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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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陽境)
작품등록일 :
2013.05.02 15:12
최근연재일 :
2013.12.10 16:2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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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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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3.05.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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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4쪽

화산검선(華山劒仙) - 序.

DUMMY

암자는 화산의 깎아지는 산자락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집중하면 저 멀리 상궁이 보인다.

끼-익!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경첩이 시끄러운 비명을 내지른다.

“오늘부터 여기서 함께 지낼 곳이다. 보기엔 이래도 치우고 나면 제법 그럴 듯 할게야.”

치우지 않은 방안은 온통 새하얀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운현아. 너는 일단 들어가 쉬려무나.”

스승 정명자의 말에 운현은 두 팔을 걷어붙였다.

“저도 도울래요!”

“이놈아! 너는 가만히 있는 것이 돕는 게다. 뭣 하느냐! 벌써부터 스승의 명을 어길 셈이야?”

정명자는 짐짓 성난 얼굴을 지어 보였다.

그럼에도 그의 입 끝이 올라간 것은 운현의 마음씀씀이를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건장한 장정도 오르기 힘든 곳이 화산이다.

운현은 오늘 그 화산을 올라 왔다. 지치고 힘들 것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스승을 돕겠다며 자청하고 나서니 그 마음이 어찌 미울 수가 있겠는가.

“무엇해! 어서 들어가지 않고!”

결국 스승의 성화를 이기지 못한 운현은 등 떠밀리다시피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는 동안 정명자는 식은 아궁이를 덥히고, 암자 곳곳에 내려앉은 먼지를 닦아냈다.

정명자가 방안으로 들어선 것은 그로부터 잠시 뒤였다. 방안의 먼지도 닦아낼 심산으로 걸레를 집어 들고 들어서는 정명자의 눈에 어린 제자의 모습이 보였다.

“무엇을 그리 열심히 보는 게냐?”

스승이 들어온 것도 모르고 한곳을 응시하는 운현의 시선.

정명자의 시선도 운현의 시선을 좇았다.

벽에 걸린 작은 족자.

그 안에 자리 잡은 도원도.

정명자는 얼마나 집중했는지 대답도 하지 않는 운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떠냐? 호젓하지 않느냐? 도원도 라는 게다. 이 스승의 스승님께서 물려주신 물건이지. 일설에 의하면 팔선(八仙)의 일인이신 여조께서 남기셨다 하더구나. 또 혹자는 여조께서 이 도원도 속에 살다 이따금씩 마음에 드는 연자를 만나면 가르침을 베풀기도…….”

정명자는 말끝을 흐리며 제자를 바라봤다.

마치 귀신에라도 홀린 듯 도원도만 바라보는 운현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서였다.

“운현아. 무슨 일이라도 있느냐?”

걱정스런 정명자의 물음에 운현이 대답했다.

“스승님?”

“그래. 무슨 일이냐?”

“저기 저 그림 속의 신선 할아버지는 왜 칼춤을 추고 계신가요?”

“선인?”

운현의 물음에 정명자의 고개가 다시 도원도로 향한다.

먹물의 농담으로만 표현해낸 도원.

운무에 가리어진 심산에 자리 잡은 문 닫힌 초가.

어디에도 선인은 없었다.

“무슨 소리냐. 선인이 어디 계신다고 그러느냐?”

정명자의 물음에 운현도 고개를 갸웃 한다.

“응? 이상하다 아까 분명 있었는데?”

다시 본 도원도엔 선인은 없었다.

“이놈! 또 이상한 상상을 했나 보구나.”

정명자는 운현의 코를 살짝 비틀며 웃었다.

자질이 뛰어난 아이는 아니다. 머리도, 근맥도 뛰어나지 않다. 하다못해 발육도 또래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 운현을 제자로 들인 것은 운현이 가진 순수함과, 곧은 심성 때문이다.

정명자는 운현을 안아주었다.

“네 순수함은 좋으나, 때론 그것이 과하여 허상을 좇는 경우가 있구나. 그러니, 늘 심신을 안정하게 하고, 마음을 바로 하여 세상을 보아야 할 게다.”

운현의 순수함은 이따금씩 과할 때가 있어서 때론 동물의 이야기가 들린 다하고, 바람이 보인다하고, 또 어제는 별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했다.

그 순수함은 나쁘지 않으나 도사란 모름지기 늘 청명을 유지해야 하는 법이다.

“네! 스승님!”

웃으며 대답한 운현은 그 따스함이 좋은지 정명자의 가슴팍에 얼굴을 비볐다.

‘응?’

한참 정명자의 품을 파고들던 운현이 고개를 갸웃 거린다.

‘신선 할아버지께선 사라지셨는데, 왜 문이 열린 거지?’

운현의 눈이 멈춘 곳.

도원의 초가.

그 초가의 문이 열려 있었다.


작가의말

반갑습니다.

양경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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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화산검선(華山劒仙) - 도원도 속 세상 1. +9 13.05.03 23,252 98 8쪽
4 화산검선(華山劒仙) - 화산의 둔재 3. +6 13.05.03 23,013 96 7쪽
3 화산검선(華山劒仙) - 화산의 둔재 2. +10 13.05.02 23,850 96 7쪽
2 화산검선(華山劒仙) - 화산의 둔재 1. +12 13.05.02 26,031 90 8쪽
» 화산검선(華山劒仙) - 序. +11 13.05.02 29,899 9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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