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건곤정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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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16.05.31 21:37
최근연재일 :
2016.06.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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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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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第 4 章 음모의 단초 1

DUMMY

화창하게 맑은 강남의 하늘에는 흰 구름만 한가롭다. 그곳 강남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대읍(大邑) 개봉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들끓었다.

그 도시를 동쪽으로 가로질러,

유람객들이 분주히 오가는 우왕대 아래에 위치한 비연원의 창가에 앉은 학련이 목을 길게 빼고 밖을 내다보며 중얼거렸다.


“ 달포가 훨씬 지났는데 어찌 주군은 소식조차 없는가? ”


비연원에서의 그날,

자혜공주의 뒤를 쫓아 달려 나간 이후 아무런 소식이 없는 유운을 기다리는 학련의 얼굴에는 초조한 빛이 가득했다. 주군의 능력은 무한히 신뢰하고 있었지만 강호의 경험은 아직 일천한 주군이다. 때문에 안절부절 마음을 졸이는 그녀의 마음은 어쩔 수가 없는 여심(女心)이기도 했다. 바로그때,

불안한 마음으로 유운을 기다리려 관도를 지켜보는 학련의 눈앞으로 두필의 말이 먼지를 휘날리며 질풍처럼 지나갔다.


“ 저들이 무슨 일로? ”


말위에 올라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인물은 소림의 계율원 원장인 지공대사(智供大師)와 계지원의 지덕대사(智悳大師)였다.


“ 사제, 어서 가세! ”

“ 예, 사형! ”


무언가 급박한 일이 생겼는지 두 대사는 짧게 말을 주고받으며 연신 말에 채찍질했다.

산동성 태안의 제갈세가를 방문해 그곳에서 가주 제갈청운(諸葛靑雲)을 만나 한담(閑談)을 나누던 도중 급하게 받은 방장의 전언,


ㅡ 즉시 서문가로 달려가 서문사제를 진정시켜라! ㅡ


낙양의 백마사아래 자리한 서문가(西門家), 전 왕조의 명재상 서문상현(西門相賢)이 이름을 드날린 세가였으나 왕조가 바뀌는 정변의 와중에 서문상현의 생사는 불명이고, 지금은 아들인 서문인걸이 굳건히 지키는 명문가다. 그 서문가로 달려가 서문인걸을 진정시키라 한다. 방장 지원대사가 날려 보낸 전서구의 연락을 받은 두 고승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황급히 낙양의 서문가를 향해 달리는 중이었다.


“ 엇, 어엇! ”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진력(盡力)을 다해 말을 몰아 이윽고 서문가에 당도한 지공과 지덕대사는 눈앞에 벌어진 서문가의 정황을 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두 소림고승의 눈에 들어온 서문가의 모습은 마치 폐허를 방불케 했다. 그 마당의 한가운데에 서문인걸이 보검 무상검(無想劍)을 지팡이처럼 짚고 눈에 살기어린 광채를 번득이며 부동명왕(不動明王)의 자세로 서 있었다. 장원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으며 서문인걸의 주위에는 수십 명의 문무협인들이 한바탕 난리를 치른 모습으로 웅성거렸다.


“ 서문사제, 이게 어찌된 일인가? ”


지덕대사가 가까이 다가서며 물었다.


“ 두 분 사형, 마침 잘 오셨습니다! 이사람 들, 오직 이 서문가와 가까이 지내며 친분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이토록 무자비하게 당했습니다. 그것도 이 사제가 자리를 비운 틈에 말입니다. ”


울분이 가득담긴 어조였다.

이들 모두 서문인걸의 인품에 감복해 서문가를 들락거리던 수많은 무림협사며 강호명숙들이다. 혹시나 그들이 집단을 이루어 자칫 손 쓸 수 없는 대단한 세력으로 변할까 염려한 나머지 조정이 일찌감치 그 근본을 잘라 버리기 위해 감행한 응징으로 짐작되었다.


“ 사제, 누구의 짓이라 짐작하는가? ”

“ 분명 조평환 그놈의 명을 받은 사영대의 행위일 겁니다. 또한 소제가 개봉의 일로 잠시 자리를 비운 틈타 저지른 신속한 행동입니다. ”

“ 목숨을 잃은 사람은 많은가? ”

“ 다행히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습니다. 저놈들이 소제에게 겁을 주어 세력의 확장을 경고를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다? 그 참 다행이구나. ”


고개를 갸웃하는 지덕대사에게 서문인걸이 불현듯 물었다.


“ 그런데 두 분 사형은 어찌 알고 이곳에 달려 오셨습니까? ”

“ 그게···, 우리는 태안 제갈세가에서 가주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장문사형의 전서구를 받고 급히 온 걸세. ”

“ 뭐라고 연락을 받았는지요? ”

“ 그 전서구에 '급히 사제를 진정시키라'는 말이 적혀 있었네. ”

“ 진정시키라? 장문사형이 어찌 이 사태를 알고 사형들에게 나를 진정시키라며 이곳에 보냈단 말이오? 다른 말은 없고 그 말 뿐이었습니까? ”

“ 그렇다네. ”


잠시 생각에 젖어있던 서문인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 아차, 소림이다. 이놈들이 소림에 갔구나! ”

“ 소림에 가다니? 사제 그게 무슨 말인가? ”

“ 예, 사형. 소제의 짐작이 맞다 면 사형께서 소림을 출타한 틈을 타 그놈들이 소림을 점거하고는 장문사형을 협박해 내린 명(命)일 겁니다. 아니면 장문사형이 그놈들과 야합을 한 결과일 지도··· ”


단호한 목소리로 단언을 하는 서문인걸을 향해 지덕과 지공 두 대사가 얼굴을 붉히며 호통을 쳤다.


“ 사제, 말을 삼가라! 어찌 확인도 않고 소림의 방장에게 야합이란 말을 함부로 하느냐! ”


서문인걸의 얼굴에 비웃음이 흘렀다.


“ 후후후··· 두 분 사형, 똑똑히 들으세요. 방장의 전서구로 받은 전언이, 이 서문가를 찾아 소제를 도우라는 말이 아니고 ‘진정시켜라’는 말이라 했습니다. ”

“ 그건 맞아. 허나 그것이 어찌 소림의 방장을 모함할 근거가 되는가? ”

“ 소림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은 방장이 이미 서문가가 만신창이가 된 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서문가가 당한 분노 때문에 이 서문이 자중하지 않고 망동(妄動)을 부릴까 염려하여 사형을 제게 보낸 것이겠지요. ”

“ 그게 어째서 야합을 했다는 이유가 되는가? ”

“ 아니라면 서문가가 이렇게 당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고 있겠지요. 두 분 사형을 제게 보냈다는 건 이곳의 사정을 누군가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만약 장문사형이 다른 경로로 알게 되어 사형들을 소제에게 보냈다면, 급히 서문가로 달려가 소제를 도우라 전했을 거외다. 그게 아니고 소제를 달래라 했으니 협박을 받았던가 아니면 이미 그들과 동조를 해 내린 명(命)이겠지요. ”

“ 듣고 보니 그럴 듯도 하구먼. ”

“ 좀 더 분명히 확인을 해 드리지요. 사형께서 받았다는 그 서찰을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


서문인걸은 지공대사가 내미는 종이를 받아 뚫어지게 살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야합은 아닌 듯합니다. 그러나 소림에 위급이 닥친 건 분명합니다! ”

“ 야합은 아니라···, 그걸 어떻게 아는가? ”

“ 여길 보십시오. 이 표시는 우리 소림에 긴박한 일이 발생했다는 암호입니다. ”


서문인걸이 종이에 적힌 글자의 마지막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조그만 점 세 개가 삼각형의 형태로 눈에 보일 듯 말듯 찍혀있었다.


“ 과연 그렇구나. 어서 가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

“ 예, 사형. 어서 소림으로 갑시다. 그러나 은밀히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

“ 알았네. 어서 출발하세! ”


* * * * * * * * * * * * * * * * * *


한걸음도 쉬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달린 서문인걸과 지공, 지덕대사는 어느덧 소림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 조용히 들어가 보세! ”


지공대사가 소림의 본전을 향해 소리 없이 몸을 날렸다. 그러나 소림의 경내 어느 곳에도 경내를 경비를 하는 위승(衛僧)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공대사의 뒤를 따르던 서문인걸과 지덕대사도 상황의 심각함을 인식한 듯 숨죽여 속삭였다.


“ 사형, 아무래도 모두 제압을 당한 듯합니다. ”


소림의 경내에 소림의 위승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고 그들을 대신한 흑의무인들이 눈을 부라리고 경비를 하며, 심지어 방장실과 팔대호원까지 빙 둘러 포위를 하고는 단단히 방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뜨인 것이다.


“ 모두 봉쇄를 당한 듯하구나! 우선 방장실을 살펴보도록 하자! ”


지공과 지덕대사도 긴장된 표정으로 방장실 지붕 위를 노려보며 그림자처럼 몸을 날렸다.


지붕 한 귀퉁이로 날아오른 세 사람은 숨소리까지 멈추고 납작 엎드려 기와 한 짝을 살며시 들어내고 그 벌어진 틈사이로 실내를 내려다보았다. 과연 방장실에는 소림방장 지원대사가 유극관과 마주하고 있었다. 눈만 부릅뜬 지원방장은 이미 기력을 잃은 듯 꼼짝을 않았다. 어찌된 영문인가 상황을 살피려 귀를 기울이자 세 사람의 귀에 유극관의 말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 대사, 그만큼 버텼으면 대사의 자존심은 세워졌소이다. 지금쯤 소림을 믿고 고집을 부리던 서문인걸도 이젠 힘을 잃었을 게고, 서문가에 모여 들던 인간들도 모두 와해되어 뿔뿔이 흩어졌을 거요. 이제 순순히 우리말을 따르시오. ”


그래도 힘들고 지친 모습을 한 지원방장의 입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 소림을 우리에게 내어 준다는 대사의 결단으로 인질이 된 소림 제자들 모두의 목숨을 살렸으니 그들도 대사를 욕하지는 못할 것이오. ”

“ ...... ”


유극관은 묵묵부답인 지원방장을 한번 더 다그쳤다.


“ 어서 제자들을 불러, 앞으로 소림은 조대인이 하는 일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표를 하시오. ”


소림제자의 목숨을 담보한 협박이었다. 지원방장이 도리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 순간 그들의 행태를 보다 못한 서문인걸이 와지끈 지붕을 무너뜨리며 방장실로 뛰어내렸다.


“ 유극관, 역시 네놈이었구나! 좋다. 무고한 내 주변의 협인들을 핍박한 책임은 다음에 묻겠다. 그러나 소림을 겁박하는 네놈의 행동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

“ 어어···, 그대가 어찌 여기에? ”

“ 이놈, 유극관. 세상일이 네놈 뜻대로만 될 것 같더냐? ”


서슬 퍼렇게 달려드는 서문인걸을 본 유극관의 입가에 조소가 떠올랐다.


“ 프흐흐··· 소림의 장문방장이 우리와 협조하기로 다짐했거늘. 겨우 속가제자인 네놈 따위가 방장의 결정을 거역하려 하느냐? ”


그 말에 서문인걸이 지원방장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 장문사형, 죽기로 대항하면 감히 소림을 얕보지 못할 거외다. 결코 물러서지 마시오. ”

“ 사제, 버틸 만큼 버텨보았네. 허나 수백 명 소림 제자의 목숨이 걸린 문제가 아닌가? 우선 이들과 협조를 한 후··· ”


힘없이 고개를 숙이는 지원방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문인걸의 입에서 광소가 터졌다.


“ 크하하하! 이것이 대소림을 지키는 방장의 태도란 말인가? 지원이놈, 뒤로 물러서라! 지금 이 순간부터 소림의 모든 대소사는 나 서문인걸이 결정한다. ”


감히 장문방장에게 내뱉은 말이다. 폭언도 이런 폭언은 없었다. 서문인걸의 태도는 정녕 미친 것만 같았다. 지덕, 지공 두 대사가 깜짝 놀라 서문인걸을 질책했다.


“ 서문사제! 방장께 그 무슨 망발인가? ”

“ 두 분 사형도 나서지 마오! 사문 하나 지키지도 못하는 인물이 어찌 한 문파의 수장이란 말이오! 유극관, 어서 철수하라. 아니면 이 서문이 네놈의 목을 날려버릴 것이다. ”


어느새 무상검을 빼어 든 서문인걸의 주변에 가공할 기류가 흘렀다. 대승무상신공(大乘無想神功)의 절대공력이 뻗어나는 순간이었다. 헌데 이상하게도, 마치 광인처럼 날뛰는 서문인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극관이 두말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 오냐, 이놈. 오늘은 네 처지를 생각해 그냥 가마. 서문인걸, 네놈과는 다음에 자웅을 겨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사영대는 모두 철수하라! ”


밖을 지키는 부하들을 향해 큰소리로 명을 내린 유극관은 서문인걸을 슬쩍 한번 쳐다보더니 지체 없이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지난 번 잠시 서문인걸과 내공을 겨루어본 바가 있었다. 지금도 역시 자신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서문인걸의 공력이다. 그런데 그때와는 분명 달랐다. 해서, 소림에 자신의 위세를 충분히 보여준 지금의 판국에 어쩌면 자신과 부하들의 힘을 모두 합해 서문인걸과 대적한다고 해도 그를 어쩌지 못하고 양패구상(兩敗俱像)의 결과 밖에 초래하지 못하리라는 점을 예리하게 간파한 유극관이 서둘러 자리를 피한 것이다.

허나 그 광경을 지켜보던 지원방장과 지덕대사 그리고 지공대사는 서문인걸의 호통 한마디로 유극관이 소림을 물러난 사실에 놀랐다기보다는 서문인걸이 방금 보여준 신공공력 때문에 더욱 경악한 표정이었다.


“ 서문사제! 방장인 나도 익히지 못한, 본문에 실전 된지 오래인 대승무상신공을 사제가 어떻게 익혔는가? ”


서문인걸은 입가에는 냉소가 흘렀다.


“ 이, 이런. 소림을 통 채로 들어 바치려 했던 그대가 아직도 방장이 라고 나서는가? 그러고도 어찌 부끄러움도 없이 무공에만 관심을 보이다니. 이 서문이 본문의 무공인 대승무상신공을 익힌 사실이 그리도 궁금한가? ”


서문인걸의 돌변한 태도에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그 와중에서도 서문인걸의 호통은 계속됐다.


“ 두 분 사형도 마찬가지외다. 본문의 위기를 보았으면 죽기로 지키려 하지는 않고 몸을 사리고만 있다니! 오래전, 사형들 모두 그 정도의 그릇밖에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전대 방장께서 오늘 같은 날이 올까 염려해 이 서문을 은밀히 불러 대승무상신공을 물려주셨단 말이외다! ”

“ 전대 방장께서? 이놈, 네놈이 전대방장을 협박해서 신공비급을 훔친 게 분명하다. ”

“ 지원, 그 입 닥치지 못할까! 전대 방장께서는 혹시 이 같은 일을 염려해 이 서문에게 소림을 부탁하셨다. ”


당당히 밝히는 서문인걸의 언동에 잠시 갈피를 잡지 못하던 지덕과 지공 두 대사의 뇌리에 언뜻 지난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 가만···, 그렇다. 당시 지원사형을 두고 깊이 고뇌하시던 사부님이 생각이 나는구나! ’


전대 방장인 혜광대사(惠光大師)가 입적하기 직전 장문방장직을 지원대사에게 물려주며 소림을 슬기롭게 이끌 재목이 될까 걱정스러워 하던 스승의 눈빛이 지공과 지덕대사의 눈 속에 아른거렸다. 두 대사가 잠시 옛 생각에 젖어들었던 그 순간, 갑자기 지원방장의 입에서 벼락같은 호통소리가 터져 나왔다.


“ 이놈, 서문인걸! 네놈이 소림방장의 지엄한 권위를 이토록 몰각(沒却)하려 들다니! 지공과 지덕사제는 어서 저놈을 포박해 계율원에 가두라! ”

“ 나를 포박 하겠다? ”

“ 그렇다. 방장의 명을 따르지 않는 놈은 소림의 반역자니라. 두 사제는 어서 저놈을 체포하지 않고 무얼 하는가? ”


그래도 지공과 지덕대사가 잠시 머뭇거리자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지원방장이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


“ 이놈, 내가 우선 버릇을 가르쳐야겠구나! ”


동시에 방장의 신물인 녹옥불장을 휘익 서문인걸의 가슴을 향해 번개같이 내질렀다.


- 우우웅, 크앙!


단 한초로 결딴을 내려는 듯 녹옥불장은 진기를 가득 담고 서문인걸의 가슴 앞으로 날아들었다. 방장실 사방의 굵은 기둥이 금방이라도 뽑힐 것처럼 요동치는 가공할 공력이 담긴 불장의 내력이었다. 그러나 서문인걸은 입가에 비웃음만 흘리며 날아드는 녹옥불장을 눈 한번 깜짝 않고 바라보고만 있었다. 헌데 어이없게도, 서문인걸의 전신을 산산조각 낼 것처럼 덮치던 불장의 장력(杖力)이 그의 신형 가까이에 이르자 봄눈 녹듯 흔적도 없이 서라져 버렸다. 아니, 와해된 것만이 아니라 그 장력은 녹옥불장을 타고 거꾸로 흘러 그 지독한 반탄력이 어느새 지원방장을 후려갈겨 방장실 한구석에 가차 없이 처박아 버렸다.


“ 어어어··· 이놈이! ”


그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던 지공과 지덕대사도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동시에 서문인걸의 준엄한 목소리가 귀속을 피고 들었다.


“ 모두 들으시오. 이제부터 소림은 이 서문이 다스릴 거외다. 이건 전대방장이신 혜광선사의 유지외다. 누구든 이의를 달고 나선다면 용서치 않을 것이오! ”


그러나 이때까지도 서문가의 소란(騷亂)에서부터 이곳 소림에서의 이 같은 행위가 서문인걸에 의해 면밀히 계획된 일련의 과정이란 사실을 눈치 챈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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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가연해후(佳緣邂逅) 6 16.06.01 9,087 64 14쪽
18 가연해후(佳緣邂逅) 5 16.06.01 9,051 61 16쪽
17 가연해후(佳緣邂逅) 4 +1 16.06.01 9,169 70 16쪽
16 가연해후(佳緣邂逅) 3 16.06.01 9,339 64 12쪽
15 가연해후(佳緣邂逅) 2 16.06.01 9,381 65 14쪽
14 第 3 章 가연해후(佳緣邂逅) 1 16.06.01 10,041 71 16쪽
13 무공, 그 새로운 세계 8 16.06.01 9,925 64 16쪽
12 무공, 그 새로운 세계 7 16.06.01 10,083 72 15쪽
11 무공, 그 새로운 세계 6 16.06.01 10,353 71 12쪽
10 무공, 그 새로운 세계 5 16.06.01 10,423 68 12쪽
9 무공, 그 새로운 세계 4 16.06.01 10,878 69 16쪽
8 무공, 그 새로운 세계 3 16.06.01 10,839 83 14쪽
7 무공, 그 새로운 세계 2 16.06.01 11,119 72 11쪽
6 第 2 章 무공, 그 새로운 세계 1 16.06.01 12,000 75 16쪽
5 숙명을 만나다 4 +1 16.05.31 11,589 84 13쪽
4 숙명을 만나다 3 16.05.31 11,644 78 11쪽
3 숙명을 만나다 2 +1 16.05.31 12,604 88 12쪽
2 第 1 章 숙명을 만나다 1 16.05.31 14,696 80 12쪽
1 第 1 部 천궁전설(天宮傳說) : (1券) 序章 예언과 전설 16.05.31 26,358 9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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