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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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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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09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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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프로리그 결승전(2)

DUMMY

승아는 게임을 준비하는 사이에 오늘 경기의 상대인 이종현과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종현은 기계종족, 자신은 괴물 종족. 승아는 프로리그라 개인리그와는 다르게 처음 설정한 종족인 괴물 종족을 사용했다.


GT 스타즈의 정창환에 스타성이 조금 밀려있는 이종현이지만, 그 실력만은 꽤 좋았다. 정창환 혼자라면 지난 시즌 프로리그 결승에서 GT가 우승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을 것이었다. X-게임넷의 지성철이 원맨팀에 가까워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지만, GT의 정창환이 내부 평가전에서 종종 지는 것이 이종현이었다.


이종현이 타 기계 종족 유저와 다른 점은 앞마당을 먼저 가져가는 빌드였다. 항상 그 빌드를 쓰면 당하기에 매번 쓰지는 않지만, 게임의 반 이상이 앞마당을 주로 가는 빌드. 거기서 오는 초반의 취약점은 관문과 캐논포 등의 건물을 앞마당에 적당히 심시티를 하면서 사냥개나 소총병, 기계전사 등의 출입을 막았고, 그렇게 빨리 테크를 탄 뒤에 기계모함이나 벨코즈 같은 빠른 고급유닛을 가거나, 아크나 폭풍사제를 좀더 빠른 시간안에 물량을 뽑아내는 테크를 타기도 했다.


단지 지성철 등 초반을 노리는 선수에게는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다. 말이 좋아 초반 러쉬를 심시티로 막는 것이지, 9일꾼 사냥개 등의 러쉬를 한다면 지성철이라면 충분히 상대를 뚫을 수 있었다.


괴물 종족이 그런 초반 러쉬가 아니어도 전체적으로 기계 종족에 우세를 점하는 것이 위안이었지만, 승아는 다음 시즌에는 확실히 종족을 바꾸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다. 지금 포스트 시즌의 맵 자체가 인간종족이 좋은 맵이 너무 많다. 맵도 좋지만 인간 종족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고 승아는 생각했다.


1세트 경기 맵인 잊혀진 사원은 지금 비너스나 신들의 황혼 등과 달리 밸런스가 좋다고 평가받는 국민 맵이었다. 덕분이 초반빌드나 운영빌드나 다 좋은 이종현을 내보낸 GT였다. 하지만 승아는 같은 실력일 때, 2시에 인간종족이 걸리고 12시에 괴물이나 기계종족이 걸리면 패망인 잊혀진 사원의 밸런스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일 경우 이 맵에서는 언덕을 이용해 탱크를 확실히 활용할 수 있다.


전략도 인간 종족은 쓸 전략이 많았다.

원재가 했던 동맹지뢰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인간종족은 쓸 수 있는 전략이 많았다. 전에 원재와 승아가 보여주었던 팀 플레이에서의 건물 내렸다 올리며 유닛 넘기기도 하나의 전략이었다. 프로리그에 지금 자신이 인간종족을 들고 나왔으면 쓸 수 있는 전략들이 많았다.


이 맵에서 괴물과 기계의 밸런스는... 괴물이 미세하게 좋았다. 건물을 방어하기 힘든 편인 괴물 종족은 러쉬거리가 가깝다고 해도 초반 사냥개 러쉬가 실패하면 거의 반드시 게임에서 질 정도의 역습을 당하게 되는데, 이 맵은 거리가 멀은 편이어서, 실패하더라도 대처가 어느 정도는 가능했다. 이는 게임 중후반에 괴물 종족이 멀티를 더 늘릴 때에도 공격받는데 걸리는 시간을 조금 줄여주는 효과도 있었다.


또 언덕이 있는 본진에서 앞마당을 내려가 상대 본진까지 가려면 생각보다 길이 좁았다. 덕분에 고속도로 차 막히듯이 유닛이 많아지면 병목현상이 생기는데, 이 지형에서 기계종족의 아크는 바보같은 인공지능으로 길을 막기도 했다.


그렇게 승아가 이것저것 생각하는 동안 광고가 다 방송되었고, 승아와 이종현의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잊혀진 사원에서 시작된 1세트 경기, 시작지점은 승아는 2시, 이종현은 8시였다.


“드디어 결승전 1경기. GT 스타즈의 이종현과 XK 마르스의 윤승아의 경기가 시작됩니다.”

“윤승아는 2시, 이종현은 8시입니다.”

“일단 거리는 멀어요. 이러면 초반을 잘 노리는 윤승아 선수에게 불리한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종현 선수의 요즈음의 플레이 방식은 앞마당을 꼭 먼저 간단 말이죠. 심시티로 건물을 잘 지어서 사냥개가 못들어오게 하고 캐논포로 방어한다지만 이미 프로리그에서 지성철 선수에게 뚫린 바가 있어요. 그런데 윤승아 선수의 공격성이라면 이미 검증되었거든요! 지성철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요! 윤승아라면 이종현의 더블을 뚫어내고 피해를 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면 이종현 선수가 불리하다는 것인가요?”

“아뇨.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이 잊혀진 사원의 8시쪽은 12시와 2시, 2시와 6시의 관계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러쉬 거리가 좀 멉니다. 12시와 6시 모두 입구가 오른쪽으로 나 있기 때문인데요. 8시쪽에 이종현 선수가 있다는 것은 초반 러쉬를 당하기 쉽지 않다고 보거든요. 이러면 이종현이 윤승아의 러쉬를 막아낼 수 있는 확률이 커집니다.”


여기까지 이호준 해설의 말을 들은 전진호 캐스터는 화가 났다.


“아니! 이해설님.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 그럼 뭡니까?! 사람이 줏대가 있어야지..”

“그러니까 제 말은 이 맵이 밸런스가 맞고 경기 결과가 어찌될지 모른다는 거죠.”

“흠. 그런 말은 저도 하겠습니다. 저도 이 경기 끝날 때 까지는 윤승아 선수가 이길지, 이종현 선수가 이길지 알 수가 없거든요. 어때요. 똑같습니까?”


두 사람이 다투듯이 해설을 하자 남은 한 해설인 김준형 해설이 그나마 정리해서 말을 이었다.


“이종현이 초반의 윤승아의 러쉬를 막느냐, 못막느냐가 관건이 되겠군요. 아무래도 초반을 즐겨하는 윤승아 선수를 상대로 앞마당은 무리... 어? 앞마당을 갑니다! 이종현!! 관문도 없이 앞마당!”


이종현은 해설진들의 예상을 뒤엎고 노관문 앞마당 멀티를 떴다. 초반 러쉬를 즐겨하는 윤승아를 상대로 노관문 멀티라니! 꽤 과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평소 앞마당을 가더라도 관문 하나 정도는 지은 뒤에 가던 이종현은 노관문 앞마당을 시전했다. 앞마당입구가 그나마 건물을 지어 들어오는 길을 막는, 소위 심시티하기 쉬운 8~9시 입구쪽이라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승아가 초반 빌드를 갔다면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너무 무리한 선택 아닐까요?”

“이종현이 더블을 가는 것을 윤승아는 알고 있나요?”

“아직 모릅니다! 2시면 당연히 12시로 비올란테 정찰을 가죠! 8시로 먼저 보내지 않거든요.”


해설자들의 말대로 승아는 평범하게 앞마당 멀티를 뜬 괴물종족의 빌드를 타고 있었다. 이러면 이종현이 좋았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9일꾼이나 5~6일꾼 사냥개 러쉬 등을 준비하지 않고, 앞마당 멀티를 먼저 간 뒤에 연못을 지었다는 것이었다. 연못을 먼저 짓느냐, 아니면 앞마당을 먼저 짓느냐는 괴물 종족에 있어 큰 빌드 선택이었다. 물론 러쉬 거리가 가까운 편이 아닌 잊혀진 사원에서는 극 초반 러쉬가 아닌 이상, 앞마당을 짓고 난 뒤에 연못을 짓는 경우가 많았지만 말이다.


이종현은 일꾼을 좀더 뽑기보다 일단 앞마당 심시티로 입구의 공간을 좁혔다. 승아의 사냥개 러쉬가 걱정되어서였다.


승아는 이종현이 앞마당을 가고, 캐논포와 관문으로 멀티 입구 심시티가 다 된 다음에야 이종현의 앞마당을 발견했다.


“윤승아, 12시와 6시를 정찰했는데 없어서 이제서야 8시 앞마당을 봤어요.”

“입구가 막혀있지만 분명히 이종현의 특성상 멀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죠?”

“윤승아는 조금 늦을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12시에 보낸 비올란테를 9시쪽 앞마당으로 보내면서 앞마당을 확인할 수 있어요. 윤승아, 앞마당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그렇죠. 똑같이 앞마당을 먹고는 이종현의 빠른 앞마당을 이길 수가 없어요. 괴물 종족은 자원을 더 먹으려면 왕창먹거나, 아니면 아예 쥐어짜게 가난하도록 끝까지 쥐어짜서 공격에 또 공격을 해야 하는 종족이거든요.”

“이렇게 되면 이종현의 도박수인 노관문 더블이 성공합니다. 시작부터 유리한 위치를 가져가는 이종현.”


승아가 이후 비올란테로 이종현의 앞마당 관문과 캐논포를 보고 내린 선택은 자원을 캐는 멀티를 더 늘리지 않고 그 대신 이미 지어진 멀티에서 괴물소굴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었다.


“윤승아, 특이하게 앞마당에서 괴물소굴을 업그레이드 합니다.”

“보통 본진에 주어지는 시작건물에서 업그레이드를 하는데요. 왜 앞마당에서 업그레이드를 할까요?”

“글쎄요... 아! 아마도 유닛이 모이는 장소가 앞마당 앞이 될 경우가 많으니 본진에 드랍당하면 유닛이 지켜주기 힘드니 앞마당에서 건물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윤승아 선수의 라미아 건물은 본진에 있는데요? 저거 털리면요?”

“......전진호 캐스터님. 이쯤되면 싸우자는 거죠?”

“아니.. 이호준 해설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냥 물어보는 겁니다. 그냥.”


이호준 해설은 자꾸 자신의 말에 태클을 거는 전진호 캐스터가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남은 해설인 김준형 해설은 이 둘이 오늘 참 피곤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일단 윤승아의 빌드는 전형적인 2소굴 라미아 웨이브 뒤 가시괴물이죠?”

“네. 본진에 라미아 테크가 있으니 일단은 라미아를 뽑겠지만 괴물소굴 업그레이드를 한다는 것은 가시괴물 드랍 내지는 앞에서 조이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네요.”

“멀티인 괴물소굴을 더 늘리지 않고 앞마당만으로 테크를 올린다는 것은 역시 윤승아답게 초중반 승부를 보겠다는 걸로 보이네요.”

“아직까지는 서로 특별한 충돌이 없습니다.”


이후 이종현은 처음 앞마당을 무사히 가져간 뒤, 일꾼을 찍었다. 처음 승아의 극초반 러쉬를 예상해서 앞마당이후 바로 관문과 수정, 캐논포까지 전부 지었기에 이종현은 앞마당을 지었지만 정작 일꾼을 뽑을 시간과 자원이 없었다. 하지만 상대는 이종현의 앞마당을 보통 보고난 뒤이기에 이 빌드를 보면 소위 멘붕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이 빌드를 이종현이 꺼낸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보통은 관문을 먼저 가고 앞마당을 가는 빌드를 쓰기도 하고, 초반 3관문 등 초반압박을 쓰기도 하며 특별한 색이 없던 그였지만 최근 건물을 잘 지어서 입구를 막는 방법을 맵마다 연구하면서 심시티를 활용, 계속 이기고 있었다.


이종현은 일꾼을 뽑은 뒤 테크를 올려 펄서기를 1기 뽑아 정찰을 시작했다.


“이종현, 테크를 너무 빨리 올리는데요. 펄서기를 1대 먼저 뽑습니다.”

“뽑은 펄서기로 앞마당 머리위에 있던 비올란테를 잡아주는데요.”

“눈에 거슬렸겠죠. 멀티를 보고 있으니까요.”


이종현의 펄서기는 앞마당의 비올란테를 잡은 뒤, 12시를 보았다가 다시 2시쪽 승아의 본진을 정찰하러 들어갔다. 그리고 종현이 본 것은 라미아.


‘흠.. 라미아군.’


바로 펄서기 정찰을 마치고 빼려했지만 펄서기는 대기하고 있던 라미아 5마리에 격추되어 더이상의 정찰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종현은 펄서기 1기로 비올란테를 잡아주어 승아의 빌드를 늦춘데다가 라미아 테크인 것을 확인해서 자신이 크게 손해본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특이합니다. 보통 아크로 잡거나 무시하거나 하는데 저 비올란테를 잡아주려고 펄서기를 먼저 뽑다니요. 죽지만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윤승아의 테크가 라미아인 것도 본진에서 확인했습니다. 할일은 다 했죠.”

“비올란테도 잡아준 만큼 윤승아의 테크가 늦어지겠죠. 이종현은 좋습니다.”

“그러고보니 윤승아, 비올란테가 방금 하나 떨어졌다고 해도 테크가 너무 느린데요?”


해설진들의 말대로 승아는 이종현이 앞마당에 캐논포 방어 라인도 갖추고 일꾼을 뽑고 펄서기까지 뽑는 동안 겨우 본진에 라미아 5마리 정도뿐, 소굴을 업그레이드하기는 했으나 정작 지상유닛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업그레이드 하지도 않고 있었고, 라미아의 침샘 거리 업그레이드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오직 라미아 5기정도만 본진에 둘 뿐이었다.


- 윤승아 자원 다 어디다 쓴거야?

- 이종현이 앞마당 먼저가서 자원 많은거 아냐?

- 아냐. 생각해봐. 앞마당을 이종현이 먼저 갔어도 일꾼 붙인건 늦었어. 이종현도 거지라고.

- 하긴, 그럼 앞마당을 먼저가고 연못을 지은 윤승아가 돈이 더 많아야 하는데? 유닛이 많거나?

- 그러니까. 돈 어디다 쓴거지?


그때였다.


- 어? 앞마당 아래 4시쪽에 하피가 7마리나 있어!

- 무슨 말이야? 하피탑이 있어야 하피가 나오지.


그때 경기화면을 본 관객들이 놀랬다.

승아의 본진에 있는 라미아만 보고서 그 테크, 라미아와 가시지옥 테크를 갈 줄 알았는데, 정작 승아는 어딘가 하피탑을 지었는지 하피가 나왔다. 이상한 점은 하피탑이 보이지도 않는데 하피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윤승아, 4시에 하피를 7마리나 뽑아뒀어요! 이게 뭐죠!”

“아니, 하피탑도 없는데 하피가 어디서 나왔나요!”

“그냥 소환해 버린건가요! 아니, 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그냥 소환한 느낌입니다! 이거, 흑마술사로 불리던 서원재 선수와 같은팀인 윤승아, 소환술사의 자질이 있었나요!”


하피탑 없는 하피소환의 진실은 멀티구석 비올란테 뭉치기였다. 비올란테를 생산 한 것들을 적당히 뭉쳐서 모아둔 뒤, 그 밑 땅에 하피탑을 짓는 것이었다. 그러면 비올란테에 가려서 얼핏 보면 아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하피탑은 다른 괴물종족의 구조물에 비해서 픽셀이 작은 편. 비올란테로 잘 가리면 직접 찍어보기도 힘들었다. 오직 만든 승아만이 하피탑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이종현도 승아가 하피를 가는것을 알았다면 펄서기를 3기만이라도 모으면 하피는 거의 무용지물이 될 터였다. 펄서기 3~4기만 있어도 하피는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공중유닛, 특히 하피와 같은 피가 적은 유닛을 잘 잡는 펄서기였다. 그런데 처음 펄서기 정찰만 하고 관문을 늘려 아크와 기계전사를 늘려 러쉬를 가려던 이종현은 공중공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크 3기정도와 입구의 캐논포들 정도였다. 그외에는 기계전사를 먼저 뽑아 둔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이종현 자신의 물량이 폭발적으로 터져나오는 타이밍이 되지 않았다.


승아는 하피 7기로 바로 이종현의 본진 일꾼 위로 들이닥쳤다.


“이종현! 하피를 봤어요! 이게 뭔가 하는 얼굴이에요!”

“본진에 분명 라미아가 5마리나 있는 걸 봤거든요! 그런데 하피라뇨!”

“이종현의 아크, 분산되어있어요!”

“본진에는 캐논포도 없구요!”

“윤승아의 특성상 초중반 라미아 러쉬가 올 것으로 예상해서 입구에 캐논포를 지었더니 본진 방어가 거의 없어요.”

“분명히 라미아를 봤거든요! 하피탑은 못봤거든요! 그런데 하피가 들어왔어요!”

“귀신이 곡할 노릇일 거에요!”

“이종현의 일꾼들 털립니다! 본진일꾼 털렸어요!”

“이종현, 기계전사들 모은 것으로 3시쪽 윤승아의 앞마당으로 러쉬를 갑니다!”

“엘리전 시도하나요!”

“그렇죠. 일단 엘리전 뿐이에요! 캐논포가 버텨주니 윤승아는 지금 있는 하피만으로는 이종현을 엘리시킬 수가 없거든요!”

“엘리전 아니라도 피해를 주면 비슷해 질 수 있어요!”


서로 상대의 건물을 먼저 부수려고 방어를 포기하고 상대방의 건물만을 부수는 것을 말하는 엘리전은 괴물과 기계 사이에 가끔 나오는 경기였다. 인간 종족은 건물을 띄워 도망가기에 자주 나오지 않지만,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했던가. 타 종족전에서는 서로 방어를 하지 못할 때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종현이 지상병력, 아크 2기정도와 기계전사들을 승아의 멀티로 달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승아의 하피가 본진의 일꾼만을 다 잡아준 뒤, 자신의 기지로 공격오는 기계전사를 잡으러 회군하면서 공격했기 때문이었다.


“윤승아, 본진 일꾼만을 잡고 빠집니다.”

“빠지는 길에 자신에게 오던 병력, 아크 잡습니다, 기계전사들도 튕겨서 하피의 공격을 계속 맞고 있어요!”

“이종현의 기계전사들, 윤승아의 기지까지 다 가지도 못하겠어요. 계속 공격받습니다.”

“이종현! 역러쉬 실패에요. 엘리전 실패!”

“이제 이종현은 다시 하피를 막아야 합니다!”


이종현의 기계전사와 아크가 엘리전을 시도하러 오던 것을 잡아준 하피는 다시 이종현의 본진으로 날아가 본진의 건물들을 타격했다. 그리고 나오는 아크를 일점사해서 잡아주었다.


이종현은 앞마당 자원 채취하는 부근에 캐논포를 더 짓고 방어에 나섰지만, 결국 시간끌기밖에 되지 않았다. 앞마당에서 자원을 캔다고 해도 본진을 계속 타격받자 유닛을 전혀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종현의 본진으로는 새로 생산된 승아의 하피들도 합류하여 하피의 숫자가 점점 늘어났다.이종현은 이미 건물들에 동력을 공급하는 수정이 깨져 펄서기도 아크도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도달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종현이 분발하며 버텨보았지만 결국 승아는 다수의 하피로 멀티를 보호하는 자원 옆의 캐논포를 깨고 자원채취를 방해하여 일꾼을 다 잡아주고는 승리를 가져갔다.


이종현이 GG를 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승아는 조금 기쁜 마음이 들었다.

해설진과 관객들은 아직 알아채고 있지 못했지만, 이번 경기에서 승아는 유닛을 빠르게 컨트롤하지 않았다. 전혀.


이번 경기에서, 자신은 자신의 최대 무기인 빠른 손 컨트롤을 봉인하고 게임에 임했다. 확실히 적당히 천천히 빌드를 올리니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어진 것 같았다. 그리 오랜시간을 경기한 것이 아니지만, 손목은 편안했다. 손목에 부담을 주는 빠른 컨트롤 없이, 하피탑을 비올란테 밑에 숨겨짓는 깜짝 하피 전략만으로 무난히 승리를 거둬냈다는 점에 승아는 만족하고 있었다.


이제 1승. 승아는 곰인형 토미를 쓰다듬으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작가의말

허니콤님, One한님, 사람o님, 솔현님, 서비스님, 달개님 댓글 및 꾸준한 관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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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개인리그 4강(1) +4 16.06.30 2,410 4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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