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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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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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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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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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1*

DUMMY

26.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식료품 아저씨!”

“뭐?”

“그자가, 아니, 정확히는 그자 아들이 범인이에요. 혹은 둘이 공범일 수도 있고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불이 다시 켜졌다.

“무슨 소리야

“그게 무슨 소리야. 식료품 아저씨가 범인이라니.”

동그랗게 변한 눈으로 나를 보는 인준 선생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아저씨도 탑차 가지고 있잖아요. 그것도 냉방기가 달린 탑차요.”

“그건 나도 알지. 하지만 하얀 탑차라고 했잖아.”

“저기 보세요.”

내가 가리킨 곳으로 두 분의 고개가 돌아갔고, 그곳엔 하얀색 휴지통이 놓여 있었다.

“어두워졌을 때, 저는 저걸 회색으로 봤어요.”

“그야 당연하지 않나?”

“잘 생각해보세요. 밤이 되면 회색을 봐도 약간 어두운 하얀색으로 생각할 수 있잖아요.”

내 말에 이신후 아저씨가 턱을 쓰다듬었다.

“네 말대로 밤에는 회색이랑 하얀색이랑 구분하기 힘들어. 대부분은 무난한 하얀색으로 생각하겠지. 그렇다고 식료품 아저씨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선애가 잘 아는 사람 중 하나가 식료품 아저씨예요. 정확히는 식당 청소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은 모를 리 없죠.”

“그렇구나. 그렇다면 아들 이야기는 왜 나오는 거야?”

“식료품 아저씨는 다리가 좋지 않아요. 그가 범인이라면 혼자서 사람들을 옮기진 못했을 거예요. 그럼 둘 중 하나죠. 최근에 이 일을 맡은 아들이 이 일을 다 저지르고 다녔거나. 아니면 아저씨까지 공범이거나.”

내 말에 이신후 아저씨는 눈을 감았고, 유인준 선생님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성격 좋으신 분이다. 그리고 아드님을 내가 전에 한 번 본 적 있는데, 역시나 인상도 좋고 참 바랐어.”

“선생님. 얼굴 잘생기고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바르다고 속까지 바르지 않다는 거 아시잖아요.”

“그렇지만-”

다시 눈을 뜬 이신후 아저씨가 인준 선생님의 말을 잘랐다.

“충분히 의심해 볼만해. 그래서 또 의심 가는 거 있으면 말해봐.”

“미수 아버지께서 절도 사건을 수사 중인데, 여대상과 이번 실종 사건과 연관되었다고 의심중이셨어요. 모두 십구번 국도, 그리고 영동군을 중심으로 벌어졌다면서, 이곳 주변을 잘 알고 있는 주민이 아니고서야 감시를 피해 다니기 힘들다는 말도 했고요. 거기다...”

“거기다?”

“여대생이 실종된 곳도 십구번 국도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그 여대생이 있는 대학교에도 물건을 납품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유인준 선생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반면에 이신후 아저씨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이 세 사건이 한 사람에게 벌어진 일이라면, 그 모든 걸 고려했을 때 가능한 사람이 식료품 아저씨다?”

“네. 식료품 아저씨 거래처가 많다고 들었거든요.”

“재료를 공급한다는 거는 동시에 재료가 있는 곳이 어딘지도 잘 안다는 뜻이니까, 도둑질할 만한 장소도 잘 알고.”

“납치해도 의심하지 않거나 찾기 힘든 장소도 알겠죠? 다만 어째서인지 선애를 조금 허술하게 납치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요. 그 바람에 동선이 걸렸잖아요.”

“솔직히 그건 정육점에 납품한 다른 사람이라도 가능해서 네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도 이신후 아저씨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나는 그게 아니라면 내 주변 아이들, 특히 예전 식당에서 임수아 선생님과 우리들 머리 위에 떠올랐던 검은 숫자들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한다.

분명 우리들을 엿듣다가 죽일 생각을 하다가,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가자 그도 잊은 거고. 범인이 피해자를 고르기 위해 주변을 탐색해서 아이들의 머리 위로 숫자가 떠오른 거야.

그러나 나는 이 말을 할 수 없다.


이 세상은 숫자를 보지 못하는 정상인들을 위한 곳이니까.

그리고 나도 그 안에 사는 인간이니까.


이신후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우리 감 좋은 이신후의 말을 믿어보자. 나는 장팀장님에게 전화하고 얘길 해볼 테니까. 너랑 유인준 선생님은 그 식료품 아저씨 주소 좀 알아봐.”

“믿어줘서 고마워요.”

“감사 인사는 나중에 밥으로 하고, 난 전화 좀 한다.”

신후 아저씨가 휴대폰을 들고 장팀장님 책상에 놓인 명함을 꺼내는 모습을 보다 다시 인준 선생님에게 고개를 돌렸다.

“선생님 식료품 아저씨 아시죠?”

“아는데 이름이랑 전화번호는 몰라. 서로 인사만 하느라... 내가 교장 선생님에게 전화해 볼게. 그분은 아실 거야.”

“네.”

자리에 앉은 나는 두 사람이 통화하는 동안, 다시 사건을 곰곰이 체크하다가 나희미 선생님을 떠올렸다.

[내가 작년 여름부터 기숙사랑 식료품 창고 담당인데. 재계약 서류를 검토해 본다는 걸 깜박했어.]

그래. 선생님도 모르지 않잖아.

“음... 주무시나. 통화가 왜 안 되지.”

오른쪽 다리를 떨며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 유인준 선생님을 보고나서 나는 휴대폰을 열어 전화번호부를 검색했다.

-나희미...-

버튼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여성 목소리가 들렸다.

-왜 무슨 일이라도 생겼니?-

“혹시 식료품 아저씨 성함이랑 집 주소 아세요?”

-마침 집 앞에 와 있는데?-

“집 앞이요?”

-응. 계약서 작성했는데, 아저씨에게 전화해보니까, 다리가 너무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겠다고.-

“지금 당장 돌아오세요.”

-그게 무슨 소리야?-

“거기 지금 위-”

-안녕하세요. 네. 그러시구나. 수호야 미안, 내일 보자.-

“선생님. 선생님!”

띠띠띠.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지금은 전원이 꺼져있어 통화-

빌어먹을.

*11*

*11*

다행히 교장 선생님이 식료품 아저씨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고, 유인준 선생님의 차를 타고 나를 포함해 세 사람이 이동 중이었다.

단, 세 명만 움직이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코웃음만 치는구나.]

장팀장쪽은 아예 우리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우리를 부정적으로 보는 다른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이국혼 아저씨도, 미수 경연 때문에 서울로 올라간 상황이라서, 결국 우리끼리만 적힌 주소지로 가기 위해 십구번 국토를 타고 보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중간 작은 길로 빠졌고, 제대로 정비가 안 되어 있어서 나뭇가지들이 승용차를 치는 소리가 가끔 들려올 정도로 외진 도로를 달리자, 이신후 아저씨가 바깥을 바라보며 말했다.

“생각보다 깊은 곳에서 사는데. 아니 운송업자가 이렇게 깊은 곳에서 살 이유가 있나?”

대답한 건 운전하고 있는 선생님이었다.

“농사도 짓는다고 들었습니다. 밭농사에 운송까지 병행하다 보니까, 이런 곳에 자리 잡은 거 같은데... 도로가 어두워서 속도가 내기 무섭네요.”

“혹시 다른 곳으로 이사 갔으면 어떡하죠?”

“교장 선생님이 학교로 가서 추가로 알아보신다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인준 선생님의 말을 들었지만, 내 심장은 가라앉지 않고 계속해서 요동쳤다.

둘 다 잘못되면...

연쇄 살인범 같은 녀석들에게 걸린 피해자들의 끝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잘 알기 때문에 자꾸 안 좋은 느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렇게 삼 분을 더 달렸을 때,

“저기 아니야?”

유인준 선생님의 말이 들려왔다.

나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고, 짙은 어둠 속에 자리잡은 나무담장에 둘러쳐진 집을 발견한다. 집은 세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집안에 있는 본채와, 그거의 두 배 만한 창고가 왼쪽, 그리고 정체모를 건물이 오른쪽에 있었다.

그리고 문 앞에 익숙한 픽업트럭과 그 뒤를 막은 탑차가 있었다.

“선생님 차랑 식료품 차에요.”

“알아.”

“트럭 뒤에 차를 대세요.”

“네?”

“트럭 뒤에 차를 주차해서 못 도망치게 만들라는 뜻입니다.”

“아. 네.”

유인준 선생님은 이신후 아저씨의 말을 따라 트럭 뒤에 정차했다.

“아닐 수도 있으니까, 절대 경거망동하지 말고.”

“네.”

“선생님도요.”

“알겠습니다.”

주의를 준 이신후 아저씨가 차 문을 열고 나갔고, 나와 선생님도 따라서 차에서 내렸다.

모두 말을 하지 않고 천천히 대문으로 걸어갔다.

나는 두 차의 안을 살펴보았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쪽에서 걸어오던 이신후 아저씨가 우리에게 왼손을 내밀어 멈추게 하더니, 한쪽 무릎을 꿇고 바닥을 오른손 검지를 뻗어, 유독 검은 땅을 찍었다.

킁킁.

“피다. 얼마 되지 않았어. 쉿.”

유인준 선생님의 벌어진 입을 막은 그가 서늘하게 반짝이는 눈으로 주변을 훑었다.

고요한 겨울 숲.

때마침 구름이 하늘을 가려서, 주변이 모두 희미한 달빛 아래 검은색 물감으로 그린 세상으로 변했다.

두근. 두근. 두근.

차르르. 철컹. 철컹철컹.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희미하게 내 귀에 들려왔다.

내가 손을 뻗어, 식료품 아저씨의 집에서 왼쪽을 가리키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검지로 자신의 입술을 막은 채 유인준 선생님 입을 막은 손을 거두고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탁. 탁.

대문은 닫혀 있었고, 그의 손짓에 따라서 소리가 들렸던 곳으로 우리 모두 돌아갔다.

창고로 보이는 곳에 또 다른 입구가 있었는데, 아마도 물건을 옮기기 위해서 따로 만들어 둔 것으로 보였다.

끼이익.

열린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 천천히 입구로 걸어간 두 사람의 머리 위로 갑자기 숫자가 나타났다.


2


회색이었다가, 순식간에 검은색으로 차오르는 것을 보며, 나는 빠른 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며 이곳저곳을 살폈다.

그러다가 나는 문 바로 앞에 있는 어울리지 않는 카펫을 발견한다.

이거구나!

나는 곧바로 손을 뻗어 두 사람을 잡았다.

“으헉.”

“헛.”

“쉿.”

놀란 두 사람에게 검지로 내 입술을 가져다대며 조용히 시긴 다음 나는 검지로 카펫을 가리켰다.

유인준 선생님은 멀뚱멀뚱하게 서 있었지만, 이신후 아저씨는 곧바로 내가 한 말이 뭔지 깨닫고는 나무담장 옆에 있는 기다란 나무 조각을 잡고 카펫을 찔렀다.

그러자 카펫이 아래로 푹 꺼졌고, 그 안에는 날카로운 나무창으로 만들어진 함정이 나타났다.

그럼 그렇지 입구가 너무 빤히 보이더라.


2


숫자는 회색으로 변했고, 이신후 아저씨를 선두로 다시 외곽을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 귓가로 소리가 들려왔다.

철컹. 철컹.

“읍. 읍읍.”

사람 소리다.

두 사람은 못 들었는지, 여전히 앞으로 걸어가려는 걸 제지한 나는 그들의 손바닥을 잡고 글씨를 썼다.


사람 소리.


그러자 이신후 아저씨가 내 손바닥에 글씨를 썼다.


수호 후퇴 후 신고.


나는 곧바로 글씨를 썼다.


함정 발견은 나.


잠시 고민하던 아저씨가 이번엔 선생님에게 손바닥 글씨를 썼다.

선생님도 처음에 반대했다가 함정이란 단어에 움찔하더니 결국 뒤로 빠지기로 결정했다.

유인준 아저씨가 뒤로 빠지고 우리는 계속해서 같은 방향으로 돌다가 본채 뒤쪽에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리고 작은 문 너머 창문에 번쩍이는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는데,

-내일 날씨는...-

뉴스가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서, TV 불빛이라는 걸 추측할 수 있었다.

끼이익.

다행히 문이 열려 있었고, 그곳을 통해 나와 아저씨는 조심스레 들어왔다.

커튼이 쳐져 있어서 안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콜록콜록.”

사람 한 명이 안에 있는 것은 확실했다.

인기척에 반사적으로 멈췄다가 우리는 다시 옆으로 걸어갔고, 차 두 대는 들어오고도 남을 마당과 저 너머 과거 축사를 키웠던 것으로 보이는 건물이 보였다.

주변을 살피며 목적지로 걸어간 우리는 아까 보았던 작은 문과 똑같이 생긴 문을 발견한다.

여기는 바깥쪽과 다르게 잠금장치가 있었는데, 잠겨 있지 않고, 열려 있었다.

나를 잠시 뒤로 물러나게 한 이신후 아저씨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끼이익.

조금씩 드러나는 내부는 빛이라고는 한 점 없었다.

오로지 우리가 연 곳을 통해 아저씨가 만들어낸 그림자가 깊숙이 안으로 들어간 가운데, 아저씨는 휴대폰을 들어 안을 비추었다.

안은 곡물 포대와 장비들이 뒤엉켜 있었다.

그리고 문이 보였다.

창고 절반은 가르는 벽을 통과할 수 있는 문은 창고 문과 다르게 빛에 손잡이에 반짝였다.

새로 만든 문.

저 안에 우리가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

이신후 아저씨는 오른손엔 기다란 막대, 왼손엔 휴대폰으로 안을 비추며 걸어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 숫자가 달라졌다.


2. 1.


모두 다 검게 변하는 모습에 나는 황급히 안으로 고개를 들이 밀려는 아저씨를 잡아 당겼다.

후웅.

갑자기 빤짝인 무언가가 반원을 그리더니 안으로 사라졌다.

반사적으로 문 옆으로 피한 이신후 아저씨가 말없이 앞부분이 매끄럽게 잘린 앞부분을 잠시 바라보다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나뭇가지를 내게 내밀었다.

내가 나뭇가지를 잡자, 코트를 벗은 그가, 내게서 나뭇가지를 다시 가져가 그곳에다 걸었다.

그러고는 뒤에 매달려 있는 테이져 건을 왼손에 든 그가, 오른손에 든 나뭇가지를 문 안에 던져 넣었다.

꽈직!

나무가 부셔지는 소리와 함께 이신후 아저씨가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꼼짝마!”

갑작스런 행동에 멈칫한 나도 따라 들어가려고 했다.

이때.

“꺄아악!”

날카로운 여자 비명에 나는 멈칫했다.

“움직이면 이 년 목에 구멍 뚫리는 거여.”

남자 목소리다.

탁.

갑자기 불이 커졌고, 문 바깥으로 두 사람이 겹쳐진 듯한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못 보던 녀석인데 누구지.”

“누구긴 누구야 경찰이지. 그나저나 네가 식료품 아저씨 아들이구나. 이미 경찰도 불렀다. 포기하고 자수해.”

“그럼 네가 전화해.”

“뭐?”

“전화해서 아무 일도 아니었다고 하라고. 안 그러면.”

“읍읍.”

“이년 목에 칼 꽂을 거야. 어서!”

“아. 알았다.”

나보고는 나오라고 하지 않았어.

적이 나를 몰라.

-위급 상황! 칼 들고 대치 중! 사이렌 끄고 접근!-

내가 인준 선생님에게 문자 보내는 사이 저쪽 대화는 이어졌다.

”그리고 그 총도 내 쪽으로 건네시지.“

”하지만 이건.“

”지금 당장 꽂을까!“

”알았다! 알았으니까. 진정해. 내가 던질 건데, 아주 강하게 던질 거야.“

아니 무슨 소리야? 강하게 던지다니? 달래기 용인가?

내가 고개를 갸웃할 때 아저씨의 말이 이어졌다.

”네 녀석 발밑으로 던질 거니까 하나, 둘, 셋 하면 받으라고.“

아! 받으라는 거구나!

”좋아. 던져라.“

”하나. 둘.“

하는 순간 나는 숨을 멈추고 곧바로 문을 향해 몸을 내밀었다.

”셋!“

느려지는 세상.

직각으로 기울어지는 세상에서 내보다 훨씬 굵은 다리와 얇은 다리, 그리고 그 다리 사이로 내 눈앞으로 날아오는 테이저 건이 보였다.

”너어무우빠아르.“

내는 손을 내밀어 테이저 건을 잡자마자 한 일은.

빠지지직!

”으어억!“

”꺆!“

녀석의 엉덩이 골을 향해 테이저 건을 쐈다.

다시 세상이 빠르게 돌아갔다.

내가 다시 벌떡 일어났을 땐, 아저씨는 부들거리는 두 사람을 분리한 뒤, 바닥에 있던 끈을 꺼내 쓰러진 남성을 묶었다.

”너는 여자상태 봐봐.“

”네!“

눈을 감고 쓰러진 사람은 역시나 나희미 선생님이셨다.

옷이 이곳저곳 찢어져 있었고, 녀석이 때렸는지, 왼쪽 뺨이 시뻘겋게 변해 부어 있었다.

숨은 쉬고, 맥박도 괜찮아.

단순 기절한 것으로 보여서, 나는 한결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다시 보니 나보다 머리하나 더 크고, 두꺼운 덩치의 식료품 아저씨 아들을 아저씨가 낑낑대면서 묶고 있었고, 주변에 핏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의 시선은 문에 고정됐다.

”아저씨 열쇠 있는지 좀 봐봐요.“

”열쇠? 그건 왜?“

내가 대답대신 오른손으로 문을 가리키자.

”잠시만. 이거 같은데?“

아저씨는 놈의 바지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 내게 던졌다.

총 다섯 개의 열쇠가 걸려 있었고, 하나하나 넣기 시작했다.

철컥.

세 번째 열쇠를 넣었을 때 문이 열렸다.

꿀꺽.

천천히 문을 연 나는 코를 막았다.

”욱.“

역겨운 냄새가 났고, 그 안에는 그 원인으로 보이는 말라비틀어진 고기로 보이는 것들이 걸려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불길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가운데, 나는 한 걸음 두 걸음 안으로 들어갔다.

빛과 어둠 그리고 피.

이 세 가지가 교차한 곳 중앙으로 들어갔고, 나는 그곳에서 두 명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엔

”헉!“


작가의말
흐름이 끊기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들이 있어서 놔뒀는데, 긴게 싫으면 댓글로 말씀해 주세요.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은 싫어한다는 말을 들어서...)
중간에 커트 할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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