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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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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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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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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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계 금적금왕

DUMMY

낙양에서도 손꼽히는 다루의 3층 전각을 전세 낸 동탁은 도겸에게 차를 따라주고는 물었다.

“절 보자 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곳에서 보는 낙양 풍경이 절품이네.”

도겸의 말을 통해 그가 쉽게 말을 꺼내지 않으련다는 것을 깨달은 동탁은 말했다.

“그렇지요. 이 모습을 보려고 가끔 찾아온답니다.”

높은 전각이라서 낙양 시내가 고스란히 보이는 풍경을 둘은 잠시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도겸이 먼저 말했다.

“저쪽에 있는 호위는 이번에 양자로 들인 여포 같은데 소개 좀 시켜주지 않겠나?”

“여포, 이리 오게.”

입구에서 경호하던 여포는 동탁의 부름에 그에게로 가서 섰다.

정원의 양자로 들어간 여포가 여기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양주자사 정원이 장보 토벌의 공을 인정받아 황궁으로 와서 공을 포상을 받았을 때 동탁이 정원에게 여포를 잠시 빌려 달라 한 것이었다.

양자를 빌려달라는 말은 어찌 들으면 이상하게 들리겠으나 몇 가지 약속을 받아낸 정원은 그걸 허락했다.

여포가 가까이 오자 도겸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그세 키가 더 크고 전사로서 거의 완성된 여포에게서 강하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풍긴 것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체격이 당당한데 이런 장수는 대체 어디서 찾아냈소?”

“양주자사의 양자로 있기에 잠시 빌렸지요.”

“호~ 양주자사가 사람 보는 눈이 있는 줄은 몰랐는걸. 여포라고 했나?”

“여포입니다.”

“아직 약관도 안 됐다고 했는데 체격이 좋구나.”

“감사합니다.”

“양주자사하고는 어찌 만났는가?”

“선우명… 참모와 함께 선발대가 되어 장보를 치려고 모인 양아버지 진영으로 갔다가 만나게 됐습니다.”

참모라고 말해야 할지 아니면 유질이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잠시 망설이던 여포의 말을 들은 도겸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선우명이란 자는 처음 들어보는데 누구인가?”

“이제 열 살 정도 됐을 거라서 잘 모르실 겁니다.”

“이제 열 살? 장보가 죽은 것이 2년 전이니 잘해야 여덟 살이었을 텐데 참모라고?”

“그런 것으로 압니다.”

“그 나이에 참모라니 믿을 수가 없군.”

아무리 천재여도 그 나이라면 참모를 떠나 관직에 있는 것부터가 신기했다.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 저도 신기하군요. 그런데 선우라는 성은…….”

“왜 아는 사람인가?”

“아닙니다. 생각나지 않는 걸 보니 중요한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 여포를 보려고 온 게 아니니 슬슬 얘기를 해주시죠.”

“나중에 장온, 그 사람만 내게 남겨주시오.”

변장과 한수의 반란 때 거기장군으로 임명된 장온의 부하로 참전했다가 그의 인물됨이 마음에 들지 않아 불복했었다. 후하게 대우해주던 부하가 불복하고 술자리에서 욕까지 하자 화가 난 장온이 도겸을 유배 보냈다가 가던 중에 돌아오게 했으나 마음에 쌓인 앙금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서주에서 활개치는 황건적을 처단하기 위해 서주자사가 되고서도 이 앙금을 풀지 못한 도겸의 제안에 동탁은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겠습니다.”

“그럼 믿고 가지.”

“살펴 가십시오.”

도겸이 먼저 가서 시야에서 사라지자 동탁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옹졸한 늙은이.”

죽여야 할 인물 중에서 장온의 위치는 두 번째 손으로 꼽히는 자라서 죽일 생각이긴 해도 죽는 마당에 모욕할 생각은 없었기에 도겸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짐작이 가는 동탁은 그가 싫었다. 그런데도 그의 의도대로 장온을 넘겨주겠다고 말한 건 이런 자라도 손을 잡아야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동탁은 사위인 우보를 불렀다.

동탁의 사위라고 해도 정략결혼이었기에 연배가 비슷한 우보는 가후와 같이 찾아왔다.

“절 찾으셨습니까. 장인어른.”

“그래, 어서 오게 사위.”

우보와 인사를 나눈 동탁은 옆에 선 가후를 쳐다봤다.

가후의 나이를 따지자면 한 자리 차지했을 정도로 연배가 많았으나 관직에 뜻이 없어 우보의 참모 노릇을 할 뿐이었다. 그래서 동탁에게는 생소한 사람이었다.

“가후 문화라 합니다. 미약하게나마 우보 중랑장의 한 팔을 거들고 있습니다.”

개인 참모에게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동탁은 가후에게서 시선을 떼고서 우보에게 물었다.

“선우명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나?”

“음…….”

선우명이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우보가 대답하기를 망설이자 가후가 대신 대답했다.

“계휴현 유질로 있던 선우명이라고 제가 압니다.”

“안다면 아는 대로 설명해 봐라.”

“선우명은 장연이 흑산군을 결성할 당시부터 같이한 아이로 장연이 중랑장이 된 후에도 그의 집에서 기거한 것으로 보아 자기 후계자로 삼으려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나이 일곱에 장연이 효렴으로 천거하여 계휴현 유질이 되었습니다.

효렴으로 천거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 전 이 부분을 따로 조사한 결과 전장에서 적장을 죽이는 공을 세우고서 자기가 효렴으로 천거해 달라는 부탁을 했던 것을 알아냈습니다.”

“나이 일곱에 어떻게 적장을 죽였다는 거지?”

“석궁을 사용했다고 했고 그 솜씨가 날아가는 새도 맞춰서 떨어뜨리는 정도라고 합니다.”

“일곱에 그 정도 솜씨라니…….”

미숙한 지금이 이 정도면 완숙이 되면 어떻게 변할지 짐작도 가지 않는 동탁이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할 때 가후가 말했다.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니 그게 무슨 말이지?”

“그를 진료한 의원의 말에 따르면 선우명은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 무술을 익히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연에게 무술을 배우려고 하루 훈련했다가 사경을 헤맸을 정도라고 합니다.”

“몸이 그 지경이면 앞으로 무술을 익히진 못하겠군.”

“그렇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의 지능입니다. 계휴현 유질로 있던 기간 동안 일을 처리함에 있어 한 치의 틈이 없었고, 후막을 따라 종군했을 때도 계책을 내서 그의 곤란함을 해결했다고 합니다.

선우명이 성장하면 장차 큰 적이 될 것이라 여겨 관직과 포상으로 이간책을 펼칠 때 그를 영녕현 현승으로 보냈습니다. 제 아무리 잘난 천재여도 그곳이라면 목숨 부지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영녕현은 처음 들어보는데 그곳이 어디지?”

“약 백여 년 전에 편입된 지역으로 동남쪽 끝의 작은 현입니다. 이곳은 매년 수차례 산월족이 공격해서 최근 십 년 동안 현승이 다섯 번이나 바뀐 곳이기도 하지요.”

“손경이 죽이려 들려고 하던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오히려 놔두는 것이 이득일 것 같은데?”

“선우명이 손경에게 쫓기기 전에 내렸던 결정이라서 물릴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같은 인재를 허망하게 죽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차기 후계자라면 자연스럽게 선우명을 구심점으로 해서 흑산군이 뭉칠 수 있었으나 흑산군의 조직력은 가후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형편없었으나 후환을 없애고 선우명의 목숨을 살려둔다는 점에서는 대성공이었다.

가후의 말을 들은 동탁은 약간 화가 났다.

“지금 네 말은 내 적이 될 자에게 기회를 줬단 말인가?”

동탁에게 일가를 모두 잃은 데다가 자식이 없어서 그런지 양아버지처럼 잘 대해줬던 장연까지 살해했기에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둘이었다. 그러나 이걸 모르는 가후는 차분하게 말했다.

“예로부터 모시던 주군이 사망하면 신하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새로운 주군을 찾기 마련이었습니다. 선우명이 영녕현에서 능력을 보인다면 조정으로 불러들여 예를 갖춰 후대하면 필시 나라의 동량이 될 것입니다. 이를 헤아려주십시오.”

개인적인 원한보다는 나라를 생각하라는 가후의 말에 동탁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는 그리 옹졸한 사람이 아니니 그 말대로 하지. 이보게 사위.”

“예, 장인어른.”

“곁에 좋은 책사를 둬서 좋겠소.”

“아닙니다. 그래 봤자 순씨 일가만 하겠습니까.”

순자의 후손인 순씨 일가는 누구라고 꼬집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 명, 한 명이 학문으로 일가를 이룬 인물들이라서 가후의 재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들을 앞선다 할 수 없었다.


작가의말

대충 저런 이유로 선우명이 구석에 처박히게 됐음 -0-
추가로 순씨 일가란 순욱, 순유, 순심, 순연 등등이나 여기서 언급되는 사람은 순상과 순유를 의미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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