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레스의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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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avin
작품등록일 :
2009.04.0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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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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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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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레스의 총사(73)

DUMMY

작전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즉각적으로 이루어진 수색에도 불구하고 총사대는 도망친 빌랜드인들을 추적하는데 실패했다.

이제는 더욱 광범위한 수색이 필요했다. 총사대는 국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항구나 성밖으로 도로시설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기 시작했다.


벨린 데 란테가 작전을 꾸며 완전한 성공을 얻지 못한 적은 그의 동료들에게 있어 이번이 처음이었다.

심지어 그 자신도 실패를 인정했다. 비록 주범과 함께 있던 몇몇 빌랜드인들을 체포했지만, 그들이 히스파니아에 암암리에 구축해둔 실체를 파악하는데는 실패했다.

아지트로 돌아온 벨린 데 란테는 아리엘과 함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쓰고 있던 하얀 가발을 벗고, 잘 정돈하여 묶어놓은 긴 갈색머리칼을 풀어 정돈했다.


아리엘이 큰 갈색눈을 깜빡거리며 옆에 섰다. 그녀는 아직 창녀의 드레스를 입은 차림이었다. 벨린이 거울을 보며 총사대 제복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자, 그녀가 옷장에서 주인의 세탁된 총사대 제복을 주었다.


벨린이 말했다.


"너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었는데, 망아지 같은 여자 때문에 완전히 망쳐버렸어."


그가 모직 제복을 손으로 펼치면서 몸을 단정히하였다. 아리엘이 창녀들이 입혀줬던 그 드레스에 그 화장으로 주인을 바라보았다.

아리엘은 의기소침한 얼굴이었다. 거울 속에 두 사람의 보습이 투영되고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약간 숙이자 거울속의 그녀도 고개를 숙였다. 거울만 보고 있떤 벨린이 옆으로 몸을 돌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살짝 웃었다.


"이제 내 여자가 되려면 얼마나 공을들여야 하는지 알겠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옷 따위는 벗어버려, 너한테는 어울리지 않으니까."


그녀가 가냘프게 대답했다.


"그랬군요... 저는 주인님이 그런 걸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아리엘이 갈색 눈망울로 주인을 응시했다. 한 순간이나마 그녀는 분장한 자신의 모습에서 약간의 설레임을 지니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벨린이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앞으로는 너를 데리고 장난도 못하겠군. 역시 너는 안젤라에 비해 모든 것이 달라. 그 사악한 여자는 내게 아무런 배려도 해주지 않았다니까."


그는 이렇게 대답하고 두 총사가 기다리는 홀로 나갔다. 아리엘이 그에게 절을 하며 인사했다. 그녀는 뾰루퉁한 얼굴이었다. 주인이 그 '안젤라'라는 여자와 자신을 비교할 때마다 그녀는 뾰루퉁한 얼굴을 하고는 했고, 벨린은 그녀의 그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 * *


총사들은 총사대 본부로 출발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들이 생포한 빌랜드인들을 주안 스피놀라 휘하의 총사들이 총사대본부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심문이 있을 예정이었다.

벨린을 기다리는 내내 알레한드로와 조안은 심기가 불편한 벨린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고만한 듯했다. 벨린이 지고 사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은 두 사람이 너무도 잘 알았다. 허나 벨린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나타나자 둘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괜찮은 거야, 벨린?"


"물론." 벨린이 대답하면서 탁자에 놓아둔 자신의 검과 권총을 허리에 찼다. 그가 말했다.


"조사할 것이 많아. 빌랜드인들도 물론이지만, 추기경의 기병대가 이번 일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알아봐야겠어."


"그 까트린이라고 하는 여자 말인가?"


알레한드로가 말했다. 벨린이 대꾸했다.


"멍청한 경쟁자에게 공적을 뺏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스피놀라의 정보통을 이용해서 부탁해두었어. 나는 솔직히 그 여자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혹시 모르지."


그가 앞장서 집을 집을 나서며 중얼거렸다.


"그쪽에서는 나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알고있을지도."


* * *


총상은 치료하기 까다롭다. 실력있는 의사들조차도 총상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때가 많았다. 중요한 장기에 맞았을 때는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고, 팔이나 다리에 맞았을 때도 절단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런 면에서 성 세바스챤 기사단 소속 흉갑기병대의 까트린 데 세비아노는 운이 좋았다. 소구경의 권총탄은 흉갑을 관통하며 위력이 줄어들어 그녀의 어깨뼈를 박살내지 못했고 의사가 적출하기 쉽도록 살속 얕은 부분에 박혀 있었다.


세바스챤 성당 부근 기병대 병영 치료실 안에서 까트린은 고통을 이겨내며 의사의 치료를 받았다. 그녀는 치료를 위해 봉긋 솟은 젖가슴을 드러낸 채 기병대 제복 상의를 벗고 의자에 앉았다.

그녀가 독한 와인을 병 채 한 모금 마시고서는 입에 재갈을 물었다.기병대 전속 외과의사가 상처를 보았다.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검은 옷을 입은 의사가 능숙하게 금속 도구들을 이용하여 그녀의 상처를 벌리고 둥그런 납탄을 적출했다. 까트린은 눈도 깜빡거리지 않고 이마에 땀을 흘렸지만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꾹 참았다.


의사가 도토리만한 크기의 총탄을 집게로 빼어내어 접시에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상처를 봉합하여 붕대를 여러 겹 둘렀다.


의사가 충고했다.


"상처가 깊지 않으니 감염만 조심하면 될 겁니다. 갑옷을 입거나 술을 마시지 마십시오, 세뇨라 데 세비아노. 신의 은총으로 당신은 매우 운이 좋았습니다."


까트린이 재갈을 뱉어내고 숨을 여러번 몰아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는 왕진가방을 들고 나갔다. 그녀의 치료를 목도하던 기병대 지휘관 돈 벨라트리스가 의자에 앉아 기진맥진한 그녀에게 다가섰다.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을 것이다, 대위."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돈 벨라트리스."


그녀가 주홍색 제복차림의 기사단 병사에 옷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몸에 딱 맞는 푸른색의 기병대 재킷은 붕대로 둘러싼 그녀의 상처를 감추는데 안성맞춤이었다.


그녀가 도와주려는 병사의 손을 뿌리치며 옷을 상처 부위로 천천히 집어넣어 입기 시작했다.


"제가 놈들을 추적하는 동안 수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녀가 기병대 제복을 다 입고 단추를 잠갔다. 기병대 지휘관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 자의 이름은 벨린 데 란테이다. 총사대 대위로 이사벨 데 아라고른 황녀의 심복이지."


"벨린 데 란테..."


그녀가 고통과 분노에 떠는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그 자가, 제가 없는 사이 디에네 데 아라고른 황녀를 납치해갔었다고요?"


"자네가 오랫동안 디에네 황녀를 호위해 온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그 자를 대해서는 안 된다."

까트린 데 세비아노가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테이블에 올려놓은 자신의 오래된 검을 차고, 삼각모를 쓴 다음, 기병대 망토를 둘렀다.

그녀가 푸른 눈으로 자신의 지휘관을 바라보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돈 벨라트리스, 그 자에 대해 조사한 것이 많다고 하셨죠. 제게 그 자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주십시오. 저는 그 자에게 진 빚을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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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뛰기 전 마지막 선물.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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