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공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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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옹
작품등록일 :
2016.03.21 15:23
최근연재일 :
2016.03.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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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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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나는 의사다 1

DUMMY

어머니!


내 어머니!


그리운 내 어머니!


지금 이라면 그 젊은 날의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떠 올랐기 때문이다.


그 강렬한 충동에 난 휴대폰부터 찾았다.


하지만 주머니 어딜 뒤져 보아도 휴대폰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


그러다 콜싸인을 확인 하고는 의국실 테이블에 올려 놓은 채 그냥 나와 버렸다는 생각이 떠 올랐다.


해서 기사분께 휴대폰을 빌려 떨리는 손으로 그전 어머니가 쓰던 휴대폰 번호를 긴장 속에서 눌러 보았다.


-라라라~~


‘어머니..’


그 예전 어머니가 쓰시던 휴대폰 컬러링 음악이 그대로 흘러 나와 가슴이 먹먹해 어머니 얼굴이 떠 올랐다.


-여보세요?


‘어머니!’


20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목소리 였다.


아니 더 젊은 날의 어머니 목소리로 더 또렷하게 가슴에 울려 들렸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어머니..”


목소리 만으로 어머니가 맞다는 걸 알면서도 난 조심스럽게 어머니를 불러 보았다.


내 목소리를 잊진 않으셨을까 하는 걱정과 죽음 이후에 뭔가 다르게 어머니가 날 기억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들! 이 번호는 뭐야?”


“어머니!”


정말 어머니였다.


날 아들이라 부를 수 있는 건 이세상에 오직 한분 뿐인 내 어머니 밖에 없으니 말이다.


“너 사고쳤니?”


“예? 아닙니다. 사고 안쳤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간지럽게 말 하는 거야? 존대도 그렇고 조금 낯설지 아들.”


“아!...”


“응?”


어머니가 날 낯설어 하는게 당연했다.


사고전 과거 예전의 나라면 어머니가 아닌 엄마라고 불렀으며 이렇게 공손한 존댓 말을 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후에 많은 걸 잃고 난후 변화 속에 어머니를 가슴 아프게 했던 일들등 어머니께서 병으로 누우신 후 돌아 가시기까지 상황이 날 존대하게 하였다.


어머니는 늘 변함없이 날 바라 보셨는데 말이다.


그일 그러니까 장애를 가진 후 어머니는 날 걱정 하셔 참 많은 정성을 쏟으셨다.


내가 상처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하지만 난 세상을 잃었다는 심정으로 거의 1년을 폐인처럼 지내다 소영의 갑작스런 돌변에 더 충격 받아 반년을 더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소영의 결혼식을 보고 난 후 방황하며 떠돌기를 몇년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어머니 가슴을 헤쳐 아프게 했다는 거다.


그렇게 어머니를 잃고 난 후 그제야 난 정신을 차려 다시금 의사로서의 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어머니 마지막 유언이 의사로서 꿈을 놓치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런 가슴 아픈 일로 지금의 난 어머니께 존대하여 공경 할 수 밖에 없는 거다.


아무리 죽음 후의 사후 세계라 해도 과거의 그때와 같이 어머니를 엄마라 가벼히 부르며 편히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낯설어 할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러면 안돼는데 말이다.


여튼 난 병원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과거 예전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으로 목적지를 말하였다.


그 어떤 상황이던 지금은 어머니를 꼭 만나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예전 집과 가까워 질수록 긴장속에 가슴이 거칠게 방망이질 쳤다.


두근 두근..


택시에서 내린 난 예전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을 앞에 두고 잠시간 그리움에 사로 잡혔다.


내가 나고 자란 곳이고 마지막까지 내 안식처가 되어 주었던 그집이 그대로 자리해 있어 복잡한 심정 이었기 때문이다.


돌담집의 한옥 그대로 고즈넉한 나의 집!


정문을 지나 작은 마당을 지나쳐 마루 앞에 서 그립고도 그리운 어머니를 불러 보았다.


“어머니.. 어머니!”


“아들?”


눈물이 흘렀다.


주방에서 나오신 건지 앞치마를 두르신 어머니가 그 젊은 날의 모습 그대로 나오셔서 울컥 했다.


불효를 해서다.


그래서 더 가슴 아픈 것 같다.


그리고 너무도 그리워 난 무작정 어머니 품으로 뛰어 들었다.


“엄마!!!”


“아들!! 너 왜 그래? 어! 무슨 일이야?”


으스러 지게 꽉 안았다.


다시는 놓을 수 없다는 마음에 격하게 어머니를 안고 눈물 흘려야 했다.


그런 날 어머니가 등을 토닥여 달래 주신다.


한참을 그렇게 난 울었다.


마음으로 가슴으로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되내어 말하면서 말이다.


믿기지 않는 현실 속에 난 그렇게 어머니를 다시 만났고 한참후에 어머니껜 안좋은 꿈을 꿔 달려 온 거라 말씀드려 안심시켜 드려야 했다.


그리고 십수년만에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앞에 두고 난 또 눈물 흘려야 했다.


그렇게 어둠이 내리고도 난 병원은 아예 잊은 채 어머니를 옆에 두고 어머니가 잠든 그 순간까지 못다한 그리움을 달랬다.


잠들 수 없었다.


잠들면 꿈이 부숴질까 사라질까 싶어 졸음을 쫓아 어머니 손을 꽉 붙잡았다.


그렇게 새벽의 여명이 찾아 드는 순간 잠을 쫓질 못한 난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아마도 인턴이라 몇날 몇일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했던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난 꿈을 꿨다.


기억나진 않지만 존귀해 보이는 존재의 마지막 말은 내 뇌리에 각인 되었다.


‘희생!’


지극히 짧은 한 단어일 뿐이다.


하지만 내가 회귀하여 다시 사는 삶만큼 희생하여 그만한 무게의 생명을 살려 내라는 직언 이었다.


참된 의사로서 말이다.


그렇게 잠에서 깨었을 때 잠시간 각인을 떠 올려 내가 회귀 하였음을 느껴 알 수 있었다.


꿈속에서 부분적으로 많은 경험들을 했던 것 같은데 부분 부분 극히 짧은 장면이라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그려 가야 할 미래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순간 난 내 오른 손을 보았다.


쓸 수 없던 메스를 쥘 수 없었던 고장난 내 오른 손을 말이다.


신기해 쥐었다 폈다 해보며 그 무게를 깨닫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그리고 내가 걸어 가야할 목표를 상기했다.


이제는 고장 나지 않은 오른 손을 꽉 쥐어 보면서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새로운 날, 난 병가를 핑계로 오늘 하루 쉬겠다고 병원측에 통보해 오늘 하루는 온전히 어머니와 함께 하루를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어머니는 한 때 모 대학병원 간호부장 이셨다.


그 과거 어린 시절 어머니를 기다려 병원을 놀이터 삼아 놀던 난 의사를 꿈꾸었다.


그런 내 어머니는 나에게 나이팅게일의 롤 모델 이시다.


하지만 어머니는 현재 연수의의 의료 미스로 사건에 휘말려 병원을 그만 두신 뒤론 요리에 취미를 두고 계셨다.


젊어 보이시고 실제로 52세의, 내 기준으로 건강한 나이시지만 나이와 전 병원에서의 실수로 타 병원을 알아 보는게 쉽지 않아 요리를 취미 삼으셨던 거다.


그런 어머니가 편치는 않아 보였다.


겉으로 표현해 말씀 하진 않았지만 어머니 삶 전부를 간호사로 살아 와 일을 그만 두시고 가사 일을 한다는게 심적으로 많이 힘들 다는 걸 지금은 느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메스를 잡을 수 없었을 때 그 절망과 고통 아픔을 잘 알고 있어 지금의 어머님 마음을 이해 할 수 있는 거다.


그땐 몰랐을 그 죄스러움에 오늘 난 어머니와 함께 지금 시장으로 장을 보러 가고 있는 중이다.


과거엔 볼 수 없었던 너무도 아름답게 꾸며 치장하신 어머니와 함께 말이다.


행복함은 멀지 않은 내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렇게 집 근처의 재래시장으로 간 난 어머니 옆에 붙어 시장 입구에서부터 처음 보는 시장 상인들에게 인사를 드려야 했다.


“우리 아들.”


“그 의사 아들?”


“호호호!”


시장을 가는 건데 한 껏 치장을 하고 오셨을 땐 그 이유가 있었던 거다.


내 어머니 그 어깨가 하늘 높이 치켜 올려져 있었다.


아들 자랑에 말이다.


파 한단을 사시는데 수다로 한참을 그러고 계시는 거다.


예전 이라면 지겹다고 잡아 끌었을 어머니를 난 가만히 서 웃어 미소만을 짓고 있었다.


이 작은 행복감을 그전엔 몰랐기 때문이다.


아니 어머니를 보내고 난 후엔 지금과 같이 해보고 싶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라 난 지금이 정말 소중했다.


그런데 내 어머니 시장에서 그 인기가 대단 하신가 보다.


모르시는 분들이 없었다.


상인 한분 한분 모두에게 날 인사 시켰다.


요리에 취미를 두셔 그런지 시장을 자주 찾으셨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의사라는 걸 모든 분이 알고 계신다.


어머니 그동안 참 많이도 날 홍보 하셨나 보다.


시장통에서 유세를 한다면 국회로 가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아 보이니 말이다.


그렇게 장을 보며 한시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시장 입구였다.


이쯤되니 솔직히 좀 힘이 들었다.


그렇지만 어머니가 저렇게 좋아 하시는데 겉으로 보일 수 없어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뒤로 한참을 더 어머니와 함께 시장을 봤다.


그러던중 상인 한분이 날 급하게 찾아 잡아 끌었다.


“의사지! 환자야 환자. 산모가 쓰러졌어, 어서 가자고!”


“예, 어디요?”


고장난 팔을 가진 반쪽 의사가 아닌 지금의 난 진짜 의사이다.


상인분의 뒤를 따라 급하게 뛰며 그렇게 다짐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만삭의 산모를 볼 수 있었다.


“다들 비켜! 여기 의사 양반이 왔다고!”


그런 상인 분의 말에 경외의 눈으로 주변 분들이 날 보며 한쪽으로 물러섰다.


“아이고 의사 양반 우리 손녀좀 살려줘요, 제발!”


“예예! 잠시만요. 먼저 살펴 보겠습니다.”


나이 한참을 들어 보이시는 허리 굽어진 할머니께서 내게 매달려 만삭의 산모인 손녀를 살려 달라고 하신다.


그런 할머니께선 손녀가 걱정이신 듯 옆에 주저 앉으셔서 울며 손녀의 이름을 안타깝게 부르고 계셨다.


“아이고, 민정아!”


“할머니 손녀분 괜찮을 거에요. 할머니가 진정 하셔야 손녀분께 도움이 된답니다.”


어느새 따라 붙으셨는지 어머니가 나서 할머니를 진정 시켜 도움을 주고 계셨다.


그런 어머니의 도움속에 산모의 맥을 집어 입술 가까이 귀를 대고 호흡을 먼저 확인 하는 동시에 동공 반응을 살폈다.


호흡은 없었으나 맥이 약하고 동공 반응이 없는게 의식 레벨이 떨어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산모가 쓰러진지 얼마나 지났습니까?”


“좀전이요 좀전. 5분쯤 지났나?”


상인 한분이 나서 말해 주었다.


그러는 지극히 짧은 순간 부푼 만삭의 배에 귀를 대어 반응을 살폈고, 하체 아래 쪽 자궁 상태까지 살펴 확인해야 했다.


만삭의 산모에게 올 수 있는 자궁 압박에 의한 폐색전증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지금의 몸으로 무리하게 장을 보러 나왔다면 아마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해서 주변인들의 눈을 돌려야 했다.


“산모 자궁 확인을 해야 합니다. 모두 뒤돌아 주세요!”


그런 내 부탁에 상인분들이 빙 둘러 쌓은 상태로 등을 져 뒤돌아 서주었다.


해서 난 서둘러 산모의 치마를 들춰 자궁 옆 허벅지 안쪽을 눌러 경직 상태와 자궁 수축 상태 그리고 체온을 짚어 산모가 폐색전증임을 확진했다.


폐색전증이란 다리 정맥에 생겨나는 혈전으로 만삭인 산모의 무리한 움직임등을 통해 발생 할 수 있는 위중한 병명이다.


그로인해 자궁 압박을 받아 산모의 호흡이 일순간 막혀 어레스트 심정지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


때문에 난 산모의 동공을 확인해 산모를 불러 다시금 의식 확인을 해보았다.


“저 보이세요? 제말 들리십니까?”


......


의식이 없었다.


아니 그 짧은 순간 산모의 맥이 잡히지 않았다


어레스트가 온 것이다.


"119! 119부터 부르세요! 어서요!"


동시에 난 산모 위를 덮쳐 가슴에 손을 얹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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