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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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陽境)
작품등록일 :
2013.05.02 15:12
최근연재일 :
2013.12.10 16:28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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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232
추천수 :
1,129
글자수 :
31,794

작성
13.05.08 01:06
조회
2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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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글자
7쪽

화산검선(華山劒仙) - 시험 3.

DUMMY

‘공부가 남아 있음이라니?’

하지만 정진자는 놀란 마음도 다스리기 전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운현과 청송자를 번갈아 살폈다.

운현의 인성이 뛰어난 것에 대한 이야기는 알겠다. 하나, 지금 이야기하는 공부라는 것은 무공을 뜻하는 것이 아니가!

“……사백조께 감히 가르침을 청하옵니다.”

정진자는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응? 모르고 가르쳤단 말이더냐? 오호! 선재로구나!”

청송자는 오히려 정진자의 물음에 대한 대답은커녕 연신 감탄만 쏟아 내었다.

정진자의 시선이 다시 운현을 향했다.

‘무엇이 그리 특출하단 말인가.’

비록 강호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청송자의 고명한 무공은 능히 화산제일이라 칭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그 스스로 무공의 사용을 꺼리지만 않았어도, 당대 화산제일검은 청송자의 차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청송자가 감탄하는 것이니 분명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진자의 얼굴에 드리운 의문은 점점 더 짙어지기만 할 뿐이다.

‘없다. 모자라진 않으나, 특출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운현의 육합권은 극히 평범했다.

처음 개인시험에 나섰던 양경과 같은 강맹함도 없고, 표횰함도 없다. 그렇다고 예리함이 어리지도 않았다.

당장 저 정도의 솜씨를 발휘할 제자라면 지금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속가제자들 속에서 찾아도 충분할 만큼의 평범함이다.

‘무엇이 사백조께서 저리 감탄케 했단 말인가……’

정진자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졌다.

그때였다.

“전부터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어찌하여 저 아이만 속가제자들과 함께 수련한단 말이냐? 정명이는 어디 가고?”

“삼년 전 동남동녀를 대상으로 한 유괴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강호로 나갔사온데……”

“그건 흑마보의 소행이 아니었는가! 그 일이라면 이미 해결 되었던 것으로 아는데?”

“예. 헌데, 그 이후로 소식이 끊겼습니다. 백방으로 알아 보고 있으나…….”

“있으나?”

“죄송합니다.”

정진자는 고개를 숙였다.

삼년전 강호에 일어난 동남동녀를 대상으로 한 납치사건이 있었다.

정명자는 이에 대한 조사를 위해 강호에 나섰었고, 모든 일의 원흉이 흑마보임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후 정명자의 소식은 끊어졌다.

장문인인 정진자는 그런 정명자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강호의 속가제자를 동원하고, 개방의 힘을 빌리면서까지 노력 했다.

그러나 결국 정명자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살아 있다 보기 어렵다는 게냐?”

“…….”

청송자의 물음에 정명자는 침묵했다.

그 침묵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른다.

백방으로 노력하고도 소식을 얻지 못하였다면, 모진 강호의 풍파에 사그라진 것이리라.

“허면 저 아이는 이제 어찌 하려하는 게냐? 지금이야 속가제자들의 틈바구니에서 무공의 기초를 닦는다고 하나, 앞으로도 그러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청송자의 걱정은 당연했다.

시작은 같을지 모르지만, 화산의 속가와 본산 제자가 배우는 깊이와 길은 달랐다.

운현의 경지가 점점 더 높아져 속가제자와 함께 배울 수 있는 단계가 지나게 된다면…….

그땐 스승에게 사사 받는 것이 아니고서야 방법이 없다.

그런 스승이 지금 행방불명이다.

청송자의 눈엔 운현의 처지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차라리 정명이 돌아올 때까지 다른 아이들이 거두면 어떻겠느냐. 여기 장로들 중 아직 제자를 받지 않은 이들도 많다 들었는데…….”

청송자의 은근한 제안에 정진자는 고개를 저었다.

“무리입니다.”

“무리라?”

“그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허나, 운현이가 거절 하였습니다. 다른 스승을 섬길 수는 없다고 말입니다.”

“……그리 말하더냐? 허면 어쩔 수 없겠지. 알겠구나.”

정진자와의 이야기를 마친 청송자의 시선이 운현에게 머문다.

어느새 육합권의 마지막을 향해 달리는 운현의 입가에 맺힌 미소가 즐겁다.

‘하늘이 화산에 대기를 맡겼으니, 화산은 대기를 채움으로 그 도리를 다해야함인데…… 정작 화산엔 대기를 채울 자가 없음이 안타깝기만 하구나.’

운현을 지켜보는 청송자의 생각은 깊어져만 갔다.


*


“헤헷!”

무엇이 그리 좋은지 운현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암자를 향하는 운현의 허리춤엔 분홍 수실이 묶인 검이 달랑거린다.

“신선 할아버지께 시험 합격 했다고 자랑해야지!”

운현은 뿌듯한 눈으로 허리춤에 찬 검을 바라봤다.

권을 가르치는 향근관과 달리 향진관은 검을 가르친다. 때문에 향근관의 시험에 통과하는 제자들에게 검을 선물하는 것은 화산파의 오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운현이 허리에 찬 검은 시험을 통과했음을 말해주는 일종의 증표와도 같았다.

하지만 바삐 뛰어가던 운현의 다리는 암자에 다 닿아서 멈춰질 수밖에 없었다.

암자로 오르는 오르막.

‘누구지?’

운현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암자의 마당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비친다.

같은 화산 안에서도 외지에 있어 좀처럼 왕래가 없던 사실을 생각하면 손님이, 그것도 둘씩이나 왔다는 것은 운현에겐 낯선 일이다.

다행히 암자에 도착한 이후 운현의 의문은 풀렸다.

“장문인께서 여긴 어떤 일이세요? 어? 안녕하세요! 도사 할아버지.”

먼저 암자에 도착해 운현을 기다리던 이들은 정진자와 청송자였다.

정진자는 운현의 해맑은 웃음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청송자의 눈치를 살폈다.

“운현아. 여기 이분은 청송 사백조이시다. 네게는 증사백조가 되시는 분이시야.”

정진자는 청송자가 뭐라 하기 전에 나서 소개 했다.

운현은 눈이 똥그래졌다.

“앗! 죄송합니다. 도사 할아…… 아니. 청송 증사백조님!”

청송자는 그런 운현의 인사가 귀엽다는 듯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허허헛! 죄송할 것이 어디 있겠느냐. 그러자면 내 일전에 먼저 소개 하지 않았음을 사과해야할 것이 아니야. 허니 과례는 그만 하거라.”

“헤헷! 넷!”

운현은 밝게 웃으며 곧장 응했다.

예의상 거절이라도 할 줄 알았던 운현이 이렇게 나오니 역시나 당황하는건 정진자다. 하지만, 이내 기꺼워 웃는 청송자의 모습을 보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사백조께서 운현이를 좋게 봐주시는구나.’

하지만 이러한 정진자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운현은 고개를 갸웃 했다.

“그런데 여긴 무슨 일이세요?”

“헙!”

정진자는 대번에 기함을 내지른다.

좋은 말로 들으면 그저 순수하기에 할 수 있는 물음이지만, 나쁜 말로 들으려 한다면 정진자와 청송자의 방문을 반기지 않는다고 해석 할 수도 있는 물음이다.

‘내가 먼저 나서야겠구나.’

정진자는 스스로 먼저 나서 운현의 순수함을 이야기 하려 했지만, 그보다 청송자가 빨랐다.

“오늘 시험장에서 너를 보고 내 깨달은 것이 있어서 왔단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양경입니다.

오늘 놀랐습니다.

댓글수가 두자리 수에 추천수는 20을 넘어 3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댓글과 추천을 남겨 주실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해서 좋은 글로 보답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추천 댓글 달아 주신 독자님들.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님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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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화산검선(華山劒仙) - 시험 2. +25 13.05.07 23,914 130 8쪽
8 화산검선(華山劒仙) - 시험 1. +10 13.05.06 24,333 107 7쪽
7 화산검선(華山劒仙) - 도원도 속 세상 3. +9 13.05.05 23,492 105 7쪽
6 화산검선(華山劒仙) - 도원도 속 세상 2. +11 13.05.04 23,126 95 8쪽
5 화산검선(華山劒仙) - 도원도 속 세상 1. +9 13.05.03 23,252 98 8쪽
4 화산검선(華山劒仙) - 화산의 둔재 3. +6 13.05.03 23,012 96 7쪽
3 화산검선(華山劒仙) - 화산의 둔재 2. +10 13.05.02 23,850 96 7쪽
2 화산검선(華山劒仙) - 화산의 둔재 1. +12 13.05.02 26,031 9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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