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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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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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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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3)

DUMMY

윤성의 앞으로 다가온 스완은 오랜만에 자신을 만난 상황임에도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을 노려보고만 있는 윤성에게 섭섭하다는 투로 입을 열었다.


“뭐야?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에게 그런 반응을 보이다니···.”


하지만 스완이 섭섭해하는 건 상관없다는 듯이 여전히 윤성은 스완을 노려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의 시작인 붉은 눈에 담겨있는 것은 명백한 적의였기에 스완은 팔짱을 끼면서 빈정거렸다.


“목숨을 살려준 은인에게 너무하는 것 아니야?”


스완은 투구를 벗은 후에 여전히 자신을 향해서 적의를 불태우고 있는 윤성을 향해서 섬뜩한 느낌이 드는 미소를 보였고, 그러자 드디어 윤성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은인이라는 것은 아무런 의도를 가지지 않은 채로 도와주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 아닌가?”

“어머? 말을 할 줄 알았었네?”


윤성이 입을 열자마자 스완은 자신의 의도가 통했다는 듯이 섬뜩한 느낌이 없어진 미소로 윤성에게 말했다.


“물론 내가 너를 구해준 것에 아무런 목적이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지만···.”


스완은 윤성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널 구해주지 않았으면, 넌 결국 불타 죽어버렸을 거야.”


그리고 윤성에게 가까이 다가온 스완의 얼굴에는 서서히 미소가 사라지면서 얼어붙은 돌 같은 차가움이 느껴지는 표정이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 아름다운 얼굴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은 남자들로 하여금 주눅이 들게 만들 수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충분한 위압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윤성은 그런 스완을 향해서 단 한마디의 말만 내뱉었다.


“흥!”


윤성이 검은 성벽에서 세라프를 떨어뜨리고 빈센트에게 치명적인 고통들을 가하면서 그를 죽이는 데 성공했을 때에 이미 주변은 불의 악마들에게 점령을 당하여 도저히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윤성은 관영이 맡긴 목걸이를 손에 움켜쥐면서 약속을 못 지키게 되어서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지옥에서 올라온 듯한 불길의 안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곁을 지키던 로그를 쓰다듬으면서 죽음을 반겨주려 했던 윤성은 괴이한 소리를 내면서 자신에게 다가온 구원의 동아줄을 발견하고 놀라서 하늘을 바라봤었다.


그곳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이 바로 스완이었다. 스완은 로드 트레인의 지시로 검은 성벽에서 일어난 재앙의 진실을 찾기 위해서 잠입한 ‘BIRD’였었고, 그녀는 로스트 킹덤의 아니, 어쩌면 이 검은 성벽에서의 최후의 생존자인 윤성을 구해주었다.


하지만 구출의 과정은 윤성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동이었다. 그녀가 내려준 동아줄은 살아있는 것처럼 자신과 로그의 몸을 감싼 후에 멋대로 그들을 스완이 대기하고 있는 비행체에 처박아버렸다. 그리고 윤성은 검은 성벽을 벗어나고 있는 그 비행체의 안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붉은 눈에서 불타고 있던 불을 꺼뜨리지 않은 채로 스완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가 ‘BIRD’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윤성은 그 당시에도 스완이 생추어리와 관계된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비행체의 안에서 풍기는 냄새가 그의 코에 익숙한 것도 있었지만, 스완이 입고 있는 갑옷의 생김새가 관영이 입고 있던 갑옷과 동일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금 생추어리라는 기업에 자신들이 사로잡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윤성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자신의 분노와 증오를 토대로 비행체의 내부를 얼어붙게 만들 정도의 냉기를 뿜어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스완은 투구를 벗으면서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었고, 마치 반항하는 동생에게 말하는 것처럼 윤성에게 말했었다.


“안심하라고는 안 하겠지만 걱정은 하지 마. 난 그 늙은 괴물과는 다른 쪽이니까.”


늙은 괴물. 아마도 빈센트를 지칭하는 말일 것이다. 윤성은 빈센트에 대해서 자신과 같은 정의를 내린 스완에게 잠시 흥미가 동하였지만, 경계심을 풀지는 않았다. 그리고 스완은 그런 윤성을 향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너를 생추어리에 데려가지는 않을 거야. 아무도 네가 검은 성벽에서 나온 것도 모를 거고, 네가 늙은 괴물이 만들어 낸 새로운 괴물이라는 것도 아무도 모르게 해줄게. 그러니까 네 몸에서 나오고 있는 에어컨 바람 좀 꺼줄래? 이러다 얼어 죽겠다.”


스완이 말하는 것을 묵묵히 듣고만 있던 윤성은 스완이 마지막으로 건넨 제안을 듣고,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던 분노와 증오의 냉기를 거두었다. 그녀의 제안은 이랬다.


“호크 대장님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줘야 하잖아? 내가 도와줄게. 생각보다 거기까지 가는 게 현재의 너에게는 쉽지 않을 거거든. 어때? 그게 너에게 남은 마지막 목표 아니야?”


윤성은 냉기를 거둔 후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면서 스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현재 자신이 스완에게 대항하기에는 자신의 힘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도 문제였지만, 현장에 없었던 스완이 자신에 대한 것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얘기하자 저절로 소름이 돋았었다. 다른 건 몰라도 늙은 괴물조차도 듣지 못했던 관영의 마지막 부탁까지 알고 있다니. 함부로 이 여자를 없애려 들었다가는 자칫하다가 관영의 가족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그렇게 검은 성벽에서 나온 윤성은 스완의 도움으로 세턴 시티에 도달할 수 있었다. 스완이 말한 대로 세턴 시티는 들어가기조차 쉽지 않았다. 도시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돔은 외부의 위협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듯이 내부로 들어오고, 외부로 나가는 사람들을 검사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그 사람들의 피를 뽑아서까지 검사를 해대고 있었다. 인간이 아닌 존재인 윤성은 결코 혼자의 힘으로는 들어올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검문소를 스완의 도움으로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스완은 자신이 두 번이나 도움을 줬으니 언젠가 신세를 갚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면서 반지처럼 생긴 무전기를 건넸다. 자신이 연락을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장소에 나올 것. 그것이 스완이 세턴 시티로 들어갈 수 있게 해준 대가라고 했다. 목숨을 살려준 대가는 차후에 받아내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 뒤에 오늘. 실제로 그녀에게서 연락이 오자 윤성은 그녀가 준 반지 형태의 무전기가 마치 자신의 목을 감싸 쥐고 있는 목줄처럼 느껴져서 더욱 그녀에 대한 적의를 숨길 수가 없었다. 아니, 숨길 생각조차 없었다.


“날 부른 용무가 뭔지나 빨리 얘기해. 난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어.”

“어머. 벌써 그 모녀가 그렇게 소중해 진 거야? 호호호. 다행이네.”


스완이 조롱하는 것처럼 꺼내는 말에 윤성은 발끈하면서 대답했다.


“다행이라니? 뭐가?!”


스완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소중한 게 생긴 사람은 쉽게 삶을 포기하지 않거든. 호호호.”


윤성은 스완의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마치 자신의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한 저 미소, 저 웃음소리. 모두 다 자신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슴에 남아있는 분노와 증오에 연료를 퍼붓기 시작했다.


“닥치고 용무가 뭔지나 말해!”


으르렁거리면서 윤성이 외치자 스완은 여유롭다는 듯이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서 말했다.


“쉿. 너무 시끄럽게 굴지 마. 내가 왜 이런 깊은 숲속으로 널 불러냈겠어?”

“목줄을 걸어놓은 사냥개에게 시킬 일이 뭐가 있겠나?”


윤성은 붉은 눈을 불태우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바로 사냥이겠지!”


그러자 스완은 한숨을 내쉬면서 윤성의 붉은 눈의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내렸다.


“진정해. 아직은 아니야.”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스완이 너무나도 쉽게 자신의 눈꺼풀에 손을 댔다는 사실에 윤성은 적잖게 놀라고 있었다.


‘역시···. 쉽게 볼 여자가 아니야.’


윤성은 스완이 만만한 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많은 괴물들과 싸워서인지 아니면 스컬지로 인해서 자신의 몸이 변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윤성의 감은 스완이 이제까지 자신이 만났던 어떤 괴물들보다도 강하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윤성은 스완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 대한 경계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분노와 증오에 몸이 장악당하면, 의외로 빈틈이 많아지거든.”


마치 자신을 가르치려는 듯한 스완의 말투에 윤성은 반발심을 내비쳤다.


“당신이 뭘 안다고 떠들어!”


그리고 스완은 자신에게 반발하는 윤성을 향해서 쓸쓸해 보이는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말했다.


“···겪어봐서 알아.”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윤성은 알 수 있었다. 얼굴에는 미소를 띠우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서 보이는 감정들이 현재 자신의 마음을 불태우고 있는 감정들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제 슬슬 본론으로 좀 넘어가면 안 될까?”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윤성은 지친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고, 스완은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릭과 스테판. 그 두 놈들이 살아있어.”

“뭐라고?!”


스완의 말에 윤성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그것은 윤성에겐 당연한 것이었다.


“말도 안 돼! 내가 그 빌어먹을 장소에서! 빌어먹을 놈을 죽이면서! 그놈들의 죽음도 확인했어! 불타서 죽어있던 그놈들이 살아있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래. 그래. 그래. 나 역시도 그들의 시체를 모두 확인했었으니까.”


이에 윤성은 자신과는 다르게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 스완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그녀를 비꼬듯이 말했다.


“하! 아주 유능하시군! 나와 로그를 낚아채면서 언제 그것까지 확인을 하셨나?!”

“하하하···. 그러게 본인이 구해진 다음에 한참 동안 정신을 잃었다는 걸 기억도 못 하는 사람보다는 아주 유능하겠어.”


오히려 스완에게 더 강한 공격을 당한 윤성은 숲속에 소리가 퍼질 정도로 이를 갈기만 해댔고, 스완은 윤성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자신의 핸드북을 내밀면서 말했다.


“어차피 믿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하지만 이걸 봐봐. 그리운 얼굴들이 보이지 않아?”


윤성은 말없이 스완이 보여주는 영상을 뚫어져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얼마나 집중을 하는지 그의 붉은 눈에서 나오는 열기로 인해 핸드북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어때? 그놈들이 맞지?”


영상을 확인하던 윤성은 릭과 스테판의 모습을 연거푸 확인하면서 처음에는 다시금 이를 갈기 시작했지만, 점점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분노와 증오는 당연했다. 그 두 사람 역시 윤성의 인생을 가지고 놀았고, 그가 이런 괴물로 변하게끔 만든 자들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소중한 사람들을 짓밟은 녀석들이었다.


“···그래. 그놈들이 맞아···. 하하하하하하!”


윤성의 붉은 눈이 타오르기 시작하면서 윤성은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드는지 광기에 가득 찬 웃음소리로 숲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즐거웠을지도 몰랐다. 검은 성벽에서의 자신을 버리고 죽은 듯이 살아왔던 윤성은 다시금 자신이 사냥할 사냥감들이 눈앞에 나타났다는 것에 흥분하고 있었다.


‘그들의 피로 목을 축여야지! 그리고 그들의 심장을 뜯어먹어 버릴 거야! 나의 발톱과 이빨로 그들의 육체를 갈가리 찢어버려야지!’


자신의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름 모를 광기에 사로잡힌 윤성은 사냥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기뻐했다. 그들이 다시 저승에서 기어 나왔다면 자신이 다시 그곳으로 인도해주면 그만이었다. 오랜만에 다시금 복수의 괴물로 돌아온 윤성은 살기와 광기를 숨김없이 뿜어대면서 숲에서 평온하게 잠들고 있던 다른 동물들을 깨워 도망치게 만들었다. 다시 사냥이 시작되었고, 윤성은 그 사냥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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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5) 16.12.17 535 9 14쪽
92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4) 16.12.14 512 9 15쪽
91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3) +1 16.12.12 560 10 14쪽
90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2) 16.12.09 483 8 12쪽
89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1) 16.12.07 534 9 14쪽
88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0) 16.12.05 541 8 13쪽
87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9) +1 16.12.01 517 7 13쪽
86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8) +2 16.11.30 597 8 13쪽
85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7) +2 16.11.25 600 7 13쪽
84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6) +1 16.11.24 649 10 13쪽
83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5) +1 16.11.21 590 9 13쪽
82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4) 16.11.19 656 11 13쪽
»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3) 16.11.16 666 10 12쪽
80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 16.11.14 598 10 12쪽
79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 16.11.11 593 11 14쪽
78 2부 감옥 도시 - prologue 16.11.10 617 11 12쪽
77 1부 검은 성벽 - epilogue (2) +1 16.11.09 623 10 12쪽
76 1부 검은 성벽 - epilogue (1) +2 16.11.07 713 8 13쪽
75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6) +1 16.11.04 621 10 15쪽
74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5) 16.11.02 592 9 13쪽
73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4) 16.10.31 666 10 12쪽
72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3) 16.10.28 654 10 12쪽
71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2) 16.10.27 592 11 12쪽
70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1) 16.10.25 620 11 14쪽
69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20) 16.10.24 577 11 13쪽
68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9) +1 16.10.20 677 9 18쪽
67 1부 검은 성벽 - 지하탑 (18) +1 16.10.19 672 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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