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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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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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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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프로리그 결승전(6)

DUMMY

게임이 시작하고 빌드를 선택하는 것은 승아만이 아니었다. 최은결도 정상적으로 승아와 붙으면 컨트롤에서 밀리는 것을 알기에 빠른 빌드를 선택해야 했는데, 그중에서 기계전사 압박이냐, 캐논포 러쉬냐를 선택해야 했다.


최은결은 숙소에서 정창환과 이야기 했던 일을 생각했다. 최은결은 정창환보다 1살이 어리지만 정창환과도 친한 게이머였다.


“은결아. 너 내일 결승전에 아마 한번은 나가게 될거다.”

“엥? 창환형. 왜요? 형이랑 종현이가 다 이길거 아니에요?”

“글쎄.. 감독님 성격상 나랑 종현이 중에 한명은 4번째인 마지막에 나오게 될거야. 어차피 윤승아나 서원재가 이기기 쉽지 않은데... 안 그렇겠어? 그럼 성적이 좋은 순서대로 뽑자면 네가 나갈건 뻔하지.”

“어휴.. 형. 근데 제가 윤승아나 서원재 이길수나 있겠어요?”

“왜? 걔들도 100전 100승은 아니다. 이 형도 그렇고. 우주전쟁은 처음부터 같은 자원으로 시작해. 잘 하면 돼. 잘.”

“알죠.. 그게 쉽지 않아서 그렇지..”


은결은 창환과 이야기하고 나서 결승전의 맵 배치를 보니 자신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맵이 보였다. 3세트 아니면 4세트였다. 하지만 3세트에 나갈 확률이 높았다. 4세트에서 자신이 몇번 나간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괴물전 승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인간과 기계전은 전적이 좋았지만, 비너스에서만은 괴물을 이기기 힘들었다. 하물며 거기에 윤승아가 나온다면 절대 자신을 붙일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은결이 준비한 것은 3세트에 자신이 나갔을 때의 기계, 괴물전과 4세트에 자신이 나갔을 때의 기계, 인간전.


3세트는 승아나 동운을 노린 연습이었고, 4세트는 동운이나 원재를 노린 연습이었다. 단기간의 연습으로 상대를 이기는 것은 힘들겠지만 은결은 날빌로 한번이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은결의 일꾼은 첫 수정을 짓기 직전, 센터9시 중앙쪽의 멀티 부근으로 일꾼을 보내 수정을 짓기 시작했다.


한편, 승아가 선택한 빌드는 일단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일꾼 한마리를 밖으로 보내 정찰하는 것이었다. 초반 자원을 캐는 일꾼이 나가면 자원의 수급에 약간의 차질이 있지만, 그보다 먼저 상대의 의도를 아는 것이 중요했다.


승아의 7시 본진에서 출발한 비올란테가 6시를 넘어 5시쪽에 도달할 즈음, 승아의 일꾼도 11시 쪽에 도달했다. 언덕 입구 쪽에 상대방의 관문과 수정이 전혀 보이지 않아 상대방의 빌드를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최은결의 본진이 보였다. 최은결의 본진에는 일꾼만이 자원을 캐고 있었다.


‘역시 날빌!!’


승아를 맞이하는 최은결이 선택한 빌드는 역시 날빌이었다. 본진에 자신의 일꾼이 들어오는데 관문이 없는 것은 그렇다 쳐도 수정도 지어지지 않았다. 분명 바깥쪽 어딘가에 캐논포나 기계전사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었다. 이제는 더 자세한 정찰만이 필요했다.


승아는 날빌을 보자마자 일단 촉수건물을 본진 괴물소굴과 자원 사이에 하나를 지었다. 일단 최은결이 기계전사를 온다고 해도 방어가 가능했고, 언덕 밑에서 캐논포를 짓는다고 해도 먼저 타격이 가능할 것이었다.


그리고는 은결의 본진이 있는 11시쪽으로 비올란테를 보냈다. 승아의 앞마당이 8시쪽 본진 자원 바로 언덕아래에 있었기에 그 자리에 캐논포 공사가 되어있는지도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승아는 이 맵의 전진 건물 위치를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많은 경기를 보아왔으니까.


“게임시작 이후 두 선수는 물론 관객들도 숨죽이고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몇번 부스 속으로 소리가 샌다는 의견이 있은 뒤로 부스를 강화해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텐데도 조용하죠?”

“네. 그만큼 지금 경기인 결승전에 집중하고 계시는 관객분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사실 부스가 방음이 덜 된다고 해도 두 선수 모두 초반 러쉬가 올 것을 알고, 또한 막으려고 노력할 것을 알았다. 역으로 노려서 생 더블로 자원을 더 캐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맵의 러쉬거리가 워낙 가까운 것이 그런 가능성을 승아와 은결의 머릿속에서 지워주고 있었다.


“지금 현재 9시 중앙에 최은결이 수정을 짓고 관문을 짓고 있거든요. 누가봐도 기계전사 푸쉬죠.”

“네. 다른점은 관문을 2개까지 지어줍니다. 한방 크게 노리겠다는 거거든요.”

“아마도 일단 기계전사 3기정도 되면 일단 한번 찔러보지 않을까요.”

“윤승아, 2번째 나온 비올란테로 8시쪽 멀티에 캐논포 러쉬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예전에 프로리그에서 최은결 선수가 여기다가 캐논포를 지어서 이긴 적이 두번이나 있었죠?”

“그렇기에 윤승아도 이곳을 정찰했는데 캐논포가 없어요.”

“윤승아, 일꾼을 더 보충하지 않고 사냥개를 찍어줍니다.”


최은결은 초반 윤승아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기에 캐논포 러쉬를 하려는 생각은 버렸다. 중앙에 전진2관문으로 승아를 압박하려는 작전을 가지고 왔다. 러쉬거리가 가까운 신들의 황혼 맵은 중앙 9시와 7시 본진의 거리는 매우 가까워서 러쉬를 받을경우 빠르게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최은결의 3기계전사, 7시로 들어갑니다. 윤승아는 촉수건물 1개, 사냥개 2개!”

“이정도면 충분히 막죠?”

“우주전쟁 게임 초반에야 이정도를 막기 힘들다고 봤지만, 일꾼으로 촉수건물을 보호하면서 일부 공격하는 컨트롤을 이제는 다 할 줄 알거든요.”

“게다가 그 컨트롤을 처음 보여준 것이 19연승 할 당시의 윤승아 선수 아닙니까!”

“이거.. 최은결.. 아무래도 뚫기 힘들겠는데요?”

“최은결도 당장 촉수건물에 기계전사를 밀어넣지 않습니다. 어차피 윤승아도 사냥개 2기뿐이라 나오지 못하거든요.”

“최은결, 계속해서 기계전사를 찍어줍니다. 9시 중앙 관문들에서 기계전사가 7시 윤승아의 언덕입구까지 바로 이동합니다.”

“아마도 랠리 포인트를 찍어서 나오자마자 이동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은결도 이 러쉬에 사활을 걸었어요.”


최은결은 승아의 본진을 어떻게든 압박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주전쟁은 어차피 같은 조건에서 공평하게 게임을 시작한다. 아무리 윤승아라도 자원이 적으면 게임에서 이길 수 없다는 말과 같았다. 최은결은 자신의 기계전사 러쉬가 초반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최은결이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초반러쉬로 생각하게 만드는 기계전사 압박에 이은 운영.

승아가 아니라면 기계전사 압박만 하지 않고 바로 모아서 더 들어갔을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컨트롤이 윤승아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최은결은 촉수건물이 지어진 것을 확인하고는 들어갈 듯 말듯 하며 승아의 입구에 기계전사를 모으기 시작했다.


“윤승아의 입구에 최은결의 기계전사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최은결, 다른 건물이 있나요?”

“없어요. 이걸로 끝장을 보겠다는 건가요?”

“최은결, 입구의 기계전사가 이미 7기가 되었습니다.”

“윤승아도 사냥개를 6마리 더 뽑으면서 촉수건물 1개를 더 추가했어요.”

“이정도면 최은결이 밀어볼만 하지 않나요?”

“그렇긴한데.. 최은결은 아직 밀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은결은 촉수건물의 공격을 받아가며 기계전사를 1기 승아의 본진에 찔러넣어 희생하여 승아의 방어태세와 사냥개 숫자를 알아냈다. 자신이 뚫을지 뚫지 못할지 애매한 숫자였다.


하지만 윤승아의 병력은 사냥개 8마리가 고작. 최은결은 기계전사를 승아의 입구 언덕 밑으로 내려 반원형으로 길게 늘어서서 배치하기 시작했다. 사냥개 한마리도 빠져나갈 틈 없이 배치한 기계전사는 모두 7기였다.


- 이야.. 최은결이 윤승아 틀어막는데?

- 이러면 윤승아 나오지 못해.

- 라미아 가려다 밀리면 안되니 사냥개를 뽑는게 그나마 선택인데 최은결 초반 찌르기가 너무 좋은데?

- 그러니까. 윤승아가 완전히 안에 갇히.. 어라? 잠시만. 야. 윤승아 병력이 너무 적지 않냐?

- 어? 그러네?


보고있는 관객들 몇몇이 알아챘을 정도로 승아의 병력이나 일꾼이 생각보다 적었다. 승아가 초반에 일꾼을 정찰을 위해 하나 빼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먼저 바깥에 수정과 관문을 짓기 위해 나온 최은결도 일꾼을 뺀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최은결이 기계전사 7기를 뽑을 동안 승아의 사냥개는 고작 8마리. 촉수건물이 2개 있다고 해도 자원에서 너무 밀렸다.


똑같이 시작했는데 손이 빠르고 초반에 강한 윤승아가 초반에 이렇게 밀리는 형국이라니.. 뭔가 이상했다.

그와 같은 생각을 이제는 관객 뿐 아니라 해설진도 하고 있었다.


“어? 이상합니다. 그러고보니 윤승아 선수, 병력이나 방어건물이 적은데요?”

“11시!! 11시에 갈색 점!! 저거 뭡니까!”

“괴물소굴!!! 괴물 소굴이에요!! 언제 완성했나요!!”

“윤승아! 11시 최은결의 본진 언덕 위가 넓은 것을 이용해서 최은결의 본진 구석에 아예 괴물 소굴을 짓고 있었어요! 이거.. 설마 저기서 촉수건물 러쉬 들어가나요!”

“사냥개 러쉬도 좋죠! 최은결의 본진에는 일꾼밖에 없어요!”


하지만 최은결은 자신이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승아의 본진에서 사냥개가 더 나온다고 해도 입구를 막으면 자신이 이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은결도 프로게이머. 최은결의 감이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윤승아라면 이 시기에 이렇게 본진에 틀어박혀만 있다면 자신이 불리한 것을 알 것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있다? 이상했다.


최은결은 게임 처음부터 되짚어보았다. 처음 자신은 본진에서 나와 9시 중앙 자원지대에 수정과 관문을 지었고, 그 사이에 윤승아의 일꾼이 내 본진에 와서 정찰을 왔지만 나는 관문에서 기계전사를 뽑아서 윤승아의 본진을 압박했지... 잠깐... 일꾼!?


최은결은 순간 목뒤에 싸늘한 한기가 찌릿하고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일꾼! 일꾼을 놓쳤어!’


최은결이 일꾼을 생각한 그때는 이미 늦었다. 최은결의 깨달은 그 때, 11시 최은결의 본진구석에 지어진 승아의 괴물소굴에서 동시에 6마리의 사냥개가 부화되었다.


“윤승아! 최은결의 본진에서 사냥개를 뽑았어요!”

“일꾼 학살하러 갑니다!”

“최은결!!! 망했어요! 일꾼이 터져요!!”

“다시오기엔 늦었어요! 지금 윤승아를 밀어야 해요!”


최은결은 이미 입구에 기계전사가 9기나 모여있었고, 본진 자원에 타격을 입자마자 승아의 본진으로 러쉬를 감행했다. 이렇게 된 이상 엘리전이었다. 승아의 본진을 빨리 부숴야 했다.


“최은결! 윤승아의 본진으로 기계전사들을 전부 밀어넣습니다!”

“이게 통해야 해요! 이미 최은결의 본진은 쑥대밭! 일꾼 다 터졌어요!”

“윤승아의 촉수건물도 2개뿐이에요! 사냥개를 더 뽑은 윤승아지만 할만합니다!”


최은결은 기계전사로 촉수건물을 먼저 클릭해주었지만, 승아의 일꾼이 촉수건물을 둘러싸고 있어 제대로 피해를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기계전사의 수가 많았기에 승아의 촉수건물을 다 부술수 있었고, 사냥개도 다 잡아낼 수 있었다. 승아의 일꾼 일부가 남은 시점에서 기계전사는 3기가 남은 상황.


“최은결의 기계전사, 3기나 남았어요!”

“이렇게 되면 엘리전인데요.. 아! 윤승아!!!”

“역시 윤승아에요! 방금 남은 일꾼들로 피 없는 기계전사 1기를 찍어서 결국 잡아냈어요!”

“윤승아의 일꾼이 희생하면서 기계전사 1기를 줄여 2기로 만듭니다!”

“최은결의 본진도 쓸린 상황! 본진 사원에 붙은 일꾼 다 잡아냅니다! 사원 공격받습니다!”


최은결은 아직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자원이 없어 더이상의 유닛은 뽑지 못하지만 윤승아의 일꾼도 다 잡아낸 상태. 빨리 이 기계전사 2기로 11시를 공격가면 사냥개 몇마리 정도야 잡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윤승아가 11시에 가진 병력은 자신의 사원이 공격 받으면서 보았다. 일꾼으로 사냥개 1마리를 잡아내기는 했지만 자신의 일꾼이 다 죽으면서 사냥개가 5마리가 되었고, 그 사냥개들에 의해 사원이 공격받고 있었다.


“두 선수, 서로의 본진을 공격합니다. 최은결의 본진은 완전히 쓸려가고 있고, 바깥에 관문과 수정이 있습니다. 윤승아의 본진은 쓸렸지만 연못과 괴물소굴이 남은 상태, 최은결, 윤승아의 본진을 치다 말고 생산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11시로 달립니다.”

“11시의 사냥개 5마리를 빨리 기계전사로 잡아내겠다는 거겠죠!”

“저거만 잡으면 내가 이긴다! 이거거든요!”


승아의 건물이 어차피 11시와 7시에 나뉘어져 있기에 엘리전은 조금 불리한 상황. 유닛을 먼저 잡아내야 되겠다고 판단한 최은결은 기계전사 2기를 원래 자신의 본진이었던 11시로 돌렸다.


현재 최은결도 승아도 자원채취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러면 이제 남은 자원과 일꾼인데요. 두 선수 각자 얼마나 남았죠?”

“최은결은... 94! 윤승아는 56! 최은결이 더 많아요!”

“하지만 최은결, 관문이 있어도 기계전사를 뽑을 돈은 되지 않습니다! 6모잘라요!”


그때 화면을 반 갈라서 보여주던 화면 중 승아의 개인화면에서 자원이 56에서 6으로 줄어드는 것이 화면에 비추어졌다.


“윤승아... 자원! 56이 6이 됩니다! 뭘 뽑았죠!”

“사냥개! 사냥개를 7시 소굴에서 뽑았어요! 윤승아의 사냥개는 이제 7기!”

“일꾼은 어떤가요!”

“윤승아는 없네요.. 최은결은.. 없나요? 없나요?! 없어요!!!”

“아니, 윤승아, 왜 일꾼을 안 뽑았죠! 사냥개를 뽑는다는 것은 이제 있는 사냥개 7기로만 싸워야 한다는 거에요!”


하지만 승아의 생각은 달랐다. 괜히 일꾼을 뽑다가 일꾼이 기계전사에 쓸리기라도 하면 자원을 그냥 허공에 날린 상태로 사냥개 5기로 기계전사 2기를 상대해야 한다. 이러면 거의 필패다. 자원을 한번 캘 때 8씩 캐는 일꾼의 특성상 50의 자원을 모으려면 6번을 오가야 기존 자원 6과 더해 한번, 그러니까 2마리의 사냥개를 뽑을 수 있었다. 그 6번을 오가는 사이에 혹시라도 돌아온 기계전사에 일꾼이 당하면 끝이었다.


반면 사냥개 7기라면 기계전사 2기를 잡기는 쉬웠다. 물론 언덕 입구 같은데서 홀드 컨트롤로 기계전사를 버티는 방법도 있었지만, 평지에서 싸우거나 앞뒤로 싸먹히는 협공을 당하면 기계전사는 큰 차이로 지게 된다.


사냥개 7기라면 최은결은 기계전사를 절대 11시로 보내지 않았을 것이었다. 아니, 이미 GG를 치고 게임을 포기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최은결이 알고 있는 것은 승아의 11시쪽 자신의 본진사원을 치고 있는 승아의 사냥개가 5기라는 것이었다.


7시 승아의 본진에서 이미 11시로 기계전사들이 출발해서 11시 입구에 도착한 순간, 게임의 승패는 결정되었다.


“최은결! 11시의 본진 입구쪽으로 기계전사 2기가 갑니다! 본진 사원은 이미 윤승아에게 쓸린 상황!”

“윤승아, 11시 언덕입구 바로위에 사냥개 5기를 전부 펼쳐놓습니다.”

“최은결의 기계전사가 저러면 쉽게 올라가지 못하죠. 그래도 올라가려는 최은결!”

“최은결, 일단 입구에서 홀드로 버팁니다.”

“윤승아의 본진에서 나온 사냥개 2기! 11시로 가요! 협공이죠!”

“최은결, 윤승아의 사냥개가 더 올라오는 것을 모르나요!”

“모르죠! 알 수가 없어요!”

“이대로면.. 언덕 아래 위로 동시에 싸먹혀서 협공당합니다!”


최은결이 경기를 비기기라도 하려면 9시 중앙의 관문이 지어진 자원지대 입구에 기계전사 2기를 세우고 버텨야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번갈아서 차륜전 형식으로 승아의 사냥개가 공격하면 어찌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것이 최은결에게 제일 확률이 높은 방법이었지만, 승아의 사냥개가 5기뿐이라고 알고 있는 최은결에게는 11시로 가는 선택이 최선이었지만, 그것은 악수였다.


“최은결의 기계전사, 뒤에서 오는 윤승아의 사냥개와 함께 언덕위에서 내려온 사냥개에게 협공당합니다!”

“최은결! 기계전사 녹습니다! 망했어요!”

“이게 만약 기계전사 3기였으면 최은결이 이겼을지도 모르거든요! 그런데 윤승아의 일꾼이 죽으면서 기계전사 한기를 잡아준 것이 컸어요!”

“우주전쟁 판에 만약이 어딨습니까! 만약이란 걸 붙이면 지난 개인리그 때 정창환도 우승했겠죠! 하지만 우승자는 서원재 아니었습니까! 결과만이 남는거에요! 이 우주전쟁은!”


기계전사가 녹아내리면서 최은결의 희망도 녹아내렸다. 본진에 일꾼하나만 둘러봤어도 봤을 괴물소굴이었다. 신들의 황혼 맵은 건물을 지을 장소가 어찌보면 뻔하기 때문에 정찰만 잘하면 몰래 건물이 통하지 않는 맵이었다. 특히 3시와 9시가 전부 바다지형 타일로 인해 가지 못하고, 12시와 6시도 언덕 섬 지형이라 초반 몰래건물은 뻔한 곳인데도 그걸 찾지 못한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그 뒤로도 사냥개 2기가 어디 숨겨져있는지 모르고 러쉬를 간 자신의 선택이 더더욱 좋지 않았다는 것에 후회마저 들었다.


‘후...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GG]


“GG!!! 윤승아! 3킬이에요! 올킬까지 1명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제 GT 스타즈가 우승하려면 단 하나, 역올킬 뿐이에요! 한 선수가 나오면 그 선수가 4번 다 이겨야만 합니다!”


3킬. 승아가 XK 마르스의 프로리그 포스트 시즌 우승 트로피를 받아내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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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리그 결승전(6) +5 16.07.13 2,204 44 18쪽
94 프로리그 결승전(5) +8 16.07.12 2,140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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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개인리그 4강(2) +5 16.07.02 2,520 4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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