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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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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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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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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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쪽

2nd 06. 침묵의 천사(6)

DUMMY

"......여신님."

"시끄러. 부르지도 마."

여신은 지금 식탁에 엎드려 툴툴거리고 있었다.

'정말, 이럴 땐 신아와 똑같네'

신아도 나에게 맞고 나면 저렇게 이불에서 칭얼거렸다. 뭐... 이럴 때 달래는 방법은 따로 없다. 옆에서 계속 미안한 듯이 말하고 있으면 나중엔 알아서 풀리니까.

"......그게, 제가 순간 가속 능력을 제어하지 못해서..."

"몰라! 그렇다고 여신의 얼굴을 이렇게 만들어?!"

......그럼 당신은 내 몸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었잖아... 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 말을 꺼냈다가는 한층 더 화를 낼 것 같아서 꺼내지 못했다.

‘게다가 겨우 뺨만 조금 불어오른 것 가지고......’

-라드님. 말을 좀 자제해 주실래요? 자꾸 움직이시니 치료하기 힘들어서...-

"아... 네."

나는 지금 로엘에게 치료받고 있었다. 천사의 성력인가 뭔가 하는 힘으로 말이다. 사실... 더 많이 다친 것은 나인데 말이다. 아까 여신에게 맞았을 때 갈비뼈 부러졌지, 얼굴 맞았을 때 입 찢어졌지......

"우우... 내가 신관에게 얻어맞고 하늘을 날 줄이야."

"......"

여신에게 얻어맞고 하늘을 날았다가 온몸에 구멍이 뚫리는 고통에 시달린 나는 지금은 가해자인 여신의 비위까지 맞춰주고 있었다.

'하아......'

어쩐지 내 인생이 비참해진다.

"......로엘."

-네?-

여신의 부름에 로엘님은 나에게서 손을 거두었다.

"그......파이라엘...이라고 했던가?"

-제 오라버니 말씀이신가요?-

"응. 파이라엘이 맞나?"

-네. 파이라엘 프라스타라는 이름을 가지고 계세요-

역시 파리아는 로엘님의 오빠였군... 오라버니라... 나도 신아가 다소곳하게 오라버니라고 부른다면 절대로 안 때릴 건데... 아니, 그래도 내 검을 가지고 나가는 건 때려야 되겠구나.

-그런데... 왜 그러시는지?-

"아니. 라드의 수련을 좀 맡아줄 수 없나 싶어서."

순간적으로 언제나 로엘님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가 사라졌다. 그러나 순식간에 다시 곤란한 듯한 표정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것은 좀... 오라버니가 낯을 많이 가리셔서 말이죠-

어라? 그런가? 나랑은 잘 있었는데?

"그럼 저 녀석을 저대로 내려보내란 말이야? 저런 한심한 상태로?"

-그건......-

로엘님은 꽤나 곤란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로엘님이 여신의 말을 반박하지 않는다는 것은... 로엘님도 나를 ‘한심한 상태’라고 생각하는 거잖아...

"몰라. 나는 절대로 저 녀석 상대 안 해. 그럼 로엘이 상대할래?"

-저는 전투에는 재능이 없어서......-

.......내가 로엘님이랑 싸운다면 그냥 맞아 줄 거다. 몰론 여신이 다시 수련을 맡아도. 지금처럼 눈치보면서 비위맞추느니 그냥 맞아줄래...

"......파이라엘이 바쁜 천족도 아니잖아? 매일 과일을 따러 다니는 것을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로엘님은 살짝 고개를 저었다.

-바쁜 건 아니시지만.......-

"그럼 좀 부탁해봐."

-.......-

로엘님은 정말로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저 곤란한 표정이 더 예쁘게 보이는 나는......? 음, 위험해 이거.

-알겠어요. 하지만 오라버니가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알았어. 얘기나 한 번 해봐."

어라. 그럼 앞으로 파리아와 아까 같은 수련을 해야한다는 건가?

-앗. 그러고 보니 라드님을 치료하는 중인걸 깜빡했네요. 죄송해요-

.......치료받는 나도 깜빡하고 있었는데 뭘.

우우우우우......

느린 진동음과 함께 로엘님의 손이 다시 하얗게 물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내 상처에 가져다 대자, 약간 남아있던 고통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갔다.

"이거 대단한데요..."

-별거 아니에요. 천족이라면 누구나가 사용할 수 있는 정도랍니다-

그런가?

"하아......"

내 몸을 괴롭히던 고통이 사라지자 긴장감이 풀리며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온다.

‘이거 아세아의 치료와는 꽤나 다른걸?’

아세아의 치료는 순식간에 치료되기는 하는데...... 별 느낌은 없다. 아픔이 사라지며 편하게 느껴지는 것을 빼고는. 그러나 지금 로엘님의 성력은... 기분도 엄청나게 좋아지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었다.

"......쳇. 로엘. 가까이 가지마. 언제 너의 얼굴도 뭉갤지 몰라."

하여간 속도 좁으시군......

-설마요-

"로엘님은 절대로 안 뭉개요."

여신은 내 말이 상당히 기분이 나쁜 모양이었다.

"그럼 나는 왜 뭉갰어?"

"그, 그거야 목숨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뭐가 위험해! 빛의 창도 아프기만 하지 죽을 정도는 아니었잖아!"

참고로 지금 로엘이 치료해주는 것은 빛의 창으로 인한 상처였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빛의 창이 몸 내부를 구멍내버렸던 것이다. 즉, 저런게 심장에 맞았더라면...... 하지만 이런 얘기 했다가는 괜히 여신의 성격만 긁는 거겠지.

"......그때는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뭐?!"

그런 내 변명에 여신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물어왔다.

"......내가 진짜로 내 신관을 죽일 거라고 생각해?"

"그게... 그때는 말 하시는게..."

아니 몰론... 거짓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다른 신관을 찾는다고까지 했는데......

"......그래서. 그 말에 삐져서 내 얼굴을 뭉갰다?"

"......"

그러고 보니 나는 그 말에...삐진 건가?

"속도 좁네. 겨우 말 한마디에 여신의 얼굴을 뭉개고."

"......"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확실히... 내가 그때 제일 화가 났을 때가 나를 버린다는 말을 듣고서였던 것 같기는...했다.

"쳇."

계속해서 나를 구박할 줄 알았던 여신은 의외로 더 이상 혼내지 않고 다시 식탁에 앉았다.

"......그렇다는 건 이 일을 싫어하지는 않는다는 건가?"

"예?"

뭐라고 여신이 한 것 같았는데?

"아니야. 아무것도."

"......??"

뭐야. 괜히 사람 궁금하게.

......

그 날 저녁. 로엘님은 참으로 고맙게도 파리아가 줬던 과일을 내놓았고, 나도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죄송해요. 제가 인간의 입맛을 잘 몰라서......-

“예? 아니, 괜찮습니다.”

“입맛도 까다롭기는... 얻어먹는 주제에 그냥 주는 대로 먹을 것이지.”

여신은 좀 조용히 하시죠?

우물우물......

"......후우."

이 과일은 그나마 먹을만 하지만... 그래도 과일만 먹자니 싱겁다. 고기 먹고 싶어......

"앞으로 네 수련은 파이라엘이 맡아주기로 했어."

여신은 나와 같은 과일을 먹고 있었다. 로엘님도 말이다.

"그래요?"

뭐, 누가 훈련시켜줘도 한 대만 때리면 삐지는 여신보다는 낫겠지.

"......그런데, 수련은 언제 끝나는데요?"

"네가 파이라엘에게 한방 먹일 때까지."

"네? 쓰러트리는 것이 아니라요?"

여신은 내 말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누구를 쓰러트려?"

"파리... 아니, 파이라엘요."

여신 앞이니까 애칭이 아니라 이름을 부르는게 예의겠지.

"푸하하... 너 바보 아냐? 어떻게 파이라엘을 이길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

이거 왠지 기분 나쁘네.

"......왜요. 못 이길까봐요?"

"응. 난 솔직히 네가 포기한다고, 인간계로 돌려보내 달라고 억지쓰지만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군.

"저, 이래봬도 세키니드 카레스와의 싸움에서도 한번 득수 했던 사람입니다."

"그 다음에 형편없이 깨졌지만... 그렇지?"

그거야 세키가 불사신이라 그렇고. 몸통을 거의 반으로 가르다시피 했는데 다시 살아나는게 이상한 거지! 아무리 뱀파이어라지만.

"좋아. 뭐... 정 그렇다면. 파이라엘을 쓰러트릴 때 너를 인간계로 보내줄게. 됐어?"

"......그래요 그럼."

"이거 먹고 밖으로 나가봐. 파이라엘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우물우물......

"......"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간계의 과일들은 먹어도 별로 배가 찬 느낌이 안들지만, 천계의 과일들은 이것들만 먹어도 배부르다는 것 정도? 그래도... 기분은 고기를 먹는 것이 더 포만감이 느껴지는데 말이다.

"잘 먹었습니다."

남은 과일껍질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내게 로엘님이 손을 내밀었다.

"아... 고마워요."

빙긋.

로엘님은 살짝 웃어주었다. 정말... 눈이 풀릴 정도로 예쁜 미소......

“......”

...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여신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무지하게 신경 쓰였다.

"그냥 밖으로 나가면 되죠?"

끄덕.

지금까지 매서운 눈초리를 언제 보냈냐는 듯, 여신은 별 일 없었다는 듯 고개를 돌리며 과일을 하나 입에 물었다.

"그럼......"

-아, 라드님-

과일껍질을 한곳에 모으고 있던 로엘님이 부르는 소리였다.

"왜요?"

-조심하세요-

"아. 네."

-.......정말로... 조심하시는게 좋을 거에요-

로엘님의 표정은 전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다.

"예? 지금 저는 싸우러 나가는게 아니라 수련하러 나가는 건데요?"

-......상대가 오라버니니까요-

"......"

파리아가 그렇게 무서운 녀석인가?

"알았어요. 조심하죠."

일단 그렇게 말했다. 뭐...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수련인데.

턱.

바닥이 새하얀 돌로 되어있는 신전에서, 하얀 구름으로 발을 내딛자 걸음이 가벼워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흐음, 이 느낌은 언제 느껴도 재미있단 말이야."

"......"

파리아는 바로 여신의 집의 문 옆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집으로 들어와서 기다려도 될텐데 말이다.

‘방금 도착한 걸까?’

"아. 그러고 보니 나는 검이 없는데."

인간계에 놓고 왔지.

도리도리

파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내 혼잣말을 들은 건가?

"필요 없다고?"

끄덕.

그는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뭐야? 벌써 시작이야?"

끄덕.

'흐음......'

가만히 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데 파리아에게서 서서히 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

온몸의 솜털이 일어나는 느낌. 파리아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마황자를 상대할 정도의 실력자...... 즉, 파리아와 싸우는 것으로 마황자와 내 실력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내 눈에서 파리아의 모습이 사라졌다.

‘처음부터... 사용하는 건가?’

나도 그에 맞춰서 순간 가속 능력을 사용했다.

"......"

그러자 보이지 않던 파리아의 모습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파리아가 나에게 속도를 맞춘 것인지 우리는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기에 서로를 볼 수 있었다. 멈춰버린 세계에서 움직이는 것은 우리 둘 뿐이었다.

"......"

파리아가 순간 가속 능력을 풀었는지, 아니면 내가 그보다 일순간이나마 빠르게 움직인 것인지 그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그와 동시에...

스윽.

나는 아까 여신과 싸울 때처럼, 순식간에 파리아의 앞에 나타났다. 아마도... 서로의 순간 가속 능력이 평형을 이루어서 서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속도의 차이가 다시 생기니 다시 나만 순간 가속 능력을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 같았다.

후우웅!

파리아가 무슨 수를 쓰려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 파리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중이었다.

"이걸로 한 대!"

여신의 제안대로라면 이걸로 수련 종료되는데!

"......"

그러나 그의 얼굴에 주먹이 닿기 직전, 이번에는 오히려 내 몸이 굳었다.

'......?! 어째서!'

촤악!

그리고 그 감각이 풀렸을 때 어깨에 파리아의 검이 박혀들었다.

"으윽..."

순식간에 어깨를 관통당하고 말았다. 피하려고 몸을 움직일 틈도 없이, 그의 가는 검은 내 어깨를 꿰뚫고 뒤로 튀어나와 있었다.

"......"

파리아는 잠시 여신의 집 쪽을 돌아보더니, 작게 속삭였다.

"......순간 가속 능력이 풀어지는 순간에. 틈이 있다."

촤악!

그 말이 끝나자 파리아는 어깨에서 검을 뽑았고, 나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나야 했다.

"으윽..."

주르륵...

어깨에서 뜨거운 것이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검이 얇았고 또 파리아가 워낙 정교한 검놀림으로 검을 찌르고 빼냈기에 상처는 크지 않았다.

"......"

파리아는 가볍게 피를 털어 내고 다시 자세를 잡았다.

'틈... 이라고?'

확실히. 낮에 있던 일을 생각해보면 그 일 때문에 여신에게도 반격을 받았다. 나의 순간 가속 능력은 공격과 같이 병행되지 못했다. 그저 가까이 접근하는 순간에만 가속 능력이 사용되고, 공격하는 것은 평범한 속도였으니까. 낮에 여신에게 득수한 이유는 여신의 단순한 동선을 읽고 어느 정도 예측했기 때문이었다.

"쳇. 정말 센 모양이네... 이 정도라면 조금 봐달라고 할 것을 그랬나?"

“......”

“아니, 진짜로 봐 줄 필요는 없고.”

나도 다시 파리아를 노려보며 자세를 잡았다.

"......다시 간다!"

다시 우리는 멈춰있는 세계에서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다음편은 외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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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2nd 10. 불의 호수(4) +1 11.10.23 573 8 75쪽
95 2nd 10. 불의 호수(3) 11.10.23 493 8 66쪽
94 2nd 10. 불의 호수(2) +1 11.10.22 571 6 72쪽
93 2nd 10. 불의 호수(1) +1 11.10.22 598 5 65쪽
92 2nd 09. 어스 드래곤(7) +2 11.10.22 583 7 59쪽
91 2nd 09. 어스 드래곤(6) +2 11.10.21 526 9 71쪽
90 2nd 09. 어스 드래곤(5) +2 11.10.21 563 7 70쪽
89 2nd 09. 어스 드래곤(4) +1 11.10.20 477 6 76쪽
88 2nd 09. 어스 드래곤(3) +1 11.10.20 516 10 9쪽
87 2nd 09. 어스 드래곤(2) 11.10.19 496 10 67쪽
86 2nd 09. 어스 드래곤(1) 11.10.19 517 11 56쪽
85 2nd 08. 죽음의 사막(7) 11.10.19 546 9 93쪽
84 2nd 08. 죽음의 사막(6) +1 11.10.18 500 5 58쪽
83 2nd 08. 죽음의 사막(5) +2 11.10.18 529 8 72쪽
82 2nd 08. 죽음의 사막(4) 11.10.17 538 6 67쪽
81 2nd 08. 죽음의 사막(3) +1 11.10.17 569 8 66쪽
80 2nd 08. 죽음의 사막(2) +2 11.10.17 587 7 82쪽
79 2nd 08. 죽음의 사막(1) 11.10.16 569 8 72쪽
78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6) +1 11.10.16 614 9 64쪽
77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5) 11.10.15 621 6 70쪽
76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4) 11.10.15 523 10 67쪽
75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3) +1 11.10.15 528 6 74쪽
74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2) +1 11.10.14 578 14 64쪽
73 2nd 07. 아세니카르 더 다크(1) +1 11.10.14 622 8 68쪽
72 외전 - 관찰자/집행자/수호자 +2 11.10.13 625 7 27쪽
» 2nd 06. 침묵의 천사(6) 11.10.13 618 6 71쪽
70 2nd 06. 침묵의 천사(5) +2 11.10.12 563 7 66쪽
69 2nd 06. 침묵의 천사(4) 11.10.12 544 9 58쪽
68 2nd 06. 침묵의 천사(3) +2 11.10.11 617 6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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