 생각해 온 승아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인 원재오빠지만, 그런 의혹이 생긴이상 알아낼 방법이 있었다.


‘게임은.. 기록을 남기지! 그리고.. 게임이 말해줄거야!’


승아는 잠옷차림 그대로, 연습실로 뛰어갔다. 그리고는 연습실 컴퓨터들을 부팅하기 시작했다.


‘내 생각이 맞다면.. 어딘가에 증거가 있을거야!’


승아는 컴퓨터를 켜고, 원재의 게임 리플레이 파일을 하나씩 보기 시작했다.

원재가 자신뿐 아니라 다른 팀원들과 한 경기들까지.


작가의말

억.. 어제가 100화였네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정신이 없었네요. 요즘은 밤 12시 몇분에 일단 올리는지라..

오늘 폭염주의보도 문자 받아보고 나니 제 안의 폭염룡이 불타고 있어요!!!

............ㅌ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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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서원재 vs 김칠구(2) +7 16.07.18 2,063 42 11쪽
98 서원재 vs 김칠구(1) +6 16.07.17 2,312 43 11쪽
97 복귀와 준비 +6 16.07.15 2,196 4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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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프로리그 결승전(6) +5 16.07.13 2,204 4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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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프로리그 결승전(3) +6 16.07.10 2,153 47 11쪽
91 프로리그 결승전(2) +6 16.07.09 2,319 48 18쪽
90 프로리그 결승전(1) +5 16.07.07 2,338 4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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