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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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최근연재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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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05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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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계 욕금고종

DUMMY

5계 욕금고종


길을 따라서 가다 보니 중소 규모의 도시에 도착한 선우명은 자길 도와서 장연이 있는 진양으로 데려다 줄 사람을 조심스럽게 물색했다. 그러다가 한 무리의 기병을 보게 됐다.

중원의 기병은 안장이 없어서 허벅지의 힘으로 말의 배를 조여서 말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면서 한 손으로는 고삐를 단단하게 틀어쥐는 것이 보통인데 이 기병은 말과 함 몸인 것처럼 가볍게 올라타고서 가고 있었다.

‘설마?’

말과 함께 평생을 살아가는 민족이 아니면 이런 자연스러움은 생겨나지 않기에 혹시 흉노족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선우명은 지나가는 척을 하며 그들에게 다가가서 귀를 기울였다.

기병들은 듣도 보도 못한 각종 음담패설을 하는데 중요한 건 이들이 하는 말이 흉노족의 언어였다.

‘동족이다.’

말 타는 모습이 훈련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싶었던 선우명은 몇 년 만에 동족을 만났단 사실에 기뻐서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흉노의 용감한 전사 호구라는 낙양으로 공물인 말을 운송하고서 돌아가는 길에 선우명이 길을 막자 순간적으로 말을 세우자 일행 전체가 멈췄다.

“꼬마야 미쳤느냐!”

호구라는 능숙한 한어로 꾸짖었으나 용건이 있어서 길을 막은 선우명을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흉노어로 물었다.

“어디서 오시는 길이십니까?”

한족처럼 생긴 아이가 흉노의 언어로 말을 하자 그게 신기한 호구라는 마찬가지로 흉노어로 물었다.

“흉노어를 할 줄 아는구나?”

“전 흉노족인데 못하면 이상한 거죠.”

“흉노라고? 흉노의 아이가 이곳 중원에는 왜 있는 것이냐? 혹시 부모님하고 같이 온 것이냐?”

“아닙니다. 목적이 있어서 이곳에 왔다가 일행을 사망해서 혼자가 됐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혹시 방향이 같다면 같이 갈 수 없을까요?”

같이 가자는 말에 호구라는 선우명의 이름을 물었다.

“이름이 무엇이냐?”

“선우명입니다.”

“선우?”

선우는 본래 탱리고도선우의 약자로 흉노족이라면 이걸 성으로 쓰지 않는다. 그런데도 선우명이 선우를 성으로 쓰는 이유는 그의 먼 조상이 흉노의 대족장인 선우여서 그걸 계승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중이었고, 지금은 보는 그대로 성만 선우였다.

흉노족이라면 선우를 이름에 넣지 않기에 생각난 것이 있는 호구라는 물었다.

“선우수하고는 어떤 관계냐?”

“아버지이십니다.”

옛 선우의 핏줄답게 전사로서의 실력은 출중했으나 다른 사람과 사귀거나 타협하지 않아서 토벌을 빙자한 동탁의 노략질에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당했다는 것을 아는 호구라는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된 선우명이 안쓰러웠다.

“용케 살았구나.”

“운이 좋았습니다.”

“어딜 가려는지 몰라도 내 양자로 삼아줄 테니 나와 같이 악이다사로 가자.”

형제 중에서 사망자가 나오면 죽은 형제의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있는 형제가 그의 가족을 자기의 가족으로 삼는 것이 척박한 흉노의 땅에서 살아가는 방법이기에 인척 관계는 없어도 선우명을 부양할 능력이 있는 허구라의 제안은 타당했으나 선우명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저에게는 할 일이 있어서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할 일이 무엇이냐?”

“제 가족을 죽인 원수를 죽이는 일입니다.”

“원수라면?”

“동탁입니다.”

선우명은 처음으로 자기의 목적을 남에게 밝혔다.

“그 어린 몸으로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냐?”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알았다. 어디로 가느냐?”

“진양으로 갑니다.”

미래가 없는데다가 어리다는 이유로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 장연대신 곁에만 있어도 복수할 기회와 함께 미래가 있는 조조를 선택했으나 죽을 위기를 한 번 넘기니 생각하는 것도 달라진 선우명은 조조가 아닌 장연을 선택했다.

지금 당장 세력은 장연이 많으니 이걸 잘 조율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봤을 때 조조보다 낫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물론, 가만히 있어도 패권을 장악하는 조조에 비하면 어려운 일이겠으나 어떻게든 잘 조종해서 반동탁 연합군에 가담할 수 있게 싸움을 피하며 세력을 유지하면 되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진양으로 간다는 소리에 호구라는 말했다.

“마침 그 근처를 지나가니 근처까지는 데려다 주마.”

“감사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도움을 받게 된 선우명은 장연이 머무는 진양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게 되었다.


흉노족이 기르는 말은 빠르진 않아도 지구력이 좋아서 한 번 이동하려고 마음먹으면 하루에 250리는 가뿐하게 주파하기에 겨우 이틀 만에 진양 인근에 도착하게 되었다.

말에 올라탄 채인 호구라의 앞에 선 선우명은 그에게 인사했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다 돕고 사는 거지. 저 방향으로 하루를 가면 진양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갈 방향을 일러주는 호구라에게 선우명은 봇짐에서 자기 상의를 꺼내서 주었다.

“이걸 강거 선우님에게 전해주십시오.”

“이걸 말이냐?”

“예, 그 옷의 안쪽을 보시면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이라고?”

어제 자기 전에 선우명이 옷에 그려둔 그림을 본 호구라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게 뭔가?”

“등자라는 걸로 말을 타기 쉽게 해주는 물건입니다.”

“이런 게 말을 타기 쉽게 해준다고?”

“흉노라면 그런 건 크게 필요하지 않겠지만, 그걸 쓰게 되면 호랑이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될 겁니다. 그러니 이걸 쓰십니다.”

등자를 어떻게 써야 할지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선우명은 이걸 동족인 흉노에게 전수하기로 한 것이었다. 아직 써먹을 지식이 많아서 등자는 선우명이 쓸 수 있는 지식 중에서 가장 가치가 큰 것 중의 하나라서 아깝긴 해도 장차 흉노는 큰 힘이 돼줄 것이라서 빚 하나 만들어두는 것이 더 이득이었다.

“호구라님, 이걸 강거 선우님에게 전하면서 나중에 제가 부탁 하나를 하면 꼭 좀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도 같이 말해주십시오.”

“그건 어려운 건 아니지만, 이걸 어디서 배웠느냐?”

“제가 생각해낸 겁니다.”

“네가?”

“저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서 혼자서는 말을 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그 등자입니다.”

“그렇구나. 알았다. 꼭 너의 부탁을 들어주라고 선우께 말하겠다.”

그림을 보면 볼수록 등자의 대단함을 절감하는 호구라는 선우명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뵙겠습니다.”

“그러자꾸나.”

생각지도 못했던 흉노와의 인연을 끝낸 선우명은 장연이 있는 진양을 향해 힘차게 걸었다.

“으악!”

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느라 다리 힘이 풀려 넘어질 뻔하긴 했으나 어쨌든 힘차게 걸었다.


작가의말

방황 끝! 본격적으로 시작!
덧. 설정 오류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딱히 오류는 없어 보입니다.(있으면 지적해주세요!)
하는 행동이 이상하다고 하는데 저렇게 되는 것이 저는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몸과 생각이 따로 노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거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기껏해야 똘똘한 어린애로만 인식하고 그렇게 대접하면 그렇게 변한다고 생각합니다.(생각해 보니 이 점을 넣어야 할 것 같긴 한데.... 연중하고 리메를 하긴 그러니 넘어갑니다!!! 조만간 수정은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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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7

  •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1.12.05 21:35
    No. 1

    연중은 안 되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Patricka
    작성일
    11.12.05 21:38
    No. 2

    선우명이 이름을 밝히는 부분에서 호구라는 흉노인이 이름을 묻는 장면이 삭제된 것 같습니다.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기억하나
    작성일
    11.12.05 21:43
    No. 3

    Patricka님 여러번 수정을 거치는데 그 와중에 누락되는 부분이나 어법이 맞지 않는 부분이 종종 생기더군요....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밀라키
    작성일
    11.12.05 21:49
    No. 4

    이름이 호구라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Milkymoo..
    작성일
    11.12.05 21:56
    No. 5

    이름이 슬프네요..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기억하나
    작성일
    11.12.05 22:04
    No. 6

    호구라니요!! 구라라는 이름입니다!!! 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우드스워드
    작성일
    11.12.06 00:33
    No. 7

    헛 댓글 보고 깨달았습니다

    이름이 호구라 였군요 ㅋㅋ

    본편이라면... 주인공이 조금 자라는 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네임즈
    작성일
    11.12.06 07:03
    No. 8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Darch
    작성일
    11.12.06 08:44
    No. 9

    정신차리고 다시 장연한테로 돌아가는 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해동장자
    작성일
    11.12.06 12:14
    No. 10

    장연에게 간다는 건지 장양에게 간다는 건지 분간이 안갑니다. 장연에게서는 떠나왔지요. 왜 복수에 도움이 되지 않는것같은니까요. 그런데 다시 장연에게 간다 이건 아닌것 같은데 말이지요. 오타인지 아니면 설정의 오류인지 그것도 아니면 문맥상의 오류인지 잘모르겠네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기억하나
    작성일
    11.12.06 12:36
    No. 11

    해동장자님 오타입니다 ^^; 장연이 맞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크레이온
    작성일
    11.12.07 13:46
    No. 12

    잘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이강민
    작성일
    11.12.26 00:11
    No. 13

    조금 어이없네요... 등자를 줘버리다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Schwalz
    작성일
    12.03.31 16:04
    No. 14

    흉노의 특성상 등자는 없는게 낫습니다. 오히려 불편하지요.
    말을 타고 허벅지로 강하게 조이면 멈춰서는 제동력으로 사격하는게 유목민족식 기사입니다. 징기즈칸이 제동력을 이용하여 사격한 것으로 공격한 다음 화살이 다 떨어지면 도망가는 형식으로 병력소모 거의 없이 회전을 승리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수성에 능한 고려와의 싸움에서 회전없이 하다보니 굉장히 고생했고요...
    등자가 있으면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고삐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등자가 있으면 제동사격이 가능하지만 석궁같이 연사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는 것만 사용이 안되서 연사가 안될테고요.
    게다가 그들은 말 한마리만 달고 다니는게 아닌 두세마리씩 달고 다녀서 타고다닌 말이 지치면 옆의말로 옮겨타는형식으로 기동력을 최대한 이용하였습니다. 그런상황에선 더더욱 방해가 되느게 등자입니다.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21 잼는축구
    작성일
    16.10.25 21:06
    No. 15

    솔직히 등자는 오바에요 등자는 누구나 쉽게 배낄수 있죠.. 한번 생각하기가 어려운 문제를 저렇게 알려주면 오호 십육국 시대가 더빨리 오겠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1 잼는축구
    작성일
    16.10.25 21:07
    No. 16

    솔직히 등자는 오바에요 등자는 누구나 쉽게 배낄수 있죠.. 한번 생각하기가 어려운 문제를 저렇게 알려주면 오호 십육국 시대가 더빨리 오겠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깨작슨
    작성일
    17.11.24 01:18
    No. 17

    주인공이 호구네 개답답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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